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수지면 호곡리의 유형문화재 민속자료 149호인 몽심재(夢心齋)의 입구 도로변에 아담하게 세워진 수지교당은 원기93년(2008년) 10월에 신축 봉불되었다.
농촌지역에 어울리게 아담하게 1층으로 지워진 교당은 벽돌식 벽에 전통의 기와를 올린 구조로 ㄱ자형의 배치로 일측에는 법당을 다른측에는 생활관과 응접실을 마련하였다.
(수지교당의 전경 왼쪽건물이 법당건물이고 오른쪽 건물이 생활관 건물이다)
법당은 그 구조를 색다르게 원통형의 불단을 조성하여 이 원형불단을 머리로 하고, 천정을 거북이 모양으로 나타내어 마치 원불교의 교리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시골 교당의 모범이 될 만한 크기 및 구조의 모범으로 활용 될 만 하였다.
아울러, 원통의 불단은 건물 외부로 원통형의 모양이 나타나도록 하여 우주의 기운이 하나로 모이는 모습과 함께 원의 형상화된 모양을 보여 주고 있다.
(법당 및 불전 모습)
(거북이 모습으로 교리도 모양을 나타내고 있는 불전 및 천정)
몽심재라고 하는 것은 남원의 삼대 만석꾼 중의 하나인 죽산박씨의 종가집(연당 박동식)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곳 호곡리에 죽산박씨가 번창할 때에는 120여호가 거주를 하였다고 한다.
몽심재는 지리적으로 구례, 순천 지역에서 과거를 보러 올라가는 선비들이 들리는 단골 사랑채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함양 쪽에서 넘어오는 영남선비 들도 남원을 거쳐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심적인 위치로서 이들 과객들을 후하게 대접을 함에 따라 부담없이 이곳에 둘러 의견을 소통하는 사랑방 구실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랑채는 “5칸 접집”의 형태로 앞면과 뒷면을 사용하는 두겹으로 된 5칸의 건물로 실제적으로는 10칸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몽심재의 입구 모습)
( 왼쪽이 사랭채 이며 오른쪽은 안채를 들어가기 위한 중간 대문)
(ㄷ자형의 안채 모습)
(대문을 안에서 바라본 모습, 왼쪽이 집안에 있는 커다란 바위)
몽심이란 이름은 송암 박문수가 지은 시구 (마을을 등지고 늘어서 있는 버드나무는 도연명이 꿈꾸고 있는 듯하고, 산에 오르니 고사리는 백이 숙제의 마음을 토하는 것 같구나)의 끝자인 몽(夢)자와 심(心)를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언뜻 보면 문학적인 냄새가 풍기는 이름 같지만 대의명분과 지조를 지키지 위해 스스로 가시밭길을 택했던 조선 선비의 단호한 각오를 나타내는 문구라고 한다.
몽심재는 남서향의 언덕바지에 3단의 높고 낮은 터를 마련하여 크게 1자형의 대문간채, 1자형의 사랑채, ㄷ자형의 안채를 세우고, 그 가장자리에 행랑, 별당 등의 부속채로 이루어진 형태이다.
특이한 것은 사랑채 마당에 커다란 하강암의 바위가 놓여 있어 풍수적으로 이 바위가 혈구 (穴口)기능을 한다고 한다.
이와같은 몽심재는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청룡자락이 아미사(蛾眉沙) 안대(案帶, 案山)로 내려온 호두형의 형국이 여자도임을 많이 배출한다는 풍수가의 예언이 맞는 것인지 여자 후손이 발복을 받아 40여명의 교무중 30여명의 여자 교무가 배출되었다고 하니 매우 이채롭다고 하겠다.
몽심재의 3대 주인인 박해창의 2남2녀의 차남인 상산(常山) 박장식(朴將植) 교무님은 경성법학전문학교를 나와 개인사업을 하다 대종사님을 만나 31세의 나이로 원불교에 출가하여 그 당시에 만석꾼의 아들이자 경성법전을 나온 인텔리가 도를 닦겠다고 출가를 한 사건이 남원의 뉴스가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본 수지교당은 원기 24년(1939년) 남원교당의 연원교당으로 창립되었고, 상산님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본인의 집(현재의 교당터)을 원불교 교당으로 개조하여 사용하여 왔다고 한다.
그러나, 교화의 정체와 오랜 건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원기 92년 종가 며느리인 고 순타원 유순열교도님의 종제식에 모인 죽산박씨의 원로 및 현직 교무님들이 노후된 교당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신축을 위한 요인회의 구성과 함께 천일기도의 결제식을 통하여 새롭게 교당을 신축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죽산박씨의 교무님들 중에는 상산 박장식 종사님을 포함하여 일본교구장으로 일본에서 20년간 포교활동을 하신 박제권교무님, 미국캘리포니아 교당에 근무하면서 원불교 영성운동을 20년 넘게 전개한 박성기교무님, 한국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박청수교무님 들이 있다고 한다.
상산님은 몽심재를 “우리의 꿈(夢)은 마음(心)공부 잘하는 것(齋)”이요, 몽심재 앞마당의 커다란 바위인 주일암(主一岩)은 “일원대도가 주인”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했다고 하신다.
몽심재의 주인이 이를 교단에 희사함에 따라 향후 수지교당은 몽심재를 연계한 문화교화와 함께 다문화가정을 위한 교화를 전개하여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수지교당이 몽심재를 연계한 새로운 문화교화의 장을 마련하여, 이런 교화의 현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무가 많이 배출되는 현장이 되었으면 한다.
답사일자 : 2009년 4월 11일
작성일자 : 2009년 4월 13일
교당주소 : 전북 남원시 수지면 호곡리 617번저 (전화 : 063-626-4042)
대담 : 곽일정 교무
첫댓글 원불교의 명문집안이군요. 죽산박씨 가문은... 19세기와 21세기가 함께 어우러진듯한 멋진 교당입니다. 성지순례때 역사적 가치가 있는 교당순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듭니다.
열심히 읽어 주시고 댓글도 열심히 달아주시는 하진님께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
애도 쓰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전국 각 교당을 볼 수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요...뭘요... 이렇게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