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에서의 첫 독서심리지도사 자격과정을 시작하다!!
2026년 봄, 부산 사상구 주례열린도서관에서 독서심리지도사 자격과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과정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12주 전 과정을 운영하고 자격시험까지 연계한 독서심리지도사 양성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독서심리라는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실제 독서심리지도사로 성장할 수 있는 첫걸음을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12주를 준비했습니다.
첫 수업에는 상담에 관심이 있는 분,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 독서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분, 번아웃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던 분 등 다양한 이유로 교육생들이 모였습니다. 자격증을 목표로 오신 분보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 프로그램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신청하신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협회와 자격과정을 소개하고 앞으로 배우게 될 이론과 실제 활동을 안내했습니다. 이어서 진행한 '예명 짓기' 활동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교육생들의 마음을 열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조용했던 분위기가 한 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예명 하나를 통해 자신의 삶과 현재의 마음을 솔직하게 나누어 주시는 모습을 보며 집단 안에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과정 중에는 출산을 앞둔 교육생도 있었고,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분들이 함께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다양성이 서로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 주었고, 이후 12주 동안 이어질 집단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2) 도서관에서 함께 하는 이론과 실제 과정
자격과정은 매 회기 이론과 실제를 함께 진행하며 독서심리지도의 전문성과 실제 적용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초반에는 인간발달과 상담이론을 배우면서 태내기의 나를 떠올려 보고, 감정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름 붙이고 표현하는 활동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모티콘을 그리고 감정을 문장으로 적어 보면서 "이렇게 내 감정을 표현해 본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모범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회기가 거듭될수록 교육생들은 조금씩 자신의 진짜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리가, 짜증송아지'와 '화가 났어요'를 활용한 수업에서는 짜증과 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는지 각자의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냈습니다. 입이 없는 동물을 그리거나, 금이 간 유리잔으로 화를 표현하고, 저수지처럼 깊이 쌓여 있는 감정을 그려내는 모습 속에서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종이를 구긴 뒤 그 위에 다이너마이트를 그리며 자신의 화를 표현했던 교육생은 활동을 마친 뒤 스스로 느꼈던 카타르시스를 솔직하게 나누어 주었고, 그 고백은 다른 교육생들의 공감과 자기개방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화를 그리는 대신 화해하는 장면을 표현한 교육생도 있었습니다. 독서 관련 일을 하고 계신 분이었는데, 좋은 모습으로 표현하려는 자신의 습관을 스스로 알아차리며 "가르치는 것보다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표현들은 독서심리지도가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연휴 이후 진행한 '돼지책' 수업에서는 가족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부분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표현하며 좋은 말을 적어 주셨지만, 한 교육생은 그림에는 좋은 모습만 담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 진솔한 나눔은 다른 교육생들도 자신의 가족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중반 이후에는 교육생들의 변화가 더욱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며 나누는 근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분들이 많아졌고, "요즘 봄을 타는 제 마음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내 기분이 달라지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독서와 문학을 이해하는 시간에는 단순히 책을 읽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왜 책을 읽는지, 독서가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서로의 경험을 풍성하게 나누었습니다. 이후 '프레드릭'을 활용해 직접 발문을 만들어 보면서 질문과 발문의 차이를 이해했고, 특히 독서 관련 일을 하고 계신 교육생들은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한 질문을 적극적으로 이어가며 높은 참여를 보여 주었습니다.
독서치료 수업에서는 '신데렐라' 영상을 활용해 뒷이야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같은 영상을 보고도 한국 사회 속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분, 스스로 자립하는 삶을 그려낸 분, 사회문제로 확장해 새로운 결말을 만든 분 등 서로 다른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한 교육생은 신데렐라가 결혼 이후가 아닌 자신의 사업을 성공시키는 이야기로 마무리해 큰 공감을 얻었고, 다른 교육생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꿈꾸는 삶을 다른 사람의 글에서 발견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독서치료에서 말하는 '타인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경험'을 교육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아지똥'으로 역할극을 진행할 때에는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던 교육생들도 서로 역할을 정하고 연기하면서 조금씩 몰입해 갔습니다. 역할극을 마친 뒤에는 독서지도와 독서심리지도의 차이를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도 더욱 구체적으로 나왔습니다.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를 활용한 꼴라주 활동에서는 교육생들의 창의성이 돋보였습니다. 다양한 색종이와 재료를 활용하여 각자의 보르카를 완성했고, 틀을 벗어나 입체적으로 표현하거나 둥지까지 함께 만들어 발표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작품을 서로 소개하며 감탄이 이어졌고, 독서심리지도의 표현 활동이 가진 힘을 모두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실제 수업에서는 각자가 직접 독서치료에 적합한 도서를 선정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권의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어떤 책이 독서치료에 적합한지 의견을 나누었고, 최종 선정한 도서를 바탕으로 직접 발문까지 만들어 보았습니다.
교육생들은 좋아하는 책과 독서치료에 적합한 책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직접 경험했고, 질문을 만들고 발문을 구성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깊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체감했습니다.
수업을 통해 만들어 온 활동지와 시 작품을 파일과 액자로 정리해 전달해 드렸을 때는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며 기뻐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3) 12주 과정의 마무리, 집단교육과 종강 및 수료식
마지막 회기는 협회의 집단교육과 종강 및 수료식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집단교육에서는 그동안 배웠던 이론과 실제를 다시 정리하며 독서치료의 효과를 연구와 논문으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육생들은 새롭게 알게 된 내용에 놀라기도 하고, 중간중간 질문을 이어가며 배움을 자신의 것으로 정리해 나갔습니다.
12주를 마무리하며 총 13명의 교육생이 수료하였고, 자격시험 응시를 위한 안내와 서류 제출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시험 응시를 고민하던 교육생이 마지막까지 상담을 통해 응시를 결정하는 모습도 있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음 기회를 준비하기로 한 분도 계셨습니다.
이번 과정은 단순히 독서심리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교육이 아니었습니다. 이론을 배우고 실제를 경험하며 독서심리지도의 의미를 몸소 체험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도 함께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처음에는 '도서관에서 하는 독서 수업' 정도로 생각했던 교육생들이 과정을 마칠 무렵에는 독서심리지도의 전문성과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질문하고 고민하는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전 과정을 운영하고 자격시험까지 연계한 이번 사례가 지역사회에 독서심리지도를 알리는 의미 있는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들이 독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타인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꾸준히 함께 걸어가고자 합니다.
첫댓글 우리 김소령 프로독지사님~
12주간 넘넘 수고했어요
수강생들의 다양한 글과 작품들이 감동이고 이분들이 우리와함께 할수있기를 기대하고 또 소망해요
모두함께 화팅요~^^
교수님 덕분에 부산에서도 함께 할 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길 바라며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