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와의 대화, 이창재 <학지사>
삶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종류의 좌절을 겪게된다.좌절은 어린시절부터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다.좌절을 겪을때면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분노가 치밀어오르곤 한다.이것은 인간 존재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인간이면서 항상 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존재는 없다. 인생은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서는 과정의 반복이다. 긴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자아가 유독 약해지는 순간도 찾아온다. 이런 상태일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 병리적인 해석을 내리기 쉽다. 이 경우 기분은 더욱 비참해지고 트라우마와 신경증이 생길수도 있다. 그러나 병리적인 해석과는 정반대로
자기 삶을 해석할수 있다면, 역으로 신경증이 치유될수도 있다.
본문중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이 철학, 의학, 심리학과 모두 구분된 자신만의 새로운 이론으로 알려지고 불리워지길 고집했다.
저자도 언급했듯, 그는 자신이 인간에 대한 심층적 탐구를 추구하는 정신과학자 혹은 정신분석학자로 불리길 원했으며, 정신분석학이 기존 학문들과 차별되는 독특한 탐구 대상과 독창적인 관점 및 방법을 지녔음을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랐다.
제도권에 안주하던 동시대의 의사집단과 학자들로부터 차가운 냉대와 따돌림을 받았으나 끝까지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지키려 한 건, 당시의 학계나 종교등은 의식 안에서만 통용되는 제한된 솔직함이라 통찰한 것이었으며 그렇게 한계를 설정한 솔직함과는 타협하기를 거부하고자 한 것이다.
무의식과 유년기의 현재적 영향력, 성역동론과 오이디프스 콤플렉스, 삶본능, 죽음 본능 등 위대한 학문적 업적이 잉태되기 까지의 그의 내적 치열함과 고뇌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프로이트를 제대로 만났다고 보기 어렵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정, 죽기 16일전까지 자신의 이론을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갔던 깐깐함과 유연함, 자기문제의 원인들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날카로운 매스를 들이대었던 자기분석과정, 자기통찰과 자기인식의 가치를 믿고
고집스럽게 전진했던 그를...
또한 자아심리학, 클라인학파, 대상관계이론, 자기심리학, 라캉학파, 융학파, 아들러 학파등이 모두 정신분석에서 파생되었고 에릭 번의 교류분석, 인지주의에서의 도식이론, 대표적인 가족 치료자인 보웬의 가족치료이론도 정신분석에 근간한다.
행동주의 인본주의 등 여타의 상담이론들도 정신분석을 비판하면서 이론을 발전시켰거나 혹은 그의 사상을 보강하며 발전시켰다.
이 책은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에 대한 전문서적을 제외하고, 프로이트와 그의 사상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도모하기 꽤
적합한 책이라 여겨진다.
프로이트에 대한 오해와 몰이해에 대한 불안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을뿐더러 정신분석의 목적과 발생배경, 제반 특성들, 무의식을 포함한 그의 학문적 내용들과, 정신분석이 현대사상에 끼친 영향까지 구석구석 비교적 깊이 있게 바라보고 있다.
정신분석학의 임상가인 낸시 맥윌리암즈는 그의 저서 <정신분석적 사례이해>에서 독특하고 개인적인 주관적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따뜻하고 깊은 공감의 길이 정신분석이었다고 술회했다.
내가 만나온 프로이트는 인본주의의 칼 로저스와는 다른 버젼으로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이기도 했다.
이 책이 간접적으로나마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을 진지하게 이해하는데 작은 등불이 되길 기대해본다.
<내가 해야 할 일 중 남아있는 것은
하늘과 땅에는 인간의 철학으로 꿈을 꿀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것들이 있다는 금언을 기억하는 것뿐이다.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확신을 더 철저하게 없앨 수 있는 사람은
분명히 그런 것을 더 많이 발견할 것이다> -프로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