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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우리의 카푸치노를 포함하여 당시의 경차들에 대한 아주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아래의 이야기는 마요네즈님의 블로그(http://blog.naver.com/benet709) 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마요네즈님의 허락을 받고 가져온 내용입니다. 무단으로 퍼가기는 삼가해 주세요.
좀더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은 링크 주소로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글은 2011년 8월에 작성된 글이니, 작성된 연도를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http://oocoocoo.com/150115915178?Redirect=Log&from=post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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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를 논할때 버블 경제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고도성장기를 맞이 했던 일본이 한순간에 침몰수준으로 몰락하게 된 원인도 바로 이 버블 경제기를 맞이하면서 이기도 한데요.
실제 일본인들 중에서 신인류? 혹은 그 이전세대들이 가끔 "바부르지다이때는 참 좋았지~~~뭐든 다 되던 시절이었지..."
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간략하게 버블 경제에 대해 설명을 드려보면..
일본은 전후복구사업부터 시작된 고도성장기를 맞이하면서 대미수출호황을 맞았고, 이것때문에
미국이나 기타 선진국들은 일본이 취하는 무역흑자로 인해 상대적으로 맛볼 수 밖에 없는 무역적자를 해소할
방법을 찾고자 엔화를 강제적으로 조절하게 됩니다.
(통화바스켓 어쩌고 이야기하고 통화절상 뭐 이런 이야기 나오면 또 머리아파지니깐...맨큐의 경제학을 읽어보실것을 권해드림..)
그래서 엔화의 가치를 강제적으로 낮게 잡을 수 밖에 없는 사태가 일어나자, 수출을 해도 돌아오는 돈이 예전만 못하게 되는거죠.
결국 일본은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 했고, 소비진작을 위해 은행으로 몰리는 돈을
밖으로 돌리고자 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하기 시작합니다.
금리가 인하되자, 결국 제1금융권을 통해 금융자산으로 재산증식을 하기 힘들다고 판단...
원래 목적이었던 소비시장의 활성화는 어느정도 성공적인듯 했지만, 실제 자본은
부동산이나 주식, 기타 고가의 상품투기성 매입에 돈이 몰리고 이중에서 특히 안정적 자산으로 꼽히는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점점 금융자산 이외 자산들에 가치가 점점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이자가 붙질 않으니까, 그거 말고 안전빵으로 자산을 증식할 방법으로
투기성 상품에 돈이 몰렸다는것이죠.
결국에는 땅값이나 건물값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소득이 낮은 계층의 내집마련이 어려워지고
무리한 대출을 해서라도 일단 집을 마련하자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점점더 투기현상은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수요자들 뿐만 아니라 개발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도 늘어났고, 너무 호황기였던탓에
토지를 담보로 무리한 대출을 펼치는 은행들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이때 리조트 건설 법 개정 어쩌고 해서 테마파크가 막 늘어나기도 하는더 너무 길어져서 패쓰.)
이 시기에 전세계 미술품시장, 클래식카 시장, 그리고 세계 주요도시의 부동산 등 일본이 수집하다 시피 사모은것들이 꽤 됩니다.
한때 너무 돈이 넘쳐서 하와이도 사버리고 뉴욕도 사버리자고 그랬던 인간들이 있다고 할정도니...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와 토지가 때문에 결국 실수요층이 아예 주택구입을 포기하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투기를 목적으로 했던 기업들도 일제히 사들였던 부동산처분에 나섰고, 결국 매물이 쏟아지자
가치는 급락, 은행들은 담보로 잡아둔 토지가 융자액보다 작아지는 사태를 잡지 못했습니다.
결국 정부가 부랴부랴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부동산으로 경기부양을 하게 되면 그 여파가 수도권에서
점차적으로 사슬처럼 얽혀서 지방까지 번져나가는데 그걸 잡기에는 너무 역부족인 정책들로
경제가 일순 파탄에 이르게 된것이죠.
