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스펀지
작년은 ≪나 돌아보기≫ 해였던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흘려보내지 않았기에 상담소에서 근무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상담소에서 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인간관계 중심의 소통을 할 수 있어 내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니 소통을 잘 못하는 부분을 느끼며 "꼭 변화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과 "달라져야 하는데..." 라는 두 가지 마음에 많이 고민스러웠다. 그 중 한 가지 제일 나에 대해 인정하기 힘들었고, 바꾸기 힘들다고 느낀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욕구에 대한 표현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항상 사람들이 내가 제안하면 싫다고 거절할까 두려워서 상대의 의견에 따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하여 나를 잘 드러내지 않고, 사람들의 행동에 반응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내가 무엇인가를 하려고 계획할 때에는 "누구랑?"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고, 내 머릿속의 map대로 나 혼자 움직이는 사람이 되었다. 그게 상대를 배려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나한테 접근하지 못하게 방어하는 것이었고, 주위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내 스스로 외로움을 자처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머릿속에 "누구랑?" 이란 단어가 왜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지만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누구와는 함께 소통하면서 살아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어떠할 때 어떤 누구를 찾는 것이 이번 해 나의 목표이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 누구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용기와 다가오는 사람이 잘 다가올 수 있게 해주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인간관계에 대한 정확한 답이 있는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내 스스로가 답을 찾고 행동해야 한다. 솔직히, 막연한 마음이 들어 걱정부터 앞서지만 내 사람을 찾고 만들기 위해서는 거쳐야 될 관문이라 생각하고 꼭 이 숙제를 해결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내가 변하기 위해 열심히 많이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열심이 모두에게 느껴져서 나를 알고 알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 받아들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다 알지는 못해도 내가 다른 사람들을 챙겨주는 건 나도 챙김 받고 싶다는 마음이라는 것을 남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주고, 또한 그들이 내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하기를 흔쾌히 응하는 내 사람들이 되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올해 나에게는 실무 경험과 함께 이론 고찰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의 삶은 물론, 타인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제시해줄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을 수학하게 되어 더불어 사는 삶에 한발 짝 더 나아가고 사람들의 삶 자체를 공부할 수 있을 거 같다. 새로운 배움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 와 닿지는 않지만 기대되고 설레는 게 사실이다. 처음인 환경에서 목표를 어떻게 이루어 가는지가 기대되고 어떠한 사람들을 만날까가 설레는 것이겠다. 내년 이맘때쯤 올해를 되돌아 볼 때 "이루었다~~!!" 하고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의 나』는 어떤 방법으로 숙제를 할까 궁리를 열심히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