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두루 평안하게 살고자 했던 사람들 | [함평] 드넓은 농토 기름진 쌀 예부터 넉넉한 땅 함평천지 수도권 향우 18만 추산 이용섭ㆍ신계륜ㆍ이상일… 나비로 유명한 이석형 전 군수 대표적인 정치계 인사 관료계는 이기권 고용부 장관 재계 이성일ㆍ김은영ㆍ양규남… 문화계는 '한국 케니 지' 이정식 | 입력시간 : 2015. 02.26. 00:00 |
"함평천지(咸平天地 ) 늙은 몸이 광주(光州)고향을 보랴하고…"로 시작되는 호남가의 첫 머리에 함평이란 지명이 나온다. 그것도 '함평천지'라고 했다. 농업이 주가 되던 시절, 높은 산이 없는 함평은 드넓은 농토에서 생산되는 기름진 쌀로 유명했다. 그래서 '함평쌀밥만 먹은 사람은 상여도 더 무겁다'라는 속담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두루 평안하게 살고자' 했던 함평(咸平)이란 지명은 조선 태종 9년(1409)에 함풍(咸豊)과 모평(牟平)을 합해 '함풍'에서 '함'자와 '모평'에서 '평'자를 붙여 만들어진 고을 이름이다.
이봉창ㆍ윤봉길의 의거를 주도했던 독립운동가 일강 김철(一江 金澈ㆍ1886-1934) 선생의 숨결이 살아있는 함평은 학다리고와 함평농고를 중심으로 인재를 육성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농업이 주였던 함평도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의 물결을 타고 농업이 쇠퇴하면서 이농(離農)현상이 나타났다. 고향을 지키던 젊은이들은 생계를 찾아 전국 각지로 떠났다. 1965년 14만여 명에 달했던 인구도 3만5000여 명으로 줄었다. 18만여 명(가족 포함)으로 추산되는 수도권 함평 향우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정계
함평을 대표하는 관료출신 정치인은 이용섭(64ㆍ대동면ㆍ학다리고ㆍ전남대ㆍ성균관대 경제학박사) 전 국회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1973년 전남대 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행정고시(14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관세청장,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 행정자치부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제18대 총선때 광주 광산을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9대에 재선됐다. 국회의원 시절 민주당 대변인,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 전 의원은 지난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6ㆍ4지방선거에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직 국회의원으로는 신계륜(61ㆍ학교면ㆍ광주고ㆍ고려대) 의원과 이상일(54ㆍ손불면ㆍ함평초ㆍ서울고ㆍ서울대) 의원이 있다. 신 의원(서울 성북구을ㆍ새정치민주연합)은 제14대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이어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뒤 제16ㆍ17ㆍ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4선의원이다. 신 의원은 현재 대한배드민턴협회장도 맡고 있다.
이 의원(비례대표ㆍ새누리당)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새누리당 19대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제19대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인물이다. 올해 2월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를 맡은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새누리당 경기도당 용인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 의원은 특히 제9ㆍ10ㆍ12대 신한민주당 및 통일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이진연(작고) 전 의원의 아들이다. 이기상(68) 현 재경손불면향우회장은 이진연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기초의회 의원으로는 박래학(61ㆍ해보면ㆍ광주상고ㆍ건국대 석사) 서울시의회 의장과 이석주(61ㆍ학교면ㆍ한양대 박사) 서울시의회 의원이 있다. 박 의장(광진구 제4선거구ㆍ새정치민주연합)은 1995년 제2대 광진구의회 의원을 거쳐 2002년 제6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에 당선된 뒤 7ㆍ8ㆍ9대 4선에 성공한 인물로 서울시의회 의장까지 올랐다. 이 의원(강남구 제3선거구ㆍ새누리당)은 공학박사로 (주)토피아건축대표를 출신으로 도시개발분야를 전공한 인물이다. 이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을 지낸 뒤 강남구의원 재선(4ㆍ5대)을 거쳐 지난해 강남구에서 서울시의회 진입에 성공했다.
기초단체장으로 유종필(58ㆍ월야면ㆍ광주일고ㆍ서울대) 서울 관악구청장(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일보와 한겨레신문 기자, 한국기자협회 편집국 국장을 거쳐 1995년 서울시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민주당 대변인, 국회도서관장 등을 역임한 뒤 2010년 관악구청장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다.
정송학(62ㆍ엄다면ㆍ조대부고ㆍ조선대ㆍ한양대 박사) 전 서울 광진구청장은 코리아제록스 출신으로 2006년 서울 광진구청장(한나라당)에 당선됐으며 현재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로 있다.
함평에 '나비'를 접목시켜 함평을 전국에 알린 이석형(57ㆍ함평농고ㆍ전남대ㆍ전남대 석사) 산림조합중앙회장은 함평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3선 함평군수를 지낸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19대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문희상 전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정무특보를 지낸 김민철(51ㆍ연세대 석사) 의정부을 지역위원장도 함평 출신이다.
