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내용
- [김정일 사망보도] 선정적․추측성 보도만 남발
- 조중동방송 ‘박근혜 비대위’ 띄우기에도 앞장
- 우려되는 일본 ‘무기수출 3원칙’ 완화 … 긍정 일색 중앙종편
조선종편 이번엔 “여왕의 귀환”
-계속되는 ‘박근혜 띄우기’, 선정적․추측성 보도 남발한 ‘김정일 사망 보도’
지난 한 주 조중동방송의 메인뉴스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보도를 주요하게 다뤘다.
김 위원장의 영결식을 전후로 영결식 상황과 시신처리, 북한의 향후 권력관계, 북한 주민들의 애도 분위기 등에 대한 흠집내기식 추측성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와 향후 남북관계의 방향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보도에서는 이번에도 ‘박근혜 띄우기’ 보도행태를 보였다. 비대위의 면면과 활동 상황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한나라당 쇄신’을 부각했다. 중앙종편은 ‘박근혜 비대위’는 띄운 반면 안철수 원장은 깎아내리는 보도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조선과 동아종편은 한나라당의 이른바 ‘좌클릭’ 행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중동방송의 수구적 면모를 단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다.
한편 조중동방송 3사는 전반적으로 이념편향적 보도행태를 보였다.
조선종편은 북한문제와 관련한 선정적 보도행태가 두드러졌고, ‘박근혜 띄우기’에도 가장 앞장섰다. 특히 <이면뉴스> 코너에서는 박 위원장에 대해 “여왕의 귀환” 운운하며 “형광등 100개 아우라”에 이은 낯 뜨거운 찬양을 이어갔다. 조선종편은 한나라당이 소득세법 개정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수구적 면모를 드러냈다.
중앙종편은 논란이 예상되는 일본의 무기수출 3원칙 완화에 대해 긍정 일색인 보도행태를 보였다. 중앙종편 출범 이후 계속되는 ‘친일’적 보도행태를 다시 보인 것이다. 역사교과서집필기준과 관련해서는 찬반양론을 나열하며 참여정부를 끌어들여 “청와대에 누가 입성하느냐에 따라 역사 교과서의 방향은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중립을 지킨 듯한 보도였지만 민주주의 용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고 독재와 민주화운동 관련 주요 내용이 삭제되는 등의 역사 왜곡을 자행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면밀한 비판이 빠져있는 ‘본질 흐리기’ 보도였다.
동아종편은 편향적인 행태가 두드러졌다. <도마위의 정치/법치 무색한 특권>(12.26)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의 검찰 출두를 소식을 전하며 “영웅 대접”을 받았다거나 “민주투사의 출정식 같은 모습”이었다고 힐난하며 정 전 의원이 대단한 ‘특권’이라도 누리는 것처럼 보도했다. 경제 뉴스 <“마트 영업시간 제한”>(12.29)에서도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해 “유통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불만이 많다”면서 비판 일변도로 보도했다. 선정적인 뉴스도 반복됐는데 성형 수술 부작용(12.26)을 다루며 “쌍커풀이 소시지 만하게 커졌다”고 언급하고, 가슴 보형물 부작용을 전하며 부작용이 발생한 여성의 가슴 사진을 살짝만 가린 채 보여줬다. 광주의 중학생A군 자살 소식(12.31)에서는 굳이 사건 현장의 핏자국을 클로즈업해 보여주기도 했다.
■ [김정일 사망보도] 선정적․추측성 보도만 남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남북관계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 전반에 파문을 몰고 올 엄청난 사안이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파탄나면서 김 위원장 사후 급변할 국제정세에서 남한 정부의 역할이 축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확실한 정책적 목표를 갖고 대북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나 조중동방송의 김 위원장 사망 및 영결식 보도 등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 및 향후 대북정책의 방향, 앞으로 국제정세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등에 대한 분석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조중동방송은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의 권력관계 등에 대한 추측성 보도, 반북이데올로기에 근거한 지엽말단적․선정적 보도 등을 남발하는 데 급급했다.
