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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본생심지관경 제3권
2. 보은품(報恩品)②
이때 왕사(王舍) 큰 성에서 동북쪽으로 8십 유순(由旬) 거리에 증장복(增長福)이라는 한 작은 나라가 있었고, 그 나라 안에 지광(智光)이라는 한 장자가 있었다.
늙도록 오직 한 아들만을 두었는데, 성질이 악하여 부모께 순종하지 않았으며 가르치는 바에 복종하지 않았다.
마침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시면서 혼탁하고 악한 세상의 중생들을 위하여 대승의 은혜 갚는 법을 연설하신다는 것을 듣고는, 부모와 아들과 권속들이 함께 법을 듣기 위하여 공양구를 싸가지고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공양하고 공손히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한 아들을 두었는데 그 성질이 포악하여 부모가 가르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제 부처님께서 네 가지 은혜 갚는 법을 말씀하신다는 것을 듣고 법을 듣기 위하여 부처님 처소에 왔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 무리와 모든 권속들을 위하여 네 가지 은혜의 매우 깊고 묘한 뜻을 연설하시어 저 악한 아들이 효순한 마음을 내게 하시고, 마땅히 이 세상에 태어나서 안락함을 얻게 하소서.”
이때 부처님께서 지광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네가 법을 위하여 나의 처소에 이르러 공양하고 공경하여 이 법 듣기를 좋아하니, 너희들은 진실로 듣고 잘 생각하여라.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법요(法要)를 듣기 위해 멀고 가까움에 따라 걸어온 그 땅이 작은 티끌과 같은 수량이니,
이런 인연으로 금륜전륜성왕을 감동시켜서 성왕의 과보(果報)가 다하면 욕천왕(欲天王)이 되고,
욕천왕의 과보가 다하면 범천왕(梵天王)이 되어서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들어 빨리 묘한 과보를 증득할 것이다.
너희 큰 장자와 다른 무리들이 법을 위하여 나의 처소에 이르렀으니,
이와 같이 8십 유순의 큰 땅에 있는 작은 티끌들의 낱낱의 티끌 수만큼 지나서 능히 인천륜왕(人天輪王)의 과보를 감득하고,
이미 법을 들었으므로 앞으로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다.
내가 비록 먼저 매우 깊은 네 가지 은혜의 미묘한 뜻을 말하였으나, 이제 다시 너희들을 위하여 거듭 이 뜻을 베풀어 게송으로 말하겠다.”
가장 수승한 법왕인 큰 성주시여
일체 인천(人天)에 짝할 이 없으니
모든 상호를 장엄하신 몸에 구족하셨고
지혜 바다 허공 같아 헤아릴 수 없으며
나와 남 이롭게 하는 행 모두 원만하시어
이름이 널리 모든 국토에 들리며
길이 번뇌와 다른 반연을 끊고
밀행(密行)을 잘 지녀 모든 근(根)을 지키시며
백 사십 가지 남다른 덕과
넓고 큰복의 바다 모두 원만하시고
삼매와 신통이 모두 구족하여
팔자재궁(八自在宮)에서 항상 노니시네.
시방의 사람과 하늘 외도들이
능히 조어사(調御師)를 논란할 이 없으니
금 입[金口]으로 말씀하시는 막힘없는 변재로
비록 묻는 이 없어도 스스로 말씀하시네.
바다의 조수가 때를 잃지 않듯이
또한 하늘 북이 하늘의 마음에 맞는 것처럼
이렇게 자재한 이는 오직 부처님뿐이지
5통(通)한 신선과 마군과 범천들은 아니네.
난사겁(難思劫)의 바다에서 행원을 닦아
이러한 큰 신통을 증득하셨으니
내가 삼매의 크고 고요한 집에 들어서는
모든 근기와 약과 병을 관찰하고
선정(禪定)으로부터 나와서는
3세 불법 심지관문(心地觀門)을 찬탄했지만
모든 장자는 대승의 마음에서 물러나
이승의 자기만 이로운 행을 즐기므로
내가 큰 지혜 방편의 가르침을 열어서
삼공(三空)의 해탈문으로 이끌었으나
여래의 뜻을 능히 헤아릴 수 없고
오직 부처님만이 진실한 비밀을 알 수 있으니
예리한 근기인 성문(聲聞)과 독각(獨覺)과
부지런히 구하는 불퇴전위(不退轉位)의 모든 보살들이
12겁 동안 함께 헤아린다 해도
그 적은 분량도 알 수 없으며
설령 시방의 범부와 성인과 지혜 있는 이들이
한 사람을 지혜 있다고 추대하여
이러한 이들이 대숲과 같이 많을지라도
그 적은 분량도 측량할 수 없다네.
세간 범부는 지혜의 눈이 없어서
은혜 있는 곳을 미혹하여 묘한 과보를 잃고
오탁(五濁)으로 악한 세상의 모든 중생들은
은혜를 깨닫지 못해 덕을 배반하므로
내가 네 가지 은혜를 설명함으로써
바른 소견의 보리도에 들게 하노라
자비하신 부모가 기르신 은혜로
일체 남녀가 모두 안락하나니
아버지의 은혜는 높아서 큰 산과 같고
어머니의 은혜 깊어서 바다와 같나니
만일 내가 세간에 1겁 동안 머무른다 해도
어머니의 은혜는 말로 다 못하네.
내가 이제 대략 조금 말한 것은
뱀이 큰 바닷물 마시듯 적어
설령 사람이 복덕을 위하여
청정히 행하는 바라문과
5통한 신선으로 자재한 이와
큰 지혜가 있는 스승과 어른, 착한 벗을 공양하되
7보로 만든 집과
우두전단(牛頭旃檀)으로 만든 방에 편안히 모시고
백 가지 보배로 장식한 침구를 베풀며
세간에서 감로같이 맛있는 음식과
만병을 치료하는 모든 탕약을
금은 그릇 속에 가득히 담아
이렇듯 날로 삼시(三時) 공양하여
수백 겁 동안 계속 할지라도
한결 같은 생각을 잠깐 동안 펴서
어머니의 큰 은혜 밭에 공양함만 못하네.
