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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광십륜경 제4권
6. 찰리전다라현지상품(刹利旃陀羅現智相品)
그때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찰리전다라(刹利旃陀羅)와 보상전다라(輔相旃陀羅)는 선근이 적고 신심을 내어 불법을 향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며, 아첨하고 왜곡되며 어리석으면서도 자칭 지혜가 많다고 하면서 교만을 부리고 후세에 악업으로 인하여 받게 될 과보에 대해서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선지식(善知識)의 곁을 떠나가며, 마침내는 아비지옥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재물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악한 행위를 하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어울려 비법(非法)을 행하는 사람끼리 무리를 지어 어울려 다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선남자야,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에서부터 나아가 바라문전다라에 이르기까지 선근(善根)은 지극히 적고 게다가 신심마저 없어서 거짓말로 속이고 아첨하며 왜곡된 짓을 하나니, 이런 사람들은 모두가 어리석으면서 지혜로운 모습을 나타내려 하며 선지식의 말씀을 따르지 않느니라.
진실로 이들은 어리석으면 지혜로운 척하는 사람들로서 언제나 마음으로 의심을 품고, 후세에 받을 과보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아 금하는 계율도 지키지 않고 모든 생명을 함부로 죽이고 또한 삿된 소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속이면서 세간에서 항상 비방하는 말만을 일삼느니라.
이와 같이 찰리전다라와 바라문전다라는 불법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힐 것이니,
그들은 내 법 가운데서 출가하여서는 언제나 금지하고 있는 계율을 헐뜯어 깨뜨리고 갖가지 악한 행동을 하면서 찰리나 바라문에게 마음을 다 기울여 공양하고 돈과 재물을 많이 쌓으며,
탐심(貪心)으로 물들고 실없는 말을 해대면서 편지와 신임장을 가지고 서로 어울려 사귀면서 장사에 힘쓸 것이니라.
외전(外典) 읽기를 좋아하고 토지를 개간하여 씨앗을 뿌리고, 돈과 재물ㆍ산업ㆍ사택(舍宅)을 수호하며,
처자(妻子)ㆍ주설(呪說)ㆍ선약(仙藥)을 수호하고, 의복ㆍ음식 같은 물질이나 탐하고, 집착하며 계율을 깨뜨리고 악한 짓을 하여 그 소리가 요란할 것이니라.
그리하여 그들은 사문(沙門)도 아니면서 스스로 사문이라 말하고,
실제로는 깨끗한 행[梵行]이 아닌데도 깨끗한 행이라고 스스로 말을 하며,
또는 찰리와 바라문을 공경하여 공양을 드리며, 그들의 말만 받아들이느니라.
그들은 또 찰리전다라와 바라문전다라를 좋아하고 반기면서 계율을 깨뜨리고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을 멀리 하며,
만일 내 법 가운데에서 계율을 잘 지키고 선행을 닦으며 겸손하고 유학(有學)ㆍ무학(無學)을 부지런히 수행하는 어떤 이를 보게 되면,
이러한 비구들에게는 공경하거나 공양하지 않고 설법을 하더라도 따르거나 받아들이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보배로 가득한 섬에 이르러서 제석청보(帝釋靑寶)와 대청보(大靑寶)ㆍ금ㆍ은ㆍ진주와 같은 값비싼 보배는 다 버리고 수정(水精)을 취하는 것처럼,
내 법 가운데에서 이와 같이 계율을 깨끗이 지키고 큰 공덕을 지니고 있으며 늘 마음이 겸손한 그런 사람은 버려두고,
계율을 깨뜨리고 악한 짓만 행하는 이를 취하여 갖가지 악한 행(行)을 성취하면서도 조금도 마음속으로 부끄러워하지도 않느니라.
그리하여 대자대비한 모든 이에게서는 멀리 떠나가고 오히려 이같이 갖가지 악한 일만 하는 사람을 취하고는 그것을 복전(福田)이라고 하며,
그의 말만 받아들여 따르고 이렇게 악한 짓을 일삼는 자에게 공양하다가 스승과 제자가 한꺼번에 지옥으로 떨어지느니라.
그들은 이와 같이 하여 10악륜(惡輪)을 다 갖추고 있나니,
저러한 찰리전다라(刹利旃陀羅)와 바라문(婆羅門)전다라ㆍ사문(沙門)전다라ㆍ대신(大臣)전다라는 먼저 닦았던 선근이 지금에 이르러 모두 소멸되어 마침내는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계율을 깨뜨리고 악한 행동을 하는 이 같은 비구와 나아가 찰리ㆍ바라문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모두 악한 소견을 즐거워하고 아련야(阿練若)에서 수행하는 비구를 비방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들은 어리석고 아첨하고 왜곡된 짓을 하는 사람으로서 성현도 아니다.
저들은 세상을 속이고 유혹하여 음식ㆍ돈ㆍ재물로 자기의 이양(利養)만을 도모하고 명예만 구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 몸을 괴롭히고 다른 사람을 헐뜯고 비방하며, 질투하고 싸우며 혼란하게 만들고 순전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들이니,
그들의 말을 받아들여 믿어서는 안 되며, 그들을 쫓아내야 하고, 실법(實法)에서 멀리 떠나도록 해야 한다.
그런 비구들은 모두 도과(道果)를 얻은 이가 아니요, 또한 욕심을 여의고 번뇌를 다 끊어버린 자들도 아니며,
다만 이양만을 위하여 스스로를 나타내려고 하는 자들이니, 이러한 자들은 삼가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곧 아첨하고 왜곡되며 사람들을 속이고 유혹하는 자들이니, 진실로 복전(福田)도 아니요 도를 행하는 자도 아니다.’
그때 찰리전다라와 바라문전다라가 아련야의 청정한 비구에 대하여 공경할 마음과 드문 일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거꾸로 뒤바뀌어 섬기거나 공경ㆍ공양하지 않으며,
저들의 말을 듣거나 믿어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이들은 곧 법안(法眼)을 보호하여 가지지도 않고 삼보(三寶)의 종자를 이어나가지도 않느니라.