<[단독] “김정일, 92년 권총 자살도 생각”>(조선종편, 이상목/12.26)
<“장례용품 운송 ‘북적’>(조선종편, 최우정/12.26)
<일, 북한 뉴스에 강한 이유>(조선종편, 이루라/12.27)
<영결식에도 교역은 정상화>(조선종편, 최우정/12.28)
<‘정남․정철’ 보이지 않았다>(조선종편, 엄진/12.28)
<눈에 젖은 ‘동원 군중’>(조선종편, 이재훈/12.28)
<“평양에 오늘 5cm 눈 내려”>(조선종편, 김승배/12.28)
<[단독] ‘방부처리 용기’ 내일 평양행>(조선종편, 안석호/12.28)
<여인들의 ‘막후정치’>(조선종편, 신은서/12.29)
<내년 핵실험 우려>(조선종편, 이상목/12.29)
<(어깨걸이 없음)>(조선종편, 최희준 앵커/12.31)
조선종편은 흥미 위주의 선정적 보도와 지엽적 문제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단독] “김정일, 92년 권총 자살도 생각”>이 대표적이다. 이 보도는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로 13년간 일했다는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의 말을 인용해서 “절대 권력자 김정일도 한때 자살충동을 느꼈다”며 “김정일은 부친 김일성이 숨진 후 두 번이나 자살을 생각했다”, “이 일화는 김정일이 파티에서 직접 자신에게 털어놓은 얘기”라고 전했다. 북한 권력층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던 한 일본인의 경험이 화제를 끌 만한 일일 수도 있으나, 그의 증언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인 상황에서 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메인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27일 <일, 북한 뉴스에 강한 이유>는 “북한은 고립된 나라인 만큼 취재하기가 참 쉽지 않”은데 “일본은 북한 뉴스를 보도하는 데 강하다”면서 일본의 북한 관련 보도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의 북한 뉴스는 “김정은, 위조여권으로 수 차례 일본 방문” 등과 같이 상당히 선정적이고 지엽적인 흥미 위주의 보도가 많았고, 그 동안 많은 오보를 양산하는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조선종편은 이런 문제점은 일절 다루지 않은 채 ‘일본의 취재력 띄우기’에만 급급했다.
28일 <눈에 젖은 ‘동원 군중’>은 영결식에 나온 평양시민들을 “동원 군중”이라고 단정했다. 보도는 “운구 행렬을 바라보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은 의외로 덤덤했다”며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 사망 때만큼 슬퍼하지는 않고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려고 애썼다. 이어 <[단독] ‘방부처리 용기’ 내일 평양행>에서는 “김정일의 시신은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영구 보존”된다면서 “러시아 기술진이 이미 도착했고 내일은 특수용기 50개가 평양으로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시신 방부 처리 과정을 그래픽으로 상세히 보여 주었고, “방부 처리에만 10억 원이 넘게 들고 관리에도 연간 8억 5천만 원 가량이 필요”하다며 시신처리와 관련한 내용을 세세하게 보도했다.
29일 <여인들의 ‘막후정치’>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방송에 등장한 여인들을 보면 다음 실세가 누구일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 김정은의 부인이나 이복 누나로 추정되는 인물 등을 언급했다. 조선종편은 “여성 막후정치” 운운하며 전형적인 추측성 가십 보도 행태를 보였다.
<내년 핵실험 우려>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예전보다 규모가 큰 3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2012년 북한 핵실험 강행의 이유를 “핵 기술적 측면과 북한 내부 상황에 따른 정책적 측면”이라고 전했다. 모든 가능성을 놓고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렇게 내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보도이다. 더구나 바로 다음 꼭지 <김정은, 개혁․개방 나서나?>에서 김정은이 “개방에 적극적일 거란 평가를 받는다”면서 앞으로 북한은 “북미 대화와 6자회담 등 적절한 대외관계를 통해 당분간 주변국들과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것과도 상충된다.
