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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과 생물들
김 명 철
SOKN생태보전연구소 소장
■ 담수생태계와 무척추동물
1. 담수생태계
담수생태계는 역동적이며 동시에 하천내·외의 구성요소들을 모두 통합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이다. 하천은 개개의 특성을 보일 뿐만 아니라 각 부분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진 하나의 연결체이다. 지구 환경의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생물다양성 및 생태학적 생산성의 의미로서 뿐만 아니라 식수, 관개, 여가 및 경제학적으로 가치가 큰 주요 생물들의 서식공간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담수생태계는 호수나 연못과 같은 정수생태계(lenthic ecosystem)와 강, 하천과 같은 유수생태계(lotic ecosystem)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발원지, 산간계류, 평지하천, 대규모 강 등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담수생태계를 통칭하여 하천생태계(stream ecosystem)라 부른다.
하천이나 강과 같은 하천생태계는 지구 전체에 존재하는 물의 약 0.0001%를 차지하는 데 불과하지만 인간이 필요로 하는 담수자원의 대부분을 하천생태계에서 얻고 있다. 하천생태계는 물이라는 매체에 의하여 외부와 구별되는 독립적인 생태계일 뿐만 아니라, 고도차로 물이 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흐름에 따라 유역환경이 점진적으로 변하며, 또한 다양한 유역환경의 영향을 생태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받는 매우 복잡한 생태계이다.
지형(Geology)
하천형상에 영향을 주는 지형학적 특징들은 물길의 모양이며 하천의 흐름은 자연적으로 하천의 모습을 바꿔나가기도 한다. 하천유역의 지형에 따라 바위의 분해를 통하여 생명체에게 필요한 영양물질들을 제공하기도 하며 하천과 빛의 상관성에 영향을 주며 산림이 울창한 산간계곡은 빛의 유입이 적어 낮은 생산성을 보이기도 한다.
http://www.fish.washington.edu/naturemapping/water/1wtrshd.html
빛(Light)
빛은 플랑크톤(algae), 이끼류(mosses), 그리고 수생식물의 광합성률에 영향을 주며 하천내 빛의 유입량은 하천의 지형적 특징, 하천변 수목의 우거짐, 물 속 부유물질의 양, 날씨 등과 관련된다.
유속(Current velocity)
유속은 하천바닥의 기울기, 단단함에 의해 결정되고 생물서식처 형성의 중요 역할을 하며, 여울(riffle)로부터 소(pool)에 이르기까지 유속에 따라 각각 적응되어 살고 있는 생물들의 형태와 생리적 차이를 발생시킨다. 물 흐름은 물질의 이동을 의미하며 외부 유기물질과 함께 상류부 생명체들의 노폐물들도 하류부 생명체들에게는 먹이원이 되기도 한다.
수온(Water temperature)
수온은 담수무척추동물들의 생활사, 성장률, 신진대사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보편적으로 평균수온은 하류부로 갈수록 햇빛을 더 오랫동안 받음으로 점차 올라가게 된다. 수온은 하천내의 산소농도를 변화시키기도 하며 물의 성층화, 상하이동 등과 같은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일정정도 상승된 수온은 담수무척추동물의 성장률, 부화시기를 활성화시키지만 한계온도를 넘으면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2. 담수무척추동물
담수생태계freshwater ecosystem)는 정수생태계(lentic ecosystem)와 유수생태계(lotic ecosystem)로 구분된다. 정수생태계는 호수, 연못, 늪, 샘, 일시적 웅덩이 등 수체의 수평적 이동이 크지 않은 고인 물을 이르며, 유수생태계는 강, 하천, 작은 개울이나 인공수로 등 수체의 흐름이 고도차에 따라 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흐르는 물을 지칭한다. 담수생태계의 생물은 이러한 생태계의 특성에 따라 정수성 생물과 유수성 생물로 부를 수 있다.