복덕이 끝이 없어 헤아릴 수 없고
숫자나 말로 견줄 수 없나니
세간의 어머니가 자식을 배었을 때
열 달 동안 태를 품어 길이 고통 받으며
5욕락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수시로 음식까지 그러하니
밤낮으로 항상 가엽게 여기시어
걷든 서든 앉든 눕든 모든 고통을 받으며
태(胎)에 들었던 자식을 낳을 때면
칼날을 잡아 사지를 깎는 듯하여
정신이 흐려져 동인지 서인지 분별할 수 없고
온몸이 아파 견딜 수 없다네.
혹 난산으로 목숨이 끊어지면
육친(六親)과 권속들이 모두 슬퍼하나니
이러한 많은 고통 다 자식 때문이요
근심과 슬픔 고통 입으로 말할 수 없으며
만일 병이 나아 몸이 안락하면
가난한 이가 보배를 얻은 듯 기뻐하여
그 모습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고
어여쁜 생각 잠시도 쉬지 않는다네.
모자(母子)의 온정이 항상 이와 같아서
나나 드나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으며
어머니 젖은 감로의 샘과 같아서
크는 동안 마를 때 없다네.
사랑하신 은혜 어디에도 견주기 어렵고
길러주신 덕은 또한 헤아릴 수 없어
세간에서 대지(大地)가 두텁다 해도
부모님의 은혜는 그보다 더 중하네.
세간에서 수미산이 높다하지만
어머니의 은혜 그보다 더 높으며
세간에서 폭풍만이 빠르다고 하지만
어머니의 일념(一念)은 그보다 더하네.
만일 중생이 불효를 행하여
어머니께 잠시라도 원한을 나게 하여
원망하는 말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자식은 그 말대로 고난을 받으리니
일체 부처님과 금강천과
신선의 비법으로도 구할 수 없으며
만일 남녀가 어머니의 가르침을 따라서
낯빛을 좇아 서로 어긋나지 않으면
일체 재난이 모두 소멸되고
모든 하늘이 옹호하여 항상 안락하며
만일 능히 어머님을 좇는다면
이러한 남녀는 모두 범부가 아니네.
크게 자비한 보살이 인간으로 변해
은혜 갚는 모든 방편을 나타냈으니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해 효도를 행하되
살을 베고 피를 뽑아 항상 공양하여
1겁이 꽉 차도록 하며
갖가지 효도를 닦는다 할지라도
오히려 잠시의 은혜를 갚지 못하나니
열 달 동안 태속에 있으면서
젖줄을 물어 기름과 피를 마셨으며
갓난아기로부터 동자가 되기까지
마신 젖은 백여 곡(斛)을 넘으며
음식이나 탕약이나 좋은 의복은
자식 먼저 어미는 뒤이길 한결 같이 했으며
어리석은 자식을 남은 미워하나
어머니는 어여뻐서 버릴 수 없다네
옛적에 어떤 여인 자식을 안고
항하(恒河)의 거센 물을 건너가다가
물이 넘쳐 나아가기 어려웠지만
함께 빠져 죽더라도 자식은 놓지 않았으니
자비로운 이 선근의 힘으로
목숨을 마치고 범천(梵天)에 태어나
길이 범천삼매의 즐거움을 받았으며
여래를 만나 부처님의 수기를 받았네.
그러므로 어머니에게 열 가지 덕이 있는데
뜻에 따라 이름을 세웠나니
첫째는 대지요, 둘째는 생산할 수 있음이며
셋째는 바르게 하심이요, 넷째는 기르심이며
다섯째는 지혜를 주심이요, 여섯째는 장엄하심이며
일곱째는 안온함이요, 여덟째는 가르치심이며
아홉째는 훈계하심이요, 열째는 업을 주심이니
다른 은혜는 이 은혜를 뛰어넘지 못하네.
무엇이 세간에서 가장 부유한 것이며
무엇이 세간에서 가장 가난한 것이냐
어머니 계시는 것이 제일 부유한 것이요
어머니 계시지 않는 것이 가장 가난한 것이며
어머니 계신 때가 한 낮이 되고
어머니 돌아가신 때를 해가 졌다 하며
어머니가 계신 때는 모두 원만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때에는 모든 것이 비었다네.
세간 일체 선남선녀여
부모 은혜 중한 것이 산과 같으므로
마땅히 효심을 항상 간직해
은혜를 알고 갚는 것이 바로 성인의 도(道)이니
몸을 아끼지 말고 맛난 음식 받들어
일찍이 한 생각이라도 봉양함을 잊지 말라
부모가 돌아가신 때에는
갚고자 하여도 진실로 미칠 수 없나니
부처님도 어머님을 위해 닦고 행하시어
금빛 상호의 몸을 느껴 얻으시고
이름이 온 시방에 들리어
일체의 사람과 하늘이 모두 머리를 조아리며
사람이나 사람이 아니거나 모두 공경하네.
전생에 어머니의 은혜를 갚은 인연으로부터
내가 삼십삼천궁(三十三千宮)에 올라가
석 달 동안 어머니 위해 참 법을 말함에
어머니가 들으시고 바른 도에 귀의하여
무생인(無生忍)을 깨우쳐 물러나지 않도록 하였네.
이 것은 모두 자비한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지만
갚은 은혜 깊다 해도 아직 만족 못하네.
신통으로 제일가는 목건련(目犍連)은
이미 3계의 모든 번뇌를 끊었으므로
신통력으로 어머니를 관찰하여
아귀 가운데 괴로움 받는 것을 보고서
목건련이 스스로 가서 어머니 은혜를 갚아
그 괴로움을 구제하였고
위로 타화천(他化天)의 무리들 중에 태어나
함께 즐거이 노닐며 천궁에서 살았네.
부모의 은혜가 가장 깊은 줄을 마땅히 알라
부처님과 성현들이 모두 덕을 갚나니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거나
또한 부지런히 효도를 닦으면
이런 두 사람의 복은 다르지 않아서
3세에 과보를 받음도 무궁하리라.
세상 사람이 자식을 위해 죄를 지으면
3악도(惡道)에 떨어져 길이 괴로움 받으나
모든 남녀는 성인이 아니므로 신통이 없어서
윤회를 보지 못해 은혜를 갚기 어려우니
슬프다 세상 사람은 성력(聖力)이 없어서
능히 어머니를 제도하지 못하는구나.
그러므로 너희는 마땅히 알라!
