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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철~어천 14.5km, 5시간 봄, 지리산 바람을 타고 어김없이 북상중
글·사진 황소영_ <행복한 걷기여행 지리산둘레길> 저자
한 번도, 봄이 편하게 찾아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올라치면 곧 한파가 몰아쳤고, 다시 스멀스멀 온기가 솟을 때쯤 새하얀 눈이 대지의 모든 기운을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또 한 번도 봄이 제때 찾아오지 않은 적은 없다. 예년보다 늦게, 또는 예년보다 빠르게, 약간의 차이는 보였지만 봄은 늘 그맘때 남녘에서부터 부드러운 입김을 불어대며 북상을 하고 있었다.
그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엔 많은 눈이 내렸다지만 지리산자락 경남 산청엔 밤새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겨우내 쌓였던 삶의 각질들을 벗겨내기라도 하듯 시원하게 쏟아졌던 이른 봄비는 수철마을 뒷산자락에 무지개 하나를 남겨두고 어딘가로 떠나버렸다. 몇 번쯤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더 찾아오겠지만 봄은 어김없이 이 남쪽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마을길, 논길, 사람의 길 2009년 5월, 지리산둘레길 제1~5구간, 그러니까 전북 남원의 주천면에서 경남 함양의 금계마을까지의 70여 킬로미터가 개통된 이래로 둘레길의 연장선은 한동안 이어지지 못했다. TV 인기 예능프로에 다섯 구간이 소개되면서 한동안 “몸살을 앓다”라는 표현을 할 만큼 유명세를 치르긴 하였지만, 2011년 무려 140여 킬로미터가 추가 개통됐는데도 이를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후로 1년 뒤인 2012년, 신규 구간 68km가 연결되어 완전 개통되었다.) 그런 이들에게 6구간 수철~어천은 중고 신인 같은 존재다. 가진 것에 비해 인지도를 얻지 못한 길, 앞으로 소개할 6~20구간 모두가 그러할 것이다.
이번 걷기여행에 동행이 되어줄 백남오 교수와 동료 김민구 씨가 수철마을에 먼저 도착해있다. 이제 막 사라진 무지개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던 모양이다.
“무지개가 뜬 걸 보니 오늘은 출발부터 느낌이 좋습니다.”
안경 너머로 환하게 웃어 보이는 백 교수는 지리산 산행 횟수만 2백여 회가 넘는 열혈 산꾼이자 수필가다. 2009년 펴낸 수필집『지리산 황금능선의 봄』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 도서로 선정됐고, 2011년에는 수필 「겨울밤 세석에서」전문이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됐다. 그 자신이 30년 이상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기도 하였다. 배낭을 짊어진 초로의 작가는 현란한 미사여구와 찬사 대신 솔직하고 담담한 문체로 적어 내려간 작품 속 문장을 닮았다. 전작이 화려했으니 최근에 펴낸 『지리산 빗점골의 가을』 출판기념회는 요란할 법도 하건만 그이가 선택한 장소는 지리산의 폐교, 이제는 둘레꾼들의 숙소로 쓰이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의 작은 공간이었다.
수철마을회관에서 조금 올라서면 좌측으로 다음 구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서너 걸음 걷다 뒤돌아서니 앙상한 나뭇가지 너머로 왕산자락을 휘돌아 수철마을로 내려선 둘레꾼들의 행렬이 보인다. 지막마을을 벗어난 길은 2차선 아스팔트로 이어진다. 이 도로(59번 국도)는 밤머리재를 넘어 산청군 삼장면 명상삼거리까지 가 닿는다. 삼거리에서 남쪽은 둘레길의 한 기점인 시천면 덕산으로 연결되고, 서쪽은 지리산 깊은 산중 윗새재마을에서 끝난다. 서쪽의 성삼재 관통도로가 노고단과 만복대를 갈라놓았다면, 밤머리재는 지리산의 동쪽 끝자락 웅석봉을 천왕봉과 갈라놓은 도로다. 흔히 중산리나 백무동에서 산행을 끝내지만 지리산 최고봉에서 흘러내린 중봉~하봉 능선은 왕등재와 도토리봉을 거쳐 밤머리재까지 연결된다. 이 고갯길을 기준으로 서쪽은 지리산국립공원, 동쪽은 웅석봉군립공원이다. 지리산 능선을 태극으로 잇는 ‘태극종주’족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밤머리재를 거쳐야 한다.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건너면 좌우로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남원 중황리(제3구간 인월~금계) 일대의 계단식 논과는 달리 지막리와 평촌리의 논들은 비교적 넓고 평탄하다. 텅 빈 논바닥 위에 빗물이 고였고, 그 물속으로 길 위를 걷는 일행의 잔영이 드러났다 사라졌다, 바람에 따라 모양을 바꾼다. 큰들~해내들~번답들~구매들 등 20분쯤 계속되던 들녘은 평촌교 건너 평촌마을이 나오면서 잦아든다. 길은 금서천을 중심에 두고 평촌2교를 건너 유턴하듯 방향을 튼다. 짧고 평탄했던 마을 앞길과는 달리 이번 길은 오르막이다.