그때 그 국토에 있는 하늘ㆍ용ㆍ귀신들이 삼보에 대하여 신심이 매우 깊어서 모두들 이와 같이 악한 찰리ㆍ바라문 등에 대하여 분노를 느껴 서로 다음과 같이 말하느니라.
‘지금 그대들은 자세히 들어라. 찰리전다라ㆍ사문전다라ㆍ바라문전다라ㆍ대신전다라 등이 모두 교만한 마음을 일으켜 삼보를 다 경멸하고 선근(善根)을 끊어버리며,
악지식(惡知識)을 가까이하고 선한 법을 물리치므로 마땅히 악취에 떨어질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이와 같은 국토의 찰리ㆍ바라문들을 다시는 옹호하지 말자.’
이같이 말하고는 모든 하늘ㆍ용과 여러 착한 귀신들이 그 나라를 버리고 떠나가나니,
그 국토를 맡아 다스릴 만한 법기(法器)와 복전(福田)들은 모두 그 나라를 버리고 떠나갈 생각을 한다.
또한 그곳에 남아 있는 모든 천신(天神)과 그 국토를 맡아 다스릴 만한 법기와 복전들도 저 찰리전다라 등에 대하여 그의 곁을 떠날 마음이 생기나니,
그렇게 되면 자기 국토와 그 밖의 이웃 나라에서 모두 전쟁ㆍ기근ㆍ질병이 생겨나서 서로 죽이게 될 것이므로 다시는 기쁜 일이 생기지 않고,
먼저 사랑하고 즐거워하던 것마저도 모두 다 이별하거나 떠나가게 되며,
분해하는 마음과 인색한 생각만 있고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진다.
그리하여 모든 중생에 대하여 자비로운 마음이 생겨나지 않아 산목숨을 죽이고 ,나
아가 삿된 소견으로 부끄러워하는[慚愧] 마음은 전혀 없이 모든 탑과 사찰과 스님에게 속한 물건에 이르기까지 다 먹고 쓰고, 스님의 의복까지 입으면서 조금도 뉘우침이 없느니라.
저 포악한 찰제리왕은 측근 신하들을 미워하고 서로 혐오하다가 그 틈을 타서 다른 나라가 쳐들어와 전쟁을 하게 되면,
자기 나라 군대는 저절로 물러나 흩어져 버릴 것이요,
죽을 때에도 혀와 입이 굳어져서 말을 할 수 없게 되며,
마침내는 죽어서 지옥으로 향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찰리전다라와 나아가 바라문전다라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러 선지식을 멀리 여의고 교만한 마음으로 삼보를 경솔하게 대하여 공경하는 마음이 전혀 없으며,
후세에 받을 과보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않느니라.
그 중에 성문승(聲聞乘)에 대하여 조그만 신심을 가진 자가 자신은 총명하고 밝은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벽지불승과 대승(大乘) 경법(經法)을 비방하고 믿지 않으며 읽지도 않고 외우지도 않아 마침내는 게송 하나조차도 듣지 않나니,
이와 같이 믿지 않는 마음을 내는 것을 법을 비방한다고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벽지불법과 대승법은 조금 믿으면서도 성문의 법을 믿지 않아서 헐뜯고 비방하니,
이것도 바른 법을 비방한다고 하며,
이것을 3세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의 창고를 비방하고 8정도(正道)를 끊어 없애며,
한량없는 중생의 법안을 깨뜨리는 자라고 하느니라.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성문승ㆍ벽지불승ㆍ보살승에 대하여 가리고 방해하고 은폐하며 나아가 하나의 게송까지도 덮어 없애려 하면,
삼보(三寶)를 공경하지 않는 자라고 하느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모든 국토를 수호하는 하늘ㆍ용ㆍ선신(善神)으로 하여금 저 찰제리들에 대하여 믿지 않고 문득 성을 내게 하면,
이 찰리(刹利)와 그의 여러 신하들은 마침내 혀가 굳어져서 말 한 마디 못할 것이요,
죽어서 아비지옥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만약 계율을 잘 지키는 공덕이 있는 이가 저 나라에 머물러 살면서 법기(法器)를 구족(具足)하고 담담한 마음[捨心]에 잘 들어가고 깨끗하고 고요한 방에 편안하게 머물면서 시주[檀越]의 집에 자주 가지 않고,
또한 악한 행실이 있는 비구를 경솔하게 꾸짖지 않으며,
저 깨달아 지혜 있는 이로 하여금 또한 남을 나무라거나 혐오하고 꾸짖거나 계율을 깨뜨리지 않게 하고,
악한 행실이 있는 비구가 깨끗하게 계율을 지키는 이에 대하여,
오히려 나무라고 혐오하면서 비방하여 말하기를,
‘저들은 간사하고 속이기를 잘하며 갖가지 거짓말을 하는 자’라고 한다.
그들은 또 찰리와 그의 대신으로부터 나아가 그 나라에 살고 있는 모든 백성들과 남자ㆍ여자ㆍ어른ㆍ아이들의 앞에서 갖가지 비방을 한다.
저 찰리전다라 등이 계율을 깨끗하게 잘 지키고 원만하게 수행하여 공덕이 있고 명망이 있으며,
모든 선정을 구족하여 해탈하고 훌륭한 말솜씨를 갖춘 나의 참다운 제자인 비구들에 대하여,
문득 헐뜯고 꾸짖을 마음을 일으켜서 성내고 미워하며,
갖가지 추악한 말로 못내 핍박하여 나의 제자에게 괴로움과 시달림을 받게 하고,
혹은 옷과 발우와 사방에서 보시로 받은 스님들의 물건과 자업(資業)ㆍ부구(敷具) 등을 빼앗고 쫓아내며,
혹은 수시로 몸을 구속하여 감옥에 가두고, 때로는 그 목을 베어버리기도 하느니라.