이때 투기목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한 기업들, 경쟁적으로 사치재생산에 집중한 기업들, 그리고 그 담보물로
말도안되는 대출을 해준 은행들이 줄도산을 하면서 일본 주식시장도 파탄에 이르렀고,
그렇게 박살난 경제가 바로 버블경제입니다.
이 시기에 대출을 받아가면서 몸집불리기를 한 기업들에게서 나온 돈들이 시중에 유입되면서 시중에 돈이 넘쳐났고
낮은 금리와 높은 지가로 인해 순간 소비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는데,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에 엄청나게 많은 고가의 수입차들이 유입러시를 이루었습니다.
*80년대 말 부터 거의 투기적으로 사모았던 테스타로사
지금도 가끔 일본의 각 대도시에 20세기말 슈퍼카들이나 그 이전에 희귀했던 차량들이 간간히 보이는건
대부분 버블 경제때 유입된것이 남아서 돌아다니는것이라 할 수 있겠죠.
갑자기 어려운 경제이야기를 꺼내는것은 사실 이 버블 경제가 자동차시장을 일순간 팽창시킨 팽창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면서
요즘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을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유입된 수입차들도 많지만, 그것말고도 재미난 내수용 차량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본 자동차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때 항상 빠질 수 없는것이 바로 버블 경제와 그 시기에 등장한 일본차들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이한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녀석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혼다 비트 입니다. 이녀석은 1991년 그러니까 버블 경제가 본격 붕괴를 맞이한 시점에서 데뷰를 했습니다.
혼다 소이치로의 마지막 작품으로도 유명한데요. 엔초페라리의 유작이 F40인데 반해...이 비트가 소이치로의 마지막 작품이라는점이..
참 이런 사실도 혼다 회장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도 그럴것이 어떻게 보면 비트는 S800과 맥을 거의 같이 하는 개념으로 등장한 자동차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자그마한 차체에 높지 않은 배기량으로도 얼마든지 재미나고 다이렉트한 감각의 차를 만들수 있다는 것..그리고 기계와 인간이 재미라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에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비트와 S800은 어느정도 비슷한 개념이라 이야기해도 좋을것 입니다.
비트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다름아니라 버블 경제를 맞이하면서 사람들이 점점 자동차가 가지는 본연의 재미보다는 화려함과 크기, 그리고 배기량에 이끌리게 된것이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다 순수한 느낌의 자동차를 만들고자 함 이었습니다.
그래서 크기가 작고 배기량이 작아도 얼마든지 기계를 조작하면서 느끼는 재미를 부여하고자 이런 녀석을 기획하게 된것이지요.
크기는 지금의 경차보다도 조금 더 작은 수준.
거기에 MR타입으로 엔진을 배치하고 컨버터블까지 갖추면서 조종성과 개방감을 더해주고자 했습니다.
작은 차체에서 오는 가벼움은 자동차의 조종성과도 연결되는데요, 거기에 MR타입으로 엔진을 가운데 넣고 무게 중심을 최대한 가운데로 쓸어넣으면서 보다 더 경쾌한 움직임을 가지도록 설계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제법 귀여운 외모로 디자인을 해서 화려함 보다는 사랑스러운. 그러면서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고자 했던것 같습니다.
660CC라는 작은 엔진이지만 가벼운 무게와 이상적인 무게배분때문에 상당히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자연흡기만을 염두해두어서, 터보나 슈퍼차져와 같은 과급기는 최대한 배제를 하였다고 하는군요. 그러니까 기계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 장난감같은 녀석을 만들고자 했던것이지요.
차체가 작고 가벼운데 컨버터블방식을 채택하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것이 강성의 부족인데, 이것을 해결 하기 위해 보강재를 삽입하기 보다는 아예 차체 전체가 보강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2중 빔 설계를 채택하는등 모양만 그럴듯한 차가 아니라 스포츠카로서 제대로된 주행이 가능하게끔 제작을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실내는 너무나도 단순한 수준입니다.
