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花下醉 화하취 꽃밭에서 취하여
李商隱(唐) 이상은
尋芳不覺醉流霞 심방부각취류하 꽃 찾아 나섰다가 나도 몰래 流霞에 취하여
依樹沈眠日已斜 의수심면일이사 나무에 기대어 잠이 든 사이 해가 저물었네
客散酒醒深夜後 객산주성심야후 손님 다 가고 술 깨고 보니 오밤중
更持紅燭賞殘花 갱지홍촉상잔화 다시 촛불 밝혀 남은 꽃 구경하였네.
2. 無題 무제
李商隱(唐) 이상은
八歲偸照鏡 팔세투조경 여덟 살 때 거울을 몰래 들여다보고
長眉已能畵 장미이능화 눈썹을 길게 그렸지요
十歲去踏靑 십세거답청 열 살 때 나물 캐러 다니는 게 좋았어요
芙蓉作裙차 부용작군차 연꽃 수 놓은 치마를 입고
十二學彈箏 십이학탄쟁 열 두 살 때 거문고를 배웠어요
銀甲不能사 은갑부능사 은갑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요
十四藏六親 십사장육친 열 네살 때 곧잘 부모 뒤에 숨었어요
懸知猶未嫁 현지유미가 남자들이 왜 그런지 부끄러워서
十五泣春風 십오읍춘풍 열 다섯 살 때 봄이 까닭없이 슬펐어요
背面秋韆下 배면추천하 그래서 그넷줄 잡은 채 얼굴 돌려 울었지요
3. 無題 무제 제목 없음
李商隱(唐) 이상은
相見時難別亦難 상견시난별역난 어렵게 만났다 헤어지긴 더 어려워
東風無力百花殘 동풍무력백화잔 시들어 지는 꽃을 바람인들 어이하리
春蠶到死絲方盡 춘잠도사사방진 봄 누에는 죽기까지 실을 뽑고
蠟炬成恢淚始乾 납거성회누시건 초는 재 되어야 눈물이 마른다네
曉鏡但愁雲빈改 효경단수운빈개 아침 거울 앞에 변한 머리 한숨 짓고
夜吟應覺月光寒 야음응각월광한 잠 못 이뤄 시 읊는 밤 달빛은 차리
蓬山此去無多路 봉산차거무다로 봉래산은 여기서 멀지 않으니
靑鳥殷勤爲探看 청조은근위탐간 파랑새야 살며시 가보고 오렴
4. 早起 조기 일찍 일어나서
李商隱(唐) 이상은
風露澹淸晨 풍로담청신 찬 이슬 바람 이는 이른 봄 아침
簾間獨起人 염간독기인 발 사이에 혼자서 일어나 보면
鶯花啼又笑 앵화제우소 꽃 피고 꾀꼬리도 울어 대는데
畢竟是誰春 필경시수춘 아무리 생각해도 내 봄은 아니어라
5. 有感 유감
李穡(高麗) 이색
非詩能窮人 비시능궁인 시가 사람을 궁하게 할 수 없고
窮者詩乃工 궁자시내공 궁한 이의 시가 좋은 법이라
我道異今世 아도이금세 내 가는 길 지금 세상과 맞지 않으니
苦意搜鴻곤 고의수홍곤 괴로이 광막한 벌판을 찾아 헤맨다
氷雪뇨肌骨 빙설뇨기골 얼음 눈이 살과 뼈를 에이듯 해도
歡然心自融 환연심자충 기꺼워 마음만은 평화로웠지
始信古人語 시신고인어 옛 사람의 말을 이제야 믿겠네
秀句在羈窮 수구재기궁 빼어난 시귀는 떠돌이 窮人에게 있다던 그 말
6. 觀物 관물 萬物을 바라보며
李穡(高麗) 이색
大哉觀物處 대재관물처 크도다! 사물이 있는곳을 바라보니
因勢自相形 인세자상형 형세 따라 절로 형상이 다스려진다
白水深成黑 백수심성흑 하얀 물이 깊어지면 검게 변하고
黃山遠送靑 황산원송청 누런 산이 멀리서는 푸른빛을 보내지
位高威自重 위고위자중 지위가 높아지면 위엄은 절로 무겁고
室陋德彌馨 실누덕미형 집이 누추해도 德은 더욱 향기롭네
老牧忘言久 노목망언구 늙은 이 몸은 말을 잊은 지 오래이고
苔痕滿小庭 태흔만소정 이끼 자국 작은 뜰에 가득하네
7. 讀書 독서 글을 읽으며
李穡(高麗) 이색
讀書如遊山 독서여유산 글읽기란 산에 오르는 것 같아