선남자야, 자세히 관찰하여야 하느니라.
악한 짓을 한 비구를 친근히 하는 이가 몇 가지 무거운 죄를 지으면, 마침내는 반드시 아비지옥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만약 중생이 5역죄(逆罪)와 네 가지 근본죄(根本罪)를 짓고 현성(賢聖)과 바른 법[正法]을 비방하면 모든 근본 죄를 뛰어넘느니라.
이와 같이 악한 짓을 한 여러 비구들이라 할지라도, 나는 또한 그들에게 형벌을 가하거나 채찍질하거나 구속하여 가두거나, 나아가 목숨을 끊는 것까지도 허락하지 않느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큰 죄보를 받는 이에 대해서도 나는 이렇게 하거늘, 더구나 금지하는 계율을 굳게 지키고 행실이 깨끗한 사람이겠느냐?
또 어떤 비구가 성중죄(性中罪) 가운데 어느 한 가지라도 범하면 비록 중한 죄를 범했다고 하지만,
화목한 여러 스님들이 갈마(羯磨)에 화합하여 받은 계율은 그래도 남은 세력이 있으니,
비유컨대 미묘한 향이 불에 타면 비록 향의 본질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남은 부분의 향기를 경멸할 수 없는 것처럼,
계율을 깨뜨린 비구도 이와 같아서,
계율을 받지 않은 속인으로서는 마땅히 경멸해서는 안 되느니라.
이런 비구가 비록 법기(法器)가 아니라고 해도 현성의 비니(毘尼:계율) 가운데서 물러나 사라지고 타락하여 출가법(出家法)을 버리면 사방에서 시주하는 승려의 물건을 받을 수 없느니라.
하지만 여러 승려들과 화합하고 거기에서 받은 계율을 범하지 않은 자에 대해서는 그 계율의 향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속인이 비방하고 벌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선남자야, 지난 과거 세상에 가시(迦尸)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때 그 나라의 왕인 범마달다(梵摩達多)가 전다라(旃陀羅:白丁)에게 칙명을 내렸다.
‘설산(雪山) 아래 여섯 개의 이빨이 난 흰 코끼리 왕이 있는데 그 코끼리의 이름은 울파라화안(鬱波羅華眼)이다.
너희들은 그곳에 가서 그 코끼리의 이빨을 뽑아 오너라.
만일 뽑아 오지 못하면 너희들 다섯 사람은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때 전다라는 목숨을 보전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정진하는 사문(沙門)인 척 가사(袈裟)를 입고 왕이 명령한 산으로 갔다.
그리하여 코끼리 왕이 있는 곳에 이른 뒤에 활을 풀어 화살을 장전하여 당기려 하였다.
이때 어미코끼리가 이것을 보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코끼리의 왕에게 말하였다.
‘저들은 사냥꾼입니다. 저렇게 활을 벌려 화살을 메워 당기면서 오고 있으니, 우리의 목숨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까?’
그때 문득 코끼리 왕이 바라보니, 그 사냥꾼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본 코끼리 왕은 어미 코끼리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들은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같이
당기 모양으로 장식하고 법의(法衣)를 입었으니
여러 가지 악한 일 모두 버렸는데
어찌 중생을 해치겠습니까.
그때 어미 코끼리는 게송으로 답하였다.
몸에는 비록 가사를 입었으나
활을 가졌고 독화살을 들고 있으니
저들은 악한 짓을 일삼는 전다라로서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없을 것입니다.
그때 코끼리 왕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사는 결정된 의복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근본으로 삼나니
이들은 틀림없이 부처님께 귀의한 자로
모든 중생을 가엾게 여길 것입니다.
爾時,象王復說偈言:
이 옷 입은 이에게 의심을 품지 말고
그대는 마땅히 마음을 편히 가지시오.
이 법복 입은 사람은
생사의 바다 건너기를 원한답니다.
그때 전다라가 곧 독화살을 한 대 쏘아 코끼리 왕을 맞혔다.
이때 어미 코끼리는 코끼리 왕이 독화살에 맞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슬피 울부짖으며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러한 의복 입은 사람은
부처님께 귀의해야 하거늘
비록 위의는 고요하나
마음속엔 흉악한 생각 품고 있구나.
저들의 몸 빨리 짓밟고
저들의 목숨 끊어버려서
이 가슴에 맺힌 원한 풀어주소서.
이는 당신의 몸 쏘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코끼리 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차라리 이 목숨 속히 버릴지언정
기필코 악한 마음 갖지 않으리.
그들이 비록 악한 마음 품었다 해도
부처님 제자와 유사한 것을.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목숨 위하여
갑자기 성내는 마음 일으키지 않나니
항상 중생을 위해 생각하면서
부지런히 보리를 닦고 행하네.
그때 코끼리 왕은 자비한 마음을 일으켜 곧 저 사람[旃陀羅]을 불러서 물었다.
‘그대들은 어떤 물건을 구하는가?’
그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는 네 이빨이 필요하다.’
그때 코끼리 왕은 즉시 스스로 이빨을 뽑아 주면서 큰 서원(誓願)을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이제 흰 이빨을
부처가 되기 위해 받들어 보시합니다.
진심(瞋心)도 내지 않고 탐하거나 아끼지도 않아
중생들의 모든 번뇌 없애겠습니다.
선남자야, 나는 지난 과거 세상에서 이와 같은 축생의 몸으로서 최상의 보리도를 구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일을 하였으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불법을 보호하였고,
가사 입은 사람에게는 결코 주저하거나 어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느니라.
그런데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와 보상전다라ㆍ바라문전다라ㆍ거사전다라는 아첨하고 왜곡된 마음으로 세상을 속이고 후세에 받을 과보에 대해서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모든 세간에 최상의 보리도를 구하거나,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해치려는 마음을 내고,
나의 제자들 중에 법의 그릇을 성취했든 성취하지 못했든 가리지 않고 모진 욕설로 꾸짖고 욕하며, 회초리로 때리고 벌주며 그들의 몸에 핍박을 가했느니라.
