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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이네, 라고 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요.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 저는 벌써 두꺼운 옷을 입고 다녀요. 이대로 옷이 조금만 더 두꺼워지면 완전한 겨울, 그리고 해가 바뀌겠네요. 옷이 바뀔 때마다 함께 변하는 계절을 생각하니, 나이가 어려도 일 년 더 나이 먹기 싫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이번주부터 중간고사 기간인데요, 에휴 2학기 개강한지 한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시험이라니요. 이렇게 물 흐르듯 가는 시간이 밉지만 더 이상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을 뿐입니다. 매일매일 시간을 붙잡아 두고 싶어서 떠나보내는 시간 아쉽지 않게 1분1초 아끼며 알차게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안 그래도 게으른 몸이 좀처럼 움직여주질 않는데다 날씨까지 추워지니 이거 원 참, 자꾸만 자꾸만 침대로 그리고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가게 되네요.
그래도 다들 일어나셔서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지나가는 가을 속에서 걸어보시길 바랄게요. 수업에 가면서, 직장에 가면서. 빨갛게 노랗게 물든 나무도 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하늘도 느껴보고요. 참,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때문에 다들 감기에 걸리지는 않으셨나요? 요즘 같은 날씨, 감기 걸리기 쉬운 날씨니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자, 이제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저랑 세 편의 영화에 대해 수다 떨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도서관은 방송중 오늘의 예비사서 문지혜입니다.
M1 아이유-Voice Mail (4:06)
방금 듣고 오신 곡은 아이유의 Voice Mail입니다. 이 곡은 얼마 전 발매된 아이유의 정규 3집 앨범에 실린 곡인데요. 아이유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라고 합니다. 소속사에서는 이 노래를 앨범에 실을 것을 반대했지만 아이유의 고집으로 어쩔 수 없이 넣은 노래라고 하네요. 이 노래의 가사는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요, 특히 저는 ‘근데 솔직히 조금은 헷갈리게 만든 네 책임도 있는 거 아냐?’라는 가사가 굉장히 맘에 들어요.
오늘 저와 함께 보실 첫 영화는 애잔한 옛사랑의 이야기를 다룬 조승우 손예진 조인성 주연을 맡은 곽재용 감독의 ‘클래식(2003)’입니다.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정말 손꼽히는 로맨스 영화로 많이 알려져 있는 영화인데요. 그 당시의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과 영화를 보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아프게 하는 주인공들의 피할 수 없는 슬픈 이별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준하 역에 조승우, 상민 역에 조인성, 현재의 지혜와 과거의 주희 역에 손예진이 캐스팅 되었고, 영화에서 손예진은 1인 2역을 맡습니다. 현재의 시간 속에서 조인성을 짝사랑하는 여대생인 지혜로, 과거의 시간 속에서는 조승우와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주희를 연기합니다. 극중 지혜는 해외여행을 간 엄마 주희의 빈자리를 털기 위해 다락방을 청소하던 중에 과거 엄마 주희가 준하와 주고받은 연애편지들을 발견합니다. 그 편지들을 읽어가면서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되죠.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간 준하는 그곳에서 주희를 만나, 한눈에 그녀에게 매료됩니다. 그런 주희가 자신에게만 은밀하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해오고 흔쾌히 수락한 준하는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주희와의 약속 장소에 나간다. 그런데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배가 떠내려가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이 일로 주희는 집안 어른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수원으로 보내집니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고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친구 태수에게 연애편지의 대필을 부탁받는데, 상대가 주희란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하지만 준하는 태수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태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희에게 편지를 씁니다. 과거의 준하처럼 현재에서는 지혜가 친한 친구로부터 상민에게 보낼 연애편지 대필을 부탁받습니다. 지혜도 친구처럼 상민을 짝사랑하고 있었고 비록 대필 편지이고 자신의 이름으로 보내지는 편지는 아니지만 자신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씁니다.
