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 다섯 명이 줌으로 모였습니다.
- 내가 엄마가 된 날은 아이를 위해 눈물 흘렸을 때.
- 엄마가 되고 보니, 그만두지 않아도 되는 평생직장, 엄마라는 직업이 생겨서 좋더라.
- 엄마로 살면서 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 가장 문제이더라.
- 가정에서나 업무적으로나 섹시한ㆍ매력적인 여자이고 싶다.
-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도움되는 역할을 못했을 때, 내 마음이 힘들다.
빈칸 채우기, 자기 소개를 하면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모인 우리는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아도, 한 문장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함께 공감하고 서로 연결됨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혼자서도 좋지만, 더불어 함께 하면 더 좋은 것 같아요. 나를 오롯이 만나면서 동시에 나와 너가 함께 나누면서 서로 주고 받는 배움이 있으니까요.
시작은 내가 나눔을 하는 것으로 했지만, 마치면서는 오히려 받은 것이 더 많은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했던 다섯 분들과 엄마 마음 상담실에 관심 갖고 지지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나누고 싶은 말과 글들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 당신이 원하는 게 뭐야?"라는 질문에 멍하니 아무 대답할 수 없었던 순간, 돌아보니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엄마로 살면서 나를 희생하고, 내 마음 챙기는 것을 잊어버린 듯. 이제 내 인생을 살아도 될 듯한데, 진정 내가 원하는 게 뭐지? 내가 좋아했던 것들,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 내가 진정 원했던 것, 나를 잃어버린 느낌.
- 나 사실은 어릴 때 채팅을 많이 했어. 그런데 알고 보니 엄마하고 하고 싶었던 얘기들, 엄마에게 받고 싶었던 반응들을 받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 내 마음에 들기 위해 나에게 귀 기울여주고 나에게 집중하고 진지하게 혹은 즐겁게 반응해주고, 마치 사랑받고 있다고 착각하게 했거든.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고 불쌍해. 다시 돌아간다면 엄마한테 말할래. "엄마, 안아줘." "엄마, 사랑해줘."
우리 둘째는 잘하는 그 말, 그 표현이 부러워. 나는 어렸을 때 엄마에게 왜 그 말을 하지 못했을까. 내가 바랬던 것은 엄마 사랑, 엄마 관심이었다는 것을 이제 알았어."
- 지난 한 주동안 주로 한 일은 (회사) 출근과 밥하기이다. 지난 한 주를 돌아보건데, 나는 (나의) 엄마처럼 바쁘게 살고 있었다. 바쁘게 일에 집중하고 아이들에게 신경을 많이 못쓰는 게 미안하기도 하다. (예전에) 아이들에게 신경 많이 쓰고 간섭하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우울하고 마음이 힘들었다. 지금은 우울하지는 않다. 나는 일이 좋지만 늘 불안하다. 수영장 위에 메달아 놓은 줄에서 줄타기를 하며 묘기를 부리듯 열심히 해 나가는 나 자신이 이대로 좋은 건지 모르겠다.
- 나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고 '동행자'이다. 내가 공부도 아이들끼리의 싸움도 해결해줘야 하는 건 아닌데, 내가 해결사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자주 잊어버린다. 지금 세 아이들이 밖에서 티격태격 다투고 있다.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를 들으면 나는 눈물이 난다. 아이들을 대하기가 무섭다. 폭력적인 '나'가 튀어나올까봐 ...
- 엄마 마음 글쓰기를 하면서 엄마라는 것에 내가 무거운 짐만 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긍정적인 생각이 떠올라서 다소 놀랐습니다. 두 아이에게 평생 엄마, 이 집안에서 엄마라는 평생 직장이 생겼다는 새로운 생각이 어떤 면에서 편안한 생각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늘 직장에 대한 갈망과 목마름이 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엄마 직업에 대한 양가 감정이 끝없이 스스로를 괴롭히지만 수업을 통해 찾아 낸 엄마 역할의 밝은 면을 잃어버리지 말고 머리 속에 항상 심어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라는 직업이 있기 때문에 육아로 지치고 힘들 때 도망가지 않고, 혹은 도망가지 못하고, 역경 속에서 누구보다도 낮아지는 것을 감내하고 이겨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애써야 했던 것처럼.
엄마 직업이 주는 책임감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구나, 살아내게 만드는 근원이 되어 주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엄마 직업 또한 내가 사회에서 직업인으로 성공하고 발전하는 것 못지않게 나의 성장에 발판이 되어주고 내 삶과 우리 가정에 기둥이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엄마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나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인정하고 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첫댓글 나누신 소감들을 읽으며 마치 제 자신도 그 자리에 있는 듯 잠시 착각했네요~모두들 멋지시네요~덕분에 저도 제 지난 날 돌아봅니다~♡
네~~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되었다니, 저도 좋네요^^ 댓글로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기회되면 글쓰기도 함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