국내에도 몇대가 들어와 있어서 운좋게 실내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2000년대 초반경에 보았을때...
이렇게 허전하리만치 아무것도 없는 실내로 판매를 했다는게...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전 자체가 워낙 즐거웠던 탓에 굳이 다양한 버튼들이 배치되어 있을 필요도 없었겠다 싶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남자들을 위한 장난감인것이지요. 아무리 밟아도 위협적일만큼의 속도는 나오지 않으므로, 마음놓고 엔진을 회전시킬 수 있고, 가볍게 튀어나가지만 그것이 절대 무서운 수준은 아닌...그래서 이리저리 잡아 돌리면서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는 수준. 게다가 주변에서 봐도 무서움 보다는 귀여움을 더욱 크게 느낄만한 피닌파리나의 디자인이 곁들여 지면서 실로 쓸만한 장난감이 아니었나..생각됩니다.
발매초기 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었지만 더욱더 악화된 경제상황때문에 롱런하지는 못하고 약 5년정도 생산되었다가 단종되었는데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비트들이 일본에 제법 되는 편입니다.
미드쉽 경차라는 다소 독특한 장르의 시발점을 열었던 모델이 아닌가 싶은데요, 비록 수납공간은 없지만, 작은 차체가 주는 잇점을 120%활용하여 진짜 달리는 즐거움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차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까 70마력이 안되는 출력이면서도 8000RPM까지 돌리면서 최대한 쥐어짜도 부담감이 적은 ...
경쾌한 움직임과 함께 오픈에어링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즐거움...그것은 절대 어설픈 즐거움은 아니었을테죠.
*자세한 이야기는 아오이님의 혼다 비트 이야기를 참고하세요.
비트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비슷한 개념의 경쟁자로는 단연코 카푸치노가 있습니다.
경차의 명가 스즈키에서 나온 녀석인데요. 일본내 경차분류 기준인 660cc에 딱 맞춰서 엔진을 올리고 거기에 출력을 좀더 보강하기 위해서 터보를 올린 녀석입니다. 크기는 비트와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으로 실제 알토와 비교해보면 알토보다 좀더 작다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녀석인데요. 비트와 달리 3피스로 분리되는 하드탑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 하겠습니다.
이녀석은 FR 방식으로 비트의 MR 과 레이아웃의 차이는 있지만, 엔진이 캐빈룸쪽으로 바짝 들어와 있고 디퍼렌셜 기어와 리어액슬 그리고 운전자와 동승자의 무게가 리어쪽에 좀더 실리기 때문에 전후 무게 배분이 상당히 이상적으로 배치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전후륜 모두 더불 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을 적용한것으로 보아, 경차이지만 상당히 고급스러운 드라이빙용 샤시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마찬가지 하드탑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로드스터이기 때문에 차체 강성 부족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보강 작업을 해둔 탓에 알토보다 크기는 작지만 무게는 좀더 무거워져서 약 730kg가량 나갔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800kg이 체 나가지 않는 차체덕분에 비트처럼 경쾌한 움직임과 더불어 터보를 채용하여 초반 가속력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작지만 제법 단단한 강성때문에 튜닝을 해도 그 효과가 잘 먹히는 녀석으로 ECU리밋을 해제하면 200km까지도 달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군요.
사실 이 카푸치노는 많은 양이 팔리진 못했습니다. 이유는 출시당시 가격이 예상보다 비쌌기 때문인데요.
그런 이유와 더불어 700kg을 약간 넘어서는 무게와 적은 배기량에서 오는 쓸만한 연비, 저렴한 부품가격, 게다가 경차이면서 FR방식에 경쾌한 몸놀림을 더해주는 레이아웃이라는 특성이 붙으면서 지금도 카푸치노는 매물이 잘 나오지 않거나 있어도 가격에 감가상각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실내는 마찬가지...매우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샤시에 투자를 많이 한 탓에 실내는 다소 저렴한 마감재들로 처리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사실 이 이상의 화려한 마감재도 그리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운전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말고는 딱히 편의장비라고 할만한것도 없는...
