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7일, 목요일, Cordoba, Helvetia Hotel (오늘의 경비 US $29: 숙박료 20, 점심 30, 식료품 10, 인터넷 2, 기타 18, 환율 US $1 = 2.85 peso) 오늘은 우연히 한국 교포를 만났다. 시내 상점가를 걸어가는데 한국사람 같은 여자가 지나가서 물어보니 한국 사람이란다. 마침 점심때라서 한국 음식점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면서 같이 가자고 한다. 한국 음식점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여서 따라갔다. 40대 말로 보이는 이 여자는 19세 먹은 딸과 함께 있었는데 시내에서 옷가게를 경영한단다. 서너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한국 음식점으로 갔는데 건물 2층에 있는 이 한국 음식점은 간판이 없었다. 초인종을 누르니 문을 열어주어서 계단을 올라가니 그럴듯한 음식점이다. 한국 사람들만 상대하니 간판이 필요 없단다. 오랜만에 불고기 정식을 먹었는데 여러 가지 밑반찬에 냉면과 된장찌개까지 곁들여서 배불리 잘 먹었다. Cordoba에는 한국 교포가 약 50가구에 250명 정도 되고 (몇 년 전에는 훨씬 더 많았다) 한국 교회도 하나 있다. 교민 거의 대부분이 옷가게를 하는데 경기가 좋았던 10년 전에는 1년에 $10만 버는 것은 쉬울 정도로 장사가 잘 되었는데 지금은 경기가 나빠서 가게 문을 닫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사람이 많다. 아르헨티나는 한때 한국 교포가 3만이었는데 지금은 1만도 안 된다니 매우 심각한 것 같다. 대부분 1980년대 중반과 후반에 이민 온 사람들인데 돈만 잘 벌리면 Cordoba 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다고 한다. 날씨 좋고 공기 좋고 물가 싸고 사람들 친절하고 살기 최고란다. 근래에는 골프 붐이 불어서 교민들 대부분이 골프를 친다. 골프 클럽 가입비도 싸고 한번 치는데 3,000원 정도라니 정말 싸다. 대부분 교포들이 가정부를 두고 사는데 월급이 $350 정도란다 (월 $50 정도인 볼리비아보다는 훨씬 비싸다). 불편한 것은 식료품을 사려면 Buenos Aires까지 가야되고 한국 왕복 비행기 값이 비싸고 ($1,500-2,000)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곳 2세들은 미국으로 유학 가는 사람들도 있고 이곳에서 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잡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만난 19세 처녀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는데 내년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로 되어있다. 한국말이 좀 서툴렀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다음에 부모가 있는 아르헨티나로 돌아올까? 여행지도 Cordoba에도 약장사가 있는 것 같다 2003년 11월 28일 금요일, Cordoba, Helvetia Hotel (오늘의 경비 US $29: 숙박료 20, 점심 17, 저녁 10, 식료품 18, 관광 14, 인터넷 2, 환율 US $1 = 2.85 peso) 오늘은 Cordoba에서 약 40km 떨어진 아담한 colonial 풍의 도시인 Alta Gracia 구경을 다녀왔다. Alta Gracia에는 Jesuit Mission 유적이 있다. Jesuit 교단은 스페인 왕의 허락을 받고 중남미에 와서 200여 년 동안 인디언들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하면서 인디언들을 모아서 Mission이라 불리는 집단 농장을 경영했다. Mission은 스페인의 식민지 정부의 통치를 받지 않는 치외법권 적인 존재였다. Jesuit Mission이 대성공을 거두자 인디언들의 착취적인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중남미의 스페인 사람들과 마찰이 생기기 시작해서 결국 스페인 왕의 명령으로 Jesuit 교단은 중남미, 멕시코 등 신대륙 전역에서 추방을 당했다. Jesuit 교단이 추방된 후 몇 년 안에 신대륙에 있던 모든 Jesuit Mission은 폐허로 변해버렸다. 그 안에서 생활하던 인디언들도 모두 도망 가버렸다. 폐허가 된 Jesuit Mission은 주로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 수십 군데가 있는데 지금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스페인 사람들이 신대륙에 와서 인디언들을 위해서 무언가 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이 Jesuit Mission이었는데 그것조차 금은에 눈이 먼 다른 스페인 사람들의 질시로 오래가지 못하고 말았다. 이제 중남미 착취로 한때 잘 살았던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고 중남미 나라들은 후진 국가로 전락해서 장래 희망이 없는 나라의 위치에서 벗어날 것 같지 않다. 어제는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었다. 우리가 없어도 우리 세 아이들은 제일 위인 Utah 주에서 사는 딸네 집에서 모여서 함께 보냈다. 세 애들 사이에서 맏이라고 구심점 노릇을 잘 하고 있는 딸애가 장하다. 저녁때는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서 오랜만에 서로 목소리를 들었다. Cordoba 근교 도시 Alta Gracia에 있는 Jesuit Mission Jesuit Mission 내부 저녁을 또 parilla 음식점에 가서 먹었다, Parilla는 옛날에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아르헨티나의 국민 음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