길 한쪽에 세워진 정자에 앉아 마을 저편에 서서 바람에 흔들리는 노거수 두 그루, 또 키 작은 지붕들 사이로 빛을 내며 일어선 해동선원의 통일대불을 보는 맛이 쏠쏠하다. 배낭을 내리고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물로 커피 한 잔씩을 마신다. 백남오 교수가 배낭 안에 넣어온 노란색 표지기 하나를 건넨다. 그와 함께 지리산 200여 회를 올랐을 표지기이고, 깊은 산길 곳곳에 남아 등대처럼 빛을 발할 표지기일 것이다. 표지기 한쪽에 영문 jilisarang과 숫자 13이 붙은 그이의 이메일 주소가 적혔다. 이메일 주소를 계정했던 10여 년 전 이미, 2013년쯤 재직 중인 교사직에서 퇴직할 양으로 붙여둔 숫자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정말 33년간 근무했던 고등학교 국어교사직을 내려놓고, 마산대학교 교수로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 아직은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이 남은 사람이다.
경호강, 지리산 기운이 낙동강으로 흐르다 지리산 북쪽의 심원, 뱀사골, 칠선계곡과 백무동 그리고 전북 남원의 운봉, 인월, 산내 등에서 흐르는 물이 용유담을 기준으로 임천강에서 엄천강이 되고, 다시 경남 함양의 휴천과 유림, 산청 금서면으로 흘러 경호강을 이루다 이 즈음에서 남강의 상류가 된다. 산청의 중산리와 대원사 계곡물이 모여 흐른 덕천강 또한 단성에서 남류해 남강과 몸을 섞는다. 경호강은 또 강폭이 넓고 유속이 빨라 래프팅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구간마다 유속의 완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데, 특히 내리, 용소, 성심원, 신기, 어천은 대표적 급류 코스로 꼽힌다. 수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1km(2시간)에서 20km(4시간)까지 코스도 다양하다.
우측에 왕산~필봉산을, 좌측으로 웅석봉, 그리고 경호강을 곁에 두고 길을 잇는다. 지리산에서 한 발자국 물러선 산청읍내의 사람들에겐 국립공원인 천왕봉보다 군립공원인 웅석봉이 더 친근한 존재다. 웅석봉을 아버지, 경호강을 어머니로 비유할 만큼.
경호강래프팅오토캠핑장 앞 정자에서 다시 한 번 배낭을 내린다. 추위가 한풀 꺾였다곤 하지만 강바람은 여전히 차고 강해서 부어놓은 술잔이 바람의 방향대로 이리저리 흔들리다 아깝게 쏟아져버린다. 그래도 백남오 교수는 “좋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긍정적 말들을 쏟아낸다. 정작 지리산꾼들에게는 높지도 깊지도 낯설지도 않은 지리산둘레길은 그다지 매력 있는 곳이 아니다. 더구나 경호강을 중심으로 한 이번 구간은 밋밋하고 심심하다. (반대로 오르기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여행자들에겐 최상의 코스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감탄을 자아내는 백 교수는 영락없는 수필가인 모양이다. 그가 그동안 출간한 수필집들은 이제 저 너머로 사라져 보이지 않는 지리산 산중의 이야기들이지만 그이는 둘레길의 사소한 아름다움에도 연신 탄성을 쏟아낸다. “빼어난 경관은 세상 모든 언어의 자존심을 짓밟는다.”라는 그이의 문장처럼 아름다움을 온전히 아름답게 표현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걷고 보고 느끼고, 몸으로 부딪혀 습득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어떤 필설보다도 진실하다. 그것은 길이든 산이든 강이든 걸어본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마지막 숲길에서 조심하라 사유지임을 알리는 안내판 뒤로 길이 이어진다. 지금은 사람들의 발자국과 바람과 물길에 의해 지워졌지만 한때는 길 한쪽에 “감 따지마라”라는 큼직한 페인트 글귀가 적혀 있었다. 경고성 반말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애써 농사지은 과실을 작심하고, 혹은 장난삼아 따가는 둘레꾼 때문에 괴로웠을 주인의 심정은 오죽할까 싶다. 둘레길은 종종 사유지와 연결되기도 하고, 부러 사유지를 피하기 위해 멀리 돌아가기도 한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앞마당과 일터를 내주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초록색 커튼을 드리운 듯한 대숲을 빠져나와 성심원 곁을 지나면 왼쪽으로 다리 하나가 나온다. 이번 구간의 종착점인 어천마을로 가려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하고, 7구간인 어천~운리까지 끝낼 생각이라면 곧바로 직진해 아침재로 가는 게 낫다.