그러니까 일본 경차규격에 최대한 맞춰넣으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경쾌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모델로 제작되었다고 봐야겠죠. 그러자니 가격을 어느부분에서는 다운을 시켜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단순한 인테리어가 나온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정도면 합리적인것이라 이야기를 해야 맞을듯 합니다.
비트와 마찬가지 개념을 가지고 등장을 한 이녀석도 버블 시대의 유산이라고 해야할것 같습니다.
뒤에서 다시한번 이야기를 하겠습니다만.
어쨋거나 FR...아니 FMR구조를 가지고 있고 길이가 3m가 넘지 않으며 엔진이 660cc를 넘지 않는 경차규격을 정확하게 지키는 범위에서 운전의 재미는 그보다 훨씬 비싼 일산 혹은 외산 컨버터블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을 알아본 사람들이 지금도 이 카푸치노를 계속 찾고 있는거겠죠.
끝으로 오토잼 AZ-1 그러니까 마쯔다 AZ-1이 있습니다.
원래는 이녀석 스즈키에서 기획이 되었지만, 이내 스즈키가 마쯔다에게 이 프로젝트를 넘겼고, 당시 마쯔다는 다양한 브랜드 세분화를 하던 중이었는데, 오토잼이라는 별도의 브랜드로 이 AZ-1을 출시하였습니다.
(이 당시 출시된 브랜드들이 앙피니,오토잼,유노스가 있습니다.)
이녀석의 정식적인 명칭은 그러니까 Autozam AZ-1인데... 사실 원래 스즈키가 디자인하고 제작을 어느정도 했었던 터라
스즈키 카라 라는 이름으로 불린 녀석도 있고, 마쯔다라고 불리기도 했던...조금 복잡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스즈키와 마쯔다 합작으로 제작을 했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요건 좀더 정확하게 알아봐야할듯 싶습니다.
이게 카라인데...라라랄라라라~~라라~랄라라라~~의 카라...쿨럭..요즘 부쩍 걸그룹들이 참 ...눈에 띄는군요.
하지만 전 언제나 순덕이가 있는 오렌지 카라멜이나 에프터스쿨 블루가...쿨럭!! 그리고 시크릿이 참..ㅎㅎㅎㅎㅎ
됐고..
카라와 AZ-1의 차이는 외관상으로 보기엔 딱 하나 ...
안개등의 유무인데요. 안개등이 있는게 카라 입니다. 만...이것 말고는 딱히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녀석은 마쯔다..그러니까 오토잼 AZ-1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이녀석 걸윙도어라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마찬가지 일본내 경차규격에 정확하게 부합하도록 크기와 엔진 사이즈를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위에 두 녀석들과 이 AZ-1은 상당히 다른 설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걸윙도어라고 하면 단지 화려함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측면을 바라보셔야하는데요. 강성보강을 위해 사이드쪽에 빔을 넣거나 혹은 기본적인 샤시 자체가 일종의 배스터브 구조가 되는 경우 대체로 도어는 걸윙이나 버터플라이 방식으로 채택이 되곤 합니다.
사실 양산차에서 많이 볼수 없긴 합니다만, 사이드에 턱이 높이 올라오는 구조상의 특징 때문에 통상적으로 개폐되는 도어보다는 이렇게 걸윙타입으로 개폐하는것이 탑승에 좀더 유리하게 때문에 걸윙도어를 택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니까 애프터마켓에서 걸윙비스무리한걸로 개조한 의미없는거 말고, 팩토리에서 부터 걸윙이나 버터플라이로 나오는건 대체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 AZ-1의 구조를 보면 상당히 재미난점이 발견되는데요. 이게 경차의 설계인지 아니면 경주차의 설계인지 다소 헷갈릴 정도의 설계 방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캐빈룸을 포함한 가운데 영역이 하나의 배스터브를 이루고 있고 그 뒤에 엔진이 메달려 있으며 앞쪽에 자잘한 오일탱크나 전장부품들이 들어가 있고, 그 위로 하나의 껍데기를 씌우고 도어 구조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설계가 되었는데요.