그것은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에게 여러 가지 중죄(重罪)를 범한 것으로서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그것은 또 모든 선근(善根)을 끊고 신심(信心)을 제거해 버림으로써 모든 지혜 있는 사람으로부터 멀리 버림을 받는 일이니라.
비유컨대 장부(丈夫)가 비록 자신에게 눈이 없으면서도 다른 도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여러 제자들도 또한 이와 같아서,
비록 금지하는 계율을 범했더라도 오히려 세간 중생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느니라.
만약 미래 세계에 전다라왕과 나아가 거사전다라에 이르기까지 내 법 가운데 출가하여 법의 그릇을 성취했든 성취하지 못했든 가리지 않고 나의 모든 제자와 성문들을 흔들어대고 괴롭힌다면,
3세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에게 큰 죄를 짓는 것으로서 착한 마음이 사라져 다시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거늘,
하물며 올바른 위치에 오른 성문이나 벽지불, 그리고 한량없는 공덕을 지닌 모든 대승 보살을 헐뜯고 비방하는 일이겠느냐?
선남자야, 비유하면 과거 세상에 반사라(般闍羅)라는 나라에 승군(勝軍)이라는 이름을 가진 왕이 살고 있었다.
그 왕은 죽을죄를 지은 어떤 사람의 몸을 묶어서 무서운 악귀가 살고 있는 가외가람(可畏軻藍)이라는 무덤 사이에 보내 그 악귀로 하여금 그 몸을 씹어 먹게 하였다.
때마침 감옥을 지키는 사람이 다섯 군데를 꼭꼭 묶어서 가외가람의 무덤 사이에 보낸 일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그 말을 듣고는 곧바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 아래에 둘렀다.
그때 감옥을 지키는 사람은 왕명을 받아 즉시 그를 단단히 묶어 가외가람의 무덤 사이에 보냈다.
이때 그 무덤에는 악안(惡眼)이라는 나찰이 있었는데, 그의 무리 5천 나찰과 함께 무덤에 와서 다섯 군데를 꼭꼭 묶인 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에 두르고 무덤 사이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았다.
그때 나찰이 이 사람을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 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대 이제 마음을 놓으시오.
나는 결코 당신을 해치지 않으리라.
머리 깎고 가사를 입어
나로 하여금 부처님을 생각케 하네.
그때 나찰의 아들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머님, 나는 너무도 배고프고 목이 마릅니다.
제발 이 사람을 잡아먹어서
나의 배고프고 목마름을 없애 주시고
몸과 마음 시원하고 안락하게 해 주소서.
그때 나찰의 어머니가 게송으로 아들에게 대답하였다.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의
법식에 따라 당기 모양[幢相] 하였으니
이 사람에게 악한 마음 일으키면
틀림없이 무간지옥으로 떨어지리라.
그때 나찰의 아들과 그의 권속들이 그 사람을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 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우리들이 부모에게 악한 짓 하고
몸과 말과 뜻으로 불선(不善)한 일 할지언정
내 이미 악한 생각 버리고 그대를 해치지 않으리니
물들인 옷 입었고 해탈의 모습 하였기 때문이다.
그때 우치(牛齒) 나찰이 그의 권속 5백 명에게 둘러싸인 채 큰 무덤 사이로 들어와서 꼭꼭 묶인 사람 하나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에 두른 채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 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많은 성현 미묘한 당기의 모습에 귀의합니다.
가사를 목에 두른 사람이시여,
나는 이 때문에 그대를 공경하나니
두려워하지 마소서. 그대 해치지 않으리라.
그때 나찰의 아들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머님, 사람의 고기는 정말로 맛이 있나니
부디 고기 먹고 피를 마셔서
기력을 충분히 보충케 하고
신체를 증익시켜 두려움 없게 하소서.
그때 나찰의 어머니가 다시 그 아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든 세간을 많은 즐거움의 수단으로 삼는
하늘ㆍ용ㆍ야차와 나찰들이
물들인 옷 입은 이 공경하면
틀림없이 갖가지 미묘한 즐거움을 얻으리.
그때 나찰의 아들이 그의 권속과 함께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 그를 공경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두가 공경하고 귀의해야 하나니
수염과 머리 깎고 가사를 입었기 때문이네.
나는 과거 무수한 겁을
불세존 뵈옵고 세상을 구원했다네.
그때에 황발(黃髮)이라는 세 번째 나찰 또한 그의 권속 5천에게 둘러싸인 채 큰 무덤 사이로 들어와서 꼭꼭 묶인 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에 두른 사람을 보고,
다시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게송을 말하였다.
선인(仙人)의 당기 모양에 나는 귀의하나니
만약 이 분께 공양하면 크나큰 이익 얻으리.
가사를 입었기에 공양하노니
마땅히 모든 번뇌 끊어지이다.
그때 황두 나찰의 아들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이 사람을 먹을 수 있으니
국왕이 이곳까지 보내 주었기 때문이라네.
마땅히 고기 먹고 피를 마셔야 하나
어머니는 아들에게 공양올리라 이르시네.
그때 황두 나찰이 다시 그 아들을 위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런 모습을 한 사람 내가 먹으면 안 되나니
만약 악한 마음 일으키면 큰 고통 받는 그릇 되리라.
그때 나찰의 아들도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 나서 공손히 예를 올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와 같은 큰 선인(仙人) 복전(福田)되기 넉넉하네.
그러므로 마땅히 공양 올리고 결박을 풀어준다네.
그때 도구(刀口) 나찰이 또 5천 명의 나찰과 함께 무덤으로 와서 온몸이 꼭꼭 묶인 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에 두른 사람을 보고,
공경히 예를 올린 후 게송을 말하였다.