다리를 건너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이 펼쳐진다. 수철마을을 떠나 이곳에 이르기까지 흙을 밟을 일은 많지 않았다. 숨을 헐떡일 만큼 힘든 길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완벽한 흙길이고, 몇 번쯤 걸음을 멈춰야 할 만큼 가파른 곳도 있다. 간밤 내린 비는 오전에 멎었지만 흙길 위에 쏟아진 비는 질퍽한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다. 수철마을 주차장에서 스틱을 양손에 하나씩 쥔 백 교수 일행을 보며 ‘아, 이쪽엔 험한 길이 없으니 굳이 가져가실 필요 없는데…. 그냥 차에 두고 가시라고 할까?’ 싶다가 관두었는데, 촘촘히 박힌 계단과 그 계단에 질펀하게 흐트러진 흙을 밟다가 미끌, 또 미끌, 결국 엉덩이 한쪽이 진창에 철푸덕 닿고 만다. 이쯤 되면 떠나는 겨울이 한없이 아쉬워진다. 적어도 눈길에 미끄러졌다면 바지가 더러워지진 않았을테니까.
“괜찮습니까? 스틱 하나 빌려드릴까요?” “아니요. 이제 다 왔습니다. 여기만 내려서면 어천마을입니다.”
백 교수의 호의를 거절하고 일어서지만 이미 다리에 힘이 풀린 뒤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끝도 덜덜 떨린다. “다 왔습니다!” 먼저 내려선 일행의 환한 목소리가 들린다. 바람재를 내려설 때 백남오 교수가 그런 말을 했었다. 처음엔 산이 좋아서 다녔지만 산행 경력 20년이 되고 보니 그 산과 함께 해준 사람이 더 좋더라, 라고…. 넘어지면 어떻고, 옷이 더러워지면 어떤가. “네, 저도 끝이 보입니다.” 솔숲 사이로 이어진 아스팔트가 내려다보인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듯 길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수필가 백남오 이번 둘레길 취재에 동행이 되어준 백남오 씨는 33년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수필가이자 마산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4년「지리산의 만추」외 3편이『서정시학』에 추천되어 등단했다. 2007년「청학동가는 길」로 <교원문학상> 수필에 당선됐고, 같은 해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2009년에는 수필집『지리산 황금능선의 봄』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 도서’로 선정, 2011년에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필「겨울밤 세석에서」전문이 수록되었다. 또 경남대학교를 빛낸 인물에 선정되어 <한마공로상>을 수상했다.