深淺皆自得 심천개자득 깊고 옅음이 모두 自得함에 달려있네
淸風來徐寥 청풍래서요 맑은 바람은 천천히 하늘에서 불어오고
飛雹動陰黑 비박동음흑 나는 우박은 어두운 곳에서 내려오네
玄규蟠重淵 현규반중연 검은 교룡은 깊은 못에 서려있고
丹鳳翔八極 주봉상팔극 붉은 봉황은 하늘로 날아오르네
精微十六字 정미십육자 精微한 열여섯 글자
的的在胸臆 적적재흉억 분명하게 가슴에 간직하네
輔以五車書 보이오거서 다섯 수래의 책 읽어서 돕고
博約見天則 박약견천칙 능히 하늘의 이치를 본다네
王風久蕭索 왕풍구소삭 옳은 기풍 오래도록 쓸쓸하고
大道예荊棘 대도예형극 큰 길은 가시나무에 가려있네
誰知蓬窓底 수지봉창저 뉘 알랴, 蓬窓 아래에서
掩卷長太息 엄권장태식 책을 덮고 길이 탄식하는 것을
8. 晨興卽事 신흥즉사 새벽 興을 즐기며
李穡(高麗) 이색
湯沸風爐鵲조첨 탕비풍로작조첨 風爐에는 국 끓고, 처마 끝에 까치 울고
老妻관櫛試梅鹽 노처관즐시매염 치장 끝낸 아내는 국물 간을 맞추네
日高三丈紬衾煖 일고삼장주금난 아침 해 높이 떠도 명주 이불 따뜻해
一片乾坤屬黑甛 일편건곤속흑첨 세상일 나 몰라라, 잠이나 더 자자
9. 雪軒鄭相宅靑山白雲圖 설헌정상택청산백운도 청산 백운도
李穡 이색
山本乎止本乎靜 산본호지본호정 산은 그침이 본색이고, 고요함이 본색인데
雲可以西可以東 운가이서가이동 구름이야 동서 어디라도 떠다닌다
本乎止靜者有體而附地 본호지정자유체이부지 그침과 고요함이 본색인것은 형체가 땅에 붙은 탓이고
可以西東者無心而隨風 가이서동자무심이수풍 동서로 떠다니는 건 무심히 바람을 따른 탓이다
一動一靜將觀物所性 이동일정장관물소성 움직이고 쉬는 데서 사물의 성격을 보았네만
或靑或白已累吾之瞳 혹청혹백이누오지동 푸르기도 하고 희기도 해서 내눈에 누를 끼쳤도다
10. 詠雪 영설 눈을 보며
李穡 이색
松山蒼翠暮雲黃 송산창취모운황 송악산 푸르름에 저녁 구름 물들더니
飛雪初來已夕陽 비설초래이석양 눈발 흩날리자 이미 해는 저물었네
入夜不知晴了未 입야부지청료미 밤들면 혹시나 이 눈이 그칠려나
曉來銀海冷搖光 효래은해랭요광 새벽되면 은빛 바다에 차가운 빛 출렁이겠지
11. 浮碧樓 부벽루
李穡 이색
昨過永明寺 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를 찾아 갔다가
暫登浮碧樓 잠등부벽루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 성공월일편 성은 텅 비어 있고, 달 한 조각 떠 있고
石老雲千秋 석로운천추 바위는 늙어 천 년 두고 구름이 흐르네
麟馬去不返 기마거불반 麟馬는 떠나간 뒤 돌아올 줄 모르고
天孫何處遊 천손하처유 天孫은 어느 곳에서 노니시는가
長嘯倚風등 장소의풍등 바람부는 돌계단에 기대어 긴 휘파람 부니
山靑江自流 산청강자류 산은 푸르고 강은 저절로 흐르네
12. 閑寂詩 한적시
李穡(高麗) 이색
夜冷狸奴近 야냉리노근 차가운 밤 고양이는 가까이 붙고
天晴燕子高 천청연자고 맑은 하늘 제비는 높이 나누나
殘年深閉戶 잔년심폐호 남은 해, 깊이 문 닫아 걸고
淸曉獨行庭 청효독행정 맑은 새벽, 홀로 뜰을 걸으리
13. 小雨 소우 이슬비
李穡 이색
細雨몽몽暗小村 세우몽몽암소촌 이슬비 부슬부슬 작은 마을은 어두운데
餘花點點落空園 여화점점락공원 남은 꽃 점점이 빈 정원에 떨어지네
閑居剩得悠然興 한거잉득유연흥 한가로이 지내며 느긋한 흥취 넉넉하니
