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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학생 2,000만명 정보가 한곳에 "NEIS 정보유출 우려" (한국 2003.1.22) • 520억짜리 교육정보망 반쪽 개통…전교조 ′정보유출…중단하라′(국민 2003.3.3) • 네이스는 교육 문제 아닌 인권 침해 (한겨레 2003.6.24) |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직후부터 2년여 간 계속된 ‘네이스’ ‘나이스’ 논쟁은 교육개혁의 발목을 잡은 최대 난제였다. ‘정보유출’ '인권침해‘ 우려를 제기하는 전교조 등의 반대로 교육계와의 대화 자체가 벽에 부딪혔다. 시급한 교육개혁 과제들이 그만큼 뒤로 밀려났음은 물론이다. 과연 그때 그 주장은 정확한 것이었을까. 당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NEIS는 모든 교육행정기관 및 초·중·고등학교의 인사, 예산, 회계, 교무·학사, 보건 등의 27개 업무 영역을 전자적으로 연계처리 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나이스)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추진하여 2003년 3월 전면 개통을 앞두고 있던 이 시스템을 두고 2002년 12월말 새로 구성된 전교조 집행부가 ‘학생 인권침해’와 ‘국가통제’를 내세우며 폐기를 주장한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반대단체들은 ‘나이스’라는 명칭 대신 ‘네이스’라고 불렀다.)
통합형 서버 구축 VS 학교별 서버 분산
당시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추진한 시·도교육청에 통합형 서버 방식을 구축하는 대신에 학교별로 서버를 구축하자는 것이었다.
갈등이 심화되자 정부는 국무총리 자문 '교육정보화위원회'를 구성했고, 2003년 7월부터 8개월간 각계 의견을 종합했다. 그 결과 위원회는 “교무학사, 입·진학, 보건 3개 영역의 DB는 기존의 NEIS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하여 별도의 시스템으로 구성하여 시·도교육청 단위로 운영하고, 각 학교가 단독 또는 그룹별로 서버를 운영한다”는 내용의 사회적 합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교육정보화위원회’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3개 영역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고, 2006년 3월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나이스 개통식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분산형이 통합형보다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통합형은 성능이 우수한 서버에 1개의 DB를 구축하여 모든 학교의 정보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방법이고, 분산형은 성능이 낮은 수백대의 서버에 학교마다 1개의 DB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두 방식을 비교할 때 통합형 서버가 편리성과 비용 면에서 큰 이점이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해킹의 위험성과 정보 집적의 문제로 통합형 대신 분산형 서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당시 반대론자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실제 나이스를 운영해본 결과, 해킹이나 정보 집적 문제 역시 통합형과 분산형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 위험의 경우, 분산형도 네트워크로 각 서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곳이 뚫리면 결국 다른 서버도 뚫릴 수 있고, 실제 운영도 교육청에서 모든 분산형 서버를 동시에 방어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 방어를 하고 있다. 인권침해 우려를 제기하는 정보의 집적 문제 역시 현재 분산형 서버들이 교육청의 한 네트워크 존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통합형과 분산형에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사용자의 도덕적 해이에 의한 정보유출은 분산형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3년 뒤 서버 교체 시기가 되면 우리는 다시 한 번 통합형과 분산형 사이의 갈등을 할 수도 있다. 정부는 2006년 정보화교육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분산형 시스템의 운영에 대한 평가를 시작할 계획이다. 냉철한 평가를 바탕으로 명분보다는 실질적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달라진 교육현장, 나이스의 성과
많은 갈등 속에 탄생한 나이스는 우리 교육현장을 크게 바꾸어 놓고 있다. 무엇보다 교원의 업무 경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교원의 업무가 경감되었다는 응답”이 77.7%였다. 학교에서 관리하는 165종의 문서를 전자화하여 2007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국 초·중등학교의 약 95%가 종이문서 대신 전자문서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2006학년도에는 대입전형자료 온라인 제공 시스템을 수시 1, 2차 및 정시모집으로 확대 적용하여 2,000여개 고등학교 및 400여개 대학의 대입 업무처리 절차를 간소화(업무단계 : 4단계→2단계, 처리기간 : 16일→1일)했다. 연간 300만 건 이상의 대입전형자료를 대학에 제공하여 2006년도에는 약 1,099억원, 2007년도에는 약 1,147억원 정도를 절감했다.
국민을 위한 민원서비스에도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민원인이 교육행정기관, 학교 등을 방문하지 않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나이스에 접속하여 온라인으로 제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제증명 발급 건수는 2004년 34만건, 2005년 47만건, 2006년 79만건이고, 2007년 말에는 약 85만건 이상이 예상되는 등 국민의 편익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내 자녀 바로알기’ 나이스 학부모서비스는 2006년 9월에 시행하여 2007년 7월 현재 34만 명의 학부모가 서비스를 받고 있다. 학부모가 자녀의 정보를 학교와 공유하고 온라인으로 교사와 상담할 수 있게 되는 등 학교와 가정이 연결되는 새로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개통 이후 시스템 통한 정보유출 단 한건도 없어
한편, ‘정보유출’ ‘인권침해’ 등의 당초 우려와는 달리 나이스 개통 이후 지금까지 시스템을 통한 정보 유출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나이스는 개인 PC 보안, 학생정보의 암호화, 네트워크상에서의 암호화 등 7단계 보안시스템이 가동되는 등 국가정보원과 보안 전문기관으로부터 보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해마다 실시하는 보안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끊임없이 정보유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나이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다. 나이스의 정보든, 서류상의 정보든, 회의를 통한 정보든 일차적인 정보유출은 모두 정보 사용자의 문제이다. 교사가 보유하는 학생 성적자료 등을 적법하지 않은 절차에 의해 제 3자에게 제공한다면 이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문제이지 나이스 시스템을 사용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현재 나이스는 교육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있다. 교사가 학생 지도에 필요한 성적을 여러 방향에서 분석하여 학생 개개인별 맞춤식 지도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과 협력하여 인성검사 결과, 적성검사 결과, 성적 등을 종합하여 개인 맞춤별 진로/진학상담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며, 이미 일부 시행되고 있다.
2년여에 걸친 ‘네이스’ ‘나이스’ 논쟁은 우리 사회의 정보인권 의식, 정보화에 대한 사회적 절차와 합의의 필요성 등 한국 사회의 정보 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당초 설치된 통합형에서 분산형으로 서버를 전환한데 따른 비용은 우리 사회의 성숙과 정보민주화 과정에서 치룬 대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념적 명분에 집착하여 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함으로써 보다 건설적인 국가의 교육비전을 설계하고 추진해 나가는 데 힘을 쏟지 못한 손실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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