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건반은 12개의 반음으로 한 옥타브를 이루고 있다. 1년은12달로 나뉘어 있고, 12시간을 주기로 오전과 오후가 흘러 오롯이 하루를 채운다. 예수는 12명의 제자를 뒀고, 십이지는 12년을 주기로 반복된다. 또한 12개의 검은색 정오각형으로 이뤄진 축구공에 이르기까지…. 12라는 숫자는 단순한 수치 외에‘이뤄내다’또는‘완성하다’는 또 하나의 의미를내 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년 전, 무예신문을 창간했던 당시도 지금과 같은 10월이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로 온 나라가 들썩일 때, 무예신문은 무예인의 권리장전을 목표로 창간됐고, 12년 간 무예 정론지로서의 제 역할을 수행하며 이제‘온전함’이라는 하나의 목표점을 이뤄냈다.
그 기간, 무예ㆍ체육계에도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대한민국무예대상시상식 개최, 전통무예진흥법(이하 무진법) 시행, 택견 유네스코 등재, 세계 태권도인들의 성지인 태권도원의 개원 등이 이뤄졌는가 하면, 멀게는 사문법으로 전락한 듯 보이는 무진법부터 가까이는 일선 도장들의 심각한 경영난까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예종목마다 협회는 난립하고, 무예인들은 이합집산을 이루며 혼란을 야기했다. 무예계의 희망을 찾아보려고 해도 캄캄한 터널 속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12년 전과 비교해도 무예계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여기에 각종 비리로 만연된 무예ㆍ체육계의 민낯은 이미지 실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번 계기를 기회로, 다가올 12년은 발전과 기쁨의 창간사를 게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더불어 지난 12년의 세월은, 언론에도 변화를 요구해왔다. 인터넷의 활성화와 플랫폼의 다양화를 꼽을 수 있다. 문제는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 요즘, 일부 인터넷언론매체들이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보도하거나, 권력과 금력에 빠져 기득권층의 대변자가 되어 진실을 왜곡, 날조하는 등 언론이 사회의 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저널리즘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기자를 지칭해 ‘기레기’라고 칭하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까.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갖추어야하는 과제는‘저널리즘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바른 언론은 정론 보도로서 양심의 등불 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 동안 무예신문은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어떠한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에도 단호히 배척해왔기에 당당하다고 자부한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힘이 들기 마련이다. 무예신문이 정론의 빛을 더욱 밝힐 수 있도록 무예ㆍ체육인들의 지속적인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무예신문은 더욱 엄격한 자세로, 공정함과 진실함을 실현해나갈 것임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