有客開門去閉門 유객개문거폐문 손님 오면 문 열고 떠나면 문 닫노라
14. 守歲 수세 섣달 그믐
李世民(唐) 이세민
暮景斜芳殿 모경사방전 석양 전각에 비끼고
年華麗奇官 년화여기관 세월은 아름다운 궁궐에 아롱지네
寒辭去冬雪 한사거동설 겨울눈과 추위도 사라지고
暖帶入春風 난대입춘풍 봄바람 속에 따스함이 스미네
階馥舒梅素 계복서매소 섬돌에 매화 향기 하얗게 번지고
盤花卷燭紅 반화권촉홍 쟁반위의 꽃은 촛불 받아 붉네
共歡新故歲 공환신고세 모든 이 기쁨 속에 해가 바뀌니
迎送一宵中 영송일소중 맞이하고 보냄이 이 한 밤중에 있네
15. 莫愁曲 막수곡 앞 강물
李英輔 이영보
二八吳娃花揷頭 이팔오와화삽두 십팔세 예쁜 아씨 머리에 꽃을 꽂고
每逢春日動春愁 매봉춘일동춘수 해마다 봄날이면 봄 시름 싱숭생숭
若爲化作前江水 약위화작전강수 만약 다시 태어나면 앞 강물이 되어서
天際隨君日夜流 천제수군일야류 하늘 가 님을 따라 밤낮으로 흐르련만
16. 白鷺 백로
李亮淵 이양연
蓑衣混草色 사의혼초색 도롱이 衣色이 풀빛과 같아
白鷺下溪止 백로하계지 白鷺가 냇가에 앉았네
或恐驚飛去 혹공경비거 혹여 놀라 날아갈까봐
欲起還不起 욕기환불기 일어나려다 다시 그대로 앉아버렸네
17. 村婦 촌부 시골 아낙네
李亮淵 이양연
君家遠還好 군가원환호 자네 친정은 멀어서 오히려 좋겠네
未歸猶有說 미귀유유설 집에 가지 못해도 할 말이 있으니까
而我嫁同鄕 이아가동향 나는 한동네로 시집와서도
慈母三年別 자모삼년별 어머니를 삼 년이나 못 뵈었다네
18. 偶吟 우음 우연히 읊다
栗谷 율곡(李珥)
風月養我情 풍월양아정 바람과 달은 나의 情感 키우고
煙霞盈我身 연하영아신 안개와 노을은 나의 몸을 충만케 한다
子長吾所慕 자장오소모 子長는 그리워 하는 사람
悅卿吾所親 열경오소친 悅卿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非探山水興 비탐산수흥 山水의 흥취를 찾는 것이 아니라
聊以全吾眞 료이전오진 나의 참된 마음을 온전하게 하고자 함이다
物我合一體 물아합일체 사물과 내가 一體가 되니
誰主誰爲賓 수주수위빈 누가 주인이고 누가 客 인가
湛湛若澄潭 담담약징담 깊음은 맑은 못과 같고
肅肅如秋旻 숙숙여추민 고요하기는 가을 하늘과 같다
無憂亦無喜 무우역무희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으니
此境人難臻 차경인난진 이러한 경지에 사람이 이르기는 어렵다
19. 花石亭 화석정
李珥 이이
林亭秋已晩 임정추이만 숲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지나가니
騷客意無窮 소객의무궁 취해 떠드는 나그네의 뜻은 끝이 없다
遠水連天碧 원수련천벽 멀리 강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 서리 내린 단풍나무는 해빛을 받고 빨갛다
山吐孤輪月 산토고륜월 산은 외로운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 강은 말리 멀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다
寒鴻何處去 한홍하처거 추운 날, 기러기 어디로 날아 가는가
聲斷暮雲中 성단모운중 기러기 울음소리, 夕陽속으로 사라진다
20. 浩然亭見月 호연정견월 호연정에서 달을 보며
李珥 이이
天放空疎客 천방공소객 하늘이 쫓아낸 쓸쓸한 나그네