관료계
현직 장관인 이기권(58ㆍ손불면ㆍ광주고ㆍ중앙대ㆍ중앙대 정책학 박사) 노동고용부장관이 함평출신이다. 이 장관은 1981년 행정고시(25회)에 합격, 공직에 입문했다. 이 장관은 노동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노동부 광주고용노동청장, 고용노동부 차관을 역임하고 지난 2012년부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던 중 지난해 7월 장관으로 발탁됐다.
또 현직으로 안택순(51ㆍ서석고ㆍ서울대ㆍ뉴욕대 석사) 기획재정부 조세기획국장은 행정고시(32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 국세청을 거쳐 공직생활 전반을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보낸 조세전문가다. 또 채광률(59ㆍ광주고ㆍ건국대) 안양세관장도 함평출신이다.
전직 관료로는 제7대 경찰대학장, 제28대 전남도지사, 제4대 동신대 총장을 역임한 이균범(81ㆍ함평읍ㆍ광주고ㆍ단국대ㆍ서울대 대학원) 전 지사(재경함평군향우회 5ㆍ6대 회장)가 있고, 전남도 부지사를 지낸 나승포(74) 전 국무조정실장, 김병안(59) 중소기업중앙회 상임감사가 있다.
경제인
함평출신 수도권 경제인으로 김명현(75ㆍ손불면) 경우전기 대표이사는 30대에 상경, 일찍이 전기설비업계에 투신해 국내 선두를 달리는 업체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의 외조카인 이성일(60ㆍ손불면) 경우EnC 대표이사 겸 회장은 김 대표와 함께 전기업에 종사한 뒤 독립해 승승장구하며 (주)경우EnC을 일궜고, 코롱글로벌(KOLON GLOBAL)협력회사 협의회 회장을 맡는 등 전국적인 인물로 성장했다.
김은영(68ㆍ손불면) 디ㆍ와이(D&Y)건설 대표이사는 현재 서울 구의역 옛 방지거병원 자리에 20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을 시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규코스인 필로스골프클럽 운영위원장과 다영건설(주) 대표이사 사장도 역임하고 있다. 같은 집안인 김은경(55ㆍ손불면) 우진분체(주) 및 (주)오리온햄프로 대표이사는 여성경영인이다. 도금업과 변압기 관련 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뛰어난 영업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사업적으로 성공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우덕(72ㆍ엄다면) 서울타워크레인이엔시 대표이사는 전문건설업과 건설장비 대여업을 하는 업체를 이끌고 있고 서영수(엄다) 두언섬유 회장은 섬유제조ㆍ가공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재경학다리중고교 동문회장과 재경함평군향우회 제9ㆍ10대 회장을 역임했다.
양규남(58ㆍ학교면) 새천년에너지 회장은 젊을 때부터 에너지 유통분야에 전념, 성공한 인물이다. 양 회장은 주유소 건설관련 KJ건설(주)과 의류 관련 이정실업(주), 일산에 새천년주유소(직영), 새천년스크린골프장, 수입차 전문정비업체인 노블레스모터스 등의 사업체를 경영하며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재경함평군향우회장을 맡고 있다.
재경함평군향우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광주(60ㆍ월야면) 누리(NURI)대표이사의 부인인 박정희씨는 향우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유명 서양화가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한국미술협회전(예술의 전당) 등 수많은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진 인물로 개인전때면 이희호 여사가 참석한다고 향우들은 전하고 있다.
