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즐기며 취미생활을 함께 한다는건 상당히 행복한 일일 것이다.
거기에 부수입 정도가 생긴다면 금상첨화.
나 역시 그 부푼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일....
내 건물이니 임대료 지불할 필요가 없고 나 혼자 일하니 (물론 주말과 휴일엔 딸아이가 도와준다)
인건비 걱정 없고 그래서 맘이 편한 상태니까 스트레스가 많지는 않다.
부담없이 일만 하면 될것 같은....
하.지.만.
나는....정말이지 아직 한참 멀었구나 ....내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시간의 얽매임을 미처 생각치 못했던 것.
아무리 취미 생활 운운하더라도 영업은 영업인것이다
하고 싶을때만 할 수 있는것이 절대 아니다.
오픈시간과 클로즈시간을 정하고 휴일을 정했다.
보통 카페하면 10시쯤 오픈한다.
여기는 도시도 아니고 저녁은 9시정도면 문을 닫고.
이 곳이 주말 휴일에 손님이 많은 특성이 있음으로 월요일 휴무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에
현관문에 이렇게 써 놓았다.
그러나.....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도 지켜지지않는 의미없는 문구가 되어 버렸다.
오픈은 오전8시에....클로즈는 10시쯤..정기휴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애초에 처음부터 지키면 안될것도 없다고 주위 친구들도 말하고 나 역시 그리 밀고 나갔으면 그리 했을텐데,
시부모님과 아침을 함께 먹다보니 여름엔 7시면 아침식사를 했다.
다시 집에 가서 자다가 10시에 나올수도 없으니 자연스레 카페와서 청소하고 오픈준비를 하게 되었다.
덕분에 우리 카페는 설악면에서 제일 일찍 문을 여는 카페로 소문이 났다.ㅎㅎㅎ
저녁시간엔 손님이 계시면 10시까지, 안계시면 9시에 문을 닫는 탄력적인 방법을 택하게 되었고...
문제는 휴무일이었는데....
처음 2주는 월요일이 되면 문을 닫았다.
볼 일을 보고 들어오니 시부모님들께서....
차들이 여러대 왔다가 가더라...
카페 바로 옆에 사시니 그게 눈에 보이고 어른들 눈엔 안타까우셨나보다.
그래서 나는 눈치가 보이고....맘편히 쉴수가 없었다.
게다가 손님들이 왔다가 차를 돌려 간다니 그게 너무 죄송한거다.
맘이 편치가 않아서 결국 쉬지못하고 계속 일을 하는 처지가 되었다.
또 시작한 시기가 소위 말하는 성수기 였기에 쉴 틈도 없었다.
카페를 시작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건축비가 얼마들었냐와 장사가 잘 되느냐 이다.
건축비에 대해선 똑부러지게 말할 수 없는것이 순수한 건축비를 물어보는것인지,아니면
카페 오픈까지 소요된 비용을 통틀어 물어보는건지 애매하기 때문이고
얼마라 한들 어떤이는 싸게 지었다 하고 어떤이는 비싸게 지었다 할게 뻔함으로
내가 들인 비용대비 120% 만족한다고 일갈해 버린다.
장사가 잘되냐는 질문에는...아직 일 년을 지나지 않았음으로, 이 업종은 성수기 비수기가 있다니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몇 달 운영해 보니 월급쟁이보다는 나은거 같다고 흘리듯 얘길 하곤 했다.
그런데...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 말은 어쩌면 틀린 말일수도 있겠다.
직장이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서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하고 혹여 길어지는 업무에 수당이 붙는다.
점심시간과 휴식시간도 있고 휴일도 꼬박 챙길수 있으며 설령 근무를 하더라도 그에 따른 보상이 따른다.
나를 따져보자니....
일단 근무시간이 엄청나다...13~14시간 정도가 되니 말이다.
점심시간이 따로 있는것도 아니고 휴일은 더 바쁘고 쉬는날도 일정치 않다.ㅠㅠ
그걸 따져 계산해보면 그닥 월급쟁이보다 낫다는 말이 맞는거 같지도 않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있다 했나...여기에 매여 있다보니 나의 운신의 폭이 너무나 좁아져
모임 한번 맘대로 갈수가 없는 처지다.
같은 업종에 일월성님 말처럼 유리감옥이란 말에 심히 공감한다.
나 혼자라서 뱃속이 편한것도 있지만
혼자라서 어려운 점도 많다.
모든걸 혼자 관리 운영해야 하니까.
기본 청소부터 재고관리 매출관리 유지관리 고객관리 신제품에 대한 고민 동종업계의 견제 등등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겁없이 덤벼들었다가 큰 코 다칠수 있는 일이다....ㅎㅎㅎ
얼결에 시작해 이만큼 오고나니 지난 시간들이 아찔하다.
