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이 뭐야! 뭐야!
글 / 김동석
그림 /
010-7334-4876
인물 / 은서, 할머니, 엄마, 아빠, 장터에서 동물 파는 아저씨 아주머니, 은행 직원
사건 /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감
배경 / 시골 할머니 집, 도시에 사는 은서 집, 가상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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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지!”
할머니는 탁자 위에 있는 돼지 저금통 배를 갈랐어요.
“얼마나 될까!”
돼지 저금통에서 동전과 지폐를 하나하나 꺼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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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기도 하다!”
돼지 저금통에서 나온 돈은 모두 칠만 칠천 오백(77,500)원 이었어요.
작년 크리스마스에 손녀가 사다준 돼지 저금통에 동전이 생기면 가끔 모은 게 이렇게 많은 돈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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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한 마리를 잡으니 배가 부르군!”
할머니는 점심도 먹지 않았는데 정말 배가 불렀어요.
“그래도 뭘 먹고 나가야지!”
할머니는 식은 밥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렸어요.
반찬 몇 가지를 냉장고에서 꺼낸 뒤 데운 밥을 비비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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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참기름 넣어야 맛있지!”
할머니는 비빔밥에 참기름을 두 방울 떨어뜨리더니 다시 숟가락으로 비볐어요.
“참기름 향기는 역시 좋아!”
방안을 가득 채운 참기름 향기는 할머니 영혼까지도 빼앗아갈 정도로 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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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사주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까!”
할머니는 묵직한 동전보따리를 가방에 넣고 읍내로 나갔어요.
읍내에는 장날이나 사람들이 많았어요.
가방이 꽤 무거웠지만 두 손으로 가슴에 안고 은행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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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은행 직원이 할머니에게 인사했어요.
“돼지 한 마리 잡았는데 지폐로 바꿔줘요.”
할머니는 가방에서 동전보따리를 꺼내 은행 직원 앞에 내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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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번에도 손녀 선물 사줄 거예요?”
매년 이맘때쯤 할머니는 동전보따리를 들고 와서 잘 알고 있었어요.
“크리스마스가 뭔지! 매년 찾아와서 그만 또 돼지 한 마리 잡았지 뭐야!”
“잘하셨어요. 또 모으면 되잖아요.”
은행 직원은 할머니가 가져온 동전만큼 지폐로 바꿔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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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건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은행 직원이 커다란 상자 하나를 할머니에게 주었어요.
“정말! 내게 주는 거예요?”
“네. 할머니.”
할머니는 큰 상자를 하나 받고 기분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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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사주면 좋아할까!”
할머니는 한 손으로 가방을 들고 한 손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돈을 만지며 장터로 갔어요.
‘꼬꼬꼬고! 꿀꿀! 꿀꿀! 멍멍! 삐약삐약!, 꽈악꽈악! 야옹!’
장터에는 닭, 돼지, 강아지, 병아리, 오리, 고양이, 토끼 등을 팔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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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는 얼마요?”
할머니가 노란 병아리를 보며 물었어요.
“한 마리에 천(1,000)원입니다.”
병아리 파는 아주머니가 말했어요.
귀여운 병아리들이 엄마를 찾는 지 아주 시끄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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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얼마고?”
“토끼는 삼 천(3,000)원!”
할머니는 동물들을 파는 장터를 돌며 가격을 물었어요.
“집에서 키울 수 있는 동물을 사줘야겠지!”
할머니는 손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동물을 사줄 생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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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새끼는 얼마요?”
할머니가 꿀꿀 거리는 돼지 앞에서 아저씨에게 물었어요.
“팔 만(80,000)원입니다.”
“돼지 새끼가 왜 이렇게 비싼 거야!”
할머니는 돼지 새끼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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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키우면 어미 돼지 가격이 백 만(1,000,000)원이나 됩니다.”
돼지 파는 아저씨가 할머니를 보고 말했어요.
“돼지가 무슨 백만 원이나 해요?”
