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MBC <황금어장-무르팎 도사>는 '예능 대제의 귀환'이라며 주병진을 크게 환대했다. MC 강호동이 코너 개설 이래 낚은 가장 큰 대어라고 말했을 정도인 주병진, 그는 과연 누구일길래? 하고 물음표를 달 젊은이들도 있을 것 같다. 20년도 훨씬 전부터, 그러니까 MBC 주말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가 안방 시청자들에게 엄청 사랑받던 때의 MC가 바로 그다. 당시의 한 장면을 잠깐 보여 주는데, 게스트로 나온 고은정이 너무 청순 앳돼 보인다. 그때 이경규옹조차도 가끔 여타 TV 예능프로에 노출됐던 참고화면처럼, 그의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였다고 하면 큰 실례가 되겠지? 이제는 보통명사가 돼버린 '몰래카메라'. 그 코너를 탄생시킨 '일밤'의 메인 MC가 주병진, 바로 그였으니... 그의 앞에서 최양락이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깐죽거리다 족발로 입을 맞은 일은 최근에도 예능프로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말쑥한 정장차림으로 <일밤>을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하던 그는 개그맨 신사답게 이후 남성속옷패션의 CEO로 변신,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는 후문...까지 들었는데, 다시 보게 됐다. 사업하는 그의 위치상 이전까지는 단 한번도 TV 화면에 비쳐진 적이 없었다고 기억된다. 오랜만에 나와서 차분한 입담과 그만의 독특한 '반전 개그'로 사정없이 웃겨 주는데, 세월이 그만을 비껴 갔나? 별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듯 하다. 이젠 손님으로 와 편안한 마음으로 앉아 있으니 그런가, 웃음폭탄 세례를 마구 날린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르팎도사와 그의 두 제자는 배꼽 잡고 뒹굴기 바쁘다. 강호동이 묻는다. 장수 인기 오락프로그램의 MC로서 그 많은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느냐고. 주병진 대답, 국어사전 속 아무 단어나 찍어서 개그 주제 삼았어! 강호동 또 묻는다. 18년 전 또 다른 프로 <주병진 쇼> 당시, 한참 후배인 날 앉혀놓고 '당신의 사는 전략은 뭐요?'라고 존댓말로 물은 이유? - 당신, 씨름 했잖아! 주병진은 요즘도 활동하는 몇몇 유명 정치인들을 자신의 프로에 게스트로 모셨는데, 그들이 MC의 곤란한 질문에 대처하는 정치인다운 모습도 꽤 재밌게 묘사한다. 순발력 좋은 강호동이 곧바로 던지는 질문. "선배님도 당시 워낙 잘 나가게 되니 자기도 모르게 어깨 힘이 들어가죠?" 정색하더니 카메라 쪽으로 양팔 번쩍 쳐들며, "그거 빼요!", "잠깐! 이거 편집합시다!" 정말 배꼽 잡게 만드는 재연이지만, 주병진은 앞서 자신의 가난했던 시절의 얘기를 꺼내 가슴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릴적 집안이 얼마나 가난했느냐 하면, 라면으로 열흘을 떼우기는 예사이고, 이사를 너무 자주 다녀 '우리집이 이삿짐 센터를 하나?' 생각들었다고. 코미디언의 길을 선택한 것도 밑천 안드는 연예인 일이이기 때문. 하지만 무명이라 백수나 다름없는데, 혹여 일거리가 있나 싶어 방송국에 가볼라 치면, 어머니의 차비가 없다는 말에 걸어다녔단다. 2부에서 들려줄 주병진의 다음 얘기가 은근히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