남은 생애에 반드시 열반을 증득키 위해
가사 입은 사람을 결코 해치지 않으리라.
이 사람 해치면 부처님께 꾸중 들을 것이므로
마땅히 존중하고 공양드리네.
그때 나찰의 아들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언제나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고
그 고기 씹어 먹고 피 마시나니
그러므로 이 중생을 마땅히 먹어
내 몸에 기력을 증익하리라.
그때 나찰의 어미가 다시 그 아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수염과 머리 깎고 가사 입은 사람을
해치려는 마음 내게 되면
반드시 악취나 아비지옥에 떨어져
긴긴 세월 한량없는 고통 받으리.
그때 나찰의 아들이 그 권속들과 함께 가사를 입고 꼭꼭 묶여 있는 사람을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우리는 지옥의 고통 두려워하나니
마침내 악한 마음으로 그대 목숨 해치지 않으리.
우리는 한 마음으로 그대 풀어 주리니
바라건대 지옥 고통에서 벗어나지이다.
그때에 나찰들이 즉시 저 묶여 있던 사람을 풀어 주니, 묶여 있던 사람이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가 곧바로 왕의 처소로 나아갔다.
왕은 즉시 모든 백성들에게 널리 알렸고, 그러자 모든 백성들이 모여 와서 왕과 옆에서 모시고 있는 많은 신하와 많은 관리들에게 이 사람이 살아서 오게 된 이유를 청하여 묻고 예전엔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그 왕은 즉시 법령을 만들어 반포하였다.
‘만약 우리나라에 부처님의 제자와 성문으로서의 법의 그릇을 성취했든 성취하지 못했든지 간에, 그에 대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갖지 않거나, 혹 비방하고 형벌을 가한다면 이러한 인연 때문에 나는 그를 죽을죄로 다스릴 것이다.’
족성자(族姓子)야, 이 염부제 왕과 사람의 피와 고기를 먹고 사는 야차(夜叉)로서 악한 마음이 치솟아서 중생을 조금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 조각을 목에 두른 사람을 보고는 오히려 해를 가하지 않았거늘, 하물며 그 밖의 중생들이 어찌 경솔하게 교만을 부리겠느냐?
그런데도 미래 세계의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는 갖가지 악한 일을 하고,
또 악귀는 선근을 끊어버리고 아비지옥으로 나아가며,
심지어는 나의 법에 출가한 이로서 그가 법의 그릇[法器]을 성취했든 성취하지 못했든 간에 수염과 머리를 깎은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느니라.
족성자야, 비유컨대 과거 세계에 복덕(福德)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만약 사람이 죄를 범하면 구속하여 가두기까지는 하였으나, 그때 그 왕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고는 하지 않자,
그를 보필하는 재상과 대신들이 말하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약 이 사람을 죽인다면 혹 왕께는 큰 죄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신은 스스로 지혜를 내어, 그 죄인을 미친 코끼리에게 던져 주었다.
그때 미친 코끼리가 코로 그 사람의 두 다리를 감아 올린 뒤 땅에 내던지려고 하다가 문득 이 사람이 물들인 옷을 입은 것을 보았다.
그러자 그 미친 코끼리는 천천히 편안하게 땅에다 내려놓고 감히 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으며, 그 앞에 공손히 꿇어 앉아 코로 그 사람의 발을 핥으면서 자비로운 마음을 내었느니라.
족성자야, 코끼리는 축생인데도 8난(難) 세계에 떨어진 물든 옷 입은 사람을 보고는 악한 마음으로 그를 해치려 하지 않았는데,
미래 세계에 전다라왕과 같은 이는 내 법 가운데 출가한 사람으로서 법의 그릇이 되기에 충분하거나 법의 그릇을 성취하지 못했거나 간에 일부러 핍박하고 괴롭히며, 혹은 그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만약 이런 행위를 하면 입으로 말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목숨을 마친 뒤에 반드시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일러 제3륜(輪)이라 하느니라.
찰리전다라와 나아가 거사전다라에 이르기까지 비록 과거 세상에 선근을 심었으나, 오늘날 악한 일을 하였기 때문에 그 선근은 이제 다 소멸되었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땅히 찰리전다라에서부터 거사전다라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사방에서 승려에게 시주한 물건인 평상ㆍ자리ㆍ와구(臥具:침구)와 스님들이 머물 수 있는 사찰[塔廟]과 원림(園林)ㆍ가옥ㆍ토지, 깨끗한 사람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소ㆍ나귀ㆍ노새ㆍ말 등 갖가지 축생과 의복ㆍ음식ㆍ탕약, 그리고 기타 꼭 필요한 필수품과 잡물들을 깨끗하게 계율을 지키는 덕 있는 비구로서 변재(辯才) 있고 총명하며 중생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는 이러한 사람에게는 주지 않고,
계율을 깨뜨린 비구로서 악한 짓을 한 사람에게는 필수품과 평상ㆍ자리 등의 도구를 주며,
마음대로 사용하고 속인들과 함께 어울려 먹고 자며 생활을 한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는 목숨을 마치면 모두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족성자야,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나타나서 그들은 내 법 가운데 출가한 성문ㆍ벽지불, 나아가 대승에 이르기까지 설법하는 법사를 보면 비방하고 욕하고 꾸짖으며,
바른 법에 대하여 머뭇거리고 어렵게 여기며, 법사를 괴롭히고 혼란하게 할 것이니,
이러한 인연 때문에 그들은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족성자야, 만약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어떤 사람이 사방에서 승려에게 필요한 물건을 주는 것을 보거나,
꽃나무ㆍ과실나무ㆍ갖가지 맛을 내는 나무ㆍ그늘을 드리우는 나무ㆍ향나무를 주는 것을 보거나,
나의 성문 제자와 계율을 잘 지키는 제자ㆍ많이 들은 제자ㆍ좌선하는 사람ㆍ경전을 외우거나 익히는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과 생필품 및 여러 가지 물품을 보게 되면,
스스로 빼앗거나 혹은 남을 시켜서 빼앗으며, 스스로 먹거나 혹은 남을 시켜서 먹게 하면,
이러한 인연 때문에 목숨을 마친 뒤에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족성자야, 미래 세상에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나타나서 나의 법을 헐뜯고 무너뜨리거나,
또는 내 법에 의지하여 출가한 사람을 보고 이 사람에 대하여 자주 성을 내거나 욕하고 꾸짖고 헐뜯으며,
내가 설법하면 믿고 받아들이기를 즐겨하지 않고,
탑과 사찰ㆍ승방(僧坊)ㆍ당사(堂舍)를 파괴하거나 비구를 살해하면 과거 세상에서 닦고 익혔던 모든 선근은 남김없이 소멸되고,
목숨이 마치려고 할 때에는 사지와 뼈마디마다 다 아프며, 그 사람의 혀를 불로 지지고 몸이 구속을 당하고,
수많은 세월을 말도 할 수 없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아비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만약 이와 같이 착하지 못한 10악륜(惡輪)을 성취한 사람도 사람의 몸을 받기 어렵거늘,
더구나 성문ㆍ벽지불과(辟支佛果)와 대승(大乘)을 성취하여 구족(具足)한 사람을 해치는 일이겠느냐?