부지런히 복리와 공덕을 닦으면
그 남녀는 수승한 복을 따라서
커다란 금빛 광명으로 지옥을 비추나니
광명 속에서 깊고 묘한 소리를 연설하여
부모를 일깨워 뜻을 내게 하므로
옛날에 지은 죄를 기억해서
일념으로 참회하여 모두 여의느니라.
입으로 나무삼세불(南無三世佛)을 부르면
겨를 없이 고난한 몸을 벗어나서
사람과 하늘에 태어나 길이 즐거움을 받고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어 부처를 이루며
혹은 시방정토 가운데 태어나
7보 연꽃으로 부모를 위하여
꽃이 피면 부처님을 뵙고 무생(無生)을 깨쳐
물러나지 않는 보살과 같은 지위가 된다네.
6신통의 자재력을 얻어
보리의 미묘한 궁전에 들게 되나니
모두 이 보살이 남녀가 되어
큰 원력을 타고 인간으로 화신(化身)한 것일세.
이것이 참으로 부모의 은혜를 갚는 것이니
너희들 중생은 함께 닦고 배울지어다.
유정이 윤회해 6도(道)에 태어나는 것이
수레바퀴처럼 처음과 끝이 없어서
혹 부모도 되고 아들ㆍ딸도 되어
세세생생(世世生生)토록 서로 은혜가 있으므로
아버지나 어머니가 차별이 없는데
성인의 지혜를 증득하지 못하여 알지를 못한다.
일체 남자 모두 아버지요
일체 여인 모두 어머닌데
어째서 전세(前世)의 은혜는 갚지도 않고
다른 생각을 내어 원수를 이루랴
항상 은혜로 갚아 서로 용서하고
때리고 욕해 원수가 되지 말아야 한다.
만일 복과 지혜의 문을 닦고자 한다면
밤낮으로 여섯 때에 마땅히 발원하기를
원하건대 제가 태어나고 태어나는 한량없는 겁에
숙주지(宿住智)의 큰 신통을 얻어
능히 과거 백천 생을 알아
서로 부모 됨을 기억하게 하시고
6취(趣) 4생(生)에 순환하는 가운데
내 생각이 한결같이 저에게 이르도록 하여
묘한 법을 말해 괴로운 인을 여의며
사람과 하늘에서 길이 즐거움을 받게 하시고
견고한 보리의 원을 내도록 권하며
보살 6도(度)의 문을 수행하여
길이 생사 두 가지 인(因)을 끊고
위없는 열반의 도를 빨리 증득케 하소서.
시방 일체 국왕은
바른 법으로 남을 교화해 성주(聖主)가 됐나니
국왕 복덕이 가장 수승하고
하는 일이 자재(自在)해 하늘이라 한다네.
삼십삼천과 다른 하늘이
항상 복력으로 왕의 교화를 돕고
모든 하늘이 외아들처럼 옹호하나니
그러므로 천자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네.
세간에서는 왕이 근본이 되어
일체 인민의 의지할 바가 되나니
세간의 모든 집이
기둥이 근본이 되어 성립함과 같으며
왕이 바른 법으로 인민을 교화함이
큰 범왕이 만물을 냄과 같고
왕이 그른 법을 행하여 다스리지 못함은
염라왕이 세간을 멸함과 같으며
왕이 간사한 사람을 받아들이면
코끼리가 꽃못[華池]을 밟음과 같으리니
혼탁한 때와 악한 세상을 만났다 말라
선과 악을 아는 것이 왕의 수행이라네.
일천자(日天子)가 세간을 비쳐 주듯이
국왕도 세간을 이렇게 교화하니
햇빛이 밤에는 비치지 않지만
유정에게 안락을 얻게 한다네.
왕이 그른 법으로 세상을 교화한다면
일체 인민이 의지할 데 없나니
세간에 있는 모든 두려움은
왕의 복력에 의지해 생기지 못하며
인민이 이룬 안온한 낙은
이 왕의 복으로 이룬 것이고
세간의 아름답고 미묘한 꽃도
왕의 복력에 의지해 피며
세간의 기묘한 동산과 숲은
왕의 복력에 의지해 모두 무성하고
세간의 모든 약초는
왕의 복력에 의지해 모든 병을 낫게 하며
세간의 백 가지 곡식의 싹은
왕의 복력에 의지해 다 열매를 이루고
세간 인민이 풍요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것은
왕의 복력에 의지해 항상 저절로 된다네.
비유컨대 장자가 외아들을 두었는데
지혜와 단정함이 세상에 비할 데가 없으므로
부모가 눈동자처럼 아끼고 사랑해서
밤낮으로 염려하는 마음을 내듯이
나라의 큰 성왕(聖王)도 이와 같아서
중생을 외아들처럼 사랑하니
늙은이를 봉양하고 의지가지없는 이를 구제하며
상주고 벌하는 마음이 항상 둘이 아니라네.
이런 어진 왕이 성주(聖主)가 되면
중생이 우러르기 여래와 같이 하고
어진 왕이 교화하여 다스리면 나라에 재앙이 없으며
백성이 공순하고 부지런하여 항상 안온하지만
국왕이 그른 법으로 세상을 교화하면
병이 유행해 유정에게 재앙이 내리나니
이와 같이 일체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의
복과 죄가 환하여 가릴 수 없다네.
선이든 악이든 7분(分)으로 나누어
지은 이가 5분 얻고 왕은 2분을 얻나니
동산이나 숲이나 밭이나 집도 이러하며
세금으로 낼 것도 또한 이와 같다네.
전륜성왕이 출현할 때는
6분으로 나누어 왕이 1분을 얻고
그때의 인민은 5분을 얻나니
선과 악의 업보도 다 그러하다네.
만일 어진 왕이 바른 소견을 닦아
법대로 세상을 교화하면 천주(天主)라 이름하고
하늘의 법으로 세간을 교화하면
비사문(毘沙門)왕이 항상 옹호하며
다른 3천(天)과 나찰(羅刹)들이
모두 성왕의 궁전을 수호하고
성왕이 세간에 나서 나라를 다스릴 때
중생을 이롭게 하여 열 가지 덕을 이루나니
첫째는 능히 나라의 경계를 비춤이요
둘째는 국토를 장엄함이요
셋째는 능히 모든 안락을 줌이요
넷째는 모든 원수와 적을 굴복시킴이요
다섯째는 능히 모든 두려움을 막음이요
여섯째는 모든 성스럽고 현명한 것을 모아 닦음이요
일곱째는 모든 법으로 근본을 삼음이요
여덟째는 세간을 옹호함이요
아홉째는 능히 조화의 공(功)을 지음이요
열째는 나라의 경계와 인민의 주인이라 하는 것이네.
