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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9차 개금 밀면 후기 - 색다른 정모
서울 간 부산 사람, 서울 친구 만나서
"날씨도 후덥지근한데 우리 어데 가서 시원한 밀면이나 한 그릇 묵자"
"밀면이 뭔데?"
"일마 바라야, 니 밀면도 모루나? 그기 얼마나 마싯는데"
"글세, 난 금시초문인데......."
"시껍다 마, 퍼뜩 앞장서거라"
그러나 둘이서 온 식당가를 다 찾아봤으나 밀면집은 없었다.
그렇습니다. 밀면은 부산 지방의 고유 음식입니다.
서울엔 밀면이란 음식도 없고 밀면집도 없습니다.
냉면은 메밀로 만들고 맛은 담백하나 원재료(메밀)가 비싼 관계로 양은 적은 게 가격은 비쌉니다.
반면에 밀면은 밀가루로 만들어 가격이 싸고 양도 푸짐하고 구수한 맛이 납니다.
서민들 먹기엔 안성마춤이지요.
오히려 맛이 냉면 보다 훨 낫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듯, 지방마다 말(사투리)이 다르듯 음식도 지방 고유의 음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투리 얘기가 나온 김에 경상도 사투리에 얽힌 우스개
몇 토막.
경상도 학생(대학생), 서울 하숙집에서 아침에 깨어 마당에 나와 옆에 있든 서울 친구에게
"보레, 저 모티- 사분 쪼메 아사도라"
"???..............."
부산서 살다 서울로 이사 간 다른 친구가 해설을 한다.
"이봐, 저 모퉁이에 있는 비누 좀 갔다 줘, 라는 뜻이야"
"원, 세상에...... 프랑스 말 같기도 하고, 일본 말 같기도 하고........
결국 우리나라 말아라 이 말이지?"
그 때 경상도 학생,
"니는 마, 조선 사람이 조선말도 모알아 듣노? 한심하기로"
"원 내 참............"
서울 친구, 죄 진 놈 마냥 머리만 긁적긁적.
경상도 학생(중학생), 서울 지방으로 수학여행을 갖다가 구멍가게에 들려 빵과 음료수를 사고 만원을 줬다.
학생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자, 주인 아주머니 거스름돈 주는 타임이 좀 늦어지자
"아줌마, 빨리 주리 주소"
"??? .......... 응, 주리가 뭐지? 그런 물건은 아직 준비 못해 뒀는데....... "
경상도 학생 "딩------ ??? !!!" (황당)
경상도 학생(초등학생), 서울 서 새로 전근 온 예쁜 여선생님께 송이버섯 한 상자를 건네며,
"샌님예, 우리 어메가 우리집서 농사 진 기라 캄시로 샌님 갔다 드리라 카데예"
"어머나, 이렇게 귀한 것을 한 상자 씩이나......... 어머니께 너무너무 고맙다고,
어떻게 보답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전해 드리렴"
"어데예, 귀한거 아임더--, 우리집엔 천지 빼까리라예"
"???............. 응, 천지 빼까리가 뭔데?"
잠시 궁리하든 경상도 학생,
"어~~ 어~~ 그기 말임니더, 쎄-빗다는 말입니더"
"??? !!!-------" (당황)
경상도 학생(초등학생), 개구쟁이 안득기(安得基)는 서울로 전학을 갔다.
전학 간 다음 날, 아파서 결근한 담임선생님 대신 깐깐하기로 소문난
살모사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분위기 파악 못한 안득기, 앞자리 학생 뒤통수에 꿀밤을 주며
장난을 치다 살모사 선생님께 들켜버렸다.
"야 임마 너, 장난치는 너, 일어서"
안득기, 선생님 기세에 주눅이 들어 엉거주춤 일어선다.
"야 너, 이름이 뭐냐?"
"안득깁니다"
"뭐? 안 듣겨? 이녀석 봐라, 너 이름이 뭐냐 말이다"
"예, 안득깁니다"
"이놈 봐라, 선생님한테 반항한다 이거지, 너 이리 나와라"
선생님 앞으로 나가자
"너 내말 듣겨? 안 듣겨?"
"예, 듣깁니다."
"그래, 그럼 너 이름이 뭐냐?"
"안득깁니다."
"이 자식이 선생님을 놀려? 그래도 안듣긴다고?"
