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 판매가격인 292만8천달러(원화 약 30억원)에 거래된 에드워드스타이겐의 회화적 방식으로 제작된 그의 초기 작품 <달빛 비치는 연못>
미국의 픽토 리얼리즘 사진가인 에드워드 스타이겐(Edward Steichen)의 1904년 작 <The Pond Moonlight>이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 판매가격인 292만8천달러(약 30억원)라는 기록을 세웠다. 픽토 리얼리즘 기법에 따라 작업된 이 작품은 사진적 느낌보다는 회화적 느낌을 더 준다. 원래의 예상가를 무려 세배 이상 뛰어넘은 가격으로 팔린 이 문제의 사진은 미국의 개인 소장가를 대신해 한 갤러리스트가 구입했다. * 픽토 리얼리즘 - 사진을 예술로 만들기 위해서 그림처럼 만든 사진 작품. 여러 장의 사진을 합성해서 마치 낭만주의나 자연주의 회화작품처럼 만들거나, 사진에 붓질도 하고 수정을 가해서 밑그림을 그려서 사진을 갖다 붙여 인화하는 방식.
특히 이 작품은 지구상에 단 세점 밖에 없는 것으로, 나머지 두 장은 메트로폴리탄과 MoMa에서 한 장씩 소장하고 있어 그 가치와 경매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소가 됐다.
또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가 촬영한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의 손 사진과 누드 사진(1919)이 같은 소더비 경매에서 각각 147만2천달러와 136만달러에 판매돼 가장 비싼 사진 작품 2, 3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사진 경매가가 이처럼 높게 형성됨으로써 회화에 맞먹는 수준으로 사진가격이 상승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Alfred Stieglitz의 1919년 작품 <Georgia O'keeffe Hands> $1.472.000
Alfred Stieglitz의 1919년 작품 <Georgia O'keeffe Nude> $1.360.000
사실상 지금까지의 사진시장은 미술 작품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판매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1950년대만 하더라도 불과 얼마 되지 않는 가격에 19세기의 사진들이 몇몇 수집가들에게만 판매되었지만, 1999년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이뤄진 앙드레 잠의 컬렉션부터 사진경매가 본격적으로 주목 받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경매에서 구스타브 르 그레(Gustave Le Gray)의 <큰 파도>사진이 76만610달러에 판매됐다 이때부터 사진에 대한 새로운 예술적 그리고 상업적인 가치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의 사진 경매상들은 자신의 집 살롱에 사진을 걸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돌입했지만, 기계와 화학적 작용을 거친다는 점과 거의 제한 없는 복제성 그리고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다는 점 등은 사진경매 시장의 본격적인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주요 작가들의 직접 인화나 사인, 요철 도장이나 에디션 제한 등으로 점차 사진이 갖는 예술적이고 상업적인 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했다.
이처럼 15년 사이에 30배 가량 성장한 사진시장은 갈수록 흥미진진한 예술시장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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