逍遙江上山 소요강상산 강 위의 산을 소요한다
登臨夕陽盡 등림석양진 올라와 바라보니 석양은 지고
月出海雲間 월출해운간 바다구름 사이로 달이 떠오른다
21. 梅梢明月 매초명월 매화 가지 끝의 밝은 달
李珥 이이
梅花本瑩然 매화본영연 매화는 본래부터 환히 밝은데
映月疑成水 영월의성수 달빛이 비치니 물결 같구나
霜雪助素艶 상설조소염 서리 눈에 흰 살결이 더욱 어여뻐
淸寒徹人髓 청한철인수 맑고 찬 기운이 뼈에 스민다
對此洗靈臺 대차세령대 매화꽃 마주 보며 마음 씻으니
今宵無點滓 금소무점재 오늘밤엔 한 점의 찌꺼기 없네
22. 求退有感 구퇴유감 세 번 상소하고 물러나기를 허락 받고서
李珥 이이
行藏유命豈有人 행장유명기유인 벼슬에 나가고 돌아오는 것도 천명이지, 어찌 사람에 달렸으랴
素志會非在潔身 삭지회비재결신 본래의 뜻이 내 몸만 깨끗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었네
여闔三章辭聖主 여합삼장사성주 대궐문에 세 번 상소하여 성스러운 님을 하직하고는
江湖一葦載孤身 강호일위재고신 강호 조각배에다 외로운 몸을 실었네
疎才只合耕南畝 소재지합경남무 재주가 못났으니 다만 밭을 갈기에 알맞은데
淸夢從然繞北辰 청몽종연요북진 맑은 꿈은 부질없이 북극성을 감도네
茅屋石田還舊業 모옥석전환구업 초가에 돌밭 옛 살림이 되어
半生心事不憂貧 반생심사불우빈 반평생에 가난 따위는 걱정도 않네
23. 山中 산중 산 속에서
李珥 이율곡
採藥忽迷路 채약홀미로 약초 캐다 홀연히 길을 잃었네
千峯秋葉裏 천봉추엽리 봉우리마다 단풍 곱게 물들었는데
山僧汲水歸 산승급수귀 산에 사는 스님이 물길어 돌아간 뒤
林末茶烟起 임말다연기 숲 끝에 피어오르는 차 달이는 연기
24. 溪分峰秀 계분봉수
李珥 이율곡
溪分泗洙派 계분사수파 시내는 사수가 흐르는 것 같고
峰秀武夷山 봉수무이산 산봉우리 무이산 보다 아름답다
活討經千卷 활토경천권 재산이라고는 천 권 경서와 몸담을 방 몇 간 뿐인데
行藏屋數間 행장옥수간 주고받는 얘기와 웃음은
襟懷開霽日 근회개제일 밝은 달이 가슴속까지 환하게 비치는 듯하여
談笑止狂란 담소지광란 설레는 이 가슴을 진정시켜 주노라
小子求聞道 소자구문도 선생을 찾아온 뜻은 도를 알고자 함이지
非偸半日閒 비투반일한 한가로이 놀러 다님이 아니 오리
25. 滿月臺 만월대
李珥 이이
下馬披荊棘 하마피형극 말에서 내려 가시밭길 이리저리 헤치며
高臺四望虛 고대사망허 높은 누대에 올라서 사면을 바라보니 허전하구나
雲山孤鳥外 운산고조외 구름 자욱한 산 속에서 외로운 새마저 날아가니
民物故都餘 민물고도여 백성 사는 옛 도읍은 황폐하기 그지없네
26. 土亭李之函送別詩 土亭 李之函 송별시
栗谷 율곡(李珥)
難兄難弟摠淸流 난형난제총청류 형과 아우 모두 깨끗한 사대부인데
選勝移家占一區 선승이가점일구 좋은 곳 골라 집 옮기며 구역을 차지하였네
活計鼎條車不滿 활계정조거불만 살림살이라야 조촐하여 한 수레에 가득하지 않지만
塵紋間絶地偏幽 진문간절지편유 시끄러운 세속 멀리 떨어져 주위가 더욱 그윽하네
紫荊陰裏三間足 자형음리삼간족 붉은 가시나무 그늘 속에 초가삼간으로 만족하고
黃犢披邊二頃優 황독피변이경우 누런 송아지 언덕 가에, 두어 이랑 밭으로 넉넉하다니
何日得諧携手約 하일득해휴수약 다시 만나지는 약속은 어느 날이나 이루려나
春江佇立送扁舟 춘강저립송편주 봄날 강가에 우두커니 서서 조각배를 보낸다네
27.
