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3편 옥황선녀 오늘이 (서정오/현암사/2005.5.20.)
2023.6.15. 한지혜
*책소개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겨레의 구전신화 21편을 담은 책. 우리가 닮고 우리를 닮아온 우리 신들이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민중과 보다 가까웠던 구전신화, 즉 서사무가 형태로 전승되면서 역사 속 다수 서민의 체온이 간직된 이야기를 통해 겨레의 정서가 온존한 우리 문화사와 정신사를 새롭게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또한 우리 신화의 배경도와, 우리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별도로 소개하였다. (개정판)
*서정오 작가 - 1955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다. 안동 교육 대학과 대구 교육 대학을 졸업한 뒤 오랫동안 초등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1984년 소년 소설 '언청이 순이'를 '이 땅의 어린이 문학'에 발표하면서 동화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5년 교직에서 나온 뒤로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옛이야기를 되살리고 다시 쓰는 일에 힘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원이며, 그 동안 쓴 책으로 '옛이야기 보따리' 시리즈, '철따라 들려주는 옛이야기' 시리즈, '옛이야기 들려주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언청이 순이', '꼭 가요 꼬끼오', '일곱가지 밤', '정신없는 도깨비' 등이 있다.
*출판사서평 중에서
신화 유산을 넉넉하게 가진 민족은 그렇지 않은 민족에 비해 상상력이 아주 풍부하다고 한다. 상상력이 모자라면 정서가 빈곤해지고 사고력도 저하된다. 이 책에 들어앉은 신들은 서양의 신들처럼 그들의 세계에서 따로 살지 않고 우리 시골집의 부뚜막에서, 장독대 한 켠에서, 느티나무 가지 위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온 인간적인 신이다. 우리가 닮고 우리를 닮아온 우리 신들이 이야기를 펼쳐가는 것이다. 가장 튼실하고 기발한 상상력은 친근한 ‘나’로부터 나옴을, 그것은 ‘우리’의 연장임을 깨닫게 된다.
*옥황선녀 오늘이의 내용: 오늘이가 부모를 찾아 원천강을 다녀오면서 온갖 모험을 하는 이야기. 각 고비를 넘는 과정에서 부탁 받은 질문을 하나씩 풀어 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나중에 오늘이는 옥황궁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하늘로 올라가 선녀가 되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무속 신화는 무당이 굿을 하면서 전하는 이야기들이다. 무당은 신과 인간 사이에 다리를 놓아 주고 인간의 복을 빌어 주기도 하며 화를 쫓아 주기도 했다. 아울러 전지전능한 신들의 내력담인 신화를 사람들에게 전했다. 학술 용어로는 ‘서사 무가’라고 하며, 제주도에서는 본을 푼다는 뜻으로 ‘본풀이’라고 한다.
신화 연구 학자들이 제주도 신화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제주도 신화가 신화의 본질적인 특성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외부 영향을 덜 받아 고유 사투리가 잘 보존되는 것처럼 신화 자료들도 육지 지방보다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다양하고 풍부한 무속 신화들이 보존되어 있는 땅 제주도를 ‘무속 신화의 보물창고’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원천강袁天綱이란 물이 흐르는 강江이 아니라 신화 주인공 ‘오늘이’의 부모가 사는 큰 궁이다. 원천강은 저승 한편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계절이 한데 모여 있는 신비의 공간이다. 시간을 주재하는 곳으로 인간 세상의 미래사를 내다볼 수 있는 권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긴 여행을 한 오늘이는 이곳에 이르러 부모와 만나고 원천강 신녀가 된다.
지금 제주도에서는 본풀이라는 굿이 거의 행해지지 않고 있다. 학자들 노력에 의한 채록본이 없었더라면 이 신화들은 조금씩 전해지다 사라질 뻔한 귀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오늘이/ 송재찬/ 영림카디널/ 2013.12.28.)
*원천강본풀이 (袁天綱本─) : 제주도의 무속에서 구전되던 본풀이의 하나.
원천강은 본래 당나라의 점술가를 뜻하지만, 제주도 무속에서는 『원천강화주역(袁天綱畫周易)』의 준말로 사용되어 점술서를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본풀이는 무속에 있어서의 점술서 또는 점술의 기원과 내력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된다.
제주도 무속의 경우 다른 대부분의 본풀이는 신의 내력담으로 되어 있으며, 그 신을 위한 굿에서 심방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데, 이 「원천강본풀이」는 신의 내력담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굿에서 직접 노래로 불리지도 않는다.
이 본풀이는 본래 무속에서 점을 치게 된 근원과 내력을 설명하는 설화로 심방들 사이에 구전되던 것인데, 본풀이와 비슷하여 본풀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굿에서는 노래를 부르지 않으므로 근래에 채록된 이본은 없고, 1937년에 채록한 한 편이 전한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오늘이는 백만 리 인간 원방遠方에서/처녀 단지 혼자 외로이/온갖 산과 물을 건너온 고생 겪으면서/부모국이라고 이런 곳을 찾아왔는데/이렇게도 박정하게 하는구나./이 문 안에는 내 부모 있으련마는/이 문 앞에 내 여기 왔건마는/매일이(내일낭자)는 소원 성취 한다더라마는/원천강 신인들은 너무 무정타./빈 들에 홀로이 울던 처녀/천산만하 넘을 적에 외로운 처녀/부모국의 문 앞에 외로운 처녀./부모는 다 보았나, 내 할 일을 다 하였나./강림가면 무엇하리, 여기서 죽자꾸나./팔자 부탁 어찌하리, 모든 은혜 어찌하리./박정한 문지기야 무정한 신인들아/그리웁던 어머님아 그리웁던 아버님아.
“우리가 할 수 없이 여기 있게 되었으나, 항상 네가 하는 일을 보고 있었으며 너를 보호하고 있었노라.”
(살아있는 한국신화/ 신동흔/ 한겨레출판/ 2014.8.20.)
*이야기 나누기
강림 들에서 홀로 자란 오늘이가 아무도 가 본 사람 없는 원천강으로 부모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장상도령, 연꽃나무, 이무기, 내일낭자, 선녀들에게 길을 묻고 대신 그들의 사연에 답을 얻어주기로 합니다.
멀고 험한 그 길을 어떻게 다녀오는지, 부탁 받은 이들의 해답은 무엇일지, 우리도 오늘이와 함께 가볼까요?
흰모래땅, 황모래땅, 검은모래땅의 청수바다, 바다건너 흰모래땅, 커다란 바위산, 그리고 원천강. 오늘이가 찾아갔던 길입니다. 원천강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도 멉니다. 오늘이 아닌 다른 이는 그 길을 갈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가다가 어디쯤 멈추지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함께 길 떠난 우리에게도 오늘이가 답을 얻어주기로 하였습니다. 무엇을 묻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