만일 왕이 열 가지 수승한 덕을 성취하면
범왕과 제석과 모든 하늘과
야차와 나찰과 귀신왕이
몸을 숨기고 항상 와서 나라의 경계를 호위하며
용왕이 기뻐하여 단비를 내리어
5곡(穀)이 성숙하고 백성들이 편안하며
나라 안 곳곳에서 진귀한 보배가 나며
군사가 강력하여 원수와 적이 없고
여의 보배구슬이 왕 앞에 나타나서
지경밖에 모든 왕이 스스로 굴복하네.
만일 착하지 못한 이가 왕의 나라에 나서
한결같은 생각으로 모든 악을 이루면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떨어져
영겁(永劫) 동안 괴로움을 받아 벗어날 기약이 없으며
만일 부지런히 국왕을 돕는다면
하늘이 보호해 영화와 녹봉을 더하리니
지광장자(智光長者)여, 그대는 알아야 한다.
일체 인왕은 업으로 느껴 안 것이다.
모든 법은 인연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으며
만일 인연이 없으면 법도 없을 것이니
하늘과 나쁜 갈래에 태어남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런 사람은 인연을 알지 못한 것일세.
인과가 없다고 하면 크게 삿된 소견이니
죄와 복을 알지 못해 망령된 생각을 낸 것이라,
왕이 지금 받는 복과 즐거움은
옛적에 일찍이 세 가지 청정한 계(戒)를 지녀서
계의 공덕을 닦아 감응을 불러일으켜
사람과 하늘의 미묘한 과보로 왕의 몸을 얻었으니
만일 사람이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면
원력으로 위없는 과보를 이루게 되고
상품(上品)이 청정한 계율을 굳게 가지면
기거(起居)를 자재로이 해서 법왕(法王)이 되며
신통변화로 시방에 가득하여
인연대로 널리 중생들을 제도하며
중품(中品)이 보살계를 가지면
그 복으로 자재한 전륜왕이 되어
마음대로 하는 바를 모두 다 이루고
한량없는 사람과 하늘이 모두 따라 받들며
하(下)의 상품이 큰 귀왕(鬼王)의 계(戒)를 가지면
일체의 사람 아닌 것들이 다 복종하리니
계품(戒品)을 받아 지녀 비록 빠뜨리고 범할지라도
계가 수승한 까닭에 왕이 될 수 있으며
하의 중품이 금수왕(禽獸王)의 계를 가지면
일체의 날고 기는 것들이 다 복종하리니
청정한 계에 빠뜨리고 범한 것이 있을지라도
계가 수승한 까닭에 왕이 될 수 있으며
하의 하품이 염마왕(琰魔王)의 계를 가지면
지옥에 있더라도 항상 자재하리니
비록 금계를 훼손하여 악도에 태어날지라도
계가 수승한 까닭에 왕이 될 수 있다네.
이런 까닭에 모든 중생들이
보살의 청정한 계를 받아
잘 지녀서 빠뜨리거나 범하지 않는다면
태어나는 곳에 따라 사람들의 왕이 되지만
만일 여래의 계를 받지 못한다면
끝내 여우의 몸도 얻지 못하리니
하물며 사람과 하늘을 느끼어 알아서
가장 수승하게 즐거운 왕의 자리에 있겠는가?
그러므로 왕은 인연이 없지 않아서
계업(戒業)을 부지런히 닦아 묘과(妙果)를 이루었으니
국왕은 이 인민들의 주인이므로
어여삐 여기기를 어머니가 어린애 기르듯이 해야 하네.
이러한 인왕은 큰 은혜가 있나니
어루만져 길러준 마음 갚기 어렵다
이런 인연으로 모든 유정들이
만일 능히 큰 보리를 닦아 증득해서
모든 중생에게 큰 자비를 일으키면
응당 여래의 3취계(聚戒)를 받을 것이니
만일 법답게 계를 받으려면
죄를 참회하여 소멸토록 해야 하네.
죄를 일으키는 인(因)에 열 가지 연(緣)이 있는데
몸에 셋, 입에 넷, 뜻에 셋이다.
생사는 처음이 없고 죄는 다함이 없으며
번뇌의 큰 바다는 깊어서 밑이 없고
업장이 몹시 높아 수미산 같으며
업을 지음은 두 가지로 인하여 일어나니
이른바 현행(現行)과 종자(種子)인데
아뢰야식[臧識]이 일체의 종자를 반연하여 지녀서
그림자가 형체를 따라서 몸을 떠나지 않듯이
어느 때나 성인의 도(道)를 장애하네.
가깝게는 사람과 하늘의 묘락과(妙樂果)를 장애하고
멀리는 위없는 보리과(菩提果)를 장애하며
집에 있으면 번뇌의 인(因)만 불러들이고
출가해도 또한 청정계를 깨뜨리겠지만
만일 능히 법과 같이 참회하는 이는
모든 번뇌를 다 여읠 것이니
겁의 불이 세간을 파괴하여
수미산과 큰 바다를 태워버리듯이
참회가 번뇌의 섭[薪]을 태우고
참회가 하늘에 태어나게 하며
참회가 4선락(禪樂)을 얻게 하고
참회가 마니구슬을 비처럼 내려주며
참회가 금강의 수명을 연장하고
참회가 상락궁(常樂宮)에 들게 하며
참회가 3계의 감옥을 벗어나게 하고
참회가 보리의 꽃을 피게 하며
참회가 부처님의 크게 원만한 거울을 보게 하고
참회가 보배 있는 곳에 이르게 하네.
만일 능히 법과 같이 참회하는 이는
두 가지 관문(觀門)에 의지해 닦아야만 하니
첫째는 일[事]을 보아 죄를 멸하는 문이요
둘째는 이치를 보아 죄를 멸하는 문이네.
일을 보아 죄를 멸하는데 셋이 있으니
상ㆍ중ㆍ하 근기가 3품이 되네.
