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고향에 돌아와서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 것은 배를 타고 먼 곳으로 떠나 꿈을 이루고 싶은 초조한 마음 때문이고 꿈을 실현하려는 열망만 커진다는 화자의 상태를 형상화하였다.
화자는 자신에게 고향에 돌아와서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 이유가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기 때문이냐고 묻는다. 화자는 자신에게 답한다. 고향은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고 ‘뫼 끝에’ 핀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어 주는 변함없는 고향이지만 화자의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룰 타지로 갈 수 있는 ‘머언 항구로’ 가고 싶은 초조한 마음에 ‘입술’ ‘메마른’ 상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어제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를 불어 보지만 꿈을 이루고 싶은 초조한 마음 때문에 입술은 메마르나 화자의 꿈을 이루려는 마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시의 내용은 지금까지 ‘고향을 떠나 있던 사람이 세월이 흐른 뒤에 어릴 때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고향에 돌아왔지만 이미 그 자신의 추억 속에 잠겨있는 그 '고향'은 현실 속에서 찾아볼 수 없어서 서정적인 비애감에 사로잡혀 있다.’ 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1연의 ‘―러뇨’의 의미를 잘 모르고 ‘-구나’로 오독한 결과이다. ‘-러뇨’는 ‘-더냐?’로 ‘해라할 자리에 쓰여, 과거에 직접 경험하여 새로이 알게 된 사실에 대한 물음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이다. 이 질문은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워하던 고향은 아니더냐?’고 화자가 화자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화자가 그리워하던 것은 고향이 아니라 ‘하늘’이다.
그래서 화자의 마음은 ‘떠도는 구름’으로 표현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향에 돌아오면 마음이 안정되는데도 불구하고 안정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의외의 상황이라고 생각했기에 화자는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이를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에서 ‘-도’를 붙여 나타냈다. ‘도’는 ‘『체언류나 부사어, 연결 어미 '-아, -게, -지, -고', 합성 동사의 선행 요소 따위의 뒤에 붙어』 ⑤보통이 아니거나 의외의 경우에, 예외성이나 의외성을 강조하는 데 쓰이는 보조사.’이다.
화자의 고향은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우는 곳으로 과거와 변함이 없다. 또한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어 화자를 반겨주는 곳이다. 화자가 타지로 갈 때와 다름이 없는 고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자의 마음은 고향에서 안정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하늘’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이 하늘은 일반적인 하늘이 아니라 상징이다. 이 하늘은 고향을 떠나 ‘머언 항구’에 가서 배를 타고가 닫는 곳에서 이룰 수 있는 꿈이다. 그러기에 화자의 마음은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이다. 이는 ‘머언’이 말해주듯이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화자는 배를 타고 멀리 떠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입술은 ‘메마른 입술’이다. 화자는 마음을 달래려고 매일 ‘뫼 끝에 홀로 오’른다. ‘풀피리’를 불어 마음을 달래려 하나 입술이 메말라 있기에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난다.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으며 맞이해도 마음은 안정되지 않고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른 것이다. 여기서 하늘은 화자가 배를 타고 외지에 가서 이루고자 하는 꿈을 상징한다. 하늘이 꿈을 상징하는 것임은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을 살피면 알 수 있다.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은 2연의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과 3연의 ‘흰 점 꽃’을 통하여 추측할 수 있다. ‘꿩’은 ‘5~6월에 6~10개의 알을 낳’는 새이고 뻐꾸기는 ‘초여름에 남쪽에서 날아오는 여름새’다. 뻐꾸기가 우는 때는 ‘뻐꾸기도 유월이 한철이라’는 말이 있듯이 6월이 절정이다. 그러므로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은 ‘5-6월’즈음이다. ‘흰 점 꽃’이 정확하게 무슨 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흰색으로 점과 같이 작은 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꽃은 가을에 피는 꽃이 아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국화 등으로 꽃이 크고 색이 있어서 ‘흰 점꽃’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을 ‘5-6월’즈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이 가을이 아니라면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에서 나오는 ‘하늘’이 ‘높푸르’다는 구절은 낱말 뜻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늘이 높푸른 때는 여름이 아니라 가을을 말한다. 그런데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이 초여름이라면 이 구절은 모순이 된다. 따라서 이 구절은 다른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시의 내용 흐름으로 볼 때에 ‘고향에 고향에 돌아’왔어도 마음은 고향에 안주하지 못하고 초조해 하고 그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매일 산에 오른다. 산에 올라 ‘머언 항구’가 있는 쪽을 바라보면 떠날 날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의 화자가 ‘그리던 하늘’이라 말한다. 평소에 ‘하늘’을 그리워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이’라고 강조하여 다른 것은 변함이 없는데 ‘하늘만이 높’고 ‘푸르’다는 감탄을 하는 것은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뜻이 꺾이지 않고 더 커진다는 것을 구나’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마 화자가 꿈을 이룰 장소는 항구에서 배를 타고 가야할 곳이기에 시대상황을 감안하면 일본이 아닐까 한다.
화자인 시인이 방황하는 모습은 고향을 떠난 뒤에 쓴 ‘향수’의 마지막 연 ‘하늘에는 석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에서도 화자가 고향에 있을 때에 가족과 함께 있지 않고 혼자서 ‘알 수도 없는 모래성’인 막연한 꿈을 지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2006.06.08.오전0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