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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원의 여행일기 (4) 양양
강원도 양양은 설악산과 오대산을 가르는 56번 국도의 동해안 끝에 위치하고 있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이다. 가고 오는 길을 잘 선택하고, 가기 힘든 곳을 들려보는 것도 요령이다. 이천을 출발해서 문막휴게소에 가서야 카메라가 없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이번 여행일기는 본인이 찍은 사진이 없는 여행기가 되었다. (등록된 사진은 그 후에 가거나, 지나치면서 찍은 것을 보완한 것이다)
* 여행일정(2011. 4. 25 - 4. 26. 2박 3일)
1일: 이천 출발 - 강릉분기점 - 하조대IC - 하조대 - 오산횟집 - 낙산사 - 진주횟집
- 송천떡마을 - 미천골자연휴양림
2일: 속초 영금정 - 88생선구이집 - 외설악(신흥사) - 척산온천 - 실로암메밀국수
- 송천민속떡마을
3일: 56번국도(구룡령) - 31번국도(운두령) - 속사IC - 횡성휴게소 - 이천 도착
1. 이천 출발 - 강릉분기점 - 하조대IC
(1) 이천IC를 출발하여 영동고속국도(50번)를 타면 평일은 막힘이 없다. 문박휴게소에서 잠간 쉬면서 커피를 한잔하고, 여유를 부려도 좋겠다. 강릉휴게소에서 첫 번째 목적지인 하조대의 지도를 확인하고 출발한다.
(2) 영동고속국도에서 강릉분기점을 지나, 동해안고속국도(65번)로 좌회전하면, 하조대IC가 끝이다. 이천IC에서 하조대IC까지 통행료는 8천500원이다.
2. 하조대(河趙臺)
(1) 하조대IC를 벗어나 7번국도로 우회전하여 내려가면, 좌측에 하조대안내표시와 입구가 나온다. 하조대입구를 지나면 주차장이 있는데 빈약하기 짝이 없다.
(2) 하조대는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이곳에서 만년을 보내며 지냈다고 해서 그런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동해안의 한적한 절경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복닥거리는 시골의 노인정 같다. 하조대와 하조대등대를 돌아보는데 30분이면 족하다.
<하조대>
3. 오산횟집
(1) 이천에서 하조대까지는 약200Km이다. 하조대를 둘러보면 점심시간이다.
(2) 점심은 가까운 동호해수욕장의 오산횟집의 섭죽으로 정했다. 섭죽은 섭이라는 조개류를 넣고 끓인 죽이다. 섭은 홍합과 흡사하나 껍데기가 두껍고 고급스럽게 생겼다. 주인의 설명이다. “섭은 동해안의 토종 조개랍니다. 여름 복날이면 동네 사람들은 보신탕 대신 섭국을 끓여 먹었어요. 스테미나 증진에 좋고 배를 따뜻하게 해주며 어지럼증을 없애주거든요.” 섭국은 해장국으로도 그만이다. 섭죽은 1만원, 섭국은 9천원이다. (맛집을 찾아서 좋은 음식을 골라먹는 것은 여행자의 특권이다.)
<오산횟집>
4. 낙산사
(1) 오산횟집에서 우회전하여 7번 국도로 올라가서 양양을 지나면, 낙산해수욕장과 낙산사입구가 나온다. 예약한 숙수인 미천골자연휴양림에 가기 전에 둘러보기로 하였다. 낙산사는 2005년에 산불로 많이 소실된 곳이다. 이제는 거의 복구되었다. 절 입구에 주차장이 있으며 주차료는 3천원, 입장료는 경로대상은 무료이다.
(2) 낙산사의 유래는 멀리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의상대사의 좌선 수행처 이었던 의상대, 낙산사창건의 모태가 된 암자인 홍연암, 해수관음상을 거쳐 낙산사에 이르는 코스도 힘이 든다. 낙산사에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원통보전, 보물인 7층 석탑이 있다. 홍예문을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데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오늘 운동은 하조대와 낙산사 산책으로 정량 이상으로 운동을 하였다.)
<의상대>
<홍연암>
5. 낙산사 입구의 식당가
(1) 미천골자연휴양림에 들어가기 전에 저녁을 해결하고자 낙산사 입구에 즐비한 식당가로 들어섰다. 간판과 식당메뉴가 모두가 고만 고만이라 진주식당이라는 곳에 들어갔는데, 곰취국은 겨울에만 한다나, 2인분 2만원 가격의 생선구이를 시켰다. 기대와는 다르게 꽁치 한 마리와 가자미새끼 몇 마리를 기름에 튀겼다. 억지로 먹은 맛없는 음식은 체하기 십상이다.
6. 송천민속떡마을
(1) 낙산사에서 7번 국도를 타고 2Km정도 내려오면, 우측으로 44번 국도로 들어선다. 44번 국도를 6Km 더 전진하면, 56번 국도(양양과 홍천 간국도)와 만난다. 56번 국도에서 3Km 정도 더 가면 우측에 송천떡민속마을 이라는 돌표지가 보인다.