할머니는 돼지를 한 번도 팔아보지 않아서 어미 돼지 가격을 모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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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싸게 한 마리 팔아요?”
“안 됩니다.”
돼지 아저씨는 깎아주고 싶지 않았어요.
“내게 칠 만(70,000)원 있으니 한 마리 주세요.”
할머니는 돈이 칠 만원 있다고 말하면서 돼지 새끼를 한 마리 골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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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만 팔천(78,000)원까지 내세요.”
아저씨가 이천(2,000)원 깎아주며 돼지 새끼를 팔려고 했어요.
“난 돈이 칠만 원 밖에 없다니까!”
“조금 더 내세요.”
돼지 파는 아저씨도 더 이상 깎아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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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돼지 한 마리 잡아 판 돈이 칠만 원 밖에 없어요.”
“돼지 한 마리 잡았다고요!”
“그래요.”
“아니! 무슨 돼지를 잡았는데 칠만 원 밖에 못 받았어요?”
돼지 파는 아저씨는 너무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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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저금통!”
“그럼 그렇지!”
이제야 이해하겠다는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럼 한 마리 가져가세요.”
돼지 파는 아저씨는 돼지 저금통에서 돼지 새끼 한 마리를 살 돈이 나왔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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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으로 살게요.”
할머니는 아주 튼튼한 돼지 새끼를 골라 아저씨에게 말했어요.
“알겠습니다.”
아저씨는 할머니가 고른 돼지 새끼를 안고 긴 줄로 발을 묶어 주었어요.
“잘 키우세요.”
“감사합니다.”
할머니는 돼지 새끼를 안고 집으로 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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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무거워라!”
할머니는 가끔 길가에 앉아서 돼지 새끼를 내려놓고 쉬었어요.
“이름이 뭐가 좋을까!”
하고 생각하며 걷던 할머니는 돼지 새끼를 안고 집에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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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부터 하자!”
할머니는 아직 어린 돼지 새끼를 방에 키울 생각이었어요.
‘꿀꿀! 꿀꿀!’
돼지 새끼도 할머니가 좋은 지 졸졸 따라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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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자!”
솥에 뜨거운 물을 데운 할머니가 돼지 새끼를 안고 부엌으로 갔어요.
“나랑 잘려면 목욕을 해야지!”
할머니는 돼지 새끼를 따뜻한 물에 목욕시켜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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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 꿀꿀!’
돼지 새끼는 기분이 좋았어요.
할머니 방에 내려놓자 이리저리 다니며 먹을 것을 찾았어요.
“배가 고프구나!”
할머니는 창고에 있는 사료를 가져다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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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름이 뭐가 좋을까!”
밥을 다 먹은 돼지 새끼 입을 수건으로 닦아주면서 할머니가 말했어요.
“말랑코! 좋겠다.”
할머니는 돼지 새끼 코가 유난히 말랑말랑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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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코! 자자.”
그날 밤부터 돼지 새끼 말랑코는 할머니와 함께 잠을 잤어요.
“내일 은서가 오면 줘야지!”
할머니는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손녀에게 돼지 새끼 말랑코를 줄 생각이었어요.
“좋아할까! 다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데!”
할머니는 돼지 새끼 산 게 가끔 후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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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머니!”
은서가 엄마 아빠와 함께 시골 할머니 집에 왔어요.
크리스마스 날이면 매년 할머니 선물을 줘야 한다며 은서가 졸랐기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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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은서는 할머니 내복과 양말, 그리고 털실로 짠 목도리와 장갑을 선물로 주었어요.
“예쁘기도 해라. 할머니에게 은서밖에 없구나!”
할머니는 손녀가 주는 선물보다도 크리스마스 날 찾아오는 손녀가 더 고맙고 예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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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서야! 할머니도 크리스마스 선물 줄 게.”
“네. 할머니!”
할머니는 손녀가 오는 것을 알고 말랑코를 창고에 숨겨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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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와!”
할머니는 손녀를 데리고 창고로 갔어요.
‘꿀꿀! 꿀꿀!’