31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라는 꼭지에 바로 이어, 어깨걸이 없이 최희준 앵커가 직접 스튜디오에서 그래픽을 보여주며 이른바 ‘10.8 유훈’에 대한 추측을 늘어놨다. 최 앵커는 김 위원장이 생전에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비밀 파티”를 자주 열어 현안을 논의했다면서, 10월 8일 비밀 파티에서 “나이 어린 후계자 김정은의 미래를 부탁”하고 “자신이 죽은 뒤 권력 운용 방안”을 이야기했을 것이라 추정하면서 “북한은 김씨 왕조라고 볼 수 있다. 역사를 보면 왕은 어려도 왕이었다”고 단정했다. “비밀파티”, “김씨 왕조”와 같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추측으로 일관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조선종편은 신의주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 기자를 보내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교역 문제, 단둥 현지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의 추모 분위기 등을 보도했다. 조선종편은 김정일 위원장 영결식을 전후해서 세관이 문을 닫아 북-중 교역이 중단될 전망이라는 내용을 24일과 26일에 반복해 보도했다. 그러나 막상 영결식 당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교역이 진행되자 “예상과 달리 세관은 문을 닫지 않아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교역에는 차질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채 북-중 교역 중단을 보도해 오던 조선종편의 예측이 빗나가면서 머쓱해진 꼴이 되었다.
<눈 속 영결식 눈에 띈 3가지>(중앙종편, 유한울/12.28)
<김일성 때와 많이 다르다>(중앙종편, 윤호진/12.28)
<김정은, 언제 전면에 나서나>(중앙종편, 강찬호/12.28)
중앙종편도 거듭 탈북자 인터뷰를 인용해 북한 주민의 애도 분위기, 김 위원장 운구차의 관이 빈 관일 것이라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또 명확한 근거나 전문가의 의견제시 없이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눈 속 영결식 눈에 띈 3가지>는 “이미 2주 가까이 돼 보존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신을 낮 최고기온이 1도였던 평양 시내에 3시간 넘게 방치했다는 점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라며 김 위원장의 운구차에 실린 관이 빈 관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 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김일성 때와 많이 다르다>에서는 김 위원장 영결식에서 애도하는 북한 주민들의 분위기에 대해 ‘무덤덤하다’, ‘사람들이 울 수 있도록 분위기메이커를 북한이 도입했다’는 탈북자들의 주장을 전하며 애도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며 의도적으로 부풀려 졌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언제 전면에 나서나>는 김정은의 유훈통치 기간 등 김정은 체제의 전망을 보도했는데, “김정은 체제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관측에 대한 구체적인 전문가 의견은 싣지 않았다. 중앙종편이 뚜렷한 근거 없이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북적대 여론을 조장하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판단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시신 영구보존>(동아종편, 김나리/12.26)
<영결식 남는 의문점은?>(동아종편, 홍성규/12.28)
<묘령의 여인은 누구?>(동아종편, 박창규/12.29)
<시신은 어디에?>(동아종편, 신석호/12.29)
<손 내밀고 뺨맞다>(동아종편, 신석호/12.30)
동아종편은 김 위원장의 영결식 등을 주요하게 다뤘지만 향후 한반도 정세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문제 등에 대한 분석은 일절 없었다. 대신 시신 처리, 영결식 등을 둘러싼 의혹제기 및 흥미위주의 접근이 두드러졌다.
26일에는 시신 보전 방법을 자세히 소개했는데, 그 과정에서 실제 시신을 보존 처리하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28일에는 김 위원장의 영결식 장면을 보도하며 온갖 추측을 늘어놓았다. 영결식이 녹화중계인지 생중계인지, 언제 시작했고 언제 끝났는지, 왜 금수산기념궁전 발인식 공개 안했는지, 실황 중계 중 반복 화면 편집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보도했는데 의혹은 잔뜩 부풀렸지만 의미 있는 분석은 없었다.
29일에는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여인이 누구인지를 추측하고, 김 위원장의 시신을 두고 “박제처리 되지 않았을 수 있다”, “시신이 궁전 밖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일성보다 치적이 적은) 김 위원장이 사후에 시신이 훼손되는 상황을 우려해 화장을 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수구적 색채도 숨기지 않았다. 30일 보도에서는 “대화파는 김정은 체제를 끌어안아 한반도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2009년 가을과 지난해 가을에도 대화파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돌아온 것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었다”고 대북 강경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비난했다.
