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유럽 여행
유지연
동생은 유럽에 있고
나는 쁘띠프랑스라고 불리는 가평에 있다
동생은 비행기를 탔고
나는 푸른 빛깔이 도는 학을 탔다
그녀는 무빙워크를 타고
구름이 쇼 하는 새로운 곳으로 간다
나는 가평에서 푸른 강변을
유럽 여행 하듯이 걷는다
배 같은 유선형인 이파리마다
그녀의 얼굴 같고 옷자락 같아
금빛 미소가 전해져 오는 것 같다
그녀가 어디 있든
소식의 날개짓을 듣고 싶어서
유럽의 하늘에
편지를 띄운다
춘천 북한강에서
유지연
춘천엔 내 집이 없다
검은 바위처럼 서늘해 지는 마음
내 모습이 낯설어 지고
새 한 마리 친근하게 키워주십사 하고
식당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북한강 강가에 바위들을 품고 서 있는 산
그 산만이 바위들처럼 나를 안아주는 것 같다
반짝이는 바위는
반짝이는 천개의 눈
어머니 같은 산이다
산은 깃털 같은 바람을 베풀어
근심을 날려 보낸다
백로 한 마리 산 위로 비상하여
내 꿈을 낚시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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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 2022년 '한국작가' 등단
가평문협회원. 시를 뿌리다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