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통합기획은 속도전이라 했다.
그 가운데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것이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율 75% 확보다. (다행히 재개발도 70%로 낮춰질 예정이다) 지금 진행 중인 정비구역 지정 동의서와도 이어지는 이야기다.
동의율은 결국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인 숫자다. 우리 이웃은 어떤 분들인지 정비계획(안)에 적힌 내용으로 살펴보자. (최종 정비구역 지정안에서는 바뀌었을 수 있다)
우리 구역에는 지금 몇 명이나 살고 있을까?
우리 구역에는 모두 1,027가구, 1,762명이 살고 있다.
살고 있다고 해서 모두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토지나 건축물을 소유해야 각종 동의서를 낼 권리가 생긴다. 이런 분들을 '토지등소유자'라고 부른다.
가옥주 556가구가 곧 토지등소유자 556명이라는 뜻도 아니다. 우리 구역에 살지 않으면서 집이나 땅을 가진 분도 있고, 한 사람이 여러 채를 가진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구역의 건축물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우리 구역에는 건축물이 모두 388동 있다.
388동 가운데 단독·다가구주택이 289동으로 가장 많다. 74.5%나 된다. 3화에서 본 1인당 대지지분 1위가 여기서 나온다.
주택 유형별로 몇 가구가 살고 있을까?
단독·다가구주택은 289동에 622가구가 살고, 공동주택은 44동에 403가구가 산다.
공동주택 403가구 가운데 49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71가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가진 집이다. 두 공공기관이 가진 120가구를 빼면, 개인이 가진 공동주택은 283가구다. 또 이 가운데 40가구쯤은 다세대주택을 두 채 이상 가진 소유자의 집이다. 한 사람이 여러 채를 가져도 소유자로는 한 명이니, 공동주택의 개인 소유자는 260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건물 수로는 단독·다가구주택이 여섯 배 넘게 많다. 그러나 소유자 수로 보면 양쪽이 비슷하다. 다가구주택은 여러 가구가 살아도 주인은 한 사람이지만, 다세대주택은 집집마다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단독·다가구주택이 289동, 공동주택의 개인 소유자가 280명쯤이니, 두 쪽의 소유자 수는 엇비슷하다. 추진위원회나 주민협의체, 조합이 꾸려질 때 그 구성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토지등소유자의 나이는 어떻게 될까?
단독·다가구주택 소유자는 70대가 31.5%로 가장 많고, 공동주택 소유자는 60대가 25.7%로 가장 많다.
60세 이상만 전체의 56.9%다. 단독·다가구는 75.6%, 공동주택은 39.8%다. 우리 이웃의 절반 이상이 예순을 넘겼고, 앞으로 꾸려질 조합도 그만큼 연세 지긋한 조합이 된다는 뜻이다.
나이가 많다고 재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만나뵙고 말씀 나누면 다 재개발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이 있으시다.
신당10구역은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의 가사를 바꿔 "재개발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노래하며 동의서를 모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토지등소유자는 정확히 몇 명일까?
등기부등본을 하나씩 떼어 보지 않는 한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마저도 각자의 사정에 따라 소유 관계가 계속 바뀐다.
정비계획(안)에는 토지등소유자가 모두 613명으로 적혀 있다. 다만 언제를 기준으로 조사한 숫자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소유 관계는 그 뒤로도 바뀌었을 테니 지금은 이보다 조금 많거나 적을 수 있다. 여기서는 620여 명을 기준으로 셈해 보자.
620명의 75%는 465명이다. 465명이 동의해야 조합이 설립된다.
동의율이 75%에서 70%로 낮아진다면?
국토교통부는 2026년 8월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하면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관련 도시정비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다만 아직 시행 중인 법은 아니다. 국회 통과와 시행일, 그리고 이미 진행 중인 구역에도 적용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언론은 2026년 하반기 안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명이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조합설립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것이 마지막 5%다.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다.
재개발의 속도는 서로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 구역의 토지등소유자는 단독주택을 가진 분, 다가구주택을 가진 분, 다세대주택을 가진 분, 상가를 가진 분, 땅만 가진 분이 섞여 있다. 나이도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누군가는 재개발이 하루빨리 진행되기를 바라고, 누군가는 자기 재산이 어떻게 평가될지 몰라 망설인다. 망설이는 이웃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내 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려 주는 정보다.
신속통합기획으로 행정 절차가 빨라진다고 재개발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조합설립 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의 의견 차이가 커지면 사업은 얼마든지 늦어진다.
서로가 어떤 처지인지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동의율을 높이는 가장 빠른 길이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적이 아니다. 방법이 다를 뿐이다.
육하원칙에 따라 연재하고 있습니다.
[Who] 중곡동 재개발 조합원
[8화] 중곡1동 A구역의 토지등소유자 약 620명은 어떤 분들일까?
https://cafe.daum.net/jgdong/MlCw/6
[Why] 중곡동 재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
[3화] 서울시 최고의 '귀족 재개발' 중곡1동 A구역
https://cafe.daum.net/jgdong/MlCw/2
[4화] 중곡1동 A구역 (254-15 일대) 재개발, 아파트 급지표로 몇 급지?
https://cafe.daum.net/jgdong/MlCw/3
[Where] 중곡동은 어떤 곳인가?
[1화] 내가 아기일 때, 중곡동도 아기였다.
https://cafe.daum.net/jgdong/MlCt/1
[2화] 중곡동에 '올림픽종합운동장'과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질 뻔했던 이야기
https://cafe.daum.net/jgdong/MlCt/3
[7화] 수양대군 납시오! 조선시대 왕들의 사냥터, 중곡동의 화려한 부활
https://cafe.daum.net/jgdong/MlCt/4
[When] 언제 무엇을 내고 정하나
[6화] 재개발하며 내야 할 동의서와 투표는 뭐가 있나? "동의서 냈는데 왜 또 내래?"
https://cafe.daum.net/jgdong/MlCw/5
[9화] 세입자 보증금과 이주비, 내 돈은 언제 오가나 ① 단독·다가구주택편
https://cafe.daum.net/jgdong/MlCw/7
[10화] 분담금과 이주비, 내 돈은 언제 오가나 ② 공동주택편
https://cafe.daum.net/jgdong/MlCw/8
[11화] 중곡1동 A구역 상가 건물 117곳 재개발 가이드
https://cafe.daum.net/jgdong/MlCw/9
[What] 무엇을 재개발로 지어야 하나
[5화] 중곡1동 A구역이 3~4급지 아파트가 되는 방법 세가지
https://cafe.daum.net/jgdong/MlCw/4
[How] 어떻게 진행되나?
[12화] 그동안 내가 한 선택으로 중곡1동 재개발은 어떻게(How) 진행되고 있나?
https://cafe.daum.net/jgdong/MlCw/10
[13화] 공공주도 재개발과 공공지원 민간 재개발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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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코앞의 위협, 민간 도심복합개발(민도복)이 군자역 주변에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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