만일 상근기가 청정한 계를 구하여
큰 정진의 마음을 내어 물러나지 않아
슬피 피눈물을 흘리며 항상 간절하여
슬픔이 온몸을 휘감아 피가 나도록
시방에 3보가 계신 곳과
6도(道)의 모든 중생을 똑같이 생각하며
꿇어앉아 합장하고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하여
죄를 드러내고 마음을 씻어 참회하기를,
“원하옵건대 시방 삼세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로 저를 어여삐 여기소서.
제가 윤회에 처하여 의지할 바 없어서
생사의 긴 밤에서 항상 깨닫지 못하오며
제가 범부라서 모든 속박을 지니어
미친 마음으로 뒤바뀌어 두루 반연했으며
제가 3계의 화택(火宅)에 처하여
6진(塵)에 허망하게 물들어 구호할 이 없으며
제가 빈궁하고 하천한 집에 태어나
자재함을 얻지 못해 괴로움을 받으며
제가 삿되게 보는 부모의 집에 태어나
죄를 지은 악한 권속에 의지하였사오니
원하옵건대 부처님 대비존께서는
어여삐 여기시어 외아들같이 보호하소서.
한번 참회하고 다시 죄를 짓지 않겠사오니
3세 여래께서 마땅히 증명하소서.”
이와 같이 용맹하게 참회하는 것을
상품이 청정한 계를 구한다고 하는 것이다.
만일 중품의 근기로 계를 구하는 이는
한 마음으로 용맹하게 참회하여
코와 눈물이 뒤섞여도 알지 못하고
온몸에 땀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슬피 구하되
“비롯됨이 없는 생사의 업을 드러내놓으니
원하옵건대 대비의 물로 티끌을 씻으시며
죄의 장애를 씻어 6근(根)을 청정케 하시고
저에게 보살삼취계(菩薩三聚戒)를 주소서.
저는 삼취계를 굳게 가져 물러나지 않고
꾸준히 닦아 괴로운 중생을 제도하되
나는 제도치 못해도 먼저 남을 제도하여
미래제(未來際)가 다하도록 항상 끊임이 없기를 원하나이다.”
이렇게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이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보리를 구하여
능히 삼보의 신령하고 기이한 상호를 느낄 수 있으니
이것을 중품이 크게 참회한다고 하는 것이다.
만일 하품 근기가 정계를 구한다면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콧물 눈물 흘리며 몸의 털이 서도록 슬피 울어서
지은바 죄를 몹시 부끄러이 여기어
시방에 3보가 계신 곳과
6도(道) 중생 앞에 대(對)하여
지극한 정성으로 비롯됨이 없이 가지고 있던 번뇌가
모든 중생들을 어지럽게 했음을 드러내서
막힘없는 큰 자비심을 일으켜
목숨을 아끼지 않고 3업(業)을 참회하여
이미 지은 죄는 모두 드러내고
아직 짓지 않은 악은 다시 짓지 않아서
이렇게 3품이 죄를 참회하면
모두 제일로 청정한 계라고 이름하니
부끄러워하는 물로써 티끌을 씻어
몸과 마음이 모두 청정한 그릇이 된다네.
모든 선남자여,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이미 정관(淨觀)으로 모든 것을 참회함을 말하였는데
그 사리(事理)에는 차별이 없지만
다만 근기와 인연이 한가지가 아니니
만일 바른 이치 관(觀)하기를 익히고자 할진댄
일체 모든 산란한 것을 멀리 여의고
새 깨끗한 옷을 입고 가부(跏趺)해 앉아
마음을 거두어 바른 생각으로 모든 인연을 여의어야 하네.
항상 모든 부처님의 묘한 법신을 보면
체성(體性)이 허공 같아서 얻을 수가 없으니
일체 죄의 성(性)도 모두 이와 같아서
뒤바뀐 인연으로 망령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네.
이처럼 죄의 모양은 본래 텅 비어서
3세(世) 가운데 얻을 것이 없나니
안도 아니요, 밖도 아니요, 중간도 아니며,
성(性)의 모양은 여여(如如)하여 모두 움직이지 않으며
진여의 묘한 이치는 이름과 말이 끊어져서
오직 성인의 지혜라야 통달할 수 있으니
있지 않고, 없지 않고, 있지도 없지도 않으며
있지도 없지도 않은 것도 아니어서 이름과 모양을 여의어
법계에 두루하여 생멸함도 없어서
모든 부처님은 본래 똑같은 체(體)이니
원하옵건대 모든 부처님은 가피를 드리시어
일체 뒤바뀐 마음이 없어지게 하소서.
제가 일찍 바른 성품의 근원을 깨우쳐
빨리 여래의 위없는 도를 증득하길 원합니다.
만일 청정히 믿는 선남자가
낮과 밤으로 묘한 이치인 공(空)을 볼 수 있다면
일체의 죄와 업장이 저절로 사라지리니
이것을 으뜸으로 청정한 계(戒)를 가졌다고 하며
만일 사람이 실상이 공함을 관하여 안다면
일체의 모든 중한 죄를 멸할 수 있으니
큰바람이 사납게 타오르는 불 위로 불면
한량없는 풀과 나무를 태울 수 있는 것과 같네.
선남자여, 진실한 관(觀)은
모든 부처님의 비요문(秘要門)이라고 하나니
만일 남을 위해 자세히 분별하고 싶더라도
지혜 없는 사람에겐 말하지 말라
일체 어리석은 중생의 무리는
들으면 반드시 의심을 내어 믿지 않는다.
만일 지혜 있는 이가 믿음을 내어
생각마다 관찰하여 진여를 깨치면
시방 부처님이 모두 앞에 나타나시어
보리 묘과를 저절로 증득하리라.
선남자들이여, 내가 열반에 든 뒤
미래세 가운데 청정히 믿는 이는
두 관문(觀門)에 항상 참회하여
마땅히 보살삼취계를 받을지어다.
