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렵부터 내게는 신불에의 의문이
다시금 마음속에 크게 퍼져가고 있었다.
<전승(戰勝)기원, 무운장구와 전 국민이 한 몸이 되어
신사에 기원하였던 신의 나라 일본이 왜 패했던 것일까 --. >
신과 같은 존재가 있었던 것일까? -- 라고.
대도시는 온데간데 없이 파괴되었고
게다가 원자폭탄에 의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은 육체를 망쳤고,
커다란 희생으로 패전을 맞아 자립할 수 없을 정도의 재기불능상태가 되었다.
신이 진실로 있다고 하면 이와 같은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신이 있다고 하면 간과하였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간과하였던 것일까?
그것은 국가의식의 본질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원인은 역사를 만들어 낸 일본인의 과거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토쿠가와 막부가 대정봉환(大政奉還)하여
엄중한 쇄국에서 눈 뜬 일본은
그의 의도에 따라 신의 나라 일본이 만들어져 갔다.
신불을 분리하여 천황을 세상에 나온 신으로서 숭배시켜
국가의식의 고양을 꾀하였던 것이다.
그런 일본인의 마음은 밖으로 나가 청일전쟁, 러일전쟁과
부조화로운 투쟁에의 길을 걸어간다.
건군(建軍)사상은 사람들의 사상과 자유를 속박하여,
군벌이 차례로 권력을 갖도록 바뀌어 간 것이다.
그리하여 코우모토대령 일파에 의한 장작림 폭발사건으로 일어난 만주사변
그리고 지나사변과 대동아전쟁으로 확대되어 간 것이었다.
신의 이름을 이용한 무모한 지도자들은
마침내 스스로의 목을 졸라버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었다.
커다란 대중의 희생을 동반해서 말이다.
진실로 사상이란 무서운 것이다.
잘못된 사상은 다수의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올바른 기준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사상의 결말이
전쟁이라고 하는 것이다.
신의 존재가 있다고 하면 지구상의 모든 인류에게
그 은혜는 평등해야 했을 것이 아닌가?
신이 자비와 사랑의 덩어리라면,
우리를 키워준 양친과 같이 누가 자식들의 불행을 바랄 것인가?
태양의 열과 빛은 만생만물 모두에게 평등하다.
일본에만 열과 빛을 주고 있을 리 없다.
그리고 대자연은 자비의 비를 뿌려
동물과 식물의 성장에 비료를 주고
또 빛은 식물의 화학공장에 광합성의 에너지를 주어,
전분, 단백질, 지방을 만들고 있다.
동물도 식물도 광물도 마찬가지로 상호관계를 갖고
생물의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태양을 비롯한 대자연의 환경이야말로
신의 자비와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
우상 신과 만다라의 신은
모두 인간의 지혜가 만들어 낸 것으로 자비도 사랑도 전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수많은 종교가들이 날조한 신으로서
대자연을 지배하고 있는 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우주체를 지배하고 있는
물질의 차원을 넘은 의식이야말로 신이다.
즉, 지구도 그 대우주체의 작은 세포에 불과한 소우주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대우주체도 그 자체로 신의 몸이라고 하면,
지구도 또한 대신전의 하나라고 하는 것이며,
우리는 신의 자식으로서 이 신체(神體)의 세포의 하나로서,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조화시켜
지상에 불국토. 유토피아의 실현을 지향함과 동시에,
혹독한 장님의 인생에서 수행을 통해,
풍요로운 신의 마음을 완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류민족의 피부색은,
그 태어난 기후나 풍토에 의해,
이 현상계에 인류가 나왔을 때 신의 의지에 의해 분류된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인간이 만들어 낸 경제력과 지위명예가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육체선조에 의해 이어받은 우리들의 육체는
본능으로서 종족보존,
즉 육체주(肉體舟) 보존을 위해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육체주(肉體舟)는 혼,
즉 의식(마음의 발견. 과학편 참조)이 타는 배이며,
머지않아 누구든지 이 현상계에 두고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의 혼 즉 의식은,
곧 신의 세계, 차원이 다른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차원이 다른 세계이기 때문에 우리는 볼 수 없지만
마음의 창이 열려있는 자들은
그것을 자유롭게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선조전래의 관습이라고 하는 것이
생활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구래의 누습(악습)을 깰 수 없으며,
어떠한 의문도 갖지 않고 믿어 버리는 것이다.
즉, 전쟁에 관해서는 신은 쌍방처벌을 내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의 자식인 인류가 작은 지구속에서
장님의 인생을 체험하며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신은 부모가 자식의 싸움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이 슬퍼서
그냥 눈물을 흘리며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의 우매함을 깨달을 때까지의 일이다.
감정만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감정이 수그러들고 타인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패전을 맞은 수많은 병사들은 고향산하의 환영을 받으며 돌아왔으며,
사람들은 파괴된 환경을 재건하기 위해 일어섰다.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의 지배하에서 새로운 일본이 재건되어 갔다.
나 자신도 마차를 끄는 말과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눈으로 사회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조국 일본의 재건을 위해 일할 것을 결의하고 일어선 것이었다.
민간인으로 돌아올 때 받은 2,300엔과
아버지에게서 받은 소 한 마리가 시골에서 갓 상경한 내 전 재산이었다.
도회라기보다 폐허 속에서
식량난의 격심한 생활이 내게도 시작되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황폐했고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가련한 모습이랑 부랑자 무리의 수는 끝이 없었다.
나는 그런 상황 속에서 고학을 하였다.
한번 더 공부를 하려고 화학책이나 물리학책을 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극미의 세계에서 극대의 우주로 물질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갔다.
첫댓글 뭐야?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