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食道樂)가”란 뭐예요?

서재생 ㆍ 2010/10/06 ㆍ추천: 0 ㆍ조회: 1899
기고자가 집회 중 성도님들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회원이 많은 교회이므로 여러 성도님들이 모여 식사를 하다 보니 여러 대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성도님께서 오늘 저녁 대접하는 성도님께서는 “식도락가”입니다. 전국에 유명한 음식점의 소문만 들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꼭 먹고 오시는 것입니다. 기고자는 듣고 있다가 “성도님, 식도락가란 말은 불교에서 유래된 용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식도락(食道樂)과 큰 의미 있는 신선로(神仙爐) 음식 사진
1. 도락(道樂)의 어원
락(道樂)의 어원은 도를 닦아 깨달음을 얻은 뒤 생기는 기쁨을 뜻하는 불교적인 용어입니다. 불교에서는 스님을 도(道)를 닦는 구도자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도(道)에 통달한 사람을 도통(道通) 했다고 말합니다. 즉 불교의 지향점인 깨달음(불타)의 세계에 이른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도(道)자는 길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옳은 길을 대도(大道), 혹은 정도(正道)라고 말합니다.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는 왕궁의 찬란한 미와 여인과 권력과 금력과 지위를 버리고 인생의 참된 도(道)의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는 6년의 고행 수도 끝에 득도(得道)하므로 불교에서는 부처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득도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팔정도(八正道)를 제시 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은 불교가 성행했기 때문에 불교와 관련된 단어가 많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원래의 뜻과 다르게 쓰여지고 있는 것도 많습니다. 식도락가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도락의 의미에 이해를 돕고자 불교의 극락(極樂)을 설명 하고자 합니다.
1) 아미타경의 극락(極樂)
극락(極樂)이란 범어(sukhavti)을 음역한 말로써 행복이 있고, 안락이 있는 곳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자들이 가고자 하는 극락(極樂)의 세계란 사바세계에서 10만 억 국토를 지난 곳에 아미타여래의 국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곳은 모든 것이 원만하고, 괴로움이 없는 세계라고 불교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락의 세계는 대승불교의 사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미타경(阿彌陀經)을 보면 극락세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극락국토에는 칠보로 된 연못이 있어 항상 여덟 가지 공덕수가 넘쳐흐르고, 그 못 바닥에는 순금 모래가 곱게 깔려 있고, 연못 위 누각 역시 금, 은, 유리. 적주, 마노, 등으로 화려하고 장엄하게 지어져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인들은 흔히 행복하고 안락(安樂)한 곳을 표현할 때 의례 극락(極樂)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불교의 극락의 참된 뜻은 잘 몰라도 막연하나마 좋은 곳, 이상적인 곳을 보면 “극락(極樂)이 따로 없다”라고 말들을 하곤 합니다. 기고자가 불교의 극락(極樂)을 설명하다보면 불자들이 성경(聖經)에도 극락이 있다고 한다면서 목사님 성경 어느 곳에 극락이 있습니까? 질문 성 전화가 옵니다. 그러면서 “목사님 성경의 극락의 뜻을 알고 싶습니다.” 라고 질문을 합니다.
2) 성경의 극락(極樂)
시편 43편 4절에 “그런즉 내가 하나님의 단에 나아가 나의 ”극락(極樂“의 하나님께 이르리이다 하나님이여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수금으로 주를 찬양하리이다 5절에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나는 내 얼굴을 도우시는 내 하나님을 오히려 찬송하리로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박윤선 박사님께서는 ‘나의 극락의 하나님’이라는 히브리 원어 “엘 심카트 낄리”는 ‘내가 기뻐하는 기쁨의 하나님’이라고 주석 하고 있습니다. 곧, 그에게는 하나님만이 기쁨의 대상이라는 의미라는 것을 말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잃었을지라도 그에게서 하나님만 떠나지 않으면 기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極樂)과 시편에서 말하는 극락(極樂)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의 세계는 희락이 있는 곳이지만, 또한 죽음이 있는 곳 즉, 윤회의 세계가 있는 곳을 말하는 것입니다.
시편 기자가 말하는 “극락의 하나님”은 내가 지금 기쁨의 근원 되신 하나님을 믿음으로서 오는 기쁨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 번역 할 때에 원어대로 “내가 기뻐하는 기쁨의 하나님” 했으면 불자들에게 오해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 식도락(食道樂)의 의미
오늘날에는 도(道)와 락(樂)의 단어가 쓰이면서 재미나 취미로 하는 일 등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현대는 다원화 시대라 취미의 종류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이곳저곳에 도(道)와 락(樂)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쓰고 있습니다.
식도락(食道樂)가는 미식가(美食家)로 음식을 즐기는 사람을 의미 하는 말로 보편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음식이란 초기에는 굶주림에서 벗어나려는 단계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것을 구하는 미식의 단계, 이제는 음식에서 예(禮)와 도(道)와 락(樂)를 찾는 단계에 접어든 것을 의미합니다.
