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론 읽는 기쁨] <6> 제1편 제2장 육자진언
만다라회 기획, 박희택 집필
「실행론」 제1편 다라니편의 제2-4장은 육자진언에 관한 회당대종사의 자증교설이다. 회당대종사께서 다라니 가운데 육자진언을 본존으로 삼으셨음을 보여 주는 장들이다. 제2장은 ‘육자진언’, 제3장은 ‘육자진언의 공덕’, 제4장은 ‘육자진언의 복덕’으로 편장(編藏)되어 있다. 공덕과 복덕의 구별을 대종사께서는 무상(無相)과 유상(有相)으로 하셨다. “법신은 곧 무상이라 무상공덕 있게 되고, 은사(恩師)는 색상(色相)이라 유상복덕 있게 된다(실행론 5-1-1).”
제3장 육자진언의 무상공덕에 관한 말씀은 7절까지 있으나, 제4장 육자진언의 유상복덕에 관한 말씀은 1절만이 있다. 제3장의 절 중에 제4장에 편장할 만한 절이 있는지, 가항과 나항으로 되어 있는 제4장 제1절에서 가항을 제1절로 하고 나항을 제2절로 하면 어떻겠는지, 향후 개정판을 간행할 때 종단에서 검토하여 주기를 희망해본다.
제2장 ‘육자진언’의 제1절은 ‘육자진언’의 제목을 띠고 있는데, ‘육자진언과 오불’의 제목도 가(可)하다고 생각된다. 회당대종사께서는 육자진언의 육자를 오불과 금강보살에 배대(配對)하셨는데, 이 자증교설은 한국 근대불교의 일대 광명 성좌인 용성선사(1864~1940)께서 찬술한 「육자영감대명왕경」(1937)에 닿아 있다고 하겠다. 선사께서는 「대승장엄보왕경」(전4권) 가운데 제3-4권에 나오는 육자진언의 공덕 부분을 자신의 언어와 방식으로 찬술하셨다.
「대승장엄보왕경」에 육자진언과 오불을 배대한 내용은 없다. 이런 착안은 용성선사의 안목이며, 회당대종사께서 이를 재정립하신 것이다. 용성선사께서는 ‘훔’ 자에 대세지정사(大勢至正士)와 금강정사(金剛正士)를 배대하셨는데, 회당대종사께서는 금강보살만 배대하신 차이가 있다. ‘정사(正士)’와 ‘보살’은 동의어이다. 금강보살은 금강살타보살로서 밀교에서 보다 중시하는 보리심과 보리심의 성취자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대종사의 배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옴’은 비로자나불, ‘마’ 아축불, ‘니’는 보생불, ‘반’은 아미타불, ‘메’는 불공성취불, ‘훔’은 금강보살(실행론 1-2-1).”
이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이 “이 육자의 다라니는 부처와 및 제 보살과 중생들의 본심(本心)이라. (…) 팔만사천 모든 경전 육자진언 총지문(總持門)에 의지하고 있느니라”이다. 「대승장엄보왕경」 제3권에서 육자진언을 관세음보살의 미묘본심(微妙本心)이라 한 말씀을 확장한 것이라 하겠다. 또한 이 경의 제4권에는 육자진언이 일체의 본모(本母)라는 법구가 있는데, 이를 회당대종사께서는 ‘육자진언 총지문’으로 표현하셨다고 하겠다. 요컨대 육자진언은 시방삼세 일체 존재의 본모요 본심으로 해석된다.
제2절은 ‘육자진언과 자성불’이다. 본심진언인 육자진언으로 본심을 찾을 것이며, 그러면 내가 ‘내 마음의 부처’ 곧 자심불(自心佛)이 되는 것이다. 이 자심불을 회당대종사께서는 자성불(自性佛)이라 표현하셨다. ‘자성’은 ‘자기성품’의 줄임말인데, 이는 심(心)의 체(體)가 성(性)인 점을 인식한 것이라 하겠다.
“육자진언의 밝은 광명으로 내 마음의 부처를 찾아라. 육자진언은 모든 부처와 보살과 중생들의 본심이다. 이 본심진언으로 나의 본심을 찾자. 나에게 있는 자성불은 자비와 지혜와 광명을 발한다. 이 자성불이 과거 나의 모든 죄업을 알고 현재에 내가 짓는 것도 안다(실행론 1-2-2).”
대종사께서는 육자진언 염송을 ‘육자선정(六字禪定)’으로 표현하셨으며, 제2절에 있는 아래 말씀은 우리가 자연 속의 어디를 가든 항상 새기게 되는 법구이다. 조상불(祖上佛)의 수목장 유적지를 찾아서도 늘상 떠오르는 대종사의 자증의 말씀이다. 대종사의 제도의 대상은, 그 스케일은 인간만이 아니다. 저 산과 저 들에까지 미치고 있다.
“법을 전하는 방법은 육자선정으로 한다. 산을 보고 염송하면 산이 제도되고, 들을 보고 염송하면 들이 제도된다(실행론 1-2-2).”
제3절은 ‘육자진언의 문답’이다. “[문] 육자진언이 본심입니까? [답] 육자진언을 행하면 본심이 일어나고, 행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습니다. 육자진언이 본심인지 아닌지는 내 안에 있습니다(실행론 1-2-3).” 이 문답은 실행론에 나오는 첫 문답이다. 실행론에 중생 교화에 수월(秀越)한 방법인 문답법이 종종 나오는데, 그 첫 번째가 이 육자진언의 본심에 관한 문답이다. ‘내 안에 있습니다’는 육자진언 염송으로 자심의 광명을 증득해보면 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