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7일, 화요일, Route 228 휴게소 near Antipovka, Motel Aist (오늘의 경비 US $23: 숙박료 $16, 저녁 200, 식품 200, 아이스크림 40, 환율 US $1 = 64 ruble) 오늘은 힘들었다. 너무 빨리 장거리를 달렸기 때문이다.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77km를 달렸다. 그렇게 달리지 않으면 야영을 해야 하는데 야영을 하는 것이 싫다. 야영은 작년에 할 수 없어서 딱 한 번 했는데 가능한 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 하루 종일 달린 다음에 샤워를 하고 푹 자야 피곤이 풀리는데 야영을 하면 그렇게 안 된다. 고급 야영장이면 괜찮지만 러시아에는 그런 야영장은 없는 것 같다. 배터리 충전도 못하고 WiFi 사용도 못한다. 야영은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나같이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을 "credit card biker"라고 부른단다. 은행카드로 숙식을 해결하면서 짐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고 쉽게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오늘 날씨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그래서 경치는 좋았는데 좀 더웠다. 언덕도 어제 만큼 있었다. 오히려 어제 같은 흐린 날씨였더라면 덜 힘들었을 것이다. 아침 6시에 떠났는데 맑은 날씨라 그런지 아주 환했다. 장거리를 달리는 날에는 맑은 날씨면 아침 5시 반 정도에 떠나도 괜찮을 것 같다. 아침에 숙소에 딸린 카페가 열려 있어서 점심으로 먹을 음식을 샀다. 구글 Translate로 "meat pie"를 달라고 했더니 고기가 든 빵을 주었는데 세 개를 사서 오늘 오는 동안 잘 먹었다. 지도에 77km를 달리는 동안 중간에 카페가 하나도 없다고 나와 있어서 산 것이다. 아침에 살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카페가 아침 6시에도 열려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쩌면 24시간 동안 여는 카페인지도 모른다. 식수도 날씨와 거리를 감안해서 충분히 준비했다. 그런데 오다 보니 카페가 3 군데나 있었다. 구글지도, OSM 지도에 안 나온 카페들이다. 그러나 지도에 안 나온 숙소는 없었다. 도로에 차들이 좀 줄어든 것 같다. 아마 Volgograd 지역에서 Moscow로 가는 차들이 빠져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작년 Volgograd로 올 때보다 확실히 줄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작년에는 차들이 많아서 정말 힘들었다. 시베리아로 갈수록 교통량이 계속 줄어들면 참 좋겠다. 그렇게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오늘 러시아 사람 장거리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아제르바이잔 수도 Baku에서 시작했는데 내가 가는 Samara 북쪽에 있는 Kazan까지 간다며 나도 Kazan에 가느냐고 물었다. 나는 Samara에서 자전거 여행을 끝내고 귀국한다고 했다. 말이 잘 안 통해서 길게 설명하기가 힘들어서였다. 나는 Samara에서 Ufa 쪽으로 가기 때문에 Kazan 쪽으로는 안 간다. 짐이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니 주로 야영을 하면서 다니는 것 같다. 진짜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이다. 함께 사진을 한 장 찍고 헤졌다. 어제 묵은 숙소는 WiFi가 없었다. 러시아에서 WiFi가 없는 숙소는 처음이었다. 다행이 러시아 휴대전화에 30GB 데이터가 따라와서 WiFi가 없어도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할 수 있다. 한 달에 약 $8 선불인데 데이터 사용량이 30GB나 따라오다니 너무 싼 가격이다. 한국은 휴대전화 사용료가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휴대전화 회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묵인하고 있는 것 같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다른 일은 다 잊어버리고 여행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다니니 버스 타고 기차 타고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자전거 여행은 힘은 들어도 자유로워서 좋다. 매일 소화해야 할 일정이 있기 때문에 무료하지 않고 일정을 소화하면 성취감도 느낀다. 생활이 단조롭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거의 받지 않는다. 인생도 여행하듯이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내일은 짧게 달리는 날이다. 41km 만 달린다. 하루 길게 달리고 하루 짧게 달리고 하니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기는 것 같다. 내일도 아침 6시에 출발이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찬란한 일출 이른 아침에는 차가 별로 없어서 좋다 러시아인 장거리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내 자전거를 붙잡고 있는데 나보다 짐이 배는 되는 것 같다 잠깐 대화를 나눈 후에 나보다 먼저 떠났다 갓길은 나빠도 왕복 4차선 도로라 달리는데 문제는 없다 왕복 2차선으로 바뀌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내 자전거는 장거리 자전거 여행용 자전거로 제일 많이 알려진 Surly Long Haul Trucker 모델이고 자전거 가방 역시 제일 많이 알려진 독일제 Ortlieb 모델이다, 자전거가 내 키에 비해서 약 3cm 정도 너무 높은 것만이 흠이다 주인 없이 버려진 땅 같다 언덕을 넘으면서 이제 평지가 나올까 하면 또 언덕이 나온다 오전 8시경부터 트럭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도에 안 나온 카페들이 제법 많다 Volga 강의 지류 같다 아름다운 날이다 다시 Volga 강인 것 같다 77km를 달려서 나온 휴게소 휴게소에 있는 오늘의 숙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