담수생태계의 생물은 정수성이나 유수성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생물 자체의 서식양식에 따라서 구분하기도 한다. 즉 수체의 흐름에 의존하여 떠다니는 부유생물(plankton), 스스로 헤엄쳐 이동하는 유영생물(necton), 그리고 바닥에 생활 기반을 둔 저서생물(benthos)로 구분할 수 있다. 해양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생물구분이 적용된다. 따라서 저서생물은 담수생태계의 생물 중에서 바닥의 기질(substrate)과 관련을 가진 생물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서 미생물, 조류(algae), 대형식물(macrophytes), 무척추동물, 대형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저서성 생물을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조류나 어류와 같이 부유성 또는 유영성이 주가 되는 생물군에서는 부착조류(attached algae)나 저서성 어류처럼 저서성이라는 수식어가 별도로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저서생물, 저서동물 또는 저서무척추동물이라 지칭할 때에는 대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benthic macroinvertebrates)을 이른다. 이는 담수생태계나 해양생태계 대형무척추동물의 대다수가 저서성인데 기인하는 것이다. 대형무척추동물은 현미경적 생물에 상대되는 용어로서 육안으로 식별되는 크기의 무척추동물을 이르며, 대개 0.5㎜ 이상의 무척추동물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기도 하나 실제로는 3-5㎜ 이상의 무척추동물을 지칭한다.
담수성 저서동물에는 동물의 34개 문(Phylum) 중에서 절지동물, 연체동물, 그리고 환형동물이 주가 되고, 그 외에 해면동물, 자포동물, 편형동물, 선형동물, 유선형동물, 태형동물 등이 있다. 연체동물 중에서는 복족류와 부족류(이매패류)가 주된 담수산 저서동물이며, 환형동물 중에서는 빈모류와 거머리류가 담수에 나타나고, 다모류는 거의 해산과 기수산이고 담수산은 극소수이다. 다른 담수산 동물은 현미경적 크기로서 부유생활을 하거나 기생성인 종류를 제외하고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매우 적은 편이다. 절지동물은 전체 동물종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다양한 분류군이며, 육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수계생태계에서도 가장 종류가 많다. 해양생태계에서는 절지동물 중에서 갑각류가 주된 분류군이고 곤충류는 거의 없는데 비하여 담수생태계에서는 곤충류가 주가 되며, 기타 절지동물로는 갑각강의 십각류, 단각류, 등각류 등과 협각강의 응애류가 일부 적응하여 있다.
수서곤충은 담수생태계에서 종류수와 개체수가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무리로 알려져 있으며, 그 곳의 대형무척추동물의 95%에 이른다. 수서곤충은 곤충강의 대부분의 목을 포함하지만, 무리(분류군)의 모든 종류가 물에 적응한 일차적응군과 무리의 일부만이 물에 적응한 이차적응군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적응군으로는 하루살이목(Ephemeroptera), 잠자리목(Odonata), 강도래목(Plecoptera), 뱀잠자리목(Megaloptera), 날도래목(Trichoptera)을 들 수 있으며, 이차적응군으로는 톡토기목(Collembola), 노린재목(Hemiptera), 딱정벌레목(Coleoptera), 파리목(Diptera), 벌목(Hymenoptera), 나비목(Lepidoptera), 풀잠자리목(Neuroptera)이 속하고, 메뚜기목(Orthoptera)의 경우 일부만이 반수서곤충이다. 반수서곤충은 물표면이나 물가에 서식하는 곤충이며, 이차적응군 중에서 많은 종류가 반수서곤충이다. 대부분의 수서곤충은 유충단계에서 수서생활을 하지만, 딱정벌레류나 노린재류와 같이 성충이 되어서도 수서 생활을 하는 종류가 많다.
곤충은 일찍이 바닷속을 제외한 수계생태계에도 적응하였으며, 육수역, 기수역은 물론 바다의 연안대 및 염습지에서도 발견된다. 이와 같이 곤충 중에서 수계생태계와 관련을 가지는 곤충을 수서곤충(aquatic insects)이라 한다.