28. 瀟湘夜雨 소상야우 어두운 밤 瀟湘에 비 내리네
李仁老 이인로
一帶滄波兩岸秋 일대창파양안추 한 줄기 푸른 물결, 양켠 언덕 가을인데
風吹細雨灑歸舟 풍취세우쇄귀주 바람 불자 보슬비 가는 배에 흩뿌리네
夜來泊近江邊竹 야래박근강변죽 밤이 되어 江邊의 대나무 숲 가까이 배를 대니
葉寒聲摠是愁 엽엽한성총시수 잎마다 차가운 소리, 모두 다 수심일세
29. 詠雪 영설 눈
李仁老 이인로
千林欲瞑已棲鴉 천림욕명이서아 온 숲이 저물어 갈가마귀 깃드는데
燦燦明珠尙照車 찬찬명주상조거 찬란히 반짝이며 수레를 비추는 눈
仙骨共驚如處子 선골공경여처자 신선도 놀랄 만큼 깨끗한 순수세상
春風無計管光花 춘풍무계관광화 봄바람도 저 꽃들은 어쩌지 못하네
聲迷細雨鳴窓紙 성미세우명창지 가랑비 소리인 듯 창호지를 울리고
寒引羈愁到酒家 한인기수도주가 추위에 시름은 주막으로 발길 끌어
萬里都盧銀作界 만리도로은작계 만리천지 은으로 만들어 놓은 세상
渾敎路口沒三叉 혼교로구몰삼차 뿌여니 동구 앞 세 갈래 길 덮였네
30. 山居 산거 산에 살면서
李仁老 이인로
春去花猶在 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은 아직 남아있고
天晴谷自陰 천청곡자음 하늘 맑아도 골짜기엔 그늘 있어
杜鵑啼白晝 두견제백주 대낮에도 두견새 우는 것을 보니
始覺卜居深 시각복거심 깊은 산골에 사는 것을 깨닫겠네
31. 秋夜東山 추야동산 가을밤 동산에서
李의 이의
林臥避殘暑 림와피잔서 숲에 누워 늦더위를 피하고
白雲長在長 백운장재장 흰 구름은 하늘에 장구하구나
賞心旣如此 상심기여차 자연을 즐기는 마음 이미 이와 같으니
對酒非徒然 대주비도연 술을 먹음이 부질없는 일은 아니로다
月色편秋露 월색편추로 달빛은 가을 이슬에 두루 비치고
竹聲兼夜泉 죽성겸야천 이 밤에 대나무 소리, 샘물 소리 모두 들리네
凉風懷袖裏 량풍회수이 서늘한 바람 소매 속으로 불어들면
玆意與誰傳 자의여수전 이러할 때 내 마음 누구에게 전할까
32. 存養 존양 양기를 보존함
李彦迪 이언적
山雨蕭蕭夢自醒 산우소소몽자성 산에 내리는 비 쓸쓸하여 꿈에서 저절로 깨니
忽聞窓外野鷄聲 홀문창외야계성 문득 창밖의 꿩 우는 소리 들린다
人間萬慮都消盡 인간만려도소진 인간세상 온갖 생각들 녹아 내리고
只有靈源一點明 지유령원일점명 다만 신령한 근원 있어, 마음만은 또렷하다
33. 無爲 무위 하는 일 없이
李彦迪 이언적
萬物變遷無定態 만물변천무정태 만물이 변천함은 일정함의 형태 없나니
一身閒適自隨時 일신한적자수시 한가로이 자적하며 때를 따라 사노라
年來漸省經營力 년래점성경영력 근년 들어 사는 일은 돌보질 않고
長對靑山不賦詩 장대청산부부시 청산을 마주 보며 시도 짓질 않는다
34. 林居十五詠 임거십오영 숲에 살면서
李彦迪 이언적
卞築雲泉歲月深 복축운천세월심 자연에 집을 짓고 세월만 깊었는데
手栽松竹摠成林 수재송죽총성림 손수 심은 솔과 대가 온통 숲이 되었구나
烟霞朝慕多新態 연하조모다신태 아침 저녁 안개와 노을의 모습 변하여도
唯有靑山無古今 유유청산무고금 저 푸른 산만은 예나 지금이나 꼭 같아라
35-1. 閨情 규정 여자의 속마음
李玉峰 이옥봉
平生離恨成身病 평생이한성신병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酒不能療藥不治 주불능료약불치 술로도, 약으로도 못 고칩니다
衾裏泣如氷下水 금리읍여빙하수 이불 속 눈물 얼음 아래 물같아
日夜長流人不知 일야장류인부지 밤낮을 흘러도 사람들 모르리라
35-2. 寧越道中 영월도중 영월가는 도중에
李玉峰 이옥봉
五月長干三日越 오월장간삼일월 오월 긴 산을 삼 일만에 넘어서니
哀歌唱斷魯陵雲 애가창단노릉운 노릉의 구름에 애처로운 노래 끊어진다
