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창공에 매달려
가냘피 하늘거리는 방패연 처럼
남해 바다 어느곳에 한점 콕 찍어 자리잡고서
지나는 바람에 가슴을 내주고
바닷속 물고기에 두 다리 빌려주고
부표처럼 떠도는 뭉게 구름엔 온 몸을 맡기듯
그렇게
외로이 자리한 섬 초도.
전날 초도 여정을 위한 전야제의 여독을 등짐 가득안고
일행은 광주를 출발해 유치한 도시 여수를 향했다.
중간에 순천에 위치한 [부선]님의 화원을 거치며
배 시간을 맞추기위해 가속 패달에 온 몸을 얹었다.
파란 하늘!!
짙 푸른 바다위를
강력한 두 줄기 포말을 남기며 초도를 향한
쾌속선의 숨소리가 가빠지면서
우리는 처음으로 여행를 해보는 초등학교 수학 여행단 처럼 들뜨고 즐거운 마음 주체 못하고
낄낄대고 깔깔대고.....
세월을 잊고,
나이를 풀고,
선실로, 갑판으로 연신 부산하며 가는 세월을 열심히 붙잡아 보았다.
전날 전야제를 마치고 산행 준비도 바빴을 텐데 같이 갈 식구들 챙기는라
잠도 못자고 준비한 [하니]님의
묵은지를 얹어먹은 낙지죽 맛에 한그릇, 두그릇 차례로 비우고는
모두들 뒤로 벌러덩....
너무 맛있는 선상의 만찬이었다.
쾌속선의 마지막 행선지인 거문도를 향하던 중
문득 선실 창에 번지듯 그려지는 한 폭의 수채화 !!
뫼 산자 모양의 상산봉 봉우리 아래 정갈하게 놓여진 선착장이며,
살기좋고 인심좋아 보이는 군데 군데 마을들,
욕심없어 보이는 촌노들의 느릿한 걸음 걸음들....
초도 였다.
짐을 챙기고
갑판을 지나 우리가 내리려는 선착장을 바라보던 우리 일행의 눈에는
가을 서리 내려앉은 정갈한 머리에,
일행 모두를 껴안을것 같은 쌍가풀진 깊은 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반듯하게 서 있는 한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
말로만 듣고,전설로만 내려오던
초도의 산 신령
[백도 풍난]님 이었다.
초도에는 있는게 많다.
섬에 짜장면 집도 있었고,
5~60년대 맨 주먹으로 일궜다는 꽃길 좋은 “맨주먹 농장”도 구경했다.
까만 조약돌이 해변 가득 깔려있는 아담한 해수욕장을 돌아서 섬 전체를 아우르는
해안 관광 도로는 옛 정취를 맛보는 오솔길을 대신해서
구경온 외지인을 위한 초도민들의 정성이 그득했다.
태평양을 품에 품고 내년 여름 피서객을 기다리는 모래 해수욕장에 대한 설명을 들은뒤
우리가 들른곳은
섬 이기에 항상 부족한 물과 늘어난 관광객들로 생긴 쓰레기 처리를 위한
마을 공동 저수지 공사와 소각장 공사 현장.
이제는 농촌, 어촌도 마을을 알리고 낙후된 시설을 보완하여
관광객을 불러와야 좀더 편리하고 윤택한 생활이 될수있으리라 !!
마침내 상산봉 산행길...
숨가쁘게 오르던 우리 일행은
정상 가는 길 중간 중간 쉼터에서 처음 접한 초도의 외경에 정신을 놓고
상산봉 턱 아래 까지 돌로 깔아 산행객들의 편안함을 도와준 등산로를 보고
다시한번 섬 주민들의 단결력과 사랑을 느낄수 있었다.
세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상산봉은
육지의 산에선 느끼지 못한 비릿한 바닷내음을 풍기며
태평양을 품에 안고 세개의 마을을 아우르며 기세 좋게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하늘이 어디이고 ,
바다 끝이 어데인지,
분간도 할수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물밀듯 밀려오는 가슴속 평온함을 느낄수 있었다.
저리듯이 느껴보는 섬 산행의 묘미일것이다.