(1) 수서곤충의 중요성
수서곤충은 담수생태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하며, 인간 생활에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먼저 수서곤충은 담수생태계에서 가장 풍부한 무리로서 그들이 차지하는 생태학적 중요성이 크다는 점이다. 수서곤충은 조류나 외부로부터 유입된 식물과 부식물 등을 섭취하여 동물성 단백질로 전환하여 주며, 어류와 같은 고등척추동물의 주요한 먹이가 되기 때문에 담수생태계의 1차 또는 2차 소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모기, 먹파리와 같은 많은 종류의 수서곤충이 인간과 가축을 공격하여 해를 끼치고, 병원균을 옮기기 때문에 퇴치해야 할 해충으로서 오랜 기간 인간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수서곤충은 종류가 다양하고, 물과 육지를 번갈아 서식하여 적응이 특이하기 때문에 분류학, 진화학, 생태학, 생리학 등 생물학의 제반 분야에서 연구재료로 훌륭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저서성 수서곤충은 이동이 느리고, 정량채집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개체군과 군집을 다루는 동물생태학 분야에서 매우 좋은 재료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서곤충이 인간생활에 가지는 또 하나의 큰 의의는 환경문제에 대한 적용이라 할 수 있다. 근래에 산업화와 도시화가 심화되어감에 따라 수질오염은 거의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으며, 담수자원이 전반적으로 고갈되어 가는 실정이다. 수서곤충은 그 동안 개체군 및 군집수준에서 수질오염에 대한 생물학적 지표로서 큰 역할을 하여왔으며, 이로 말미암아 수서곤충학이 널리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담수생태계에서 수서곤충의 의의를 다시 한 번 열거하자면,
1) 종류가 다양하고 개체수가 풍부하기 때문에 담수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인 점,
2) 정수와 유수의 다양한 서식처에 적응하고 있음으로서 중요한 생물다양성 자원인 점,
3) 저차(1, 2차) 소비자로서 담수생태계 먹이사슬의 중추적인 위치에 있는 점,
4) 이동이 적고 정량채집이 용이하므로 생태학적 연구의 재료로 이용되는 점,
5) 수질에 민감한 종이 많으므로 수질오염에 대한 지표종 또는 환경변화의 모니터링에 이용되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2) 수서곤충의 다양성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담수 저서동물(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분류군 수는 총 7문 13강 34목 147과 334속 638종으로 파악되었다. 그 중에서 절지동물이 112과 533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다음이 연체동물로서 18과 66종이었으며, 환형동물이 6과 19종, 태형동물이 6과 11종, 유선형동물이 2과 5종, 편형동물이 2과 3종, 자포동물이 1과 1종의 순으로 기록되었다. 절지동물 중에서도 수서 곤충류가 95과 491종으로 집계되어 전체 저서동물의 77%를 차지하였다.
표 1.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수서곤충의 분류군별 종 수
Taxa No. of family No. of species (undetermined)
하루살이목 13 72 (2)
잠자리목 9 84 (5)
강도래목 10 31 (2)
노린재목 14 66 (0)
뱀잠자리목 2 3 (1)
딱정벌레목 10 111 (6)
벌목 1 1 (0)
파리목 15 56 (43)
날도래목 20 62 (35)
나비목 1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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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95 491 (95)
(3) 섭식기능군 및 생태
▣ 수서곤충의 6가지 섭식기능군(fuctional feeding group : FFG)
(1)써는 무리(Shredders) : 수생식물체(또는 식물사체)의 유관속조직 일부를 잘라 먹는 무리
(2)줍는 무리(Collecters) : 수중의 미세한 유기물을 거르거나 줍는 무리
(3)긁는 무리(Scrappers) : 부착조류 및 이들과 연관된 물질을 모아서 먹는 무리
(4)뚫는 무리(Macrophyte Piecers) : 대형조류(macro algae) 의 세포나 수생 유관속식물의 세포 또는 조직으로부터 명양물질을 획득하는 무리
(5)포식자(Predators) : 살아 있는 동물의 조직을 섭식하는 무리
(6)기생자(Parasites) : 숙주동물로부터 영양분을 획득하는 무리로 구분되어진다.
기능을
▣ 수서곤충의 유속과의 오랜 투쟁
빠른 물살 속에 사는 물바닥 생물들은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형태의 적응양식을 가지고 견디며 살아간다. 즉 물소의 벌레는 미소서식처라 부르는 공간에서 제각기 자기의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데 수질이나 서식처의 변화에 따라 생물종은 물로 수적인 조성도 달라진다.