무릇 차(茶) 문화를 말할 때 한국은 다례(茶禮)라 하고 중국은 다예(茶藝)라 하고 일본은 다도(茶道)라 합니다. 이는 한국이 예(禮)를 중요시했음을 의미하고, 일본은 차 마시는 방법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인은 유교적인 전통을 간직한 나라로서 특히 “예”를 중요시 합니다. 그러므로 식도락에는 유교적(儒敎的)인 “예(禮)의 음식 맛”과 불교적(佛敎的)인 “락(樂)의 줄기는 음식 맛” 사상이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식 맛이란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 단맛의 오미(五味)로만 만들어진 단순한 것이 아니라, 이중적, 삼중적 조합 같은 복합적인 구조로 만들어지고 그것이 다시 후각, 시각, 미각을 자극해 전체적으로 달콤하고 감미롭다거나, 유쾌하고 기분 좋은 맛으로 새롭게 재탄생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음식 맛을 줄기는 사람을 미식(식도락)가라고 합니다.
3. 식도락(食道樂)가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식도락(食道樂)가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요. 말 그대로 음식의 맛을 도락(道樂)으로 찾으러 다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합니다. 음식의 향을 맡아도 그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고, 맛을 보면 그 양념의 쓰임이나 재료의 산지까지 죄다 맞추는 참으로 놀라운 감각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필자도 전국에 2000여 교회집회를 인도하다보니 전국 음식 맛과 느낌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이 “우리 목사님이 소개한 음식점은 믿고 가면 된다.”고 하면서, 우리 목사님은 식도락(食道樂)가라고 합니다. 필자에게 식도락가라는 소리를 들은 김에 신선로(神仙爐)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즉 신선로 의미 속에서 식도락가의 의미가 있음을 이해 바랍니다.
1)신선로(神仙爐)의 음식
신선로란 산해진미를 한 그릇에 담아 여러 가지 맛과 영양을 함께 섭취할 수 있게 만든 전골의 하나로 입을 즐겁게 해준다 하여 열구자탕(說口子湯)이라고 합니다. 이는 상 위에서 끊이면서 먹는 한국 전통음식입니다.
2)신선로(神仙爐)의 기원
신선로는 조선시대 연산군 때 한림호당(翰林湖堂)을 지낸 정희량(鄭希良)은 학문이 풍부하고 음양(陰陽)술수에 정통하여 미래사를 꿰뚫어 예지하면서 벼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오사화에 연루 되여 의주와 김해로 귀양살이 하다가 신유년에 석방 되였으나 장차 더 큰 화가 다칠것을 알고 세상속에 숨어 버리기 위해 머리를 깍고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은신을 했습니다.
그는 지금의 신선로(神仙爐) 모양의 넓적한 냄비를 가지고 채소나 산에서 자라는 산채를 끓여 먹으면서 식사를 대신 하다가 죽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이가 신선이 되어 갔다고 하여 그가 쓰던 냄비를 신선로라 부르게 되어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습니다. 물론 그 진부(眞否)는 확실하지 않으나, 신선로가 한 그릇으로 여러 가지 성분을 함께 먹을 수 있는 특성을 가진 음식임은 분명합니다.
3)신선로(神仙爐) 음식재료
신선로에 이용되는 재료는 동물성 식품으로 쇠고기, 간, 천엽, 흰살 생선, 해삼, 전복, 달걀 등이고, 식물성 식품으로는 표고, 석이, 느타리버섯, 미나리, 당근, 무, 은행, 호두, 잣 등으로 한 가지 음식에 이렇게 다양한 재료가 이용되는 음식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4)신선로(神仙爐)의 요리법
신선로 요리는 모든 음식 재료를 대부분을 전으로 부쳐서 이용하고, 신선로(神仙爐)에 담을 때는 무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양념한 쇠고기를 얹고 또 그 위에 전 종류를 음양오행(陰陽五行) 색 맞춰 담고, 그 위에 미나리줄기와 알지단, 호두, 은행, 잣, 완자로 장식 후, 식사 전에 육수를 붓고 화통에 숯불을 피워서 상에 올립니다. 신선로는 음식이름 그대로 신선(神仙)들이 먹는 음식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즉, 도(道)와 락(樂) 있는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이제까지는 식도락(食道樂)의 도락(道樂)의 의미를 설명 했습니다. 그러므로 식도락가가 아니라, 우리 목사님은 “음식을 즐기는 미식가(美食家)”로 표현 했으면 합니다. 음식은 단순히 달콤하고 잊을 수 없는. 절대적인 미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의 대화와 화목을 이루는 공간과 무드가 함께 어우러진 공감각적인 행위가 뒤따르는 믿음의 가정의 건강한 식탁 문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의 식탁문화는 유교적(儒敎的)인 가부장적인 권위와 예문화와, 무속적(巫俗(的)인 기복적 문화 속에서 밥을 먹으면서 말하면 복이 달아 난다고 말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한 도교적(道敎的)인 음양(陰陽)사상의 영향으로 음(陰)인 왼손으로 밥을 먹으면 부모님들에게 맞아가면서 양(陽)인 오른손으로 먹는 습관이 21세기 지금도 한국인의 식탁문화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교적인 도락(道樂)문화가 한국인의 식탁문화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고 봅니다. 본 주제 글에 큰 의미 없이 읽어 주셨으면 감사 하겠습니다.
서재생목사 / 서울대현교회 / 불교 승려생활에서 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