■ 조중동방송 ‘박근혜 비대위’ 띄우기에도 앞장
- <조선> <동아> 한나라당의 ‘좌클릭’은 경계
지난 12월 27일 한나라당이 이른바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명단을 발표하며 비대위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자 조중동방송은 박근혜 위원장이 중심이 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움직임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한나라당의 쇄신 가능성을 적극 띄웠다. 이렇게 비대위를 띄우면서도 조선종편과 동아종편은 한나라당의 이른바 ‘좌클릭’ 정책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곽 드러나는 여야 지도부>(조선종편, 김봉기/12.26)
<불체포 특권 포기…최구식 탈당 ‘권고’>(조선종편, 김봉기/12.27)
<비대위원 면면…‘복지코드’>(조선종편, 김미선/12.27)
<이면뉴스>(조선종편, 동영상 편집/12.27)
(조선종편, 김봉기/12.28)
<젊은 보수, 거침없는 쓴소리>(조선종편, 김미선/12.28)
<당 쇄신 놓고 내홍>(조선종편, 강상구/12.29)
<‘MB계 용퇴론’ 내홍 확산>(조선종편, 김미선/12.30)
<“김종인․이상돈 물러나야”>(조선종편, 김미선/12.31)
<박근혜 41.7%…안철수 47.6%>(조선종편, 김봉기/12.30)
<‘곳곳 돌발 변수’>(조선종편, 강상구/1.1)
<무늬만 버핏세?>(조선종편, 정혜전/1.1)
조선종편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움직임을 가장 상세히 보도하면서, 그 과정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역할을 부각하는 데 앞장섰다.
27일 <불체포 특권 포기…최구식 탈당 ‘권고’>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며 최구식 의원 탈당 권고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등을 부각했다. 또 “비대위 산하에 ‘검찰 수사 국민검증위’를 설치하고 스물 여섯 살의 이준석 비대위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며 “정치의 눈이 아니라 일반 국민과 젊은이의 눈으로 의혹들을 바라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대위원 면면…‘복지코드’>에서는 비대위원들을 소개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의료보험 제도. 그리고 재벌의 확장을 헌법으로 막은 경제민주화 조항”을 만든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다툼에서 SK를 비난할 만큼 재벌에 비판적”인 조동성 서울대 교수, 그리고 “하버드대를 나온 스펙을 버리고 교육 나눔 운동에 투신한” 26살 이준석 클라세 스튜디오 대표라고 소개했다. 제목부터 “복지코드”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등 한나라당 비대위원들이 대단히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물들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심지어 영상뉴스인 <이면뉴스>에서는 “여왕의 귀환”이라는 자막과 함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화려하게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노골적으로 “여왕”으로 띄웠다.
28일 는 한나라당 비대위가 “벌써부터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벤처기업인, 아동 복지 전문가,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일해 온 사회봉사자를 비대위에 영입한 것부터가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중심 성장 기조와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이 내세워 온 ‘줄푸세’ 등의 경제정책 역시 이 대통령과 큰 차이가 없는 성장위주 경제정책이라는 점에서 조선종편의 이 같은 평가는 박근혜 비대위를 띄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젊은 보수, 거침없는 쓴소리>에서는 “최근 정치권을 따끔하게 질책하는 젊은 보수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준석 비대위원과 정봉주 전 의원과 토론 프로그램에서 설전을 벌인 대학생 윤주진 씨를 다루며 이른바 ‘젊은 보수세력’을 조명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내 친이계들이 비대위원들의 발언과 행보에 반발하고 나서자 조선종편은 ‘잘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29일 <당 쇄신 놓고 내홍>에서 이상돈 비대위원이 현 정부의 책임 있는 사람들의 용퇴를 주장하자, 친이계가 반발했다고 전하면서 비대위가 출범하고 나서 “한나라당에 국민적 관심이 몰린 것은 사실”이라며 “초래된 혼란에 대한 책임도 비대위가 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30일에는 첫 꼭지 <‘MB계 용퇴론’ 내홍 확산>에서는 비대위원과 친이계의 갈등상황을 전하며 “한 지붕 아래 불편한 동거를 선택한 한나라당”이 “쇄신과 내부갈등을 한꺼번에 해소할 지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작 비대위 인선과 운영의 궁극적 책임이 있는 박 위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문제 지적이 없었다.
