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을 무사히 잘 보내고, 하반기 홈스쿨 공동체 모임인 파주마을 공동체모임이 지난 9.11. 다시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파주마을 공동체 모임은 고양파주 홈스쿨러(0세~초등생정도 나이의 아이들)와 부모들의 모임으로 9월~12월 초까지 매달 둘째, 넷째 월요일에 모이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 여러 쌤들의 수고로 정말 즐거운 수업이 많았는데요, 특히 제가 놀랐던건 11세(맞죠?) 다빛쌤의 클레이 수업이였답니다.
클레이를 정말 잘 만들기도 하지만, 수업준비와 학생들을 대하는 섬세함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놀랐던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돌도 안된 제일 막내 아가부터 초등 고학년 나이의 큰 언니들까지 함께하는 모임인데도 불구하고 모임이 자연스럽고 원활하게 진행되는건 물론이거니와 큰아이들은 어린아이들을 배려하고 돌봐주며, 또 작은아이들은 큰아이들을 잘 따르고 어울려 부모가 크게 신경쓰거나 쫒아다닐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네 명의 꼬맹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것이 얼마나 큰 쉼과 힘이 되던지......감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그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하고자 이번 학기부터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천연제품 만들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열하는 과정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어 아주 어린아이들과 활동하기에(과반수 이상이 6세 이하) 위험할 것 같기도하고, 천연제품은 엄마들이나 관심있지 아이들이 과연 좋아할까?라는 의문이 있었기에 고민은 더해졌고, 그 고민의 결과로 만들기와 함께 모임의 유일한 아빠 청일점, 남편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활동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파주마을 공동체 하반기모임의
- 천연제품 만들기 커리큘럼)
1주차. 보습 마사지 바디오일 만들기(+엄마, 친구 마사지활동)
2주차. 애플마스크팩 만들기(무슨동물일까?)
3주차. 컬러립밤만들기(사과같은 내얼굴)
4주차. 풋밤만들기(+발마사지)
5주차. 천연비누만들기(장난감비누 만들기)
6주차. 젤리캔들 만들기(도리를 찾아서)
7주차. 석고방향제 만들기(향기의 색깔은?)
8주차. 스틱향수만들기(피부트러블 스팟연고로 사용 가능)
비록 첫주차부터 일이 꼬여 5주차 비누만들기와 교체되었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장난감 비누만들기로 감사하게도 모두가 즐거웠던 시간이었답니다.^^
최연소 다빛쌤의 클레이수업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서 정말 정교한 손길이 필요했답니다. 더이상은 그저 놀이가 아니라 멋진 작품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저는 손이 떨려 못따라하겠더라고요~) 다람쥐 입을 만들때는 고난이도이다 못해 "고난"이 왔을 정도였답니다.ㅎㅎ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이에 집중하고, 각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준비한 간식으로 부모나눔이 더욱 풍성해졌답니다. 이번 학기 함께 읽고 나눌 책은 게리토마스의《부모학교》라는 책인데요, 아직 초반부만 읽었을 뿐이데도 큰 위로와 에너지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책선정 누가하시나요? 지적인 인의쌤이신가요? 너무 좋습니다!ㅎㅎ
아이와 함께 부모도 성장해야합니다. 무엇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에 늘 하나님 앞에서 자라가야 합니다. 아이만 자라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를 통해 하나님이 부모된 우리 또한 경건한 자로 성장해 나가길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부모학교 저자 게리 토마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욱 은혜가 되는 것은 아직도 자라야만 하는 부족한 부모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를 맡기신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완전하지 못한 연약함 투성이의 부모이기에 우리는 또한 매순간 하나님을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장은 어쩌면 하나님께로 가까워지는 센치만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녀의 아픔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아픔을 겪으며 건강한 방법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지켜봐 줄 수 있는 용기를 격려하는 챕터의 제목을 "가장 뼈저린 아픔"이라고 표현해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마음을 잘 드러내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식이 아퍼하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려줄수 있는 부모가 되려면, 부모 역시 성장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한문장이 너무 길었습니다.ㅠ)
그런데 저는 여기서 질문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과연 자녀의 아픔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함께 아퍼하는 것일까? 혹시 우리 자녀가 시험에 떨어지고, 관계에 실패하고, 궁지에 몰린 것에만 아파하고 슬퍼하며 돌파구를 찾길 원하는 건 아닐까요? 자녀가 아파하는 그 아픔이 정말 하나님 앞에서도 슬픈 그런 일일까요? 혹시 성공과 실패에 대한 나와 내자녀의 기준을 세상적 기준에 놓고 슬퍼하고 아파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우리 자녀가 어려움을 당하는 자들의 아픔에 대해 고뇌하고 함께 슬퍼하도록 가르치고 있나요?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직하고 바르게 살지 못했음을 슬퍼하라고 가르치나요? 따돌림을 당할지언정 어려움에 빠진 친구를 돕는건 잘한 일이라고 내 자녀를 자랑스러워 하시나요?
이런저런 생각으로 고민이 많았던 책읽기와 나눔의 시간이었습니다.
숙제는 언제나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부모학교 읽어가기 숙제는 모임 전부터 나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주었습니다.
고파네 전체모임은 말할것도 없고 파주마을 공동체 모임은 참여 할 때마다 참 성숙한 공동체구나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누구 하나 말할 것도 없이 배려와 섬김이 몸에 배어 두어 사람에게만 일처리가 집중되지 않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고, 혹은 네자녀 다둥이맘이라고 늘 저는 배려받는 입장에 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이 넘치도록 받은 배려와 사랑을 어느 때인가 꼭 흘려보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내 안에 흘러넘치게 되면 자연히 그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흘려보내게 되듯이 이렇게 흘러흘러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자발적 사랑과 섬김의 모습이 우리 파주마을 공동체 모임 가운데 함께하기를 기도해봅니다.













첫댓글 모임이 많이 풍성해졌네요.^^ 파주마을을 통하여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여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모임 소식이네요!
지금까지 이 파주마을 공동체 모임을 이끌어오신,
구석구석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며 수고와 섬김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의 마음과 뜻과 땀방울이 어우러져
더욱 풍성하고 사랑넘치는 공동체로 나아가고 자라가고 있는 듯하여 감사하고 기쁜 마음입니다.
한 아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부디 파주마을 공동체가 그런 소중하고 귀하고 보배로운 터전으로 자리잡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넘치도록 애쓰고 힘써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하나님께서 크신 은혜와 보상으로 갚아주시길 간구합니다.
파주마을 공동체에 속한 모든 아이들과 부모님을 축복합니다
선생님!! 아름다운 후기 넘 감사해요♥
바로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듯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장 소식을 전하는 후기를 써주신 이경진 샘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