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
오늘은 대망의 지푸라기 월드컵 당일입니다.
아이들 모두 자기 축구화부터 유니폼까지 만반의 준비를 해서 복지관으로 모였습니다.
월드컵이 이루어지는 송지동교회로 이동하기 전 관장님께서 다치지 않고 재밌게 즐기고 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송지동교회에서 도착하자 아이들은 공을 들고 넓은 잔디로 뛰어들었습니다.
뜨거운 햇볕에 잔디가 깔려있고 공과 골대가 세워져 있으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잠시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항상 축구하기 전 뭐부터 해야 할까?”
“몸풀기요.”
그렇게 은준이의 구호에 맞춰 몸을 풀고 팀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팀을 나누다 보니 아이들이 저와 보조로 와준 민준이를 끼워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그 대신 골키퍼만 해요.”
같이 하기 싫어하지 않을까? 하면 걱정했는데 아이들에게 고마웠습니다.
<김제스리가>
처음 맞춰진 팀은 저와 지용, 지강, 효성이가 한 팀, 민준이와, 라함, 희준, 은준이가 한 팀이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하게 되니, 아이들의 모습은 더욱 빛났습니다.
저희 팀은 이미 합을 맞춘 팀 같았습니다.
지강이는 날렵한 몸짓으로 공을 잡는 순간 골대 앞에 있습니다.
앞에서 놓친 공은 몸을 사리지 않는 지용이가 태클까지 걸며 막아줬습니다,
장난도 많이 치지만 축구할 때만큼은 합이 정말 좋은 형제입니다.
효성이도 볼을 보며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열심히 뛰었습니다.
반대로 상대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축구할 때마다 엄청난 연계를 보여주는 라함이와 은준이입니다.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뛰어다니며 저희 팀을 뚫어냈습니다.
가장 놀란 건 희준이입니다.
희준이는 묵묵하고 조곤조곤한 친구인 줄로만 알았지만, 축구장에서는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엄청난 침투력으로 항상 제 앞으로 뛰어와 슛을 때렸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축구하다 보니 모두 땀에 옷이 젖었습니다.
아이들도 20분 동안 뜨거운 날씨 아래서 축구하기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잠시 물도 마실 겸 쉬었습니다.
휴식이 끝나고 팀을 새로 짜 두 번째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민준이와 저만 바뀐 채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민준이와 저도 골키퍼에서 나와 뛰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저한테 찔러줘요.”
첫 번째 게임에는 아쉽게 은준이 팀이 졌습니다.
그만큼 은준이와 라함이, 희준이는 열심히 뛰었습니다.
<폐막식>
뜨거운 날씨 속에서 뛰고, 또 뛰고 보니 모두 지쳐있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수료식 장소인 송지동교회 교육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과 잠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 둘러앉아 수료식 진행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큰 공간에 저희끼리 저희만의 수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지푸라기 월드컵 수료식을 진행하겠습니다.”
아이들 한명 한명 이름과 활동에서 잘한 점들을 말해주며 수료증을 건네주었습니다.
수료식을 마치고 지푸라기 월드컵 현수막을 들고 다 같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의 마지막 활동을 마치고 아쉬움을 남긴 채 축구장을 떠났습니다.
지푸라기 월드컵을 진행해 오면서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이들은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참여해 주었습니다.
짧은 시간의 만남 동안 저에게 항상 인사해 주고 웃어주고 같이 축구하고 즐겨준 아이들에게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