그러한 자들은 부처로서도 구제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비유하자면 기름을 짜는데 하나하나에 벌레가 생긴 깨알 모두를 기름 짜는 수레로 눌러 짜면 기름이 흘러 나온다.
선남자야, 너희들은 마땅히 보아라. 기름 짜는 사람이 밤낮으로 얼마나 많은 중생의 생명을 죽이겠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열 개의 바퀴로써 깨를 눌러 기름을 짠다고 할 때, 한 개의 수레바퀴가 하루 사이에 천 섬의 깨를 짜서 기름을 얻는다고 하자.
이와 같이 하여 천년을 채운다면 이 기름 짜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죄를 짓겠느냐?”
지장보살이 대답하였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 수만큼 많은 생명을 살해했으므로 이 기름 짜는 사람이 지은 죄도 그와 같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지은 죄의 많고 적은 양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를 것이요,
오직 부처님만이 아실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열 개의 수레바퀴로 기름을 짠 죄는,
마치 음란한 여인이 사는 집 열 채를 지어 놓고 그 하나하나의 집마다 열 사람의 음란한 여인을 두어 사람들을 유혹하여 정사를 벌인 죄와 같고,
그 죄는 하나의 술집을 둔 죄와 같고,
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열 개의 술집을 둔 죄는 한 개의 도살장을 둔 죄와 같고,
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열 개의 도살장을 둔 죄는 찰리전다라와 거사전다라가 10륜(輪)의 죄 가운데 하루 사이에 1륜(輪)의 죄를 지은 것과 같으니라.”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0륜의 죄는 음녀의 집 한 채로 지은 죄와 같고
음녀의 집 열 채로 지은 죄는 술집 한 채로 지은 죄와 같으며
열 채의 술집으로 지은 죄는 한 채의 도살장으로 지은 죄와 같고
열 채의 도살장으로 지은 죄는 찰리왕 한 사람이 지은 죄와 같다.
그때에 지장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진실하고 착한 찰리와 그의 재상과 대신, 진실하고 착한 사문(沙門), 진실하고 착한 바라문(婆羅門), 진실하고 착한 거사(居士)가 있다면,
그런 사람은 자신도 잘 보호하고 남도 잘 보호하며,
장차 다가올 세상에 불법을 잘 수호하고,
법의 그릇으로 충분히 감당할 만하거나 법의 그릇으로 충분히 감당할 만하지 못한 이까지도 잘 수호하며,
나아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은 자와, 계율을 깨끗이 지켜서 공덕이 있는 사람을 잘 수호하고 공양하며 공경할 것입니다.
또 성문과 벽지불법을 모두 수호하고 자세히 들어 받아 지니며,
대승을 수호하고 듣고 믿고 받아서 대승에 머무는 자와 계율을 잘 지키고,
많이 들어 언사가 맑고 또한 말을 잘 하는,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즐기고 놀면서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이에게 자문을 구하고 의논하며, 그의 가르침을 공경히 받아 지니겠습니다.
계율을 깨뜨리고 깨끗하지 못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멀리 여읠 것이며,
사방에서 시주한 승려의 물건을 제멋대로 먹고 사사로운 일에 비용을 쓰며,
계율에 의지하지 않고 열 가지 악한 불선륜(不善輪)을 따르는 자들도 모두 다 버리고 그와 함께 일하지 않겠습니다.
선왕이 나라를 다스리던 옛 법과 예의ㆍ제도를 배우며, 삼보의 종자를 이어 항상 불꽃처럼 성하게 하고 모든 선지식을 친근히 하며,
전왕이 시행하던 바른 법을 따르고 쓰게 하리니, 이것을 일러 참으로 착한 찰리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얼마만한 복을 얻고 얼마만한 죄를 멸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비유하면 장부(丈夫)가 세상에 나와 여러 가지 보배를 모아 염부제에 가득 채워 부처님을 만나 뵙거나 성문이 출현하면 모두 바치고,
또 아침저녁으로 수행하는 이에게도 보시하고 한낮에 수행하는 이에게도 보시하되 이와 같이 차례로 천 년이 지나도록 항상 보시하고 갖가지 공양을 하고자 한다면,
족성자야, 이와 같이 보시한 사람에게 큰 복이 있겠느냐, 없겠느냐?”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복이 매우 많을 것입니다.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 수만큼 많아서 무게를 헤아릴 수도 없으리니 이와 같은 복은 오직 불세존만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네가 말한 것과 같으니라.
만약 참으로 착한 찰리가 있어 착하지 못한 10악의 윤업(輪業)을 멀리 여의고,
또한 다른 모든 악을 막고 끊어 버리되 마치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하면,
이러한 사람의 공덕은 앞에서 말한 사람보다 배나 더 많으리라.
