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Kim
“천냥
빚도 말 한마디로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
만 잘해도 빚을 모두 탕감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니,
말
하는 태도에 따라 봉변도 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속담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용어로 시대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지혜와 지식의 보편적인 나눔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속담뿐만이 아니라, 우리
말 속에는 멋지고 아름다운 단어들도 참 많이
있다. 꽃구름(여러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구름), 닻별(카시오페아
자리), 노고지리, 마녁(남쪽),
도래샘(빙
돌아서 흐르는 샘물), 산마루(정상), 씨밀레(친구)
같은
말들은 문학작품에도 많이 사용되면서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오래도록
여운을 남겨주는 훌륭한 소재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양한 신조어들 때문에 국민 서로 간에
소통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세대간
차이를 실감한다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
아무데서나
신조어를 무분별 하게 사용하고 있어 많은 부작용을
초래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리
앞 뒤를 맞추어 보아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때가 많다. 우리
말은 줄임말로 바꾸어 쓰고, 영어나
일어 등을 규칙도 없이 섞어서 말을 만들기도 한다. 자주
쓰는 신조어들 중에 “땡땡이 친다” “당근이지”
또는 “사이다” 등과 같이 시니어 세대들까지도
사용할 만큼 일반화된 신조어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이 훨씬 많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신조어를 정리해
보았다.
고구마(답답하다),
된장녀, 김혜자푸드, 창렬푸드, 옥희( 오케이), 반모(반말모드), 가싶남(가지고
싶은 만큼 매력 있거나 잘 생긴 남자),
먹방(먹으면서
하는 방송), 핑거
프린세스(본인이
검색할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는 것),
멘붕(멘탈
붕괴를 줄인 말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 버카충(버스카드
충전), 장미
단추(멀리서
보면 미인인데, 가까이서
보면 추녀), 삼포세대, 오포세대,
오존세대(소량이면
상쾌하다고들 하나, 많으면
불쾌해지고 장기간 몰입하면 인체에
해롭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빵수저, 목수저, 타이어수저, 흙수저
등 다양하기도 하다. 이
모든 단어를 겨우 이해 했을 때, 여전히
더 많은 신조어가 탄생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다.
한
마디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 만큼 힐링하는 에너지가
있지만, 생각
없이 내 뱉은 한마디는 비수가 되어 상대방 가슴에
깊숙이 꽂히기도 한다. 이렇게
말의 힘은 크고 무섭다. 신혼
때 나는 음식을 잘 하지 못했다. 양식은
더 더욱 생소한 음식의 세계였다. 겨우
할 줄 알았던 것이 도넛 만드는 것 밖에 없었으니
파이, 과자,
빵이나
케익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생소한
일이었다. 그저
도서관에서 요리책를 빌려와 어설프게 흉내를 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니
맛은 물론이거니와 그 모양새가 어찌 케익이나 파이라고
감히 말할 수가 있었겠는가! 그래도
남편은 맛있다며 먹어 주었는데, 지금의
내가 과자, 케익, 그리고
파이를 맛있게 잘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나를 칭찬 해 주던 남편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했는지는 몰라도,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던 나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던
남편이 감사할 따름이다.
작년에는
예기치 않게 병고를 치렀다. 설상가상으로
약이 잘 맞지 않아 서너 번을 바꾸는 바람에 그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게 되었다. 발은
퉁퉁 붓고, 얼굴도
찐빵 모양으로 푸석푸석하게 부었다. 그런데
사람마다 반응이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사람은 “식사 조절을 안 하세요? 나이
생각해서 식사 조절을 잘 해야지요.”또는 "어머 살이 많이 찌셨어요". 또
어떤 사람은 “아마도 신장이나 간에
탈이 났나 봐요. 검사를
받아 보세요.”. "압박 양말을 신어 보라"고도 한다.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다. “아니,
세월을
붙잡아 맸어요? 하나도
늙지 않으셨어요. 보톡스를
맞으셨군요. 숨길
것 없어요. 그런데 지금
그 나이에 그런 것까지 맞고 그러세요?” 나는
“보톡스? 글쎄요,
부모님이
주신 선물이지요.”라고 말은
했지만, 휘저어
놓은 마음에 앙금이 가라앉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배려해서
하는 말인 줄 알지만, 그런
말 보다는 “요즈음 얼마나 힘드세요?
기도
해 드릴께요.” 라든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라는
말을 들었더라면 기분도 좋고, 오랜만에
만난 즐거움도 한층 더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
왔다.
요즘
한국방문에 해외교포 건강 검진 패키지가 있은 반면에
개인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것은 모국어로
편안히 진찰을 받을수 있다는 점과 찾아 가고 싶은
전문의( Specialist)을
짧은 시간에 자유자재로 선택할수가 있어 인끼
품목중에 하나다. 친구는
이곳에서는 전문의를 찾았다 해도 기다림이 너무
힘들어서 마침 방문중 이름있는 종합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거의 한달이 걸렸다고 한다.
20대나
30대가
될러고 받은 건강 검진보다는 늙어가는 나이에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요즈음은 백세시대라는데 나
자신에게도 자식들에게도 페를 끼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다가 갈때가 되면 하는 마음이었단다.
의사왈
“그 나이 70세
까지 잘 살아 오셨는데 무얼 더 바라세요 그냥 그렇게
사세요 “했단다.그
나이 까지 건강을
잘
유지 하셨네요. 지금까지
해 오신데로 하시면 백세는 아무 걱정이 없으실것에요”
라고 했어도 그 말을 진심으로 믿지는 않겠지만 그
순간에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운 말인데
“그냥 그렇게 살라니 “이런 말을 듣고 병원문을
나서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했고 슬펐다고 한다.
명의는
병을 잘 고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 한마디를 환자에게
어떻게 하느냐 에 따라 환자는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가는것을 모르는지 그 수모는 지금까지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수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끼리 서로 상처를 주고 받기 쉽고,
부정적인
말도 스스럼 없이 하긴 쉬어서 성격이나 외모, 또는
인격 등을 비교하면서, 한
마디의 말이 비수인 줄 모르고 서로를 만신창이가
되게 한다.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공부를 못하니?”
“왜,
그
모양이니?” “집안은
어떻고 시집 올 때 무엇을 해 왔니?”와
같은 말을 생각 없이 하여, 아이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한 마디로 용기를 주고, 사랑을
주고, 배려하기
보다는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분노를 쉽게 표출하는
것 같다.
구약성경
신명기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탈출하여 가네스 바네아에 도착했을
때,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말로 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살게 되었다.
십이
일이면 가네스 바네아에서 가나안 땅까지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을 무려 삼십육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에야
들어갈 수가 있었다.
배려하지
않는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를 주고,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을 남기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고,
감사
하는 말로 서로를 대한다면 관계가 아름다워질 뿐만
아니라,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