할머니 발자국 소리가 나자 말랑코가 소리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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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돼지 샀어요?”
은서도 꿀꿀거리는 돼지 목소리를 듣고 물었어요.
“그래! 한 마리 샀다.”
“와! 귀엽겠다.”
창고에 도착해 돼지 새끼를 본 은서가 활짝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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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다!”
색동저고리를 입고 있는 돼지 새끼가 너무 귀여웠어요.
“말랑코야!”
“이름도 있어요.”
“그래.”
할머니는 말랑코를 안고 창고에서 나와 방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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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서야!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할머니! 이 돼지 새끼요?”
“그래. 싫으냐?”
“아니요! 아니요! 너무 좋아요.”
은서는 생각지도 않은 돼지 새끼가 생겨서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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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며느리가 돼지를 어떻게 키우냐는 눈치를 보이며 불렀어요.
“걱정 마! 집에서 키울 수 없으면 팔면 되잖아!”
할머니는 큰 돼지 가격이 비싸다는 말을 듣고 이야기 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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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제가 키울 거예요.”
은서는 돼지 새끼를 꼭 안아주었어요.
“할머니 이름이 뭐라고 했죠?”
“말랑코! 말랑코!”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말랑코! 말랑코! 할머니 감사합니다.”
은서는 돼지 새끼를 선물 받아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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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워!”
손녀가 차에 타는 것을 보고 말했어요.
“말랑코! 은서랑 싸우지 말고 잘 지내.”
할머니는 아직 어린 새끼를 도시로 보내는 게 마음 아팠어요.
‘꿀꿀! 꿀꿀!’
말랑코도 할머니와 헤어지는 것을 아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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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건 최고의 선물이야.”
은서는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이 말을 몇 번이고 했어요.
“잘 키울 수 있을까!”
엄마는 뒤를 돌아보며 은서와 말랑코를 번갈아 보며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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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나도 선물 받았어.”
은서 친구들은 SNS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것을 서로 자랑했어요.
“난 강아지!”
“난 바이올린!”
“나는 신발!”
많은 친구들이 선물을 자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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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서야! 넌 뭘 받았어?”
친구들이 은서에게 물었어요.
“난! 난! 너희들이 깜짝 놀랄 거야.”
“뭔데!”
친구들은 은서가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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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이야.”
“빨리 말해!”
친구들은 도대체 은서가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빨리 알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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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코!”
하고 은서가 말하자
“뭐! 말랑코가 뭐야?”
친구들은 도대체 뭔지 알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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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돼지! 돼지! 말랑코! 짜잔!”
은서가 말랑코 사진을 SNS에 올렸어요.
“와! 대박! 대박!”
친구들은 너무 귀여운 돼지 새끼를 보고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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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서 방에서 뒹굴며 노는 말랑코는 사진 모델이 되어 잘 살고 있었어요.
“은서야! 빨리 사진 올려.”
친구들은 모두 말랑코의 신기한 사진을 보기 위해서 은서를 졸랐어요.
말랑코는 은서 가족과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내며 무럭무럭 자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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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머니!”
은서가 시골에 있는 할머니에게 전화했어요.
“잘 지내지?”
“네. 할머니. 말랑코도 잘 크고 있어요.”
“다행이구나!”
할머니는 손녀가 싫어할까 걱정이었는데 돼지 새끼를 잘 키우고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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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크리스마스에는 뭘 사줘야 하나!”
할머니는 벌써 내년 크리스마스 선물을 생각했어요.
“함박눈이 오는 구나!”
창문으로 밖을 보던 할머니는 은행에서 받은 선물 상자를 뜯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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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저금통이잖아!”
은행에서 준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 안에는 아주 빨간 돼지 저금통이 들어있었어요.
“나랑 잘 살아보자!”
할머니는 돼지 저금통을 탁자에 올려놓고 말했어요.
시골 할머니 집에는 밤새 눈이 내리더니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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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여러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전화하세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손자 손녀의 목소리가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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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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