노상철(63ㆍ나산면) 신일프레임 대표이사는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고 인테리어 몰딩과 패널을 전문으로 하는 미가(MIGA)라는 자회사도 함께 경영하고 있다. 또 함평출신으로 한때 나산그룹을 일구며 승승장구했던 안병균(66ㆍ나산면) 전 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홍양희(75ㆍ신광면ㆍ학다리고ㆍ전남대) 회장은 우리나라에 나이트클럽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장본인이다. 대학원까지 졸업하며 공무원 생활을 했던 홍 회장은 70년대 공직을 접고 우리나라 초창기 나이트클럽의 양대산맥이었던 서울 무교동 '엠파이어'와 '아마존'을 일궜다. 홍 회장은 사촌형인 최규명(신광면)씨와 함께 엠파이어를 운영하다 아마존을 경영하며 상경한 전라도 출신들이 이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던 인물이다. 홍 회장은 또 안병균 전 나산그룹 회장이 80년대에 '초원의 집'을 운영하는데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7ㆍ8대 재경함평군향우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 밖에 세일건영 회장을 역임한 장진만(74ㆍ나산면) 회장이 서울 구의동에서 '통큰집'이라는 오리전문집을 운영하고 있고, 김건삼(대동면) 정야건설 대표이사, 윤문수 (주)대가건설 회장, 강성관(57ㆍ대동면) 창원실업 감사, 권중환(50ㆍ월야면) 탑건설 회장, 김동수 (주)동선총괄보험 대표이사, 박광복(71)이제레저 대표이사 회장 등이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금융인 출신으로 농어촌진흥공사 이사장을 지낸 윤근환(86) 전 농수산부장관이 있다. 또 김동수(55ㆍ손불면) 공인중개사협회 송파지회 부지회장은 현대자동차에 근무한 뒤 10여 년 전부터 서울 송파구에서 희망부동산이라는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재경함평군향우회 사무총장을 맡아 함평향우들의 끈끈한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인
현직 법조인으로는 강형주(56ㆍ광주일고ㆍ서울대) 법원행정처 차장이 광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인천지방법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현 직책으로 임명됐다. 또 김희준(48ㆍ손불면ㆍ석산고ㆍ전남대ㆍ전남대 석사)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광주지검 강력부 재직시절 국내에서 처음으로 물에 탄 히로뽕인 이른바 '물뽕' 유통을 적발하는 등 마약 및 조직범죄에서 화려한 이력을 지닌 검사다. 김 차장검사는 서울지검 근무시절인 2002년에는 연예인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대가로 방송사 PD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잡아내 SM 대주주인 이수만씨 등 40여 명을 무더기 기소하기도 했다. 사시(32회) 합격 후 변호사로 법조계에 들어섰다가 검사로 임용된 김 차장검사는 영화 '공공의 적2' 주인공인 강철중(설경구 분)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법무부 차관을 지낸 조성욱(74ㆍ엄다면) 법무법인 유한정률 고문변호사, 사업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노승행(75) 법무법인 두레 대표변호사,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역임하고 재경함평군향우회 제15ㆍ16대 회장을 지낸 노인수(58ㆍ광주일고ㆍ서울대) 변호사, 김규섭(70) 법무법인 정률 대표변호사, 양승두(58ㆍ학교면) 양승두법무사사무소장 등이 활동하고 있다.
문화예술계
'한국의 케니 지'로 불리는 이정식(54ㆍ대동면ㆍ함평농고ㆍ웨스트민스터신학교 종교음악작곡과) 수원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제1의 색소폰 연주가다. 학창시절 색소폰을 접한 이 교수는 22세 때 KBS 경음악단 김강섭 악단장이 이 교수의 색소폰 연주를 듣고 반해 함께 활동하기 시작한 뒤 길옥윤을 만나면서 우리나라 재즈 색소폰의 대가로 자리를 잡은 인물이다. 이 교수는 1998년 베이시스트 론 가터, 피아니스트 케니 베론, 드러머 루이스 네쉬, 트럼페터 히노 데루마사와 공동으로 음반을 내기도 했다. 2004년부터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교수를 맡고 있고 지난 2010년 대중문화예술상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함평출신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돼 지난해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받은 조성문(52ㆍ엄다면ㆍ학다리고ㆍ한국외국어대) 인천인항고 교사가 떠오르는 문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작고한 한글 서예의 대가인 평보 서희환(1934~1998년) 선생도 함평출신이다.
연예ㆍ스포츠계
연예계의 최고 스타인 탤런트 김태희의 아버지 김유문(62)씨가 함평 대동면 향교리 출신이다. 함평 향교초등을 졸업한 김씨는 청년시절 울산 현대중공업에 취업, 그곳에서 김태희와 탤런트인 이완(본명 김형수) 등 2녀1남을 낳았고, 현재도 울산에서 현대중공업 자회사 대표를 지내고 있다. 또 탤런트 임채무(65ㆍ손불면ㆍ서라벌고ㆍ중앙대), 정원중(55ㆍ함평읍ㆍ배명고ㆍ서울예술대)이 함평 출신이고, 여자프로골퍼 신지애, 전인지, 이미향은 함평이 고향은 아니지만 함평골프고 출신들이다.
기타
학계에서는 도전하는 창조적인 청년들을 지원하는 '건명원' 원장을 맡고 있는 최진석(56ㆍ대동고ㆍ서강대ㆍ베이징대 박사)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있고, 세무사 부문에서는 곽수만(57ㆍ광주일고ㆍ방송통신대ㆍ고려대 석사)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이 활동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사)열린의사회 회장을 역임한 최병기(손불면ㆍ전남대) 치과원장 등이 있다.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이옥진(77ㆍ대동면) 미사리 가야공원 회장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에 '가야공원'이라는 테마파크를 조성한 인물이다. 한국문인협회 시인ㆍ수필가이기도 한 이 회장은 2006년 한국문학세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6ㆍ4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하남시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강덕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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