安身亦是王孫女 안신역시왕손녀 내 몸 또한 왕가의 자손이라
此地鵑聲不忍聞 차지견성불인문 이 곳 두견새 우는 소리 차마 듣지 못하겠네
35-3. 夢魂 몽혼 꿈속의 넋
李玉峰 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달 비친 紗窓에 저의 恨이 많습니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35-4. 造化 조화 永遠大自然理致
李用休(朝鮮) 이용휴
村郊景物日芳菲 촌교경물일방비 시골 마을 풍경이 날로 꽃다워지니
閒坐松陰玩化機 한좌송음완화기 솔 그늘에 가만히 앉아 때가 변하는 것 바라보네
金色청령銀色蝶 금색청령은색접 금빛의 잠자리와 은빛의 나비들이
菜花園裏盡心飛 채화원리진심비 채마밭 동산에서 마음껏 날고 있네
36. 田家 전가 농가
李用休 이용휴
婦坐도兒頭 부좌도아두 아낙이 앉아, 아이 머리 다독이고
翁구掃牛圈 옹구소우권 늙은이는 외양간을 치운다
庭堆田螺殼 정퇴전나각 마당에는 우렁이 껍질 쌓여있고
廚遺野蒜本 주유야산본 부엌에는 마늘 뿌리 남아 있네
37. 初春感興 초춘감흥 초봄의 감흥
李混 이원
陽生混沌竅 양생혼돈규 陽 기운이 混沌에게 구멍 만드니
萬物自陶鎔 만물자도용 만물들이 저절로 모습 갖추네
誰知有形物 수지유형물 누가 알랴 형체 갖춘 모든 사물이
生此無形中 생차무형중 형체 없는 가운데서 생겨난 것을
38. 西京永明寺 서경영명사 西京永明寺에서
李混 이혼
永明寺中僧不見 영명사중승불견 영명사에는 스님 보이지 않고
永明寺前江自流 영명사전강자류 영명사 앞에는 강물만 흐르고 있네
山空孤塔立庭際 산공고탑립정제 산은 비고 탑만 뜰 안에 외로이 서 있고
人斷小舟橫渡頭 인단소주횡단두 사람은 없는데 빈배만 나루에 매어 있네
長天去鳥欲何向 장천거조욕하향 하늘을 날아가는 저 새는 어디로 가나
大野東風吹不休 대야동풍취불휴 넓은 들에 동풍은 불어 그치지 않는데
往事微茫問無處 왕사미망문무처 지난일 아득하여 물을 곳 없어
淡煙斜日使人愁 담연사일사인수 연기 속 석양을 바라보니 시름뿐이네
39. 杜宇 두우 소쩍새
李弘暐(端宗) 이홍위
一自寃禽出帝宮 일자원금출제궁 한 마리 원한을 품은 새 되어 궁궐을 나왔네
孤身隻影碧山中 고신척영벽산중 외로운 몸, 홀 그림자 푸른 산속에 깃들었네
假眠夜夜眠無假 가면야야면무가 밤마다 밤마다 잠을 청해도 잠은 오질 않고
窮恨年年恨不窮 궁한연년한불궁 해가 갈수록 괴로운 恨은 끝없이 깊어가네
聲斷晩岑殘月白 성단만잠잔월백 울음소리 끊어진 해질 녘, 산봉우리엔 달빛이 흰데
血流春谷落花紅 혈류춘곡낙화홍 피처럼 흐르는 봄 맞은 계곡의 떨어진 붉은 꽃잎이여
天聾尙未聞哀訴 천농상미문애소 하늘은 귀 멀었나, 애닯은 호소 듣지 못하는데
何奈愁人耳獨聰 하내수인이독총 어이하여 수심에 찬 사람의 귀만 홀로 밝은가
40. 美人梳頭歌 미인소두가 아름다운 여인이 머리를 빗으며
李賀 이하
西施曉夢초帳寒 서시효몽초장한 西施의 새벽 꿈은 얇은 사 안에 싸늘한데
香환墮계半沈檀 향환타계반침단 머리카락은 흩뜨러져 향기롭고, 반쯤 지워진 입술 연지
록로이啞轉鳴玉 록로이아전명옥 우물 가 옥 구르는듯 맑은 도르래 소리에
驚起芙蓉수新足 경기부용수신족 놀라 깬 연꽃같은 미녀 기지개 켠다
雙鸞開鏡秋水光 쌍난개경추수광 한 쌍 난새를 조각한 거울은 맑기 가을 물 같은데
解환臨鏡立象牀 해환임경입상상 상아 침상 위 거울 마주해 머리를 푼다
一編香絲雲撒地 일편향사운살지 향기로운 머리카락 구름같이 바닥에 흘러 내려
玉비落處無聲니 옥비락처무성니 옥비녀 떨어져도 소리 없이 매끄럽네
섬手却盤老鴉色 섬수각반노아색 섬섬옥수로 새카만 머리 다시 틀어 올리고
