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국 국제 및 광무개혁의 성격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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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대한국 국제
제1조 대한국은 세계 만국이 공인한 자주독립제국이다.
제2조 대한국의 정치는 만세불변의 전제 정치이다.
제3조 대한국 대황제는 무한한 군권을 누린다.
제5조 대한국 대황제는 육, 해군을 통솔한다.
제6조 대한국 대황제는 법률을 제정하여 그 반포와 집행을 명하고 대사, 특사, 감형, 복권 등을 명한다.
제7조 대한국 대황제는 행정 각부의 관제를 정하고 행정상 필요한 칙령을 발한다.
제9조 대한국 대황제는 각 조약 체결 국가에 사신을 파견하고 선전, 강화 및 제반 조약을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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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국 국제는 일종의 헌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헌법이라 하지 않고 국제(國制)라 한 것은 이것이 의회의 동의를 얻어 제정된 것이 아니라 황제가 일방적으로 선포한 것이기 때문이다. 제1조에서는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임을 강조하였고 또한 '자주독립민국'이 아니라 '자주독립제국'이라 천명하여 주권이 국민이 아니라 황제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제2조에서 대한제국의 전제적 통치 체제를 더욱 분명하게 밝혔다. 제3조와 제5조에서 황제의 군사 지휘권을, 제6조와 제7조에서 황제가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 3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음을 밝혔다. 제9조에서는 황제가 외교권도 가졌음을 밝혔다.
이와 같이 대한국 국제로 상징되는 광무개혁의 근본적인 성격은 전제왕권의 강화로서 다분히 복고주의적이었다. 대한제국의 집권층은 광무개혁을 추진하면서 갑오, 을미개혁이 지나치게 급진적이었다고 비판하고 입헌군주제를 추진한 독립협회의 활동을 탄압하면서 점진적인 개혁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광무개혁의 기본 원칙은 봉건적인 통치 질서로의 복귀를 뜻하는 구본신참(舊本新參:옛 것을 근본으로 삼고 새 것을 참고로 함)으로서 개항 초기의 동도서기(東道西器)나 중국 양무운동의 중체서용(中體西用), 또는 일본의 개항 초기 화혼양재(和魂羊材) 등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었다. 광무개혁은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전제군주체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상공업만을 장려하였다. 결국 광무개혁은 집권층의 보수적 성향과 열강의 간섭까지 겹쳐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