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떠난 배낭여행(1)

[황태자]

여행의 시작 : 2012년 2월 16일(목)

사와디캅(태국), 사바이디(라오스)...안녕하세요.

프롤로그

여행하면 괜스레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간 속에 묶여 바쁜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 구속이 풀리게 될 때, 색다른 감흥에 잠기게 되기 때문이다. 여행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짜릿함이 더해진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취향이나 사고에 따라 여행지를 평가한다. 똑같은 여행지를 놓고도 사람마다 그 대답은 제각각이다. 그러므로 자기 취향에 맞는 여행지가 최상의 여행지다. 그곳에서의 여정은 정신없이 찍은 기념사진이 아니라 아름다운 추억의 실루엣이 된다. 여행의 실루엣은 그리움이 되고, 그곳으로 다시 떠날 것을 기약한다.

이번에 대학에 입학한 아들과 함께 태국과 라오스를 배낭여행했습니다. 그곳에서 과거 우리의 50~60년대 모습을 보며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포근함을 느꼈습니다. 여행기간 동안 느낌을 짧은 몇 줄의 글로 그것들을 표현하고 몇 장의 사진으로 그것들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소중한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정리한 것입니다. 앞으로 태국&라오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료는 여행 가이드북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은 것입니다. 영리를 위한 목적이 아니니 혹 저작권 태클은 없으면 하는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여행코스 : 대전----인천공항----방콕 수완나품공항----카오산로드

대전을 출발한 지 3시간 후 버스는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3층 출국장으로 들어서 J카운터에서 탑승수속을 밟는다. 여권과 이메일로 받은 전자티켓(e 티켓)을 보여주며 짐 부치는 곳에 배낭을 올려놓고 탑승권을 받았다.

두툼한 겨울 점퍼를 벗어 공항 지하 외투보관소에 맡기고 출국수속을 밟는다. 블라디보스톡 항공 125번 게이트는 셔틀트레인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01~132 안내표시를 따라 내려가 지하철 같은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에 내린다.

15시 45분 탑승이 시작되고, 16시 10분에 이륙한 비행기는 방콕으로 향한다. 기내식으로 작은 도시락이 제공되었는데 비교적 맛있었다. 잠시 눈을 붙이고 도착 1시간 전쯤 태국입출국신고서를 작성했다. 6시간 10을 비행하고 현지 시간으로 20시 20분에 태국의 수도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에 안착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허브공항을 꿈꾸는 수완나품(Suvanabhumi)공항은 연간 이용 객수가 4500만 명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4670만 명)보다 약간 작지만 홍콩 책랍 공항 이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4500만 명) 공항과는 승객 수용 능력이 같으며, 인천 신공항(3000만 명)보다 1500만 명이 더 많다.

예전의 돈므앙(Don Muang)공항에 비하여 규모가 엄청나고 첨단 시설을 갖추었다. 여객 터미널의 건물 면적은 돈무앙 공항의 2배 규모다. 국제선과 국내선 터미널이 붙어 있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또, 공항 건물 외벽이 유리로 장식되어 있어서 밖이 훤히 보일 뿐 아니라 깔끔하고 쾌적하다.

태국어로 ‘황금의 땅’을 뜻하는 수완나품 공항은 현 푸미폰 태국 국왕이 이름을 지었다. 독일인 건축가 헬무트잔이 설계를 맡았고 하나의 지붕으로 된 여객터미널은 중앙홀이 타원형으로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제탑(132m)을 자랑한다.

방콕의 돈므앙 공항은 지난해 방콕의 대홍수(사망 8백여 명에 경제손실 53조원)로 활주로가 대규모로 침수돼 무려 넉 달 동안이나 비행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었다고 한다.

입국심사를 위해 입국심사대앞에 줄을서서 40분 정도 차례를 기다린다.  방콕은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로 이동하기 쉽고, 자유분방하고 국제적인 느낌을 거리낌 없이 수용할 수 있는 도시다.  입국심사를 받고 배낭을 찾아 1층 밖으로 나오니 "퍼블릭 택시 서비스(Public Taxi Service)" 라는 표시가 보인다. 택시를 타고 카오산로드로 향한다. 요금은 고속도로 통행료(70밧)와 봉사료(50밧)포함 380밧. <팁>참고로 낮에 도착했다면 공항청사 앞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교통센터까지 가서 556번 시내버스를 타면 카오산로드까지 간다.

