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교장시대, 새로운 교단이 열린다
-광양 옥룡초 전남 첫 평교사 탄생에 부쳐-
드디어 전남 초등교단에도 평교사 교장이 탄생하였다. 금번 9월 1일자 전남교육청 정기인사에서 광양 옥룡초에 평교사인 이재민 선생님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에 임명된 것이다. 이미 다른 시도에서는 몇 명의 평교사 교장이 임명되어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우리 전남만 해도 중등은 두 곳(청산중, 칠량중)에서 내부형공모제 교장 4년 임기를 마치고 평교사로 복귀한 상태였기에 전남초등은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다. 해방 이후 67년 만이며, 전교조가 교장보직선출제를 주장한 지 23년 만이라 3년 가뭄 끝 단비처럼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그래봤자 전남 433개 초등학교 중 이제 한 개에 불과한 이번 인사가 뭐 그리 중요한 것이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겠으나 새로운 교단 문화를 갈망해 온 많은 이들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의미로 다가온다. 지난해 9월 내부형 공모제 교장 확대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많은 교사들이 새로운 변화에 기대를 걸었으나, 정작 교과부의 시행령은 이 법의 의미를 축소시키는데 급급하여 유명무실한 법으로 사장될 위기에 있었다. 다행스럽게 전남교육청과 학교 현장의 노력으로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되어 향후 새로운 승진제도 구축과 학교문화의 창조라는 애초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옥룡초 첫 내부형 공모제 교장 탄생은 새로운 리더십을 바라는 학교 구성원들의 간절한 염원과 당사자와 동료들의 각고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그 학교의 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지역사회, 교사들이 하나같이 내부형 공모제를 선택한 것은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학교로서 바르게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학교 구성원 모두와 소통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교장상을 만들어 달라는 간절한 요구가 더해졌다. 이재민 선생님은 오랜 세월 현장 개선과 참교육을 위해 헌신하며 지역사회의 신망을 받아온 존경받는 교사였다. 하지만 거기에 머물며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단련하였기에 그 부름에 답할 수 있었다. 광양지역 교사들과 3년여 가까이 [새로운학교 네트워크] 모임에 매주 참여하면서 학습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학교문화와 배움의 방식을 터득해 나갈 수 있었다. 이번 공모제 과정은 이러한 집단 지성이 한데 모여 준비하고 토론한 과정이기도 했다. 학교의 실태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교육 목표와 방법을 찾아가는 공동의 노력은 이후 옥룡초 교육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이것이 내부형교장공모제에 바라는 새로운 기대다.
요즘의 교사들은 30대만 되면 승진을 위한 점수 관리에 들어간다. 연구학교를 찾아다니고 각종 대회에 참가하여 수상실적을 쌓는다. 승진을 위한 인맥을 형성하고 업무처리에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한다. 한창 수업의 혁신과 아이들 이해를 위한 동료성 구축에 힘 쏟아야 할 때 경쟁을 위해 스스로를 가두기도 한다. 이것이 전적으로 그들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이 지금껏 교단을 지배한 문화였기 때문이다. 수업하는 교사보다는 행정 하는 관리자를 우대하는 풍조, 하나밖에 없는 승진 제도가 그것을 부추겼다. 우리가 관리해야 할 것은 승진을 위한 점수와 스펙이 아니라 점점 없어져 가는 첫 발령 때의 열정과 동료성 구축을 통한 자기 성장이다.
이제 우리 전남 초등교단에도 새로운 승진제도가 출발하였다. 끊임없이 배우며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교사, 동료와 함께 나누며 협력하는 교사, 아이들과 교실에서 신나게 가르치는 교사가 당당하게 교장이 되어 구성원들과 아낌없이 소통하는 리더십을 실천하다 다시 교사로 돌아와 명예롭게 은퇴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현실이 될 것이다. 부푼 기대를 안고 이재민 교장의 부임을 지켜본다. 새로운 교단이 열렸다.
전교조 전남초등위원장
순천인안초 교사 이장규
첫댓글 눈물나는 소식일세!
박수하고 감격하네
좋은 소식일세..자주 듣고 싶네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고 사는 것이 참 중요한 일이네. 짱구샘의 열정도 머잖아 튼실한 열매를 맺으리라 기대해보네.
재민 선배는 후배들에게도 존경받는 선배라...모두가 인정할 것이네...바라는건 아니겠지만 장규도 나중에 빛을 보게 될것이네...
네. 이재민샘이 잘하실거라 믿습니다. 저는 지금이 전성기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