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5회차 경남 고성 거류산 산행보고서
*언제: 2025년 2월16일
*산행시간:4시간(8.5Km). 차량운행시간:3시간 30분
*산행코스: 엄홍길전시관 – 문암산 – 거류산 - 엄홍길전시관
2월은 바쁜 달이다. 생각해 보면 동지 산악회에서의 첫 산행이 3월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2월은 바쁜 달 맞다. 졸업식을 하루에 두 군데를 뛰고 방 빼서 내려오는 딸냄 살림살이가 더해져 집은 폭탄을 맞고 신학기 준비를 하는 학교는 방학이 더 바쁘다. 최영근 회장님의 꼬임에 훌러덩 넘어가 에~잇 몰러 하며 등산 가방을 챙긴다. 8시 출발. 느긋한 출발이다. 그래도 꼴찌다. 지각은 아니었지만 인사도 못 나누고 부랴부랴 차에 오른다. 반가운 얼굴들이 환하게 반겨 주신다. 반갑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계절은 아직 겨울. 멀리 보이는 낙엽송들은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가로수 나무들은 겨울의 삭막함을 더해준다. 갈대와 억새는 역광으로 반짝이는 모래변 같다. 예정 시간 보다 조금 늦은 11시30분 엄홍길기념관 도착. 고향사진과 아지매 김정애 선배님의 부재로 차량 기사님한테 부탁해 단체 사진도 찍고 산을 오른다. 난이도는 “하”라는 산행 설명에 가벼운 마음으로 산길을 걸어도 앞에서 시작했던 게 또 어느새 후미다. 그래도 찡찡이가 징징이로 발전해 나름의 위로를 한다. 문왕산의 자그마한 돌탑 정상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점심시간. 먼저 도착한 앞 팀들은 식사가 한창이다. 동지 산악회에 손을 내밀어준 향진이가 top of the top을 가고도 걱정스런 전화와 점심의 유혹을 뿌리치고 동기라고 기다려준다. 언제나 동기라는 죄로 징징이를 챙기는 향진이와 우영철님께 늘 감사한다. 자리를 펴고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은 뷔페다. 산에서 먹는 건 다~~~~ 맛있다. 시끌벅적 즐거운 점심을 먹고 출발. 거류산의 정상부 구릉(완만한 기복의 낮은 산이나 언덕이 계속되는 지형)에 나말초려(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에 축조한 거류산성을 지나 남한의 지형을 닮은 당동만을 지나 거류산 정상. 몇 일 계속 춥던 날씨는 정상에서도 바람은 잔잔하고 하늘은 파랗고 파랗다. 원점회귀로 돌아 내려오는 길에는 오르며 보지 못했던 작은 돌멩이, 낮은 몸으로 겨울을 나는 풀, 이름모를 갖가지 나무, 바람소리. . . . 하산도 꼴지였지만 박수를 받으며 차에 오르는 기분은 좋으다. 깔끔한 맛의 동태탕으로 하산주를 하고 포항으로 출발. 달리는 차 안에서 꿍짝꿍짝 노래방이 열려도 모자 뒤집어쓰고 꿀잠을 자고 나니 방값내라 하신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산은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 언제나 오르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내리막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르막길의 청년의 도전과 화려함은 없지만 내리막길을 걷는 황혼의 여유로움으로 나무도 보고 풀도 보고 돌도 다시 보고 바람소리도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모든 선후배님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다음 달 섬산행에서도 많은 분들을 뵙기를 바란다. 사랑합니다. 동지산악회 ♡
첫댓글 멋진 후기네요.
늘 할께해서 감사하고요
많은 관심 고맙습니다.
차량 운행 시간은 있는데 산행 시간은 없네요
ㅎㅎ 일부러 안 적은거죠
박향미 화이팀~~~
후배님의 산행후기를 보니 다시 등산하고 내려 오는 기분이 드네요 역사와 계절을 잘 표현해 주니 새삼 산행이 즐거움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