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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4일, 화요일, Juneau, Juneau Hostel
(오늘의 경비 US $38: 숙박료 10, 점심 16,67, 마그넷 3.10, 술 7.50) 한 방에 있는 리투아니아 청년은 어제 자기 카메라에 문제가 있다면서 내가 Juneau에서 찍은 사진을 좀 얻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여행 중에 이런 요청은 처음 받아보는 것이라 좀 어이가 없어서 대답을 못하고 있다가 몇 장이나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몇 장을 줄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흡사 시장에서 흥정을 하는 식이다. 미국적 상식으로는 매우 무례한 대화인데 이 청년은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것이 동구 공산권과 서구 나라들 간의 문화적인 차이인 것 같다. 어제 대화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는데 오늘 아침 나갈 때 이 청년은 나에게 오늘 자기에게 줄 사진을 많이 찍으라고 거의 명령조로 얘기를 한다. 아무런 대꾸도 안 했지만 보통 뱃장이 두둑한 친구가 아니다. 이 청년의 요구를 어떻게 대해주어야 할지 좀 난감해진다. 오늘은 Tracy Arm 빙하 관광을 가는 날인데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그래도 가기로 했으니 가는 수밖에 없다. 아침 8시 15분까지 선착장으로 나가서 배에 올라야 하는데 가는 길에 Subway 음식점에 들려서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사가지고 가야하니 7시 반 쯤에는 숙소를 나서야 한다. 7시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외출 준비를 한 다음에 응접실에 앉아서 7시 반까지 기다리는 동안 잠깐 이메일을 체크한다는 것이 (독일에서 동계 올림픽 유치에 분주한 두산의 박용성 회장으로부터 여행을 잘 다녀오라는 이메일이 왔다) 깜빡 시간 가는 것을 몰랐다. 숙소 여주인이 나에게 전화가 왔다고 해서 전화를 받아보니 Tracy Arm 여행사에서 온 전화였다. 배가 곧 출발할 시간인데 내가 배에 없어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었다. 시계를 보니 8시 10분이었다. 10분 안에 도착하겠다고 했더니 그보다 더 빨리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목요일로 일정을 바꾸는 것으로 결말을 지었다. 목요일에는 오늘보다 날씨가 좋아질 것이 분명하니 오히려 잘 된 것이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그럼 오늘은 무얼 하나. 스위스 친구가 Mt. Roberts 산 등산을 간단다. 애틀랜타에서 온 간호사 Linda와 나와 한 방에 묵고 있는 리투아니아 청년 Miga도 같이 가겠단다. 그래서 나도 그들을 따라 나섰다. Mt. Roberts 산 등산은 원래 내일이나 모래 하려고 했던 것인데 잘 된 것 같았다. 그들은 Mt. Roberts 산 정상까지 간다는데 나는 그 중간 지점에 있는 Mt. Roberts 산 케이블카 정거장까지만 (Mt. Roberts Tram Station) 가기로 했다. 나는 거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크루스 배 선착장이 있는 곳으로 내려갈 작정이었다. 등산 시작은 그들과 같이 했는데 금방 헤어지고 나 혼자 등산을 했다. 나는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에 도저히 그들과 보조를 맞출 수가 없었다. 스위스 청년은 나 혼자 등산 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천천히 라도 같이 가잔다. 고마운 얘기지만 걱정 말고 먼저 가라고 하고 헤어졌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니 무슨 사고가 생겨도 쉽게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비가 점점 더 많이 내려서 올라갈수록 길이 미끄럽기 짝이 없는 진흙길로 변했다. 등산로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는지 시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등산로를 고치고 있었다. 오전 9시 반에 등산을 시작해서 두 시간 동안 산을 올라가서 (제법 가파른 등산로였다) 11시 반에 Mt. Roberts Tram Station에 도착하니 우비 재킷을 입고 조그만 우산을 들고 등산을 했지만 하의와 등산화가 빗물에 흠뻑 젖고 몸이 많이 얼었다. Tram Station은 크루스 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관광객들로 붐비었다. 나는 두 시간을 걸려서 올라왔는데 이들은 왕복에 $39을 내고 5분 정도에 올라왔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만 가는 데는 $10을 받는데 Tram Station에 있는 음식점이나 기념품 상점에서 $10 이상을 쓰면 공짜로 내려 갈 수 있단다. 