1월 1일에는 이른바 ‘버핏세’로 불리는 소득세법 통과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에 반대하는 박 위원장에게 은연중에 힘을 실었다. <‘곳곳 돌발 변수’>는 “소득세 최고 구간을 신설하는 소득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반대 입장”이라 없던 일로 되었다가 갑자기 처리됐다며 “종합적인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려던 박 위원장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어진 <무늬만 버핏세?>에서는 소득세법이 “고소득자들의 소비나 근로 의욕을 줄일 수 있다”는 박상근 명지대 교수의 주장을 전하며 “부작용은 뻔한데 효과도 별로 없는 한국판 버핏세, 유권자를 달래보려는 기성 정치권의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선종편은 박근혜 위원장이 중심이 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과 움직임을 매우 비중있게 보도하며 한나라당과 비대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주문했다. 비대위가 외치는 쇄신의 범주에서 한나라당 다선 의원인 박근혜 위원장은 쏙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 없이 “여왕의 귀환”이라며 박근혜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비대위의 활동에 대해 마치 나라를 새로 세우는 것인양 의미를 부여했다. 또 젊은 비대위원을 집중 부각하며 젊은 층 지지율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힘을 보탰다.
<파격 쇄신책 봇물>(동아종편, 박민혁/12.27)
<“저소득층 교육 최선”>(동아종편, 이현수/12.27)
<단독/ 나꼼수 영입 추진>(동아종편, 이현수/12.28)
<단독/ 5대 영입기준>(동아종편, 송찬욱/12.28)
<단독/ 기업 돈으로 등록금?>(동아종편, 이현수/12.29)
<첫 예산 합의처리>(동아종편, 정영빈/12.30)
<다자 대결 박근혜, 양자 대결 안철수>(동아종편, 이일주, 이설/12.30)
동아종편은 노골적인 박근혜 띄워주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비대위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라고 부르며, 비대위원들의 면면을 추켜세우고 그 안에서 나온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데 몰두했다.
27일 <파격 쇄신책 봇물>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을 확 바꾸겠다며 고강도 처방을 줄줄이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출범한 지 불과 채 3시간도 되지 않아 파격적인 조치들”,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시”, “비대위원들의 면모를 보면 키워드는 ‘나눔’” 등 비대위가 쇄신에 적극 나섰다는 점을 부각했다. <“저소득층 교육 최선”>에서는 26살 이준석 위원을 인터뷰 했는데 “박근혜 의원님도 충분히 과거, 현재도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시기 때문에”라고 박 위원장을 띄워주는 언급이 포함됐다.
28일 <단독/ 5대 영입기준>에서는 한나라당의 비대위 영입기준을 설명하며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정치적 기득권을 가진 인사와는 달리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인재를 찾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특히 젊은 층에도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단독/ 나꼼수 영입 추진>에서는 “이준석 비대위원이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포함해 ‘나는 꼼수다’ 관계자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대위 측의 일방적인 주장도 그대로 전달했다.
30일 <다자 대결 박근혜, 양자 대결 안철수>에서는 동아종편과 동아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며 “유일한 여성 후보자임에도 불구하고 박 위원장은 안보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는 후보로도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는 등의 우호적인 해설을 덧붙였다. 또 “내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언급하면서도 수치는 아예 보여 주지도 않았다.
한편 29일 <단독/기업돈으로 등록금?>에서는 한나라당 비대위의 혹시 모를 ‘좌클릭’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반값 등록금 이슈가 제기되자 거품을 물고 반대하던 논리가 그대로 반복됐다. 보도는 한나라당 비대위가 반값등록금 정책을 검토하는데 대해 “기업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 자본주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주머니를 털어 학생들에게 선심쓰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예상된다”고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한나라 비대위, 디도스 정조준>(중앙종편, 임소라/12.28)
(중앙종편, 허남진/12.28)
<열린 마이크/SNS 불붙은 이준석 현상>(중앙종편, 윤호진/12.29)
<거침없는 이준석 박근혜까지>(중앙종편, 임소라/12.30)
<4대강 깎고 박근혜 예산 넣고>(중앙종편, 유미혜/12.30)
중앙중편은 비대위 최연소 위원인 26세 이준석 비대위원에 대한 과도한 홍보성 보도가 두드러졌다.