해삼과 전복,
쫄깃한 문어 데침과 칼 끝 예리하게 잘 썰어낸 큰 접시의 회.
식당을 운영하는 두 해녀가 육지 손님들의 입맛을 돋구려 대장님의 명령을 받고
새벽 일찍 물질을 해서 직접 잡아올린 해산물들을 아낌없이 내어 놓으니.....
우리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 입에 초도의 싱싱한 바다를 한 입 가득 베어 물었다.
홍어만 삼합이 있다더냐?
싱싱한 야채에 해삼 한 점,
전복 두 점,
살랑거리는 회 한웅큼 올리고
두손 가득 모아 입안에 우겨넣고 술잔 가득 번지는 진달레 빛 [처녀주] 한잔 걸치니 ...
무릉이 따로없고,
신선이 그 누구냐 ?!!!
아쉬운 시간을 쪼개 도착한 초도 여행 마지막 여정은
[백도 풍난]님의 분재 농장.
주인의 정갈한 성품인듯, 줄지어 늘어선 소나무 분재들과
작은 웅덩이에 노니는 물고기들의 한적한 몸눌림,
뒤 안 가득 퍼지는 로즈마리의 진한 향을 맡으며
전원 생활의 환상에 젖어 본다.
일행의 추억거리를 위해 이것 저것 챙기시려는 주인장의 맘과 달리
찍~찍 거리며 음이 잡히지않은 노래방 스피커!
런닝 머신 위에서 펼쳐진 두 여인의 S 라인 콘테스트,
거기서 우리는 또 한번 웃음 한 소쿠리 토해낸다.
오후 4 시.
거문도를 출발하여 우리 일행을 싣고 여수를 가야하는 쾌속선을 원망하며.....
마지막 이별주는
초도 해풍에 말린 쫄깃한 갈치 포를 화로불에 올려놓고
정으로, 마음으로 한잔씩 따르고
이 인연 변치말자 한잔씩 들이키고,
오지 못한 호남 방 화원님들을 위해 술잔 가득 아쉬움이 넘쳐난다.
이 글을 마치며.....
많고 많은 꽃집 중에
하필이면 [그랜드 화원]을 택 할게 뭐람 !!?? ( 인물을 보고 택했다나,뭐라나?? ~~~~@#$% 이 말에 [참숯]님은 강력하게 항의함).
[부선]님의 꼬임으로 그자리에서 호남방에 발을 담궈 ,
오늘 이렇게 성대하게 맞아주시고 초도의 정을 맘껏 베풀어주신
초도 대장 [백도 풍난]님께
다시한번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힘든 일정에도 손수 운전까지 하시며 젊음을 과시하시고
뜬금없이 좋은 친구 한 분 얻으신 [도르트 문트]님,
전날 전야제 부터 끌리다시피 힘드셨겠지만 끝까지 같이해주신 [해당]님,
이것 저것 챙겨서 섬 생활의 도움이 되고쟈 애쓰시고 전체 여행을 앞장서 주신 [참숯,부선, 온달도사]님들,
식사,간식 챙겨주고 처녀주로 바람잡아준 [연지 곤지, 하니]님.
그리고 나 까지
모두 모두의 정을 가득 가득 안고,
마음 가득 행복했던 초도 여행이었습니다.
며칠이면 잊혀질 법도 한 초도 여행이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뒤 내리지 않은 신열에 힘들어 하는 병자 처럼
그리움으로 가득한 초도의 추억을
이 한편으로 달래려 한다.
첫댓글 우리집도 좀보고오시징~ 내고향 초도를 댕겨온소감을 이리도 감칠맛나게 써부렀구마이~잉 이러다가 4050우리세상 정모터가되불런지도 몰르겄네요~! 이글보고 초도가시는분들 쓰레기 함부로 아무데나 버리지마시고 쓰레기가생기는 음료수/인트탄트식품 먹지마시고 섬주인장 말씀 잘들어야해요 잘읽었습니다 샬롬~!
감칠맛 나는 초도가 탄생할겁니다 쓰레기문제도 언급하시니 조심하겠죠 관심주시어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력할 께요
초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