만일 상품(上品)의 계를 받아 가지려면
응당 계사(戒師)이신 부처님이나 보살께 청할 것이니
우리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보살계의 화상(和上)이 되시며
용종정지(龍種淨智) 존왕(尊王) 부처님은
마땅히 정계(淨戒)의 아사리(阿闍梨)가 되며
미래 도사(導師)인 미륵 부처님은
마땅히 청정한 교수사(敎授師)가 되시며
현재 시방 양족존(兩足尊)은
마땅히 청정한 계를 증득하는 스승이 되시며
시방 일체 모든 보살은
마땅히 계를 수학하는 짝[伴侶]이 되시며
제석과 법왕과 사천왕과 금강천은
마땅히 계를 배우는 이를 밖에서 호위하는 대중이 될 것이네.
이러한 부처님과 보살과
현재 앞의 전계사(傳戒師)를 받들어 청하여
널리 네 은혜를 갚기 위한 까닭에
청정한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응당 보살삼취계를 받아야 하니
일체 유정을 이롭게 하는 계와
일체 선한 법을 거두어 닦는 계와
일체 율의(律儀)를 거두어 닦는 계,
이와 같은 삼취의 청정한 계는
3세 여래가 위호하고 생각하는 바라네.
그른 법을 들은 적이 없는 유정들을
한량없는 겁 가운데 아직 보고 듣지 못하였는데
오직 과거 시방 부처님께서
이미 청정한 계를 받아 항상 지키고 지니시어
2장(障)의 번뇌를 영원히 끊어 버리고
위없는 보리과를 증득하셨으며
미래 일체 세존께서도
삼취정계의 보배를 수호하시어
3장(障)과 습기(習氣)를 끊어 버리고
마땅히 바르고 평등한 큰 보리를 증득하시며
현재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삼취정계의 인(因)을 구족하게 닦아서
영원히 생사의 괴로움으로 윤회함을 끊고
3신(身) 보리과를 증득하시니
생사의 깊고 큰 바다를 뛰어넘는 데는
보살의 청정한 계가 배가 되며
영원히 탐ㆍ진ㆍ치의 속박을 끊는 데는
보살의 청정한 계가 예리한 칼이 되며
생사의 험한 길의 모든 두려움에는
보살의 청정한 계가 집이 되며
빈천한 모든 괴로움의 인(因)을 제거하는 데는
청정한 계가 능히 여의보(如意寶)가 되며
귀매(鬼魅)가 침노하는 모든 질병에는
보살의 청정한 계가 좋은 약이 되며
사람과 하늘의 왕이 되어 자재를 얻는 데는
삼취정계가 좋은 인연이 되며
나머지 4취(趣)의 모든 왕의 몸에서도
정계가 인이 되어 수승한 과보를 얻는다네.
그러므로 능히 자재의 인(因)을 닦으면
왕이 되어 존귀함을 받을 수 있으니
먼저 시방 부처님께 예배하고
낮과 밤으로 더 청정한 계를 닦으면
모든 부처님이 지키고 생각하셔서 항상 받아 지니니
계가 금강과 꼭 같아 파괴할 이 없으며
3계의 모든 하늘과 모든 선신(善神)들이
왕의 몸과 권속을 호위하며
일체 원수와 적이 모두 돌아와 복종하고
만 백성이 기뻐하며 왕의 교화를 느끼나니
그러므로 보살계를 받아 가지면
세간과 출세간의 함이 없는 과보를 느껴 안다네.
3보가 항상 머물러 세간을 교화하니
은덕이 넓고 커 헤아릴 수 없고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겁해(劫海) 가운데
공덕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여 쉼이 없다네.
불일(佛日)의 천(千) 광명이 항상 세상을 비추어
중생을 이롭게 하고 인연 있는 이를 제도하지만
인연 없으면 부처님 자비의 광명을 보지 못하나니
장님이 볼 수 없는 것과 같다네.
법보(法寶)는 한 가지 맛으로 변함이 없어서
과거 부처님과 미래 부처님의 말이 다 같으니
비가 한 가지 맛으로 널리 적셔주는 것과 같지만
풀과 나무가 자라남에 크고 작은 차별이 있는 것처럼
중생의 근기에 따라 각기 깨달음을 얻으며
풀과 나무가 윤택함을 받음도 또한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살과 성문이 중생을 교화함에
큰 강의 물이 흘러 다하지 않는 것과 같지만
중생이 믿음이 없어 덕화를 입지 못함이
깊숙한 곳에 처하여 해가 비치기 어려운 것과 같네.
여래의 달빛은 매우 맑고 서늘해
능히 모든 어두움을 제거함도 또한 이와 같으나
엎어진 동이에는 달이 비치지 못하듯이
미혹한 중생도 또한 이와 같으며
법보의 감로는 묘한 양약이어서
능히 일체 번뇌병을 치료하는데
믿음이 있으면 약을 먹어 보리를 증득하고
믿음이 없으면 인연대로 악도에 떨어지나니
보살과 성문이 항상 세상에 있어
무수한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여
능히 중생이 믿고 즐기는 맘을 두면
각기 3승(乘)의 안락한 자리에 들게 하며
여래께서 세간에 나지 아니하시면
일체 중생이 삿된 도에 들어가서
영원히 감로를 여의고 독약을 마시어
길이 고해에 빠져 벗어날 기약이 없는데
불일(佛日)이 삼천대천세계에 출현하여
큰 광명을 놓아 긴 밤을 비추면
중생이 조는 듯하여 깨닫지 못하다가
광명을 받아서 함이 없는 집으로 들게 되니
여래께서 일승법(一乘法)을 설하지 않으면
시방 국토가 모두 공허하지만
마음을 내어 수행하여 정각을 이루면
일체 불토가 다 장엄하고 청정하며
일승법의 보배는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여서
3세 여래가 이로부터 생겨났다네.
반야 방편을 간단없이 닦으면
해탈의 도를 이루어 묘각(妙覺)에 오르지만
만일 부처님과 보살이 출현하지 않으면
세간 중생이 도사(導師)가 없어서
생사의 험난한 데를 지나갈 수 없는데
어떻게 보물이 있는 곳에 이를 수 있으랴
큰 원력으로 선우(善友)가 되시어
항상 묘한 법을 말씀해 수행하게 하여
10지(地)에 나아가 보리를 증득하여
잘 열반의 안락한 곳에 들게 하시며
큰 자비 보살이 세간을 교화함에
방편으로 중생을 인도하는 까닭에
안으로 일승의 진실한 행을 숨기고
밖으로 연각과 성문을 나타내나니
둔한 근기의 작은 지혜로 일승을 들으면
마음을 냄이 여러 겁을 지나야 함을 두려워함이라
몸에 여래장(如來藏)이 있음을 알지 못하고
오직 적멸만을 좋아하고 진노(塵勞)를 싫어하며
중생에겐 본래 보리의 씨가 있어서
모두 뢰야장식(賴耶藏識) 속에 있으니
만일 착한 벗을 만나 큰마음을 내어
세 가지로 연마하여 묘한 행을 닦으면
영원히 번뇌장과 소지장을 끊고
여래의 상주신(常住身)을 증득한다네.