이러한 설계 방식 자체부터가 이미 경차라는 카테고리에서는 조금 찾아보기 힘든..아니 그보다 더 큰 세그먼트로 가도 쉽게 확인하기 힘든 구조를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버블경제시대의 혜택속에(?) 기획되었음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스틸 모노코크에 FRP 패널을 덧씌운 방식은 현재는 비슷한 차량이 로터스정도??랄까요?
물론 더욱 고가의 차량으로 올라가면 구조가 비슷한 녀석들이 줄줄이 나오겠지만,...
스즈키에서 생산한 녀석과 마쯔다에서 생산한 녀석의 차이점은 외관에서는 안개등 정도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엔진이나 플라이휠에서 차이점을 보인다고 하는군요. 마쯔다 생산이 조금더 가벼운쪽을 택했다고 하긴 합니다만..사실 그 차이는 그리 크진 않아 보입니다. 여튼 무게는 720kg으로 동급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가벼운 축에 속한다 하겠습니다.
MR에 가까운 엔진 배치로 평상시에는 46:54정도의 무게배분을 보이지만 이는 MR을 어떻게 운전해야 보다 짜릿한 코너링이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하중이동을 통해 프론트접지력을 높이는 방법을 연마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브레이킹을 확실히 가져갈수록 프론트에 하중이 몰리면서 언더스티어를 상쇄시킬 수 있지 않은가..하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실내는 셋다 마찬가지로 매우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정확하게 수치를 비교해보진 않았으나 아마 가장 타이트한쪽은 AZ-1가 아닐까 싶습니다.
레카로 버킷 시트가 기본적으로 딸려나오는만큼 스포츠카로서의 역할에 충실한것도 이쪽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가지 재미난 것은 기막힌 지상고에 있습니다. 보통 경차들보다 훨씬 낮은 높이와 더불어 시트포지션도 상당히 아래쪽을 향해 있는데요. 무게 중심점을 아래로 낮추기 위한 고심의 흔적이라 하겠습니다.
어느정도 인가 하면..
실제 이런게 가능했다고 하는군요.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담배를 바닥에 비벼끌 수 있는 엄청나게 낮은 지상고라는...
지금 앉아 있는 운전자를 봐도 알겠지만, 측면에 턱이 거의 허리춤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역시나 강성보강을 위해 턱을 올릴수 밖에 없는 설계를 취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록투록이 2.2로 통상 양산차들이 3.X인것에 비하면 상당히 다이렉트한 조작감을 느낄수 있을듯 합니다.
(Lock To Lock은 스티어링을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으로 돌릴때 몇바퀴나 돌아가는가를 나타내는데요. 수치가 적을 수록 돌아가는
회전수가 낮아 다이렉트한 감각이 느껴집니다.만 ... 반드시 좋은것은 아니고 성격에 따라 회전수가 달라집니다.
요즘은 전자식 스티어링으로 속도를 감지하여 이걸 조절하기도 합니다.)
터보와 인터쿨러를 사용한 3기통 660cc 엔진이지만, 경쾌한 조작감이 매우 다이렉트해서 마치 바이크처럼 엔진 조작이 가능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만큼 즉각적인 리스폰스가 나왔다는 것이겠는데, 이점은 위의 비트나 카푸치노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AZ-1는 셋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움직임과 더불어 속도도 가장 높이 올라가서 201km까지 가능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버블 경제가 붕괴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이녀석은 소비자들에게 많이 팔리지 못했고. 생산한지 5년이 채 되지 않아 단종되어버렸다고 합니다.
경차이지만, 상당히 단단하게 잘 만들어져서 지금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녀석들은 샤시에 큰 문제점..그러니까 부식이나
비틀림 없이 쌩쌩하게 잘 뛴다고 하고, 엔진을 비롯한 파워트레인의 구조도 의외로 간단하여 자가정비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국내에도 한대가 있다고 전해지는데요.
