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기는 나의 지킴이이다.
우리는 누구나 다 남보다 더 먼저 잘 치고 싶기 때문에 이렇게 곡이 익숙해질 때까지 천천히 연습하는 데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우리의 부족한 인내심을 채우는 데 박자기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 어떤 선생님들은 비음악적이라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하시는데 아마 학생들이 박자기에 박자를 맞춘다는 이유로 작곡가가 요구하지 않은 액센트 등을 멋대로 붙여서 원만한 연주를 스스로 방해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필자는 아직도 박자기를 연습 내내 거의 끼고 사는 편인데, 성격이 급한 내가 느린 박자로 오랫동안 연습하도록 붙잡아 주는 역할도 되고, 궁극적으로 빠른 박자에서도 박자기를 놓고 연습하면 자신이 연주하기 원하는 박자보다 지금 얼마나 빠른지, 느린지, 리타르단도나 템포 루바토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수 있어서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박자 변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박자기를 이용해서 느린 박자에서부터 한 칸씩 올라가며(예를 들어 ♩=60,63,66...80,84등)그 박자에서 잘될 때까지 만들어 나가면 빠르면 며칠 안에도 어느 정도 곡의 윤곽이 제대로 나타난다.
*네번째 시간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