이쯤에서 잠시 노래 한 곡 들을까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빠 차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고 엄청 흥얼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너무나 유명한 노래입니다. 지금 저희가 이야기 나누고 있는 영화 ‘클래식’의 OST, 자전거를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입니다.
M2 자전거를 탄 풍경-너에게 난 나에게 넌 (3:43)
자, 클래식 이야기를 이어서 더 해볼까요? 비록 대필편지였지만 준하와 주희는 둘만의 사랑을 계속해서 키워갑니다. 하지만 집안의 결정에 따라 주희는 준하의 친구인 태수와 결혼을 약속하게 되고 준하와 주희는 가슴 아픈 이별을 직감하게 됩니다. 태수의 자살소동으로 준하는 결국 주희의 곁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앞에 다시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주희와 준하는 다시 재회하게 되고 전쟁터로 떠나는 준하의 손에 주희는 과거 그들의 사랑의 징표였던 목걸이를 건네주며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준하는 전쟁터에서 떨어뜨린 주희의 목걸이를 주워오다가 적의 공격을 받아 눈을 실명하게 되고 이 사실을 모른 채 주희는 준하와 만납니다. 주희는 울고 있는 자신에게 건강해 보이고 좋다고 말하는 준하를 보고 그가 실명했음을 알게 되고 둘은 그렇게 서로에 대한 마음을 맘 속 깊이 간직한 채 살아갑니다.
지혜는 엄마의 편지를 통해 엄마 주희의 옛사랑에 대해 알게 되고 우연히 이러한 이야기들을 상민에게 말할 기회가 생깁니다. 이야기가 끝난 후 상민은 목걸이를 꺼내는데 그것은 바로 주희가 준하에게 주었던 목걸이. 그러니까 상민은 준하의 아들이었던 거죠. 서로를 사랑했던 준하와 주희,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던 그들의 사랑. 각자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낳은 준하의 아들 상민과 주희의 딸 지혜 그리고 현재 서로를 사랑하는 상민과 지혜. 이루어지지 못해 안타깝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남은 사랑이야기, 클래식 이었습니다.
영화 클래식은 10년 전 영화이지만 지금 봐도 충분히 설레는 명장면과 명대사들이 많은데요,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들 중 하나씩을 꼽자면 명대사로는 준하가 주희에게 보냈던 편지의 한 일부분으로 등장하는, ‘창밖을 봐. 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귀를 귀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너를 사랑하고 있는거야. 눈을 감아봐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너를 사랑하고 있는거야.’가 많이 뽑히고 명장면으로는 단연 손예진과 조인성이 비 오는 캠퍼스에서 조인성의 옷을 우산을 대신해서 함께 뛰어가는 장면이겠죠? 바로 이때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노래가 아까 들으셨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입니다. 영화 클래식의 OST가 그 해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음악상을 수상할 정도였으니 음악들이 얼마나 영화와 잘 맞았는지 알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영화였는지 그 영향력을 짐작하게 합니다. 자, 이제 클래식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또 다른 클래식의 OST를 들려 드리려해요. 이번에 들으실 노래는 이별의 슬픔을 위로하는,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입니다.
M3 김광석-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4:58)
여러분, 다양성 영화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다양성 영화란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시네마워크 사업계획안'에 언급된 용어로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을 총칭하는 말로 쓰입니다. 대규모의 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상업영화와 달리 소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되며 배급이나 상영 규모에 있어서도 소규모로 진행됩니다. 장르에 제한이 없어 다양한 소재나 문제를 자유롭게 다루거나 실험적 시도에 의해 영화가 제작되기도 하구요. 그러나 수익성은 높지 않아 관객 2만 명이 들면 흥행했다고 여깁니다.
다양성 영화는 상업영화만큼 많은 스크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점이 가장 안타깝고 개선되어야할 점인데요. 최근에는 이런 다양성영화의 필요성에 주목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도처 곳곳에도 다양성영화만을 상영하는 영화관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 광주에도 이런 다양성 영화 극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바로 충장로에 있는 ‘광주 극장’입니다.
