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가을 밤, 찔레 꽃 동요 가사를 모아 보았습니다.
저는 어릴 직에 고모들로 부터 "기러기" 라는 가사로 노래를 배웠는데 요즈음은 이렇게는 거의 안부르고 "찔레 꽃.과 "가을 밤"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많이 부르더군요. 모두 우리 정서를 잘 간직한 구슬픈 동요이긴 하지만 저는 어릴 적 제가 부른 "기러기"가사가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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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윤복진
울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기럭기럭(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 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을
엄마 엄마 찾으며 날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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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이연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 고픈날 가만히(하나씩)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 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내려오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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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이태선 시/박태준 곡/ 신영옥
가을 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시골 집 뒷산 길 어두워 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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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구전 동요
엄마 엄마 나 죽거던 앞산에 묻지 말고
뒷산에도 묻지 말고 양지 쪽에 묻어 주-,
비 오면 덮어주고 눈 오면 쓸어줘,
내 친구가 날 찾아도 엄머 엄마 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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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원곡은 이태선 님이 1920년대 쓴 동시에 박태준 선생님이 곡을 붙인 '가을밤'이라고 합니다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기러기란 곡으로 알려진 것은 수많은 동요를 작사하다가 해방 후 월북한 윤복진(1907-1991) 님이 지은 '기러기'란 동시가 이 곡에 붙여졌다고 합니다.
"울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찔레꽃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님이 1930년에 '신소년' 잡지에 발표했던 '찔레꽃'이란 동시를 가수겸 작사가인 이연실이 1972년에 고친 가사로 불렀다고 합니다. 이연실이 부른 '찔레꽃'은 가을을 소재로 한 '가을밤'과 '기러기'와는 달리 봄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공통점은 3가지 가사에 모두 "엄마"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듣기만 해도 코 끝이 시큰하고 눈물이 나려고 하는 것은 그 속에 끼니를 거르며 살던 가난했던 그 시절이 담겨 있고 사랑하는 엄마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먹거리가 없던 시절 풀 뿌리를 빨며 동네 산으로 올라가 놀다가 허기를 채우기 위해 막 싹이 돋은 찔레 순과 찔레 꽃을 따먹던 그 시절이 생각나면 저는 이 노래를 불러 보곤 합니다. 시골 출신 해방둥이들은 모두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첨부 파일; 찔레꽃 (기러기) 악보(레와 솔 3 octaves 동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