위에 소개한 비트와 카푸치노를 포함하여 이 AZ-1까지를
버블 경제시대의 ABC라고 합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실듯 하네요.)
이거 말고도 몇대의 버블 경제가 남긴 묘한 돌연변이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녀석이
닛산 피가로가 있습니다. 이녀석은 ABC 녀석들과 비슷한 부분은 없습니다. 아니..아예 다른 개념이라 하겠습니다.
일단 경차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것은 물론(일본 기준) 달리기만을 위한 어떤것...이 아니라 아예 반대로 클래시컬한 맛을 살려주는 내외관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1톤이 안나가는 차체에 900cc가량의 엔진이 주는 경쾌함은 있습니다만 지향하는 점이 상당히 다른데요.
우선 조그맣게 위로 열리는 트렁크 도어 (그리고 서랍식 트렁크..) 힌지를 드러낸 탑 수납공간과 함께 전체적인 라인을 따라 한줄 덧댄 크롬라인등은 상당히 클래식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실내의 경우도 마찬가지 개념으로 디자인했는데요. 아이보리컬러의 대쉬보드를 비롯하여, 고전적인 느낌의 계기반과 니들. 폰트를 비롯해, 얇은 스티어링과 토글 스위치, 토스터를 연상시키는 공조장치는 이차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클래식카들처럼 독특한 스위치조작법이라던지, 정체불명의 스위치들이 배치되어 있진 않습니다.
오로지 클래식한 느낌만을 전해줄 뿐이기 때문이죠.
심지어 달릴때 들리는 사운드조차도 클래식한 느낌을 충분히 느끼는 다소 텅빈듯한 공허한 느낌을 주는 사운드입니다.
하얀색의 사이드월을 연상시키는 휠과 함께 500C처럼 캔버스탑이 위쪽에만 배치되어 있어서 좌우 구조는 남아 있는 점 등..50~60년대 영국이나 이탈리아 차량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패션카라고 하겠습니다.
일본 내수시장만을 위해 한정판으로 한시적 생산을 했으나 주문자가 폭주하여 추가생산을 거듭한 끝에 20,000대 가량이 팔려나갔다 합니다. 지금도 국내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데요. (사실 제법 들어왔음..) 클래식한 외관때문에 많이 구입을 했고, 나온지 꽤 되었음에도 마치와 부품 호환이 되는 것이 많아 부품수급에도 크게 어려움은 없다 전해집니다.
이것 말고도 닛산은 Pike Cars 라고 불리는 (피가로를 포함하여 아래에 소개할 녀석들)모델을 버블 경제시대에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파오라는 녀석입니다.
이녀석은 피가로처럼 지향하는 바가 매우 뚜렷한 녀석인데요. 50~60년대 영국 내지는 프랑스산 오프로더를 연상시키는 녀석으로 마찬가지 경차로 분류되진 않고 소형차로 분류가 되는 녀석입니다.
당시 파오의 카탈로그의 한 장면인데요.
보시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마치 만화속에서 튀어나온듯한 탐험을 위한 패스파인더?? 같은 차량이랄까요? 이미지만 그렇지 실제로는 도심형에 한없이 가까운 녀석이긴 합니다.
그러니까 이녀석의 지향하는 바가 분명하다는 것이죠.
파오라는 이름도 몽골에서 사용하는 텐트를 뜻하는 것이라는걸 알아챈다면 어떤 이미지를 추구했구나..라는 점을 금새 파악하실겁니다.
피가로와 마찬가지 마치의 1L 엔진에 3단 오토메틱 기어박스를 올리고 있는 FF 구조의 차량인데.
이미지는 탐험대지만 사실상...도심형으로만 거의 쓰일 수 밖에 없는 녀석입니다.