광주극장은 1934년에 상영을 시작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자, 스크린이 하나 뿐인 단관 극장입니다. 광주극장은 관객이 한 명이라고 해도 영화 상영을 쉬지 않는 극장인데요, 이 광주극장에서는 우리가 대형 상업 영화 극장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스크린이 하나뿐이기 때문에 시간마다 다른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광주극장 카페에 가셔서 시간표를 꼭 확인하시길 바랄게요. 극장 외부와 내부는 79년 전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그 흔한 종이포스터 대신 그림 포스터가 대신하고 있죠. 광주에 이런 옛 모습이 남아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괜시리 마음이 좋아지기도 하네요.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되고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아, 그런데 주의하셔야 할 점이 하나 있어요. 광주극장은 난방시설이 좋지 않으니 영화 보실때는 꼭 두툼한 옷들이나 담요로 온 몸을 두르고 보는 거 잊지마세요.
저는 여러분과 함께 볼 두 번째 영화로 다가오는 11월 1일에 광주극장에서 상영할 영화, 까미유 끌로델을 골랐습니다. 지난 10월 24일에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까미유 끌로델’은 로댕의 연인이자 제자였던 비운의 여성 조각가 까미유 끌로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지난 1988년 개봉되었던 적이 있는 이 영화는 2013년에는 그녀가 정신병원에 수감된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제가 소개해드리기 전에 먼저 까미유 끌로델이라는 인물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까미유 끌로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저희 노래 한 곡만 듣고 올게요.
M4 메이트-너에게...기대 (4:42)
방금 듣고 오신 노래는 메이트의 너에게..기대 라는 곡이었습니다.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그룹이 아니라서 많은 분들에게 생소할 것 같은데요, 노래 들으면서 생각하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듣기에는 좋은 노래들이 많으니 한 번 찾아서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 이제 까미유 끌로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볼까요? 1864년 12월 8일 등기소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루이 프로스페르 클로델과 어머니 루이즈 아타나이즈 세실 세보르사이에서 1남 2녀 중 첫째로 태어났습니다. 카미유는 13살 때 가정교사로 젊은 조각가 알프레드 부셰를 맞이했는데 카미유는 이때 조각의 기초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카미유는 조각미술에 재능을 보였고 아버지는 조각가가 되고자 하는 딸을 위해 헌신적인 후원자가 되었으며 카미유는 스승 부셰의 추천으로 인상파 화가를 다수 배출한 콜라로시라는 개인 아틀리에에서 본격적으로 조각 미술 수업을 받게 되었는데, 이때 어린시절 가정교사였던 조각가 알프레드 부셰로 부터 본격적인 지도를 받게 됩니다. 1882년 알프레드 부셰가 살롱전 입상으로 1년간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을 떠나게 되자 부셰는 자신의 후임으로 42세의 오귀스트 로댕을 추천하고 까미유는 그를 두번째 스승으로 맞게 됩니다.
당시 카미유는 18세에 불과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로댕의 조각 제작조수로 발탁되어 일하게 되었고 로댕은 가르치기 보다는 자신의 작업에 참여하여 실제 본보기를 보면서 배우기를 원했습니다. 카미유는 로댕의 유명한 작품인 《지옥문》과 《칼레의 시민》을 제작하는데 참여했는데 이때부터 그녀의 조각은 로댕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또한 그녀는 로댕으로 부터 재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녀는 당시 작가들과 교류가 넓지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로댕만이 그녀에게 최선의 예술이자 유일한 예술이었습니다.