(2) 30여호 가구가 공동으로 떡과 농산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다. 2천원에서 3천원 하는 인절미, 콩떡과 쑥떡 등과 5천원 내외의 고추 말린 것, 두릅, 취나물 등을 판다. 떡은 맛이 있으나, 그렇게 싸지도 않다. (다음날 아침용으로 떡을 몇 가지 샀다. 두릅이나 채소는 다음날 귀가 전에 사기로 한다.)
<송천떡마을>
7. 미천(米川)골자연휴양림
(1) 미천골자연휴양림은 국립휴양림이다. 양양과 홍천을 잇는 56번국도의 양양에서 약20Km 지점에 있다. 미천골의 입구에서 미천골의 끝인 불바라기약수까지는 약 12.5Km의 계곡이다. 미천골 계곡은 곳곳에 작은 폭포를 만들고 있으며, 신라시대 고적인 선림원지(禪林院址)와 불바라기약수터 등이 있다. 선림원은 9세기경에 홍각선사가 지었다는 큰 절로 승려들 수도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언제 불에 타 없어졌는지 알 수 없으나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다. 중요문화재로는 선림원지삼층석탑(보물 444), 선림원지석등(보물 445), 홍각선사탑비 귀부 및 이수(보물 446), 선림원지부도(보물 447) 등이 있다.
(2) 미천골은 비경의 계곡과 함께 속초까지 20분, 양양까지 15분이면 갈수 있어, 교통이 생각보다 편리한 곳이다. 미천골이 위치한 56번 국도는 인진쑥, 송이와 산채 등 지역특산물도 다양하고, 구룡령에서 휴양림에 이어지는 56번 국도는 수려한 계곡과 아름다운 정경으로 드라이브코스로 손색이 없다.
(3) 휴양림은 숙박시설과 개인소유의 카페와 펜션이 어우러져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남설악의 끝자락이다. 미천골휴양림은 금년 2월부터 8월말까지 진입로보완시설공사로 끝부분인 약 6Km가 출입이 제한된다. 미천골자연휴양림의 숙소는 5인실의 통나무집으로 1박에 4만원이다. 휴양림 입구 근처에 음식점이 몇 군데 있으나, 비수기이어서인지 개점휴업이다.
<미천골자연휴양림>
8. 휴양림 - 속초 영금정(靈琴亭)
(1) 아침을 떡과 커피로 해결하고, 휴양림을 출발하여 속초로 갔다. 휴양림에서 속초까지는 20분 남짓 걸린다. 점심까지는 시간이 있다. 속초항에 들어가면, 회센터 앞에 속초항의 일부인 동명항이 있고, 인접하여 영금정과 속초등대전망대가 있다. 바위에 파도가 부딪칠 때 거문고소리가 난다고 영금정이란다. 영금정과 등대전망대를 돌아보면 점심시간이 된다.
(2) 동명항에는 회센터가 있다. 1층에 수십 개의 활어판매장이 있고, 2층에 가져가면 회를 뜨는 값, 야채와 양념값을 별도로 지불하고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점심의 목적지는 속초항의 88생선구이집이다.
<속초항과 영금정>
9. 88생선구이집
(1) 88생선구이집은 속초항의 중앙시장의 갯배선착장 앞 바닷가에 있다. 주차장이 없으니까. 인근 유료주차장에 주차하고 여유롭게 찾아가면 된다.
(2) 생선구이집의 메뉴는 생선구이정식이 1인분에 1만2천원이다. 11가지의 생선을 먹기 좋도록 잘라서 숯불에 구워 먹도록 한 접시 나온다. (11가지 생선은 고등어, 활열갱이, 꽁치, 도루묵, 오징어, 삼치, 가자미, 청어, 메로, 송어와 새치이다.) 종업원이 굽는 것을 도와준다. 중앙시장의 다른 생선구이집은 조용한데 이 집만 복닥거린다. 하지만 지불한 값이 아깝지 않았다. (단, 이곳의 화장실은 가지 말도록)
10. 외설악(신흥사)
(1) 외설악은 주차료가 5천원으로 비싸다. 신흥사 입장료는 2천5백원이나, 경로대상은 무료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바람이 너무 불어 권금성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운행이 중지란다.
(2) 주차장에서 신흥사까지 왕복하는 것만으로 오늘의 운동을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신흥사에서 흔들바위나 울산바위까지는 힘들어서 엄두가 안 난다.
(3) 신흥사에서 나오는 광장에 매점이 있다. 쉬기도 할 겸 빈대떡을 한 접시 시켰는데 1만2천원이란다. 비싸다 싶었는데 빈대떡이 2장이다. 값은 둘째 치고, 빈대떡이 기름범벅이다. (이것도 음식이라고 하는지 한심하다)
<신흥사 일주문>
11. 척산온천
(1) 척산온천은 신흥사에서 나와 설악파크호텔을 지나, 속초방면으로 목우재터널을 지나면 바로 나온다. 1인당 목욕비가 6천원이다.