28일 <한나라 비대위 디도스 정조준>은 “26살의 이준석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을 정조준”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아닌 IT 전문가 그리고 2030세대의 시각으로 사태를 접근하고 있다”고 띄웠다. 29일 <열린 마이크/SNS 불붙은 이준석 현상>에서도 “26살의 청년 이준석 위원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제목과 보도 내용 등에서 “이준석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나눔을 실천하며 참신한 정치개혁의 과제를 던져 한국 사회에 ‘안철수 현상’을 만들었다. 그런데 중앙종편은 이 비대위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이준석 현상’으로 확대 해석하며 띄우고 나선 것이다.
30일 <거침없는 이준석 박근혜까지>에서는 박 위원장에게 정수장학회 의혹 해소 등을 주문한 이 위원의 발언을 단순 소개했다. 이 위원이 언급한 정수장학회 문제가 무엇이고 왜 비판이 제기되는지, 정수장학회가 100%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일보에서 벌어진 신문발행 중단 사태 등등에 대해서는 일절 설명하지 않은 채 “박근혜 위원장의 새 ‘정치 실험’이 위기에 놓인 한나라당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는 평가를 내놓는데 그쳤다.
반면 중앙종편은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깎아 내리기식 보도행태를 보였다.
28일 은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 인터뷰 보도였는데 초점은 ‘안철수 비판’에 맞춰졌다. 김 비대위원은 안 원장이 자신의 조언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교수가 벌써 그런 사회의식을 가지고 그렇게 수천 명의 청중을 모아놓고 사회비판적인 얘기를 하고서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그런 짓을 못한다고 봐요”라며 안 원장이 표리부동한 사람인 듯 매도하는 언급을 했다. 또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김 비대위원은 “그 사람도 지금 자기 지지도라고 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지도만 잘 유지하고 내년 소위 대통령 후보 될 때까지 가서 박원순 식으로 무소속 대통령 후보로 나가겠다고 하면 결국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될 수 있다고 착각을 할 수도 있는데 대권은 절대로 그렇게 안 된다”며 안 원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 우려되는 일본 ‘무기수출 3원칙’ 완화 … 긍정 일색 중앙종편
지난 12월 27일 일본정부는 무기와 관련기술의 해외이전을 금지해 온 무기수출 3원칙을 대폭완화하고 나섰다. 무기수출 3원칙에 따라 일본은 1976년 이후 공산권 국가, 유엔 결의로 무기 수출이 금지된 국가, 분쟁 당사국 및 그 우려가 있는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일본 노다 내각이 발표한 ‘무기수출 3원칙 포괄적 예외조치’는 그동안 평화헌법 이념에 근거해 자제했던 무기 수출을 안보와 국제평화 기여 등을 명목으로 국제평화유지활동(PKO), 미국 등 우방국과의 무기공동개발 등을 통해 무기개발 비용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전 칸 나오토 정권 시절 마련된 계획이었으나, 당시 연립 내각 파트너인 사민당의 강력한 반발로 발표를 미루다 연립이 깨진 이후 이번 노다 정권에서 발표했다.
일본의 무기수출 3원칙 완화를 두고 평화운동 진영과 동아시아 진보적 시민사회 등에서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흔들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일본의 군비확장을 경계하는 평화헌법 9조의 개정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일본의 군비확장으로 아시아에서 군비확장 도미노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던 일본이 첨단 무기개발, 군비확장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하지만 중앙종편 보도에서는 이런 우려를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중앙종편은 일본의 무기수출 3원칙 완화를 ‘한국과의 공동 무기개발 길이 열렸다’는 긍정적 측면에서만 다뤘다. ‘일본 띄워주기’에 급급해 언론이 견지해야 할 최소한의 감시와 비판을 내팽개친 보도행태를 보였다.
<일본 무기수출 금지 풀었다>(중앙종편, 정제윤/12.27)
중앙종편은 보도에서 무기수출 3원칙 완화조치에 대해 “이 예외 조항을 이번에 미국은 물론 한국, 호주 등 우호 국가 전반으로 넓힌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일본이 미국, 유럽, 한국 등과 첨단 무기를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고 전하며 한국과의 무기공동개발 가능성을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춰 보도하는데 그쳤다. 일본의 무기수출 3원칙 완화에 따른 문제점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응과 국내 시민사회 등의 의견을 입체적으로 취재하고 전달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다. <끝>
2012년 1월 4일
조중동방송 공동 모니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