본닛에 잡아둔 주름이나, 마치 쇠파이프를 붙인듯한 프론트 범퍼, 동그란 눈과 원초적인 느낌의 사이드미러 구조가 상당히 클래시컬 한 맛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힌지를 다 드러낸 리어 글라스와 아래로 떨어지는 클램쉘 타입의 게이트. 프론트와 같은 디자인의 리어범퍼
측면에 조각창을 열고 닫는 노브, 옆으로 보이는 도어 힌지 등...
곳곳에서 오래전 프랑스, 영국에서 생산된 보급형 차량들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실내도 마찬가지죠. 피가로가 다소 점잖은 느낌이라면 클래시컬한 느낌은 동일하지만 파오는 마치 올드 디펜더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내장 컬러도 그런 느낌을 많이 전해주고 있죠.
루프도 스틸로 마감되어 있는것도 있지만 캔버스탑으로 마감하여, 옛날 소형차들의 캔버스 탑을 형상화 했습니다.
마찬가지 한정생산되었고, 이또한 일본 내수용으로만 판매되었는데, 영국에서도 세컨핸즈로 많이 사갔다는군요.
그리고 달아서 바로 소개를 해드릴 녀석이 Pike Cars 의 첫째?? 개념의 Be-1이 있습니다.
바로 이녀석이 Be-1인데요.
생긴게 정말 거짓말 조금 보태서
르노 5를 대놓고 그렷따!! 라고 표현해도 속이 시원찮을듯한 느낌입니다.
르노 5는 르노판 미니같은 존재입니다. 상당히 장수한 모델이고, 이녀석을 베이스로 하여 르노5 터보모델이 등장했고, 그게 Grp B에도 나가고 그랬습니다. 여튼 요건 나중에 또 이야기를 해볼텐데요.
이 Be-1은 80년대 말에 생산이 되었음에도 느낌은 70년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휠의 컬러매칭이라던지, 캔버스탑, 그리고 독특한 디자인의 테일램프에서 아방가르드한 느낌을 주는 프랑스차의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 프랑스와인에 대한 수집도 러시를 이루었는데요. 묘하게 일본애들은 프랑스를 참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모델이 나온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파오나 피가로나..모두다 마치를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달리기 성능이라던지 이런 부분에서는 크게 언급할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가벼운 차체덕분에 경쾌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프랑스나 영국차와 같은 묘한 드라이빙 본능을 자극하는 요소는 적다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유럽의 레트로카 느낌만을 담아낸 패션카라는 이야기지요.
다만 진짜 레트로카보다 튼튼한 차체와 좀더 든든한 품질이 뒷받침 되었다는 것 밖엔 없습니다.
실내도 보면 단순함 그자체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라 하겠는데요. 도어포켓이 잘 안보이는데, 잘 보면 저부분이 철망비슷하게 되어 있는..
그러니까 바구니 입니다. 유럽의 고전적인 느낌을 상당히 많이 담아 냈다고 할 수 있겠죠.
이녀석이랑 함께
S 카고라는 녀석까지 포함해서 닛산의 Pike 카즈..라고 부릅니다.
다들 하나의 플랫폼에 디자인에 집중하여 생산된 녀석들로, 물론 마치의 플랫폼 자체가 완성도가 제법 높았기 때문에 이런 패션카들을 탄생시킬수 있었겠지만, 여튼 어떤 사용에 목적성 보다는 내외관에 주는 이미지에 집중한 녀석을이
버블 경제때 많이 태어났었습니다.
그러니까 Pike 카즈는 버블 경제의 ABC와 지향하는 바가 완전히 반대되는 시리즈라 하겠는데요.
