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 북부역에서 고가도로 좌측편을 따라 신촌사거리(일명백운로타리)방면으로 조금 걷다보면 <산오징어> <보드람치킨>, <취바리>가 있고 그 다음집이 문제의 바로 그 <산동포자>인데 1층에 자리잡고 있다.
한자로 써있으니 읽어지면 다행이고 못읽겠어도 그냥 비슷하면 들어가 보시랄 수 밖에.
이제와서 짧은 한자공부 탓해봐야 뭐하겠는가. 포자가 만두를 일컫는 말인데 제갈공명이가 남만 정벌을 마치고 돌아올때 죽인자들을 위하여 밀가루반죽에 고기를 싸서 남만인의 머리라 치고 제사를 지냈다고 하여 만두라고 했다나 어쨌다나? 만두, 교자, 포자의 차이점이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보시길.
밖에 버티고 있는 만두찌는 통(주문하면 찐다)을 지나 객장으로 들어서면 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나 톰 죤스의 딜라일라가 흘러나오는데 주인장의 취미가 독특하다. 올드팝 광이다. 컴퓨터 모니터를 통하여 라이브영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데 올드한 팝송이라면 왠만한건 다 갖고 있어서 신청하면 틀어준다. 팝송과 중국요리와의 만남? 햄버거에 춘장을 발라먹거나 잘 삶은 면을 콜라에 말아먹는 어색함이 느껴질 듯 하지만 귀는 귀대로, 입은 입대로 즐기면 그뿐아니겠는가.
오십대 중후반의 주인장은 한국분이시고 삼십대로 보이는 요리를 하시는 안주인은 중국분이시다. 한국인의 여자 낚아채는 솜씨는 국제적으로 참...
듣도 보도 못한 요리가 한 접시에 1만원 선이여서 맛도 맛이지만 다양한 요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집의 장점이다.
맥주 중의 맥주라는 칭따오 맥주도 저렴하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하얼빈 맥주도 있고, 다양한 고량주도 있다. 소주는 물론이겠고. 단 짜장, 짬뽕이런 음식은 없으니 먹고 싶으면 다른 중국집에서 시켜드시길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중국요리집에서 다른 중국집에 배달 주문을 한다? 아직 한번도 그래본 적은 없지만 무척 포스트모던한 느낌이다. 여러분이 성공하면 나도 한번 해볼 요량이다.
혹시 백운역 근처를 할일없이 지나다가 속이 출출하거나 목구멍이 칼칼할때 한번쯤 들려볼만한 집으로 강력히 추천하는데 사람에 따라 맛이없을수도 있다. 음식에 대한 미감은 지역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서로 다를 수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시길 바란다. 맛없으면 안가면 그만이지. 나는 바쁘면 그냥 지나쳐도 하나도 아쉬울게 없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이 <산동포자>의 한가지 단점이라면 테이블이 세개하고도 반개밖에 없어서 자리가 없는 경우도 가끔 있다는데 내가 갔을때 자리가 없던 적은 없었다. 대여섯평 남짓의 가게가 정겹기도 하니 할일없을때 한번 들려보시길...
쥔장이 안주인을 위하여 여름이면 중국으로 떠나버리는 통에 한 두어달씩 문을 안열때가 있다. 이 점 유의하시라... 한가지 더. 전번은 모른다. (어느 학교 교사가 쓴 글 펌)
첫댓글 바로 옆인데도 몰랐네요 다음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