(2) 느긋하게 온천욕을 마치면, 배가 출출해진다. 오늘 저녁식사의 목적지는 실로암메밀국수집이다.
<척산온천>
12. 실로암메밀국수
(1) 척산온천에서 나와 7번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하조대해수욕장 입구를 지나면, 바로 우측에 현북면사무소가 보인다. 갈래길마다 있는 안내판을 따라가면 실로암메밀국수집을 찾을 수 있는데 조금 복잡하며, 길이 좁다.
(2) 실로암메밀국수집에 관한 안내문은 이렇다. “속초공항 부근. 동치미를 부어 먹는 메밀국수가 일품.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 삼겹살 편육을 겉 표면이 오돌토돌한 ‘세미역’에 싸 먹는다. 촌두부, 동동주도 낸다. 분위기도 깔끔. 수요일은 쉰다. 이거 먹으려고 서울에서 비행기타고 왔다 가는 사람도 있다.”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평양식 물냉면을 좋아는 사람이라 동치미메밀국수는 별로였다. 그러나 추가로 주는 동치미국물과 백김치는 시원하고 맛있다.
(3) 메밀국수는 7천원, 삶은 돼지고기는 2만2천원, 막걸리는 6천원이다. 과외로 메밀껍질 베갯속을 하나에 1만원씩에 판다. (베개라는 말을 사투리만 사용하다가 이번에 사전을 찾아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경상도에서는 비개라고 하는데)
<실로암메밀국수>
13. 송천민속떡마을 - 휴양림
(1) 실로암메밀국수집에서 저녁을 떼우고, 휴양림으로 돌아가는 길에 송천떡마을에서 떡 몇 개, 참두릅 한 두릅에 1만원, 고추 말린 것 한 봉지를 5천원에 샀다.
14. 휴양림 - 구룡령(九龍嶺)과 운두령(雲頭嶺)
(1) 여행갈 때마다 날씨가 좋으라는 법은 없는 법, 둘째 날 오후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원래계획은 양양과 홍천을 잇는 56번 국도를 따라서 홍천까지 갈 생각이었으나, 비 때문에 귀로를 변경하였다. 56번 국도를 타고 구룡령을 넘어 가서, 내면(內面)에서 31번국도로 운두령을 넘어 속사IC를 통해서 이천으로 가기로 하였다.
(2) 56번 국도의 중간지점인 내면까지만 갔지만, 56번 국도에는 볼거리도 많다. 용 9마리가 승천하는 형상을 보인다는 구룡령(1,013m)은 56번국도 드라이브의 클라이맥스이다. 그 고갯길을 전후로 백두대간 줄기에서는 연두에서 진초록까지 싱그러운 아침의 녹색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구룡령을 못 미쳐 산속으로 30분 정도 들어가면 갈천약수가 있다. (비 오는데 청승맞게 무슨 약수람, 통과!)
(3) 56번 국도에서 못 가보았지만, 내면을 지나면 모들자리관광농원과 아로마허브동산이 있다. 아로마허브동산은 입장료가 없으며, 갗 가지 허브꽃이 있고, 한식당에는 허브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모둘관관농원에는 송어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으며, 숙박시설과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단다. 모들관광농원 맞은 편에는 홍천옥수수찐빵가게가 있다. 횡성의 안흥찐빵이 유명세를 타자 이곳에서도 옥수수찐빵을 개발했다고 한다.
(4) 구룡령을 지나면 내면이 나오고, 좌측으로 31번 국도가 이어진다. 31번 국도는 운두령(1,089m)이 정상이다. 당일은 안개와 구름으로 앞이 안보일 지경이라 경치는 둘째이다. 그러나 아침의 31번 국도는 전세를 낸 상황이다. 속사IC를 통해서 영동고속국도(50번)로 들어서니 집에 다 온 기분이다. (내자가 왈, "여보 아무래도 집이 천국이지요")
<구룡령>
15. 속사IC - 횡성휴게소 - 이천 도착
(1) 고속도로의 휴게소마다 특징이 있는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있다. 횡성휴게소는 한우스테이크가 유명하다. 약 400그람의 등심고기를 구운 정식이 1인분에 1만8천원이다. 1인분만 시켜서 둘이서 나누어 먹어도 된다.
* 여행후기
(1) 양양과 설악산이나 한두 번 안 가본 사람이 없지만, 미천골을 중심으로 조용한 여행을 생각했는데, 번거로운 여정이 된 것 같다. 맛있는 집을 중심으로 여정을 짜다가 보니, 운동이 소홀해졌다. 다음부터는 목적지를 더 단순화하여 산책과 운동이 되는 여정을 잡도록 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