어떻게 보면 다소 돌연변이 같은 두 시리즈를 포함하여
토요타 세라같은 녀석까지 .... 사실 지금의 닛산,스즈키,토요타,혼다에게서 상상하기 힘든 유니크한 존재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것은 고도성장기끝에 찾아온 버블 경제가 사람들의 욕구와 문화수준을 비약적으로, 아니 폭발적으로 향상시켰기 때문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넘치는 돈을 주체할 수 없어서 각종 사치재에 투기하듯 덤벼들던 시절..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 오늘 즐길거리를 찾아 헤매던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기획들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럼 버블 경제의 ABC들의 직계후손으로 코펜을 꼽아볼 수 있겠습니다. 경차규격에 딱맞는 크기에
하드탑 컨버터블을 달고 경쾌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선사해주며, 작다고 해서 허술한게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꼼꼼하게 제작할수 밖에 없는...하나의 목적성을 가진 차..
그게 코펜이 가진 가치이기에 ABC의 후예라고 할 수 있을듯 합니다.
여튼 ... 버블 경제때 태어난 돌연변이들을 보면 당장에 즐거운 것..
그러니까 드라이빙을 통해 뇌가 즐겁던지..아니면 패셔너블해서 눈이 즐겁던지...다소 소비적인 차량들이 태어날 수 있었던 환경이 이들을 만들어낸것 같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작은 차체에 실용적인 연비(다들 연비하나는 기가막혔음..20km대에 육박하는..) 가벼운 차체와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갖추어 두는것...
어쩌면 이건 버블 경제가 가져다 준 이미지와는 다소 다른것이 아니었나..그러니까 너무 지나치게 크고 비싸고 화려한것만 소비하다가 질려버려서 좀더 색다른 부분에 집중하려 했던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버블의 ABC, 닛산의 Pike 카즈, 나아가 지금도 나오는 코펜과 같은 녀석들이 오히려 지금 시대까지 쭈욱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나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연료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일본은 묘하게도 버블이 붕괴되고 나서 결국 살아남은건 이런 작고 어찌보면 오히려 실용적이기 까지한 이런 차들이 아니라..되려 양극화 되서..차체는 더 커지고, 화려하고 비싼녀석..아니면 경차...이렇게 되어버렸으니..
이것도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혼다에서 beat를 부활시킨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합니다만.
솔직히 지금의 혼다에게...큰 기대를 걸기란..좀 힘들어보이는것도 사실입니다.
여튼..진짜 남아야할 녀석들은 다들 사그라든 거품과 함께 사라져버렸고, 조금 줄어들어도 괜찮지 않은가..하는 녀석들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는거... 거 묘한 기분이네요.
잃어버린 10년이 왜 이녀석들도 잃어버리게 만든건지 참 알수 없는 일입니다.
근데 엄밀히 따지면 ABC나 Pike Cars나 모두 실용적이나, 혹은 데일리카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져보면그렇다! 라고 답하기는 힘든게 사실입니다. 어쩌면 다목적성이라는 요건에 충족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크기를 키울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죠.
이녀석들은 사실 세컨드카 개념이 매우 강합니다. 데일리카로 쓰이게는 피로도도 문제지만 편의성이 떨어져서 힘든게 사실..그러니까 아!! 집에 한대쯤 들여놓고 싶어!!라는 소유욕을 자극할만한 사치재로서의 역할이 강했지, 두루두루 쓸목적으로 연비도 좋고 실용성도 좋은 차로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건 이런 개념을 약간만 확장해서 실용성을 조금만 더 겸비해줬더라면 즐거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재미난 차들이 나왔을텐데, 당시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인지, 너무 한꺼번에 사라져버려서 그것에서 오는 아쉬움은 분명 있는거 같습니다.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이지만...
음... 버블경제의 돌연변이 같은 존재들을 국내메이커에서 기대하기란 참 힘든 일입니다.
일단 애초에 많이 팔자!가 가장 큰 모토였고, 재미?즐거움?엔지니어로서의 도전정신? 실험정신? 선진메이커의 추월?
이런걸 염두하고 기획했던 적이 아예 없다 시피했었고, 게다가 이제는 이런 단순한 목적성을 지닌 차들..
실험적인 차들에 인력과 자본을 투자하는 풍토자체가 거의 말라버렸기 때문에...
딱히 국내에선 이런차를 왜 못보나요?라는 투덜거림조차 꺼내놓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