점심시간이 되었고 점심은 사먹어야 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흥정이었다. 이런 제도가 한국에도 도입이 되었으면 좋겠다. 왕복 케이블카를 타지 말고 등산을 해서 올라온 사람은 물건을 일정 금액어치 사면 공짜로 내려가게 하면 국민 건강에 얼마나 좋을 것인가? Tram Station에서 일찍 내려와야 비는 오고 시내에서 갈 곳은 없어서 Tram Station 극장에서 이 지역 원주민인 Tlinget 부족에 관한 30분 길이의 영화를 보았다. Tlinget 부족은 이 지역에 약 10,000년 전에 정착했는데 독수리를 숭상하는 부족과 까마귀를 숭상하는 두 부족으로 나뉘어 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Totem Pole을 보면 항상 독수리나 까마귀가 있다. 숙소로 돌아오기 전에 주립 박물관 구경을 잠깐 했는데 전 세계에 50여개 밖에 없고 하나에 $250,000이 간다는 지구의가 볼만했다. 과거 100여 년 동안에 일어났던 지진과 쑤나미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현재 하늘을 나르고 있는 약 2만 5천대의 여객 항공기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냉장고만한 크기의 지구의인데 프로젝터 3개가 비추고 있었다. 오늘 등산을 함께 떠났던 30대의 스위스 청년은 며칠 후에 Juneau에서 멀지 않은 캐나다의 Whitehorse에서 친구 두 사람과 (스위스, 독일) 만나서 Yukon 강가에서 통나무 뗏목을 만든 다음에 Yukon 강 여행을 할 예정이란다. 6주 동안 캠핑을 해가면서 Yukon 강이 바다로 들어가는 지점까지 약 3,200km를 여행할 것인데 도중에 폭포가 없는 것을 확인해 놓았단다. 카약을 타고 강을 내려가는 사람들은 제법 있는데 뗏목으로 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단다. 강을 내려가는 것보다 뗏목을 만드는 것이 더 힘든 일인데 뗏목을 만들기 적당한 크기의 나무 20여개를 잘라서 (나무를 자르도록 캐나다 정부의 허가를 받아 놓았단다) 강가까지 운반하는 것이 제일 문제란다. 다른 사람을 쓰지 않고 셋이서 모든 일을 해결할 것이란다. 뗏목을 만드는 데는 못을 약간 쓰지만 대부분 밧줄을 쓴단다. 나무는 죽은 나무만 자를 수 있는데 넘어져 있는 나무는 안 되고 서있는 나무를 잘라야 한단다 (왜 그럴까?) 100여 년 전 개척자들이 했던 일을 재연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별난 사람들이 다 있다. 내가 영행 중 만난 별난 사람들은 이 청년들 외에도 파키스탄에서 만난 개를 데리고 혼자 3년을 걸어서 세계 여행을 하던 프랑스 청년, 칠레에서 만난 북미 최북단에서 남미 최남단까지 2년을 걸려서 자전거 여행을 하던 미국 청년, 잠비아에서 만난 오토바이로 세계 여행을 하던 일본 여자, 이란에서 만난 호주에서 스위스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던 65세의 스위스 노인 등이 있다. 나를 별난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경기 55회의 “말가” 최귀승 형은 나를 “기인”이라 부른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9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서 (아침 9시에는 숙소를 쫓기듯이 나가야 하니) 밀린 여행기 정리를 하고 오후에는 시내 관광을 더 하던지 날씨가 개이면 Mendenhall Glacier 빙하에 가서 빙하 사진을 더 찍을 예정이다. 안개와 부슬비로 우중충한 도시 분위기를 꽃이 좀 밝게 해주는 것 같다 나무를 많이 때는 모양이다 안개가 산을 덮었다 1890대에 이 냇가에서 금이 노다지로 발견되었다 제법 긴 폭포가 보인다 Mt. Roberts 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찬란한 녹색이다 개를 데리고 등산을 하는 두 여인을 개가 쳐다보고 있다 소나무 숲으로 난 등산로 밝은 초록색 잎 탐스러운 솔방울 Tram Station 음식점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크루스 배 손님으로 가득했다 Tram Station에 걸린 Juneau 시내를 그린 풍경화 옛날에 이 지역 원주민들과 러시아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전투를 그린 그림, 가운데 망치를 들고 까마귀 모습의 투구를 쓰고 있는 사람이 원주민 추장이다 안개가 자욱한 전망대 Tram Station 옆에 있는 조그만 박물관 안개가 좀 겉인 다음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크루스 배 선착장 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다 원주민 가이드가 케이블카가 내려가는 동안 원주민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Juneau의 중심에 있는 시계탑 주립 박물관에 있는 지구의 시립 박물관 앞에 있는 Totem Pole 시립 박물관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글과 사진을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