태국(Thailand) 의 일반정보

태국은 입헌군주국으로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 위치해 있고,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말레이시아와 접경을 이룬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 불교국가로 어디서나 사원을 쉽게 볼 수 있다. 타이족과 중국계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북부 지역은 고산족, 남부 지역은 말레이족이 거주한다. 시차는 방콕이 서울보다 2시간 느리며 환율은 1밧이 약 40원이다. 전압은 220~240V이며 콘센트는 한국과 동일하다.

인도차이나(Indochina)라는 이름은 프랑스가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등을 식민지로 하던 시절, 이들 나라를 통틀어 부르던 것이다. 이는 문화적으로 베트남이 중국,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에 기인한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태국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 네 나라가 역사와 문화적으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차이나의 네 나라는 고대부터 전쟁을 통해 서로의 영토를 차지하거나 내주기를 반복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는 사회주의 국가이나 사실 이 나라들을 여행하다보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태국은 인도차이나에서 한 번도 외국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는 자부심을 가진 나라다.

인도차이나의 이들 네 나라는 각기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 베트남은 유교문화를 근간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며, 캄보디아는 찬란한 힌두 문화를 자랑하고 미지의 땅인 라오스는 백만 마리 코끼리의 왕국이며, 태국은 금빛 불교문화를 자랑한다.

일상이라는 궤도를 이탈하는 순간, 그동안 자신을 규정했던 관습과 의식에서 해방되며 모든 것이 다 허용될 것 같은 아찔한 자유를 느끼게 된다. 방콕에서 이를 잘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카오산 로드다.

숙소인 타라하우스(Thara House)에 첫날 여정을 푼다. 요금은 에어컨 트윈룸 550밧이고, 방열쇠 보증금(체크아웃시 환불)이 500밧이다. 곧바로 카오산 로드로 나간다.

카오산로드

카오산 로드에는 상인들만 태국인일 뿐, 외국인들이 더 많다.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은 여기로 모인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여행자들은 여기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정보를 얻고, 다음 여행지로 떠난다. 말 그대로 '배낭여행자의 거리'다. 여행자들에겐 카오산로드와 평행하게 뻗어있는 람부뜨리 로드, 카오산 위쪽의 파아팃 로드까지가 모두 '카오산'으로 통한다. 값싼 숙소와 식당, 여행사가 밀집한 곳이다.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 할 수 있는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 수많은 여행자들이 배낭을 메고 이 거리로 찾아들고 있다. 그들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이 거리는 태국이되 태국이 아니고, 획일적인 의식이 지배하는 곳이 아니다. 물론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은 있지만, 그 외에는 모두 자유다.

제 키만 한 배낭을 짊어진 여행자들은 방람푸, 카오산로드 입구에서 내린다. 카오산로드는 짜크라퐁 로드에서 타니오로드까지 수직으로 뻗어있는 골목길이다. 300ｍ가 채 안 되는 시장 골목 중 이곳만큼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은 없다. 전 세계 배낭여행자의 천국이자 베이스캠프다. 세계를 떠도는 배낭여행자는 누구나 한번쯤 거쳐 간다. 영화 '비치'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배낭을 둘러메고 이곳에 처음 발을 디뎠다.

카오산에 발을 디딘 순간이 한낮이라면, 그저 여행자들이 몰려다니는 시장 통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후 5시 카오산로드 입구에 차량 통제 칸막이가 세워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카오산로드' 이정표 뒤 '걸리버스 터번'에 네온사인이 들어오는 그때부터, 카오산은 배낭여행자의 해방구로 변신한다. 거리엔 포장마차 노점상들이 몰려나와 팟타이(태국식 볶음국수)와 카오팟(볶음밥)을 볶아낸다. 레게머리를 늘어뜨린 여행자들은 '스타퍽스(starfucks)'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맥주병을 손에 들고 거리를 어슬렁거린다. 술집에서는 유럽 축구 방송을 중계하고, '아무거나 다 팝니다(we sell everything)'란 간판을 단 헌책방에는 남들이 쓰다 판 여행가이드북을 사려는 여행자들로 붐빈다.

카오산로드가 배낭여행자의 거리로 떠오른 것은 1970년대 초. 그때만 해도 방콕 사람들조차 찾지 않는 '슬럼가'에 가까웠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들은 값싼 숙소를 찾아 카오산로드로 모여들었다. 하루 방콕 관광 필수 포인트인 왕궁, 박물관, 왓포 등이 걸어서 15분 거리. 시장이 가까워 먹을거리와 여행에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좋았다. 거기다 방콕은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 각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거쳐 갈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여행사와 각종 부대시설이 속속 들어섰다.