보리의 묘과를 이루기 어려운 것 아니라
참된 선지식을 실로 만나기 어려우니
일체 보살의 수승한 도를 닦으면
네 가지 법의 요체를 알게 되리라.
착한 벗을 가까이 하는 것이 첫째가 되고
바른 법을 듣는 것이 둘째가 되며
이치대로 생각하는 것이 셋째가 되고
법대로 닦아 증득하는 것이 넷째가 되니
시방의 일체 큰 성주(聖主)가
이 네 법을 닦아 보리를 증득하였으므로,
너희 장자와 모인 대중들과
미래세의 청신사(淸信士)여.
이러한 네 가지 법의 보살의 자리를
마땅히 닦아 익혀서 불도(佛道)를 이룰 것이니
선남자들이여, 자세히 들을지어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은혜에서
불보(佛寶)의 은혜가 으뜸이 되나니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큰마음을 일으켜
3승기사(僧企邪) 큰 겁 가운데
백천의 모든 고행을 갖추어 닦았으므로
공덕이 원만해서 법계에 두루하여
10지(地) 구경(究竟)에 3신(身)을 증득했으니
법신의 체(體)는 모든 중생에게 두루하며
만 가지 덕이 응연(凝然)하여 성(性)이 항상 머물러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가고 옴도 없으며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으며 상(常)과 단(斷)도 아니어서
법계에 두루 가득해 허공과 같아
일체 여래가 함께 닦아 증득했으며
함이 있고 함이 없는 모든 공덕은
법신에 의지해 항상 청정하나니
법신의 본성은 허공과 같아
6진(塵)을 멀리 여의어 물든 것이 없으며
법신은 형체도 없고 모든 모양도 떠나서
주체의 모습과 객체의 모습이 모두 비었나니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의 묘한 법신은
희롱하고 말하는 모양도 적멸 하셨고
일체 모든 분별을 멀리 여의었으며
마음이 행하는 곳도 멸하여 체가 다 같나니
여래의 몸을 증득코자 한다면
보살이 만 가지 행을 잘 닦아야 한다네.
지(智)의 본체는 함이 없는 참 법성이며
색심도 일체 모든 부처님과 한가지니
비유컨대 나는 새도 금산(金山)에 이르면
새의 몸이 저 색과 같게 되나니
일체 보살은 나는 새와 같고
법신의 부처님 체는 금산과 같아서
자수용신(自受用身)의 모든 상호가
낱낱이 시방의 불찰에 두루 찼다네.
네 가지 지혜가 둥글고 밝아 법락을 받음은
먼저 부처님과 나중 부처님의 체(體)가 다 한가지여서
비록 법계를 둘렀으나 장애가 없나니
이런 묘한 경계는 생각으로 의론할 수 없어서
이 몸이 항상 보불토(報佛土)에 머물러
스스로 법락을 받음에 끊어짐이 없으며
타수용신의 모든 상호는
근기에 따라 응해 나타나 더하고 덜함이 없어서
땅 위의 모든 보살을 교화하기 위하여
한 부처님이 열 가지 몸으로 나타나
가는 곳마다 응해 나타남에 각각 같지 않아
더욱더 늘어나 끝없는데 이르러
근기에 맞추어 모든 법요를 말하여
법락을 받아 1승(乘)에 들게 하며
저가 신통을 얻음이 점차로 늘어나니
깨우친 법문도 또한 이와 같다네.
하지(下地) 보살은 지혜를 내어도
능히 상지(上地)를 깨닫지 못해서
교화하는 주체와 대상이 자리에 따라 늘어나
각기 본연을 따라 속한 바 된다네.
혹 한 보살이 여러 부처님으로 변화하고
혹 여러 보살이 한 부처님으로 변화하니
이러한 열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어
각기 7보로 장엄한 보리수 아래 앉았네.
먼저 부처님이 멸도하면 뒤의 부처님이 이루어
똑같지 않게 변화하신 부처님이 겁을 지내도록 나타나시니
열 부처님이 앉으셨던 연화대는
두루 각각 백천의 잎이 있는데
낱낱의 잎 속에 한 불토가
곧 이 삼천대천세계이며
낱낱의 세계 속에 백억 가지
해와 달과 별과 4대주(大洲)와
6욕(欲)의 모든 하늘과 4선(禪)과
공처(空處))와 식처(識處)와 비상처(非想處) 등이 있으며
그 4주(洲) 가운데 남섬부주에
낱낱이 각각 금강좌(金剛座)가 있고
보리의 큰 나무왕이 있는데
그곳에 변화한 모든 부처님이
일시에 보리의 도를 증득하여
묘한 법의 바퀴를 대천세계에 굴리시면
보살과 연각과 성문이
근기에 따라 성과(聖果)를 이루나니
이와 같이 말한바 3신불(身佛)은
최고라서 비할 데 없어 보배라 한다네.
응신과 화신 두 부처님이 설법하신 바
교(敎)ㆍ이(理)ㆍ행(行)ㆍ과(果)가 법보가 되나니
모든 부처님이 법으로 큰 스승을 삼아
마음을 닦아 증득한 보리의 도를
법보는 3세(世)에 변함이 없어
일체 부처님이 모두 귀의해 배우므로
내가 이제 살바야께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니
그러므로 법보를 부처님의 스승이라고 하는 것이네.