약이 잔뜩 오른 선생님께 이 뺨 저 뺨 벌겋게 얻어터진 안득기,
눈물을 줄줄 흘리며 혼자 중얼거린다.
"내가 안득기 맞는데 우째서 선생님은 날로 때리노........"
다음 날, 복도에서 미끄럼 타기를 하는 안득기를 본 짝궁이
"너, 복도에서 미끄럼 타면 선생님한테 혼나"
"맛~나"
"맞는 게 아니고 야단 맞는다 말이야"
그 다음 날 짝궁이랑 목욕탕엘 갔다. 짝궁이
"저기 저 때밀이 아저씨 진짜 때 잘 밀어---"
"걸~나"
"긁른게 아니고 그냥 밀어-"
돌아오는 길에 전철을 탔다.
전철 안 출입문에 볼펜으로 낙서를 하자
"얘, 낙서 하지 마, 관리 아저씨 보면 혼난단 말이야"
"괴안타, 문때삐몬 된다."
"얘 봐, 문 때면 큰일 나"
내릴 때가 닥아 오자 안득기, 소매 자락으로 낙서를 문질러 지우며
"바-라, 문때삔께 괴안타 아이가-"
(너러바회, 한 개도 재미없는 얘기로 지면만 낭비하였다는 생각이 들구먼유-,
용서하세유-)
참가신청 동승자 명단을 보고 레몬님 하신 말씀,
"경쟁이 치열하네요, 다들 이쁜 꽃들이시네여"
(이하, 정준하 패러디)
그런데↗ --- 레몬님 말씀에 항변을 한다고요~
꽃들은 아름답기만 하면 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요~
이쁘다고만 표현한 레몬님 말씀은 편견이라고요~
이쁘다 + 순수와 순결이라고요~
(레몬님, 농담인거 알지라우? 오해는 마시라고요~)
그래도 할말은 해야 겠다고요~, 들어 보드라고요~
꽃말을 보면 알 수 있다고요~
코스모스(오솔길님) : 순결한 마음이 자아내는 하모니를 당신께
수선화(바이진이님) : 고결, 순결, 나를 사랑 해
에델바이스(메이짱님) : 순수, 고귀한 흰 빛, 중요한 추억
은방울 꽃(작은 백조님) : 순결, 다시 찾은 행복
백합 (푸우님) : 순결, 순수한 사랑을 그대에게
꽃에 대한 편견을 가지신 분은 떠불유 떠불유 점 ㅋㅋㅋ
참고로 레몬님(라일락)은 "젊은 날의 추억"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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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리어
인테리어라는 용어 자체는 뭔가 폼 나는 분위기와 인위적인 이미지 창출 같은 것을
떠올리게합니다만, 가야밀면은 메뉴 자체가 서민적인것처럼 인위적 이미지 창출
같은 것은 거의 없고 자연상태 그대로, 즉 홀로 된 공간에는 식탁 몇 개 갔다 놓고
방에는 밥상 몇 개 늘어 놓은, 그저 소박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다.
◎ 맛
밀면이 본시 서민적 메뉴인데다 조리법도 크게 복잡하지 않아 특별히 맛 있을
일도 없고 또 크게 맛 없을 일도 없겠지만 그 평범함 속에서도 이 정도 맛이라면
또 크게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적당한 간에 시원한 육수, 적당히 쫄깃한 면발,
특기 할 것은 돼지 수육을 채 같이 찢어서 면발 속에 섞었다는 것.
사실 나는 돼지고기를 좋아 하지만 냉면이나 밀면에 곁들여진 찬 수육은 고기
냄새와 차고 뻣뻣함이 부담이 되어 건져 내 버리고 잘 먹지 않았는데 채로 찢어
면발과 함께 먹으니 그 부담이 희석되어 좋은 조리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세상만사 그렇듯,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낳기 쉽고 무심함 속에서 의외의 성과를
올리듯 오늘은 그 후자인 듯 하다.
모처럼 눅은 가격에 맛있는 밀면을 먹었다.
◎써비스
좁은 공간에 복작거리는 분위기다.
그런 중에 바삐 움직이되 의외로 일사불란하고,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함에도
얼마 기다리게 하지도 않고, 올 때와 갈 때 정이 담긴 인사 등은 운영의 묘를 잘
살린 듯.
써빙은 젊은이, 조리는 캐리어를 느끼게 하는 아주머니들.
역할 분담도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 가격
밀면 가격만큼 통일이 잘 되어 있기도 드물 것 같다.