▪유속에 대한 적응양식
(1)포복형 - 넓고 납작하게 분화된 몸을 가지고 낙엽 사이에서 살아가는 옆새우, 돌표면에 붙어서 이동하는 강도래나 하루살이 애벌레
(2)주거형 - 날도래 애벌레 중 집을 지어 돌틈이나 바닥에서 사는 무리
(3)고리형 - 날도래 애벌레 중 배끝의 갈고리나 입언저리에 나있는 망을 치고 사는 무리
(4)로프형 - 먹파리애벌레와 같이 입주변에서 실(생명선이라고도 함)을내어 돌에 걸고 매달려 살아가는 무리
(5)흡반형 - 플라니라아나 거머리와 같이 흡반을 가지고 돌에 붙어 살아가는 무리
(6)뚜껑형 - 물달팽이나 우렁이류처럼 뚜껑을 내어 돌이나 식물질의 표면에 붙어 사는 무리
(7)굴착형 - 실지렁이나 RKfekrn 및 말조개류와 같이 바닥에 굴을 파거나 집을 짓고 사는 무리
▣ 숨쉬기 투쟁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공기를 그냥 마실 수 없으므로 대부분 독특하게 분화된 아가미를 가지고 호흡을 하며 살아간다.
▪숨쉬기 투쟁
하루살이애벌레는 배에 나 있는 나뭇잎모양 혹은 침모양의 기관아가미를 가지고 호흡하며 살아가는데, 용존산소가 적은 곳일수록 기관아가미는 더욱 갈라지고 침모양의 아가미를 가진다. 즉 용존산소가 풍부한 하천의 돌표면에 납작하게 붙어사는 하루살이 등은 주로 배의 옆으로 나 있는 나뭇잎 모양의 아가미가 발달되어 있다. 이와 반면 용존산소가 다소 부족한 곳에 사는 세줄밤색하루살이나 강하루살이 등은 여러 갈래로 갈라진 침모양의 기관아가미나 수술모양의 기관아가미를 가지는데 이는 표면적을 넓혀 보다 많은 산고를 얻도록 적응된 것이다.
이에 반해 대부분 용존산소가 풍부한 곳에 사는 강돌 애벌레는 목, 가슴, 다리, 배 혹은 항문부분에 작은 기관아가미를 가지는데 이는 작고 단순하니 기관아가미로도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를 충분히 흡수하여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짓지 않고 손가락이나 트럼펫모양의 네트를 만들어 사는 물날도래 등의 애벌레는 용존산소의 교환이 빠른 여울에서 주로 사는 반면, 집을 짓고 사는 종류는 집속에서 배를 움직이며 집안에서 물을 순환시키며 산소를 교환하므로 정체수역에서도 산다.
물이 정체되어 있고 오염이 심새 용존산소가 매우 부족한 하상에서는 RKfekrn 애벌레나 실지렁이만이 살아간다. 대부분의 무척추동물은 구리를 핵으로하는 헤모시아닌(hemocyanin),이란 혈색소를 가지고 호흡과정에 산소를 운반하는데 이 혈색소는 푸른색을 띤다. 이에 반해 깔다구와 실저렁이는 철을 핵으로하는 헤모글로빈(hemoglobin)이란 혈색소를 가지는데 산소와 결합시 붉은색을 띤다. 헤모글로빈은 헤모시아닌에 비해 산소운반능력이 두배나 높은 혈색소로 유기오염이 심하여 수중의 용존산소가 매우 낮은 수역의 경우 산소운반능력이 떨어지는 다른 생물은 질식사하지만 깔다구와 실저렁이는 살아남는 것이다.
▣ 하천의 연속성과 생활형
물속의 벌레는 미소서식처라 부르는 공간에서 제각기 자기의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데, 수질오염이나 서식처의 변화에 따라 생물종도 변한다.
