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남동쪽 3시간 거리에 닌 빈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닌 빈은 별로 볼 것이 없지요. 그러나 이곳을 거쳐 북서쪽으로 가면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땀꼭이라는 곳이 나타납니다. '바다 없는 하롱베이', '논 위의 하롱베이'로 불리는 곳입니다. 하노이에서 아침에 출발하는 10인승 미니버스에 올랐습니다. 물론 하롱베이 때처럼 ODC를 통해 가는 1일 상품을 선택했습니다. 베트남식의 맛있는, 하롱베이 패키지보다 더 맛좋은 점심식사가 포함되는 패키지이지요. 가격은 단 돈 18달러입니다. 캐나다인 2명과 영국인, 프랑스 아주머니 3명이 함께 떠나게 됐습니다.
3시간을 달려 땀 꼭에 도착했습니다. 실제 하노이에서 이곳까지는 100여km밖에 떨어져있지 않지만 도심을 벗어나며 차가 엄청나게 막히고, 외곽에서는 버스가 기껏해야 최고 60km/h로 달리기 때문에 3시간 여가 걸린 것입니다. 땀 꼭 선창에는 일행을 태울 작은 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인 할아버지와 아주머니가 있는 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땀 꼭의 수로여행이 시작됐습니다. 이내 하롱베이의 풍경을 옮겨다 놓은 듯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작은 수로를 따라 펼쳐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꼭 하롱베이를 닮았습니다. 배는 3개의 작은 동굴을 지나갔습니다. 물길이 지날 수 있도록 바위산의 바닥쪽이 뚫린 그런 동굴이었습니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경치 때문인지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팁과 상인들입니다.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음식을 실은 배가 계속 따라옵니다. 물론 수로 곳곳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음료수를 사면 꼭 2개를 사라고 요구합니다. 노를 젓는 베트남인들을 사주라면서 말이죠. 그것도 아주 비싼 값을 받지요. 그리고 만약 사주게되면 이후에 이것을 반값에 다시 상인에게 판다고 하더군요. 돈 버는 방법도 여러가지입니다.
끈질긴 상인입니다. 발로 노를 젓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그리고 배에는 베트남인 2명이 타는데 돌아가는 길에 여자는 식탁보, 컵받침 등을 펼쳐보이며 사라고 합니다. '언니','오빠'라는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말입니다. 계속 구입을 강요하기에 도착해서 줄 팁을 먼저 주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고 난 다음 팁을 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분이 상하더군요. 베트남인 가이드에게 얘길했더니 이곳에 수천척의 배가 있는데 한달이면 1-2번 정도밖에 손님을 태우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팁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이 사진들은 땀 꼭 인근의 호아 르라는 곳입니다. 1000여년 전인 딘 왕조와 레 왕조 대에 베트남의 수도였다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딘 왕조와 레 왕조를 모시는 사당이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이렇게 제사를 지내지요. 밖는 이렇게 목가적인 풍경입니다. 베트남 역사를 공부하며 돌아보기 좋은 그런 곳입니다. 물론 땀 꼭 패키지에 이곳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