혹 사나운 불 속에 들어가도 태울 수 없고
때맞추어 곧바로 참 해탈을 얻으니
법보가 능히 생사의 감옥을 부수기를
금강으로 만물을 부수듯이 하며
법보가 능히 중생의 마음을 비추기를
일천자(日天子)가 허공에 임하듯 하며
법보가 능히 견고한 배가 되어
애욕(愛欲)의 강을 건너 저 언덕으로 올려주며
법보가 능히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기를
비유컨대 하늘 북이 하늘의 마음에 응하듯 하며
법보가 능히 중생의 가난을 구제하기를
마니구슬이 뭇 보배를 비 내리듯 하며
법보가 능히 3보(寶)의 섬돌이 되니
법을 듣고 인(因)을 닦으면 상계(上界)에 나며
법보는 금륜대성왕(金輪大聖王)이
큰 법력으로 네 마군을 깨뜨리는 것이며
법보가 능히 큰 보배수레가 되어
중생을 옮겨 화택(火宅)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으며
법보가 능히 대도사(大導師)가 되어
중생을 이끌어 보배 있는 곳에 이르게 하며
법보가 능히 큰 법라(法螺)를 불어
중생을 깨워 불도를 이루게 하며
법보가 능히 큰 법의 등불이 되어
생사의 모든 어두운 데를 비추며
법보가 능히 금강의 화살이 되어
나라의 경계를 진압하고 원수를 항복시키니
3세의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이
중생을 이롭게 하고 괴로움과 속박을 벗어나
이끌어 열반의 안락한 성에 들게 하므로
법보의 은혜를 갚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네.
지광 장자여, 그대는 자세히 들을지어다.
세간과 출세간의 승(僧)에 세 가지가 있는데
보살과 성문과 성인과 범부의 무리가
능히 중생을 이롭게 하면 복밭이 되나니
문수사리 대성존(大聖尊)은
3세의 모든 부처님으로 어머니를 삼고
시방 여래가 처음 마음을 낸 것이
모두 이 문수의 교화하는 힘이 되었으며
일체 세계 모든 유정이
이름을 듣거나 몸과 빛나는 상호를 보거나
아울러 동류를 좇아 변화하여 나타남 보면
모두 불도(佛道)의 생각하기 어려움을 이루니
미륵보살 법왕자는
처음 마음을 냈을 때부터 고기를 먹지 않았네.
이런 인연으로 자씨(慈氏)라고 하는데
모든 중생들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제4 도솔천의
마흔 아홉 겹 여의전(如意殿)에 처하여
밤낮으로 물러나지 않는 행을 말하여
무수한 방편으로 사람과 하늘을 제도하며
8공덕(功德)의 물로 가득찬 미묘한 꽃못(華池)에
인연 있는 이와 모두 함께 태어난다.
내가 이제 제자를 미륵에게 맡겨
용화회(龍華會) 가운데 해탈을 얻게 하노니
말법(末法) 가운데 선남자가
한 뭉치 밥이라도 중생에게 보시하면
이 선근으로 미륵을 보아
곧 보리의 구경의 도(道)를 얻을 것이요
사리불 등 큰 성문은
지혜와 신통으로 중생을 교화하나니
만일 능히 해탈계(解脫戒)를 성취하면
참으로 이 바른 소견을 수행한 사람이어서
남을 위해 설법하여 대승을 전하나니
이러한 복밭이 첫 번째가 된다네.
한 부류의 범부승(凡夫僧)이 있나니
계품은 온전치 못할지라도 바른 소견을 내어
1승(乘)의 미묘한 법을 찬탄하고
범한 것에 따라 참회하여 업장을 없애며
중생을 위하여 부처의 인(因)을 이루면
이러한 범부는 또한 승보(僧寶)이니
울금꽃은 비록 시들더라도
일체 모든 미묘한 꽃보다 수승한 것처럼
바르게 보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아서
네 가지 윤왕(輪王)이 미치지 못할 바이네.
이와 같이 네 부류의 성인과 범부승이
유정을 이롭게 해 잠시도 쉼이 없으면
세간의 좋은 복밭이라고 부를 것이며
이것을 승보(僧寶)의 큰 은덕이라고 할 것이니
내가 말한 네 은혜의 뜻은
바로 세간의 인(因)을 지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며
일체 만물이 이로부터 나는 것이므로
만일 네 은혜를 떠나면 얻지 못하나니
비유컨대 세간의 모든 색과 티끌이
능히 4대(大)를 지어 태어날 수 있는 것처럼
유정의 세간도 또한 이와 같아서
저 네 은혜로 말미암아 편히 쉴 수 있다네.
이때 지광 장자와 모든 아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큰 은혜를 듣고 일찍이 없던 것을 얻어 기뻐하며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크게 자비하신 세존이시여, 탁하고 악한 세상에서 인과(因果)를 믿지 않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며 삿되게 보는 중생을 위하여 진실하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세간을 이롭고 즐겁게 하시니, 오직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은혜 갚음[報恩]의 뜻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은 이미 매우 깊은 네 가지 은혜는 깨달았으나, 이제 어떠한 선업(善業)을 닦아야 이 은혜를 갚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내가 5백 장자를 위하여 먼저 이미 자세하게 말하였지만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간략하게 조금만 말하겠다.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 위하여 부지런히 십바라밀을 수행해서 얻는 바가 있더라도 은혜를 갚았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나,
만일 어떤 사람이 잠깐 동안이라도 한 가지 선(善)을 행한다면 마음에 얻은 바가 없더라도 은혜를 갚았다고 할 것이니,
왜냐 하면 일체 여래가 얻을 것이 없는 것에 감응하여 불도(佛道)를 이루고 모든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이다.
만일 청정하게 믿는 선남자들이 이 경을 듣고서, 믿어 알고 받아 지니며 풀어서 말하고 쓰고 그려서, 얻을 것이 없는 3륜체(三輪體)의 공(空)한 것으로 그윽이 한 사람을 위하여 4귀(句)의 법을 말하여 삿되게 보는 마음을 제거하고 보리에 나아가게 한다면, 이것을 곧 네 가지 은혜를 갚았다고 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이 사람은 곧 위없는 보리를 얻어 차근차근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해서 불도에 들게 하여 3보(寶) 종자를 영원히 끊어지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이때에 지광 장자가 이 게송을 듣고는 인욕삼매(忍辱三昧)를 얻어 세간을 떠나 불퇴전위(不退轉位)를 얻었다.
그때 모든 아들은 8천 사람과 함께 이 삼매를 얻어 모두들 아무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고, 4만 8천의 사람들도 또한 삼매를 증득하여 세간의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청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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