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화장실 소변기에서 흔히 '백곰' 마크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이 백곰은 국내 위생 도기 부문에서 6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대림비앤코의 상표다. 국내 최고의 욕실전문기업 대림비앤코를 이끄는 이해영(39) 사장을 소개한다
이해영 사장은 대림그룹 오너가(家)의 3세 경영인이다. 고 이재준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이복동생인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67)의 장남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7월 대림비앤코의 부사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올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그는 대표이사를 맡은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응해 회사 현황과 비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
친환경의 상징 백곰
"최근 지구온난화 때문에 지구환경 파괴의 피해자로 등장하는 동물이 북극의 백곰입니다. 백곰이 친환경의 이미지로 상징화가 된 것이죠. 우리 회사도 백곰의 상징에 걸맞게 친환경 기술에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위생도기는 물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제품인 만큼 대림비앤코는 절수를 위한 양변기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 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최근엔 기존제품보다 물을 약30%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물을 안쓰는 소변기도 개발하는 등 모두 20개의 환경마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은 양변기엔 친환경 기술외에도 여러 기술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사람들은 양변기가 단순히 배설물을 물에 흘려버리는 장치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지만 의외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좋은 양변기는 배설물이 배출구에 잘 막히지 않습니다. 쉽게 이야기해 배출구가 크면 클수록 더 많은 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는 아울러 "우리나라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많아 다른 화장실 물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물을 흘리는 파이프라인의 설계도 구미 선진국보다 대림비앤코가 더 뛰어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물때가 생기기 않도록 하는 항균
코팅 기술도 경쟁업체들이 따라오기 힘든 대림비앤코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 손실 난 손익계산보단 차입금 개선이 긍정적
대림비앤코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욕실전문 기업이지만 2008년과 지난해 경영실적은 부진했다. 2008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934억원, 4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2%, 31.2% 감소했다. 지난해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매출 692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손실은 33억5600만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 사장은 이 같은 실적부진이 적자상태인 타일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일은 공정상 적지 않은 인력에 설비
투자가 따라줘야 합니다. 그런데도 업체들이 난립돼 있는데다 주택건설 경기마저 침체되면서 (사업부문 정리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미시간 대학교 경영학석사(MBA) 출신인 이 사장은 삼성증권과 인베스터 아시아, 인트로메딕 등에서 활동한 재무통답게 회사의 재무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단순히 손익계산서 상으로 본다면 적자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성장통으로 보면 됩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오히려 순차입금과 재고상황은 매우 개선됐습니다."
이 사장 말대로 대림비앤코는 구조조정이 끝난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서 2분기까지 흑자진행중이다
# 실무
style대림비앤코는 위생도기부문 국내 1위 기업을 넘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최된 중국 상하이 전시회에 무려 45명의 인원을 파견했다. 임원은 단 3명 뿐이었고 주로 공장직원과 영업팀이나 해외사업팀 등 실무진을 주로 참가시켰다.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실무진이 바이어나 일반 고객의 궁금증을 더 잘 해결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부터가 팀장 역할을 자처한다. 그만큼 현장 중심으로 실무진의 젊은 아이디어를 경영에 많이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다음달 론칭하는 욕실 interior
컨설팅 사업 '바스플랜(BATHPLAN)`의 경우, 이 사장이 직접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취합하며
프로젝트 팀을 직접 이끌고 있다.
"실무진부터 앞선 기술과 디자인 트렌드를 잘 알아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현장의 젊은 생각을 경영에 적극 반영해 우리 회사를 세계적인 욕실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이해영 사장 프로필>
-
서강대학교 경영학 졸업- 미시간 대학교 MBA 졸업- 삼성증권 기업금융팀 M&A팀- 인베스터(Investor) 아시아 차장: 스웨덴 발렌베리(Wallenberg)가의 아시아 지역 투자회사 (홍콩소재)- 인트로메딕(IntroMedic) 상무이사: 의료기기 제조 전문 업체- 대림비앤코 부사장(2008년 3월 ~ 2010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