가령 어떤 사람이 사천하의 모든 스님들을 위하여 방사(房舍)를 세우고 침구[臥具]와 의약품을 모두 공급해 주어 백천억 성문 제자와 보살마하살에게 갖가지 한량없는 법문을 수행하게 하고,
좌선하고 경전을 외우며 모든 선한 방법으로 교화한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그 복이 많겠느냐, 그렇지 못하겠느냐?”
“위에서 말한 천 년 동안 수행하고 보시하고 공양한 공덕보다도 배나 더 많을 것입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이 사천하에서 승방(僧房)과 당각(當閣)을 모두 세우고 침구와 의약품을 다 갖추어서 백천억의 성문 제자와 보살마하살을 만족하게 해주며,
모든 법문과 여러 가지 선행(善行)을 닦으며,
선정을 닦고 경전을 외우며 교화한다면,
그 공덕은 얼마만큼의 복을 얻을 수 있겠느냐?”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그가 얻는 복은 한량없고 끝이 없어서 아승기 수와 같이 많을 것입니다.”
“선남자야, 가령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가득 찬 사리를 위하여 여러 개의 탑묘(塔廟)를 세우되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하게 한다면,
이와 같이 탑을 세운 공덕은 한량없을 것이요, 그 복은 밤낮으로 항상 증장할 것이다.
사방에 승방을 짓고 침구와 의약과 그밖에 필수품 일체를 다 준다고 하더라도,
탑을 세운 공덕이 앞에 것보다 배나 더하리라.
가령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보살이 6바라밀(波羅蜜)을 구족하고,
벼ㆍ삼대ㆍ대나무ㆍ갈대와 같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 있는 성문ㆍ나한이 8해탈을 갖추고,
또 벼ㆍ삼대ㆍ대나무ㆍ갈대ㆍ우거진 숲처럼 많은 이들이 모두 갇히고 단단히 묶인 채 1겁을 지냈는데,
또 다른 어떤 사람이 세간에 나타나서 복덕의 인연을 짓기 위해 모든 보살ㆍ아라한으로서 단단히 묶여 있는 이들을 다 풀어 주고 아울러 목욕을 시키고,
그에게 의복ㆍ물병ㆍ발우ㆍ방사(房舍)ㆍ음식ㆍ의약과 갖가지 침구를 공급해 주고,
나아가 백천만 세(世)가 지나 그들이 다 열반에 들고 난 뒤에 또 사리를 거두어 공양하고 하나하나의 사리마다 7보탑(寶塔)을 세우고,
이러한 사리탑에 각각 향ㆍ꽃과 여러 가지 음악, 비단ㆍ일산ㆍ당기ㆍ번기로 공양한다면,
다시 또 어떤 사람이 여래를 위하여 여러 개의 탑묘를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히 세웠더라도,
그렇게 해서 얻은 복덕은 이렇게 꼭꼭 묶여 있던 이들을 풀어 준 공덕에 비하면 백천억분의 일도 되지 못하느니라.
진실로 착한 찰리ㆍ바라문ㆍ거사ㆍ사문 등은 이와 같은 복덩어리가 있되, 한량없는 아승기겁 같이 많은 세월 동안 증장하리라.
또 말법 시대에 바른 법이 소멸하려 할 즈음 자기를 잘 보호하고 다른 사람도 잘 보호하며,
미래 세상에도 항상 불법을 보호하고,
또한 나의 성문 제자와 충분히 법의 그릇이 될 만한 사람이거나 법의 그릇이 되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사람, 나아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사람에 이르기까지도 마땅히 흔들어 혼란하게 하거나 괴롭히고 해치지 않느니라.
만약 성문승(聲聞乘)들을 친근히 하는 자도 괴롭히거나 혼란하게 하지 않고 또는 그것을 원하거나 좋아하지도 않으며,
대승을 공양하는 자도 끝내 속이거나 헐뜯지 않고,
벽지불을 닦는 자에 대해서도 또한 스스로 친근히 하고 공양하며,
대승의 법을 견고하게 받아 지녀서 대승의 경지에 편안하게 머물러 공덕이 있는 자와 훌륭하고 교묘한 솜씨가 있는 이를 친근히 하고 자문하며 의논하고, 묻고 나서는 잘 따르고 받아 지니느니라.
악한 짓을 하는 모든 비구를 다 멀리 떠나고,
그들에게는 사방에서 시주한 양식을 나누어 주지 않으며, 모든 이익도 함께 받게 하지 못하게 하고,
또 10악륜(惡輪)에는 스스로도 물들지 않고 또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물들게 하지도 않으며,
선왕의 도를 다 닦고 익히고,
열 가지 선업(善業)을 구족하여 행하고,
언제나 마땅히 모든 선지식을 친근히 하여 법안을 불꽃처럼 치성하게 하느니라.
이와 같이 진실하고 착한 찰리는 얻은 복이 배나 많아 한량없고 끝이 없으므로,
그들은 마침내 백성들의 세금을 헛되이 먹지 않으며,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나아가 부다나(富多那)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사랑하고 생각하며 공동으로 옹호하느니라.
또 이들은 만약 복전(福田)을 충분히 감당할 만하거나 법의 그릇을 성취한 자도 모두 사랑하고 생각하며 공동으로 옹호해서 자신의 나라를 증장하고 다른 사람의 국토도 또한 늘리고 넓히며,
악한 도는 모두 말려 버리고 천인(天人)을 이롭게 하며, 수명을 지켜 주어 그들로 하여금 오래 살게 해 주느니라.
스스로의 번뇌도 멸하여 없애고 또한 다른 사람의 모든 번뇌까지도 멸하여 없애주며,
보리를 성취하고 6바라밀을 원만하게 갖추어서,
모든 악취에서 생사를 따라 무수한 세월을 유전하는 것과 생사 속에 있으면서도 혐오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이에 대해서는 멀리 여의고, 언제나 선지식을 만나느니라.