어디나 거진 3500원이다. 결국 맛이 고객의 만족도의 기준이 될 것 같은데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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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시간에 각자 가서 먹고 각자 돈 내고 각자 2차 장소로 모인다.
혹자는 이럴 바에야 비도 오고 장소도 아리송한데 가까운 밀면집이나 아무식당에나
가서 식사하고 2차 장소로 가면 되지 밀면 한 그릇 먹으려 고생해서 그곳까지 찾아
가야하나, 하련만 착하고 말 잘 듣는 우리 맛부 님들, 우중에도 빠짐없이 낙오 없이
불평 없이 정해준 코스를 마스터하고 2차 장소에 모두 밝은 얼굴로 모이는걸 보니
신통하고 기특하다.
단지하나, 염려스러웠든 건 신입회원의 입장이다.
기존회원의 배려 속에 같이 움직여도 서먹하고 뻘쭘한데, 혼자 먹고 혼자 돈 내고
두 곳이나 되는 낮선 장소를 혼자 찾아 헤메이고...
이 부분이 조금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는데, 신입회원 인사시 보니 모두 씩씩하고
유쾌한 모습이어서 괜히 늙은이 기우였구나 싶다.
간디님, JIN94418님, 자유예감님, 간다님, 조운자룡님, MOMOSSI님,
그리고 무늬만 신입이신 토니님, Karma공주님, 반가웠습니다.
우리 맛부에서 보람과 기쁨을 함께 하시고 많은 활약을 기대합니다.
쌈장님이 구상하신 우리만의 고향체험 비밀 프로젝트(?), 기대가 큽니다.
우리 비밀 프로젝트 멤버가 아닌 분들은 엄청 궁금 할텐데..............
(이 대목, 무요님이 보시면 무슨 역적모의나 해당행위, 아니 해회행위나 하지않나
염려하실라, 무요님, 전혀 걱정시킬 일은 아니니 안심하시오소서,
그러나 천기누설은 할 수 없음울 양해 바라옵니다.)
오늘 정모는 여늬 때와 다른 점이 많았다.
내가 가입 후 일년동안 비 오는 날 정모도 처음이고, 시장통 안의 장소도 그렇고,
각개 전투식 식사도 그렇고, 10시 반이 넘어도 무요님의 종회 선언이 없었든 것도
그렇다.
가로등이 졸고있는 궂은 비 내리는 서면의 밤거리를 가을비(아니 여름비) 우산 속을
행복에 겨워 거니는 두 남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너러바회와 ×님 이었든
거디었든 거디었다.
(너러바회, 지금 소설 쓰고 있습니다. 아니 영화 한편 찍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닙니다. 완존히 신파야, 신파)
위에 것은 취소하고,
다시 정색하고
귀가 길,
내가 비속으로 나서자,
×님, 내게 우산을 씌워 줬다.
내가 우산을 들겠다고 하자, ×님 나의 팔장을 끼며
"이렇게 영광스러울 수가................."
너러바회
"이렇게 황홀할 수가...................."
아리따운 ×님과 ♬가을 비 우산 속에♬ (가을 비 우산 속이 아니라니까, 여름 비
우산 속이라니까, 더 정확히 초여름의 우산 속)
그래도 가을 비 우산 속이 더 분위기 있고 좋은 디,
아따 그럼 가을 비 우산 속, 해버려. 날씨도 선선한게 가을 같으니 깐두루.....
가을 비 우산 속에 (기어이), ×님과 함께
비록 내 차 까지 가는 짧은 거리였지만,
이런 황홀한 순간도 내 생애의 좋은 추억의 편린으로 남겠지.............
흐익---!!!, 내가 지금 무슨 소릴......., 오해할라, 소문날라, 스캔들에 휘말릴라.
혼사 길 막을라.
어느님이
"너러바회님, 꼭 스캔들 나기를 원하는 사람 같애요" 하면
그때 내가
"불감청이어늘 고소원이라 不感請 固所願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하든 바이올시다)
허걱!!!!!, 점입가경, 갈수록 산, 너러바회 이사람 큰일날 사람일세, 뒷 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천방지축, 좌충우돌, 홍야홍야 제 정신이 아니지?
(×님, 재밋을라고 농담하는 것 아시죠?)
끝 까지 즐거웠든 정모 끝.
3차까지 가셨든 분들, 재미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