수철~어천 구간별 거리 수철마을-지막마을(0.8km)-평촌마을(2.0km)-대장마을(1.4km)-내리교(2.9km)-내리한밭(1.2km)-바람재(1.5km)-풍현마을(2.3km)-어천마을(2.4km)
거리: 약 14.5km 시간: 휴식 포함 약 5시간
수철마을~대장마을~성심원~어천마을을 잇는 14.5km의 코스다. 강변길과 마을길이 주를 이루며 오르막도 많지 않다. 대장마을을 벗어나 내리까지 래프팅으로 유명한 경호강을 따르지만 결코 짧지 않은 거리에 비해 흙을 밟을 수 있는 구간은 많지 않다. 성심원 앞에서는 시멘트 오르막을 따라 아침재까지 갈 수도 있고, 좌측의 나무다리를 건넌 후 어천마을을 거쳐 아침재까지 갈 수도 있다. 6구간에서 일정을 끝내야 한다면 숙박시설이 다양한 어천으로 가는 것이 낫고, 7구간을 바로 이을 생각이라면 아침재로 곧장 오르는 것이 좋다. 후자가 거리도, 시간도 더 짧고 가깝다. 다만 7구간이 끝나는 운리까지 탈출로가 없으므로 늦은 오후에는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가는 길 (지역번호 055) 대중교통/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 산청까지 가는 시외버스가 있다. 진주, 마산, 부산, 함양 등에서도 산청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산청에서 수철은 버스로 10분 거리로 하루 7회(장날 8회) 운행한다. 요금은 1,050원. 산청시외버스터미널에서 수철마을까지의 택시비는 7,000원이다. 마지막 구간인 어천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직전 코스인 성심원이나 경호강 너머 심거마을에서 타야 하는데, 버스 운행횟수는 하루 11회이며 산청과 원지로 각각 갈 수 있다.
터미널 연락처 / 서울 서초동남부터미널 02-521-8550, 진주시외버스터미널 741-3637, 산청시외버스터미널 972-1616, 원지버스터미널 973-0547, 산청택시 973-3277, 수철개인택시 016-650-8682, 원지택시 972-7755
자가용 / 상하행선 구분 없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산청IC를 이용한다. 금서면소재지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진행하다 항양마을 삼거리에서 국도를 따르지 않고 직진한다. 수철마을 앞에 대형 주차장이 있다. 차량을 회수하려면 마지막 구간 어천(또는 성심원)에서 버스로 산청읍 이동, 산청읍에서 다시 수철로 가야 한다. 수철~어천간 택시비는 15,000원 선이다.
기타 정보 * 화장실은 수철마을과 경호강변, 오토캠핑장, 내리한밭, 성심원, 어천마을 등에 있다. * 성수기를 제하곤 매점이 거의 서지 않으므로 식수와 간단히 먹을 음식은 미리 챙겨간다. * 평촌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있다. 경호강 래프팅 오토캠핑장에도 벤치와 정자 등이 구비돼 있어 쉬어가기 좋다. * 버스는 수철마을, 성심원, 심거(어천마을 맞은편)에서 탈 수 있다. * 산청IC 인근과 성심원 안에 각각 지리산둘레길안내센터가 있다. * 산청안내센터 010-8267-7566 / 성심원안내센터 974-0898 * 산청경찰서 972-7000 / 금서치안센터 972-4212 * 금서(화계)5일장 4일, 9일 / 산청5일장 1일, 6일 * 도엽명 1:25000 생초 산청 단성
먹을 곳 (지역번호 055) 5구간 종점이자 6구간 출발지인 수철마을에 수철가든(973-2758)이 있고, 경호강변 둘레길 곁으로 산음가든(974-0881)과 강변식당(973-2346)이 있다. 산청읍내의 경우 그네집(972-8533), 명가원(974-0307), 지리산약두부(974-0288) 등이 있다.
묵을 곳 (지역번호 055) 수철마을 수철가든민박(973-2758), 노이슈반펜션(010-4561-8637), 청솔펜션(010-6552-7845), 산길따라펜션(010-8611-1322), 서연이네민박(973-3576) 등이 있다. 지막마을 예솔담펜션(010-2585-9902), 지막산장(011-835-5986), 청류동황학산장(973-2781) 등이 있다. 평촌마을 들꽃마당펜션(016-9730-5089), 돌바구산장(010-7764-6566) 등이 있다. 내리 산청한방리조트(972-9989), 둘레길펜션(010-2046-5512) 등을 포함하여 수십여 개의 펜션이 밀집돼 있다. 어천마을 쉴만한물가(010-7666-3334), 산청계곡펜션(016-609-4788), 어천민박펜션(010-6844-2549)을 포함하여 많은 펜션들이 밀집돼 있다. 그 밖에 매촌리 산음가든(974-0881)과 성심원게스트하우스(973-6966), 산청읍내의 산청온천랜드(973-2222) 등이 있다.
월간 <마운틴> 2013년 3월호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