최상류의 맑고 유속이 빠른 곳에서는 기관아가미가 작고 몸이 납작하며 물살속에서 낙엽을 갉아먹거나 다른 생물을 잡아먹는 강도래나 나뭇잎모양의 아가미를 가지는 하루살이들이 우점하지만, 다소 유속이 느리고 용존산소가 조금 부족하며, 하상에 세립질이 쌓이고 부유뮬질의 양이 다소 많아지는 중류에이르면, 용존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며 거친 돌표면에 넓은 몸체로 봍어살던 강도래나 하루살이 애벌레는 산소부족과 부착면이 세립질화되어 사라지고 대신 침모양이나 여러갈래로 갈라진 기관아가미나 위쪽으로 굽거나 혹은 등쪽에 편평하게 넓게 씌어진 기관아가미를 가지는 굴착성 하루살이 애벌레나 세립질 속에서 운직일 수 있는 작은 몸체의 하루살이 애벌레가 주로 돌에 싸인 이끼를 갉아먹고 살아가며, 아울러 날도래나 먹파리 등이 여울에서 몸을 걸고 상류의 강도래 등이 갉아먹고 남긴 미세한 부유물직을 걸러먹고 살아가게 된다. 우속이 완만하고 오염이 심해져 용존산소가 부족하고 부유물질의 양이 더욱 증가하며 하상이 오염물질에 쌓여 보다 세립화된 하류에 이르면 하루상리는 물론 부유물질의 피복으로 먹이활동이 어려워진 날도래나 먹파리류는 사라지고 적은 용존산소를 흡수하며 흡반을 가지고 돌표면에 부착하여 긁어먹고 사는 거머리류가 주를이루게 된다. 물이 거의 정체되고 하상에는 세립질의 오염물질이 두껍게 최적된 하류에 이르면, 부착성인 거머리마저 사라지고 조개류나 실지렁이 및 깡다구와 같이 바닥에 굴을 파고 사는 굴착성 종류만이 살남으며, 유기오염이 보다 심해져 용존산소가 거의 결핍되는 경우는 산소운반능력이 큰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을 보유한 깔다구와 실지렁이만 우점하게 되며 무산소상태에 이르면 이들 마저 사라지는 대형동물의 관점에서는 무생물상태로 변하게 된다.
(4) 담수무척추동물과 인간
담수무척추동물은 물에서 살아가는 독립된 생물군이지만 모기를 비롯한 일부 수서곤충은 질병을 매개하는 위해곤충으로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고, 반대로 인간이 야기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어떤 종들이 살 수 없게 되기도 하는 등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생물이기도 하다.
담수무척추동물은 인간에게 식용으로서, 경제적 자원으로서 유용한 담수 어류의 주된 먹이원이 된다. 또한, 어류 자원이 일정 수준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수환경은 특정 수서곤충 종이 얼마나 풍부히 존재하는 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한다. 수서곤충은 낚시를 할 때 어류를 유인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수서곤충의 이름이 플라이 낚시에서 유래하기도 했고, 실제로 북미에 서식하는 하루살이 이름 중에는 낚시꾼들이 붙인 것들이 매우 많다. 낚시 미끼로 쓰이는 수서곤충도 매우 다양해서 북미 전역에서 큰그물강도래나, 뱀잠자리, 하루살이, 잠자리, 각다귀 등을 상업적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귀뚜라미와 같은 육상곤충도 낚시 미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 귀뚜라미와 비슷한 강도래 유충은 낚시 상점에서 ‘물귀뚜라미(Water cricket)’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한다.
담수무척추동물 중 일부의 수서곤충들은 인간이나 가축에 해를 끼치는 위해곤충이다. 위해성 수서곤충들의 대부분은 사람을 물어서 피를 빠는데 먹파리, 등에모기, 모기, 쇠등에, 대모등에붙이 등 일부의 종류가 있다. 이들은 피부를 물어서 고통스럽게 하거나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키는 것 외에도 사람이나 가축 등에 질병을 옮기는 피해를 주기도 하며, 주거 및 위락을 위한 공간 확보에 제한을 야기할 수도 있다. 어떤 수서곤충은 단지 그 수가 너무 많아 떼를 지어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에 위해곤충으로 분류되는데 큰 규모의 강이나 호수 또는 도심의 하수시설 등에서 한번에 대량으로 우화하는 하루살이, 물가파리, 깔따구 등이 그 예이다. 하지만 대량 발생하는 수서곤충에 대해서는 그 정도가 너무 많아 견디기 힘든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가능한 수준까지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수서곤충은 생물학적 방제(Biological Control)에 이용되기도 한다. 많은 종류의 수생 잡초(Aquatic Weeds)들이 너무 무성하게 자라면 물길이나 수질 정화시설들을 막거나, 어로행위를 방해하고, 물에 접근하기 힘들게 하며, 모기와 같은 위해곤충들이 모여들 수 있는 서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여러 가지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데 이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제초제를 투여하거나 잡초를 섭식하는 어류를 투입하기도 하지만, 수생 잡초를 먹을 수 있는 하루살이, 잎벌레 등의 수서곤충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기도 있다. 또 다른 예로 인간에게 질병을 매개하는 중간 숙주인 물달팽이를 방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를 포식하는 들파리(Marsh fly)를 이용하는 경우와 딱정벌레 등을 포함한 포식성 수서곤충으로 모기를 방제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