그래도 내가 희망을 갖는것은 현재 처해있는 열악한(?) 상황이
앞으로도 쭈욱 계속되지는 않을거란 믿음에서이다.
상황은 변하고 환경도 변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식으로든 자리를 잡게 될것이고 그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면 된다.
내 잃어버린 시간은 딸아이가 졸업하는 시기가 되면 분명 확보 될것이고
지금은 지금의 상황을 즐기는것이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길 이란걸 알기 때문이다.
첫댓글 도자기전문인줄 알았는데 글쓰는 솜씨까지.......또 한분의 전주조 수필가 탄생입니다.
지기님 안녕하시지요?
이제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겨 여기서 수다를.....ㅎㅎㅎㅎ
오프에 적극적일수 없으니 온에서 조잘거리게 되는군요. 제 경험이 다른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멋지십니다-
주래골농원님 반갑습니다. 주래골농원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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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이게 참 맘처럽 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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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오우 역시나 비갠님 다운 충고...쉬는날 없이 쭈욱~~이라구요^^;;
그러지요...쉬지않고 일하니 너무 돈만 밝히는거 아닌가 주변서 오해할까봐 은근 걱정이었는데
맘편히 gogo
2년동안은 휴무없이 365일중 360일이상 일했고 이제는 한달에 한번은 휴업합니다.
성수기땐 주말알바하나 쓰고 추석지나면서 둘이 같이출근 같이퇴근
유리감옥 맞습니다. 퇴직금도 없고요ㅋ
저만 그런게 아니었다는게 왠지 씁쓸한 위안이 되는군요.저도 아주 필요한 볼일이 있을때만(미용실갈때 등등)
문을 닫습니다.퇴직금 없지요...그래서 저도 딸아이꺼랑 제꺼랑 작은 적금하나 부었습니다.없는 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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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심할께요...욕심은 절대 부리지 않아요.
작은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저 오늘도 호미질 합니다. ㅎㅎㅎㅎ
쥔장이자 머슴이지요? ㅠㅠ
글솜씨도 뛰어나시니
시나 소설 자서전대필
평론 드라마대본 기타
자유기고 문필가 활동
하시면 원고료부수입도~~!! ㅎ~
어머니나 그런말씀 하지마셈
소질자질 부족하고 모자라요
그저그냥 쉽게읽고 쉽게웃는
편한한글 에피소드 그정도만
사람 8자 알 수 없다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런 글 자주 쓰다보면
어느날 중앙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작소감문 쓸 날 올겁니당.
나처럼 화려한 백수가 되기 위해선 젊어서 열씸히 일해야죠~~~
저두 티몬님 연세 때 참 일 많이 했습니다.
돈두 못 벌면서~~~ㅠㅠㅠㅠ
네 저도 일할수 있을때 열심히 해서 이담에 섶골님처럼 백수가 되어도 하고픈거 어느정도 하면서 살고 싶어요
가평의 명소가 됐군요.
너무 무리 안 가게 건강 잘 지키세요.
고맙습니다.
명소는 아니고...그냥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좌충우돌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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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직장생활도 만만치 않죠.
저희 남편도 직장생활 하거든요^^
그 치열한 곳에서 잘 버티구 퇴직하셨으니 축하드립니다.
물론 충방 정모때 참석해야죠. 제 친정이 충북 음성이라고 했잖아유~
정말 전주조까페에는 글재주꾼이 많네요..시간날때마다 전주조 들랑거리면서 내속의 갈증을 풀곤 합니다.
저는 아직 전원에 땅뙈기 마련 못했지만 몇년 꿈이니 꼭 실현 될것이라 믿고 오늘도 열심히 행복하게 일한답니다..다음에 한번 뵈러 갈께요^^
백합향기님 반가워요~
시간되시면 꼭 오셔요...수다 좀 떨개요 ㅎㅎㄹ
그리고 전원의 꿈 꼭 이루시길 바래요...설악 어때요?
근처로 이사오면 참 좋겠는데^^
설악 정말 좋은곳이죠 .십여년전 거기서 살고싶다는 꿈이 있었지요.주소 찍어주세요.불현듯 번잡한 서울살이가 버거울때 바람처럼 찾아가게요.ㅋ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자잠로 101(선촌리 40-14)
카페 이클림.
나도 낚시가게 4년, 국도변 특산품가게 8년...
주말이 바쁜날이라 주말이 없었네요 ㅎㅎㅎ
물론명절때도 처갓집도 제대로 못가고 ㅋㅋ
저도 그꼴이 될거 같습니다. ㅎㅎㅎ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쥐어짜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