翠滑寶釵簪不得 취골보차잠불득 비녀 꽂으려 해도 검은 머리 매끄러워 꽂지 못하네
春風爛慢惱嬌용 춘풍난만뇌교용 봄 기운 무르녹아 미녀는 수심에 잠겨
十八환多無氣力 십팔환다무기력 열여덟 머리숱 까만 아가씨 기운 없구나
粧成권추의不斜 장성권추의불사 화장 마치고 머리 가지런히 빗고
雲거數步踏雁沙 운거수보답안사 구름 옷소매 하늘하늘 얌전히도 걷는구나
背人不語向何處 배인불어향하처 말 없이 돌아서서 어디로 향하는가
下階自折櫻桃花 하계자절앵도화 섬돌 내려서 앵도꽃 꺽어드네
41. 官街鼓 관가고 官街의 북소리
李賀(唐) 이하
曉聲隆隆催轉日 효성륭륭최전일 새벽녘 둥둥둥 해 뜨는 것 재촉하고
暮聲隆隆呼月出 모성륭륭호월출 저물녘 둥둥둥 달을 불러오네
漢城黃柳映新簾 한성황류영신렴 長安의 새봄 버드나무 가지 주렴발에 비추이는데
柏陵飛燕埋香骨 백릉비연매향골 지난날 황제나 妃嬪들 지금은 모두 무덤 속
추碎千年日長白 추쇄천년일장백 북소리에 천년 세월 부서져 내리고 하루 해가 지루한데
孝武秦皇聽不得 효무진황청부득 漢武帝,秦始皇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네
從君翠髮蘆花色 종군취발노화색 검은 머리 갈대꽃처럼 희어지도록 산다지만
獨共南山守中國 독공남산수중국 저홀로 남산처럼 오래오래 중원 땅에 함께할 수 있으랴
幾回天上葬神仙 기회천상장신선 신선 된다는 사람들 수없이 하늘 위에 장사 지내고
漏聲相將無斷絶 루성상장무단절 시계소리, 북소리 속에 시간은 그저 흘러만 간다네
42. 南園 남원 남쪽 텃밭
李賀(唐) 이하
小樹開朝徑 소수개조경 키작은 나무 사이로 새벽 길이 보이고
長茸濕夜煙 장용습야연 길가의 풀섶 이슬에 젖어있네
柳花驚雪浦 유화경설포 날리는 버들솜 포구에 덮인 눈인가 놀라고
麥雨漲溪田 맥우창계전 때마침 내린 비에 개울 논 밭고랑에 물이 불었네
古刹疏鐘度 고찰소종도 고찰의 종소리 아련히 들려오고
遙嵐破月懸 요람파월현 산마루엔 달이 이지러져 걸렸네
沙頭敲石火 사도고석화 물가에서 부싯돌로 불을 부치니
燒竹照漁船 소죽조어선 대나무 타는 불에 고기배 비치네
43. 將進酒 장진주
李賀(唐) 이하
琉璃鐘 유리종 유리잔에
琥珀濃 호박농 호박 빛 짙은 술
小槽酒滴眞珠紅 소조주적진주홍 조그마한 술통에 남술은 술 진주같이 붉어라
烹龍포鳳玉脂泣 팽룡포봉옥지읍 용을 삶고 봉을 지지니 옥 같은 기름 눈물 흘린다
羅屛繡幕圍香風 라병수막위향풍 羅屛 치고 繡幕 두르니 향기로운 바람 감싸고,
吹龍笛 취룡적 용의 피리를 불고
擊타鼓 격타고 악어가죽 북을 두드린다
皓齒歌 호치가 미인은 노래하고
細腰舞 세요무 미인은 춤을 춘다
況是靑春日將暮 황시청춘일장모 하물며 이 푸르른 봄도 저무는데
桃花亂落如紅雨 도화란락여홍우 복사꽃 어지러이 붉은 비 오듯 떨어진다
勸君終日酩酊醉 권군종일명정취 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토록 취해보세
酒不到劉伶墳上土 주불도류령분상토 유령의 무덤에는 아무도 술 권하지 않으리
44. 秋來 추래 가을이 오니
李賀 이하
桐風驚心壯士苦 동풍경심장사고 오동에 부는 바람 사람을 놀라게 하여 장사도 괴로운데
衰燈絡緯啼寒素 쇠등락위제한소 꺼져가는 등잔 불빛휘장을 두르고 귀뚜라미 차가운 베를짜듯 울어댄다
誰看靑簡一編書 수간청간일편서 그 누가 죽간으로 엮은 나의 책을 보아주어
不遣花蟲粉空 불견화충분공두 책벌레가 가루내어 헛되이 좀먹지 않게 할까
思牽今夜腸應直 사견금야장응직 온갖 생각에 오늘밤 창자가 곧추서고
雨冷香魂吊書客 우랭향혼적서객 비 내려 차가운 이 곳, 어여쁜 여자 귀신 책 지은 나를 조상한다
秋墳鬼唱鮑家詩 추분귀창포가시 가을 내 무덤 속에서, 내 넋은 포조의 시를 읊으며
