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얼어 있는 땅… 녹으면 고대 바이러스 빠져나올 수 있어요
영구동토층
2016년 러시아 중북부 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서 '시베리아 역병'이라 불리는 탄저병이 발생했어요. 주민 8명이 감염되고 12세 소년이 사망했죠. 순록 2300마리가 떼죽음합니다. 러시아 당국은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에 감염됐던 동물 사체가 노출돼 탄저병이 퍼졌다고 주장했어요. 이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75년 만이었답니다. 탄저균은 생물학무기로 사용될 때 수소폭탄보다도 많은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위험한 병원균이랍니다.
그렇다면 탄저균을 가둬 뒀던 영구동토층은 무엇일까요? 영구동토층은 여름에도 녹지 않고 2년 이상 계절과 상관없이 얼어 있는 땅을 말합니다. 지구 육지 표면의 14% 정도에 해당하는 2100만㎢에 걸쳐 있어요. 주로 북극 고위도에 위치하고, 남극에는 파타고니아나 안데스 등에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기상기구는 북극권 기온이 전 지구 평균기온 상승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빨리 오르고 있어 영구동토층이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의 미셸 매크리스털 박사는 2060년쯤 영구동토 지역에 눈이 내리지 않을 정도로 기온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예상대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심각한 기후변화나 환경 파괴가 발생할 수 있어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온실가스 증가입니다. 영구동토층에는 엄청난 양의 유기 탄소가 저장돼 있는데, 기온이 높아져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유기성 물질이 미생물의 먹이가 됩니다. 이때 영구동토층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이 방출돼요. 대기 중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기후변화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그다음은 변종 바이러스 출현입니다. 2015년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NRS)는 영구동토층에서 약 3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고대 바이러스를 발견했어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얼음에 갇혀 있던 바이러스가 살아나 변종 바이러스로 변하면서 새로운 팬데믹(pandemic)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핵물질 유출 가능성도 우려스럽습니다. 영구동토층은 러시아가 배출한 핵폐기물을 덮고 있어요. 기후변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얼음에 갇혀 있던 방사능이나 화학물질이 유출될 수 있습니다. 영국 애버리스트위스대 연구진은 21세기 말까지 영구동토층의 3분의 2가 사라지고 핵폐기물이 대거 유출될 것으로 예측했어요. 또,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 사람과 시설물이 위험에 처합니다. 핀란드 헬싱키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2050년까지 북극권 인구 중 75%에 달하는 360만명이 위기에 직면하고, 최대 87%의 사회기반시설이 붕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기후변화를 막는 일에 모두 동참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