이 무렵 로댕과 카미유는 사제지간에서 연인관계가 되어가기 시작했고 로댕과 카미유는 몇 차례 동반 여행을 다니기도 했으며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로댕은 20년 동안 부부처럼 지내온 로즈 뵈레가 있었으며 카미유와 두 여자 사이를 오가는 생활을 지속했고 그외 많은 여자들 사이를 오가며 여성 편력 또한 심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카미유는 로댕과 결별하기로 결심하고 혼자 라 부르도네 가에 새로운 아틀리에로 이주하여 자신의 조각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하는데 열중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생활환경은 열악했고 점차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로댕은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카미유를 보며 고통스러워했고 형편이 어려운 카미유에게 자신의 고객을 보내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 그녀의 조각품을 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카미유는 이제 더 이상 로댕의 연인이나 제자가 아니라 조각가 카미유로 평가받기를 원했고 자신의 세계를 창작하는데 몰입했습니다. 한때 작곡가 클라우드 드뷔시와 잠시 연인관계를 유지하기도 하였지만 곧 그에게도 오랫동안 연인으로 지낸 동거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와 결별합니다. 이후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끊고 홀로 조각가로서 치열함과 열정으로 작품활동을 계속 해 나갑니다. 하지만 카미유는 점점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생활은 사람들과 떨어져 고립되어 갔습니다. 1909년부터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였고 1913년 그녀의 절대적인 후원자인 아버지가 사망하자 그 충격이 더해졌습니다. 그해 3월 8일 카미유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동의하여 카미유는 빌에브라르 정신병원에 입원하기에 이릅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해 9월 7일 프랑스 남부 보클뢰즈의 몽드베르그 정신병자 수용소에 수용되었고 카미유의 병세는 점차 악화되었고 수용소에 수용된 지 30년만인 1943년 10월 19일 뇌졸중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사망 후 무연고자로 처리되어 무덤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카미유의 작품들 중 상당수는 그녀 손에 의해 파괴되어 온전하게 남아있는 작품이 많지 않지만 대표적인 작품으로 《키스》, 《사쿤탈라》, 《영원한 우상》, 《왈츠》, 《중년》, 《내맡김》, 《벽난로 가에서의 꿈》, 《페르세우스와 애원(마지막 작품)》 등이 있습니다.
2013년의 또 다른 영화 ‘까미유 끌로델’에서는 사랑에 갇힌 예술가, 까미유 끌로델의 열정 그리고 파멸까지를 다룹니다. 프랑스 남부의 한 정신병원에 수감된 그녀는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지도, 다시는 조각을 할 수도 없는 고립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메마르고 적막한 풍경과 병원 환자들의 절규가 하루하루 숨을 조여 오는 가운데 남동생 폴 끌로델의 방문 소식은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 됩니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려왔던 동생과의 만남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 어긋나기만 하네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비운의 예술가 까미유 끌로델, 유난히 쓸쓸했던 1915년 겨울의 기억이 펼쳐집니다.
그녀의 슬픈 이야기로 분위기가 좀 무거워졌네요. 우리 좀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좋은 노래 한 곡 듣고 올까요? 이번에 들려드릴 곡은 연주곡입니다. 많은 분들의 마음을 끈, 일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 ‘인생의 회전목마’입니다.
M5 히사이시 조-인생의 회전목마 (5:13)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영화를 모르신채 음악을 먼저 들어보신 분들은 이게 정말 애니메이션 OST란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웅장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전개를 가지고 있는 곡인 것 같아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에 의해 2004년 개봉한 영화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난 9월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를 세상에 공개한 후 공식적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아마 이 분 애니메이션 안 본 사람이 없을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으로 아주 큰 사랑을 받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오늘 제가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아보기 전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해드릴게요.