카오산로드에는 배낭여행자가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 값싼 숙소, 여행자 입맛에 맞춘 식당은 기본이고, 저녁에만 펼쳐지는 노점에서는 가짜 국제 학생증과 운전면허증을 만들어준다. '불법'인 것이 분명한 복제영화 CD들은 3장에 100바트다. 포장마차를 개조한 헌책방에는 여행자들이 쓰던 중고 가이드북들이 얌전히 꽂혀 있고, 누군가 입다 판 옷들도 즐비하다. '아무거나 다 팝니다'가 있다면 '아무거나 다 삽니다(we buy everything)'도 있는 법. 장기 여행자들이 배낭의 짐을 덜어놓고 갈 수 있는 가게들이다. 여행사들은 가까운 칸차나부리, 아유타야뿐 아니라 라오스, 캄보디아 교통편까지 판다. 흥정만 잘하면 버스 값보다 싸게 여행상품을 살 수도 있다.

카오산로드 좌우의 건물은 대개 1층은 식당 또는 가게, 2층부터는 숙소 형태다. 건물 앞엔 노점이 줄을 서고, 노점 앞엔 여행자가 물결을 이룬다. 노점 팟타이 한 그릇이 단돈 20바트. 바나나를 넣은 인도식 팬케이크 로티, 샐러드 쏭땀, 흰죽 란쪽부터 벌레 튀김까지 없는 게 없다. 밤이 깊어지면 불붙은 봉을 돌리는 '불쇼'가 펼쳐지고, 풍선을 가득 단 툭툭(오토바이를 개량한 탈 것)이 지나다닌다. 새벽 1시. 상가들이 문을 닫으면 여행자들은 파아팃 로드로 옮겨간다. 바닥에 돗자리를 펼쳐 놓고 트럭에서 파는 '양동이 칵테일'을 마신다. 매일의 '축제'는 새벽 3시까지 이어진다.

노련한 상인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면 발품을 팔아 가격 비교를 하는 게 최선이다. 물론 이때 밤의 열기를 식혀줄 열대과일 주스 한 잔은 필수다. 칼로 구멍을 내고 빨대를 꽂아 넣은 코코넛, 태국 과일 주스의 양대 산맥인 수박과 망고 주스 등이 판매대에 쌓여 있다.

볶음면 요리인 팟타이(Phat Thai)는 카오산로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노점 음식이다. 커다란 철판에 굵기가 다양한 서너 가지의 쌀국수를 수북이 올려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면은 미리 삶아서 건져놓는데 빛깔이 제각각이다. 여기에 양념과 함께 야채(숙주, 부추, 파), 계란, 땅콩가루, 해산물, 고기 등을 곁들여 접시에 담아낸다. 가격은 어떤 육류와 해산물이 들어가냐에 따라 20~40밧으로 나뉜다.

매콤한 파파야 샐러드인 쏨땀(Somtam)은 야시장에서 빼놓지 말고 맛봐야 할 음식이다. 톰얌꿍과 함께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태국인들의 밥상에도 빠지지 않아 '태국 김치'로 불린다. 재료는 덜 익은 파파야, 말린 새우, 라임, 토마토, 땅콩 등이다. 재료를 모두 절구에 넣고 액젓과 함께 빻는데 그 모습도 이색적이다. 계란이나 게가 곁들여지는데 가격은 30밧 안팎이다.

방콕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후텁지근한 열기와 뜨거운 햇살 아래서 몸과 마음의 긴장은 풀리고, 배를 타고 넘실거리는 차오프라야 강을 달리다 보면 낯선 이국땅에 왔음을 실감한다. 온갖 과일과 음식, 피로를 풀어 주는 마사지, 라이브 뮤직 등도 즐길 수 있다.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태국은 새로운 것과 마주치는 설렘과 오래된 것에서 오는 편안함이 공존하는 곳이다.

여행으로 지친 몸의 피로를 풀기에 마사지만한 게 없다. 방콕은 골목마다 마사지숍이 즐비하다. 뭉친 근육을 꾹꾹 눌러 기의 흐름을 돕는 태국전통 마사지와 10분만 받아도 눈이 스르르 감기는 발마사지, 온몸을 오일로 정성껏 마사지해주는 아로마 마사지 등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가격은 1시간에 200밧(8천원)이다. 길거리 쇼파에 누워 발마사지를 받는다. 곧바로 나른함이 밀려오고 여행의 첫날은 그렇게 저물어간다.

[korkim]

황태자님 아들이 美男이구만
하기야,
아빠도 멋진 분이시쥬.
나두 자식들 델꼬 가고 싶은데 말을 듣질 않아서리

[황태자]

공부한다고 너무 무기력해 보여서 보다 넓은 세상을 보고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거의 반강제로 데리고 떠난 배낭여행이었는데 다녀오고 나서 좋아하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