恨血千年土中碧 한혈천년토중벽 한스러운 내 피는 흙무덤 속에서 천년을 푸르리라
45. 題歸夢 제귀몽 돌아가는 꿈
李賀(唐) 이하
長安風雨夜 장안풍우야 장안의 비바람 몰아치는 밤에
書客夢昌谷 서객몽창곡 객지 서생은 창곡을 꿈꿨네
怡怡中堂笑 이이중당소 어머니는 기뻐 즐거운 웃음소리 내고
小弟裁澗菉 소제재간록 동생은 산골 개울에서 푸른 미나리를 꺾는구나
家門厚重意 가문후중의 집안의 두터운 사랑과 기대는
望我飢充腹 망아기충복 나에게 주린 배 채워주길 바라지만
勞勞一寸心 노노일촌심 피곤에 지친 마음
燈花照魚目 등화조어목 등불만 잠못 이룬 눈 비춰주네
46. 崇義裡滯雨 숭의리체우 崇義裡 비 오는데
李賀(唐) 이하
落莫誰家子 락막수가자 뉘 집의 자식이 이리도 낙망한가
來感長安秋 래감장안추 돌아와 장안의 가을에 젖어본다
壯年抱羈恨 장년포기한 젊은 나이로 떠도는 한을 품고
夢泣生白頭 몽읍생백두 백발이 된 것을 꿈에서 보고, 눈물 흘리며 울었다
瘦馬말敗草 수마말패초 여윈 말에 마른 풀을 먹이는데
雨沫飄寒溝 우말표한구 빗방울은 차가운 도랑에 날려 떨어진다
南宮古簾暗 남궁고렴암 흐름한 발 저쪽 남궁은 어둑하고
濕景傳籤籌 습경전첨주 칙칙한 풍경 속으로 시간 종소리 들려온다
家山遠千里 가산원천리 고향은 천리 아득한 곳
雲각天東頭 운각천동두 구름은 하늘 동쪽 머리에 걸려 있다
憂眠枕劍匣 우면침검갑 시름에 칼 상자 베고 잠이 들어
客帳夢封侯 객장몽봉후 나그네 장막 안에서 제후 되는 꿈을 꾼다
☞ 말?= 말먹이 말.
47. 長平箭頭歌 장평전두가
李賀 이하
漆灰骨末丹水沙 칠회골말단수사 옻칠 한 검은 점, 뼛가루, 붉은 물가 모래
凄凄古血生銅花 처처고혈생동화 흥건히 굳은 옛 피 흔적 쇠에 꽃처럼 돋아 있다
白翎金竿雨中盡 백령금간우중진 흰 깃 쇠 화살 대 빗속에 남아
直余三脊殘狼牙 직여삼척잔랑아 다만 엷어진 잔혹한 늑대 이빨 같은 세 개의 화살촉
我尋平原乘兩馬 아심평원승량마 나는 평원을 찾아 두 마리 말에 타니
驛東石田蒿塢下 역동석전호오하 역 동쪽 돌밭에 쑥 흐트러진 언덕 아래
風長日短星蕭蕭 풍장일단성소소 바람은 길고 낮은 짧아 별빛 쓸쓸하다
黑旗雲濕懸空夜 흑기운습현공야 검은 깃발 구름에 젖어 공중에 드리운 밤
左魂右魄啼肌瘦 좌혼우백제기수 좌우에 혼백은 말라빠진 살에서 통곡한다
酪병倒盡將羊炙 락병도진장양자 굴러 흩어진 병에 양 잡아 구워나 볼까
蟲棲雁病蘆筍紅 충서안병로순홍 벌레 깃들고 기러기도 병들고 갈대 잎 붉게 물들이고
回風送客吹陰火 회풍송객취음화 회오리바람 나를 몰아치고 도깨비불 불어온다
訪古환瀾收斷鏃 방고환란수단족 옛 곳을 찾아 눈물 흘리며 부서진 화살촉 주워
折鋒赤문曾귀肉 절봉적문증귀육 부러진 화살촉 붉은 끝으로 누구의 살을 찔렀나
南陌東城馬上兒 남맥동성마상아 동쪽 성 남쪽 길 말 위의 젊은이
勸我將金換료竹 권아장금환료죽 광주리와 쇠 화살촉 바꾸자고 조른다.
48. 感諷 3 감풍 풍자함
李賀 이하 790~816
南山何其悲 남산하기비 남산은 어찌 그렇게 서글픈지
鬼雨灑空草 귀우쇄공초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 비가 아무도 없는 풀빛에 뿌린다
長安夜半秋 장안야반추 장안의 이 깊은 가을밤
風前幾人老 풍전기인로 불어오는 바람에 몇 사람이나 늙어가나
低迷黃昏徑 저미황혼경 황혼에 길은 어둑하고
요뇨靑력道 요뇨청력도 푸른 굴참나무 흔들린다
月午樹無影 월오수무영 낮에 뜬 달인가, 나무에는 그림자 하나 없고
一山唯白曉 일산유백효 온 산은 오직 하얀 새벽
漆炬迎新人 칠거영신인 옻빛 횃불은 새로이 죽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