미야자키하야오 감독은 1941년 1월 5일 일본 도쿄에서 출생하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결심하였으나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공부하였습니다. 대학시절 청소년 신문에 만화를 기고하였으며 1963년 졸업 후 도에이 동화에 입사하여 뒷날 동업자가 된 다카하타 이사오의 작품에 메인 스탭으로 일하다가 프로덕션으로 옮겨 TV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1978)으로 첫 데뷔를 하게 됩니다. 1년 후 연출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루팡 3세 : 칼리오스트로성의 비밀》과 다음 작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의 흥행 성공으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미야자키는 다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합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작품은 1986년 <천공의 성 라퓨타>로 일본에서 80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특히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는 실사에서 표현할 수 없는 카메라 기법과 리얼한 배경 등이 돋보여 그가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대부에 오르는 데 큰 몫을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꼽히는 1988년에 개봉한 <이웃집의 토토로>는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일본의 모든 극영화를 제치고 국내 모든 영화제의 상을 휩쓸어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사춘기 소녀의 심리를 묘사한 《마녀 우편배달부》(1989), 《붉은 돼지》(1992) 등을 발표하였습니다. <마녀 배달부 키키> 또한 흥행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그해 일본의 키네마 준보가 집계한 연간 흥행 순위에서 무려 300만 명이라는 폭발적인 관객 확보에 성공하였습니다. 1979년 <은하철도 999>의 극장판 이후 20년 만에 만화영화가 연간 흥행 순위 1위에 랭크되는 쾌거를 올렸죠. 1992년 7월 개봉된 《빨간 돼지》는 상영된 그해 일본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하였고 1993년 앙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하여 만든 1997년 개봉한 <원령공주>는 제작비 20억 엔을 투자하여 일본 관객 1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기록도 세웠습니다. 2001년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에서 주말 3일 동안 122만 명의 관객을 동원, 총 16억 3천만 엔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2천 4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미국 흥행작들의 기록을 경신했고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베를린영화제 최우스작품상과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 장편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2002년 <고양이의 보은>, 2004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개봉하면서 2005년 제63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명작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겆아에게 주어지는 공로상인 명예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아, 그리고 빨간머리 앤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손길이 들어간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비록 총 책임을 지휘하는 감독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었구요, 스튜디오 지브리 동업자는 다카하타 이사오의 작품에 도움을 더한 것입니다. 장면연출을 담당했었다고 하네요.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흥행작은 세려면 두 손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데요. 그 중 오늘 제가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 영화 얘기로 들어가기 전에 쉬어가며 노래 한 곡 듣고 가요 우리. 들을 때가 된 것 같아요. 지금 저희가 이야기하려는 영화의 OST. ‘언제나 몇 번이라도’입니다.
M6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언제나 몇 번이라도 (4:56)
다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개봉한 지 되고 오래 지난 후에 이 영화를 접했는데요. 두 시간 동안 제가 센과 치히로의 세계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미친 듯한 상상력에 정말 감탄했죠. 어쩜 이렇게 무궁무진하고 차원이 다른 상상을 하시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2년 작품이구요, 네이버 평점순위 랭크 10위안에 등극, 세계적인 영화들 레옹, 터미네이터2, 인생은 아름다워, 사운드 오브 뮤직과 함께 떡 버티고 있습니다. 간단한 내용을 소개해드리자면 짜증 잘 내고, 칭얼거리기 좋아하는 평범한 열 살 짜리 소녀 치히로가 가족과 은인을 위해 고난을 해결해 나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이 애니메이션은 꼭 어린아이가 아니더라도 어른들에게도 많은 감동으로 다가왔죠. 보고 또 봐도 감동이 다르고 최고라고 말하여지는 이 영화. 아직 보지 않은 분들에게, 그리고 이미 본 분들에게도 다시 한 번 추천합니다.
오늘의 도서관은 방송중, 영화를 테마로 해서 진행되었습니다. 총 세 편의 영화를 저와 함께 감상하셨는데요. 좋은 시간으로 남길 바라며 오늘의 예비사서 문지혜 오늘의 도서관은 방송중을 마치겠습니다. 잠드는 그 시간까지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마지막으로 보내는 노래, 감성적인 세 명의 목소리. 어반자카파의 ‘거꾸로 걷는다’입니다. 감사합니다.
M7 어반자카파-거꾸로 걷는다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