모든 불ㆍ보살과 늘 함께 지내고 악지식(惡知識)은 멀리하나니,
이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부처님의 국토를 성취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증득하리라.”
그때 모든 천제(天帝)와 그의 여러 권속들과 나아가 비사사(毘舍闍)와 제석(帝釋), 그리고 그의 모든 권속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미래 세상에 진실하고 착한 찰리왕과 나아가 진실하고 착한 거사에 이르기까지 이 10악륜(惡輪)을 멀리 여의고 자기의 몸을 잘 수호하며 남의 몸도 잘 수호하고, 바른 법을 보호하여 가지며,
삼보의 종자를 이어서 불꽃처럼 치성하게 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고, 3승(乘)을 성숙시키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끝내 덮어 감추지 않으면,
우리 권속들은 참으로 착한 찰리왕과 나아가 참으로 착한 거사에 이르기까지 그들과 함께 마땅히 열 가지 법으로써 이러한 사람들을 수호하여 그들로 하여금 선근이 증장(增長)하게 할 것입니다.
무엇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는가?
수명을 보호하고, 비명횡사하지 않게 하며,
모든 그릇된 법을 없애주며, 항상 병을 적게 해주며,
모든 권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재산을 증장시켜 주며,
큰 부자를 원만하게 이루게 해주며, 이름을 널리 떨치게 하는 것이요,
선지식을 친근히 하게 하고, 지혜를 증장시켜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참으로 착한 찰리와 나아가 참으로 착한 거사에 이르기까지 열 가지 모든 악륜(惡輪)을 멀리 여읜 자가 있으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열 가지 착한 법으로써 잘 수호하여 그로 하여금 증장하게 할 것입니다.
무엇을 열 가지 착한 법이라고 하는가?
원수와 도적과 외적이 침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요,
색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을 기쁘게 여기는 것이요,
모든 병으로 해서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것이요,
삿된 것이 얽어매지 못하게 하는 것이요,
삿된 것에 귀의하지 않게 하는 것이요,
모든 것에 의심하거나 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요,
온갖 삿된 것이 아첨하지 않게 하는 것이요,
여러 악한 친구와 사귀지 않게 하는 것이요,
온갖 착하지 않은 근본을 여의게 하는 것이요,
요절과 횡사로 죽는 모든 일이 없게 하는 것입니다.
참되고 착한 찰리가 공덕을 원만하게 갖추면 위에서 말한 것들을 모두 제거하여 없애고,
마땅히 열 가지 착한 법으로써 이 사람을 수호할 것입니다.
또 세존이시여, 만약 참으로 착한 찰리(刹利)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공덕을 원만하게 갖추고 모든 것을 닦고 행하면,
저는 마땅히 이 열 가지 법으로써 찰리 국토의 백성들을 잘 지키고 보호해 줄 것입니다.
무엇이 열 가지 법인가?
이웃 나라의 원수와 적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비인(非人)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모진 가뭄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지루한 장마를 두려워하는 것이요,
때 아닐 때에 태풍이 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때에 맞지 않는 악한 별의 변괴를 두려워하는 것이요,
배고프고 목마름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때 아닌 질병으로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요,
악하고 삿된 견해를 두려워하는 것이요,
참으로 착한 찰리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들을 잘 수행하는 이가 있으면,
저희들은 마땅히 열 가지 법으로써 그 국토와 모든 백성들을 수호할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천제석과 부다나(富多那) 등을 찬탄하셨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선남자야, 이 모든 것은 너희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라.”
그때 천장 대범(天藏大梵)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여미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제 말씀을 들어주소서.
참으로 착한 이 찰리가 불퇴전지다라니심주장구(不退轉地陀羅尼心呪章句)를 굴려서 이 불퇴전지다라니심주의 힘으로써 미래 세상에 참되고 착한 찰리로 하여금 그 나라 변두리에 살고 있는 원수와 적들이 저절로 흩어져 물러가게 하고,
몸과 말과 뜻의 계율을 성취하여 뛰어난 지혜를 얻게 하며,
지혜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찬탄 받는 사람이 되게 하고,
모든 악은 멀리 여의고 항상 착한 것을 수행하게 하며,
갖가지 삿된 소견과 삿된 것에 귀의하는 일을 멀리 여의게 하고,
굳세게 정진하여 한량없는 온갖 중생들을 성숙시켜 자재로운 지혜를 얻게 하며,
6바라밀의 귀중한 창고를 증장시켜 구족하게 하고,
모든 진에(瞋恚)ㆍ간탐(慳貪)과 온갖 악ㆍ질투 등을 멀리 여의게 하며,
늘 천인들이 수호하는 바가 되게 하여 보리의 마음으로부터 물러나지 않게 하고,
모든 중생들을 버리지 않아 4섭법(攝法)을 얻게 하며,
의심스러운 것이 없게 하고 법의 그릇을 성숙시키며,
복전을 원만하게 갖추고 보살과 여러 성문 대중을 친근히 하여 모두 이익이 있게 할 것입니다.”
“선남자야, 참되고 착한 찰리는 마침내 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고 다라니의 신비한 공덕을 얻어 미래 세계에서는 가장 훌륭하여 무너지지 않고 혐오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없으며, 언제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을 친근히 할 것이니라.”
그때 천장 대범이 즉시 주(呪)를 설하였다.
栗波隷 舊舊拏彌隷 阿鞞叉婆婆阿㝹阿祗梨梵 牟尼波陀鞞 私婆呵
多闍他 牟尼置梨 牟那舍囉鞞牟尼夷 梨地夜 末啼盧闍毘闍隸 牟那栗芝 阿昵伽彌 迦羅博差 波羅舍博差 蜜羅博差掃囉裟栗啼 兜羅挐栗隸鉢哆叉栗婆隸 舊舊拏彌隸 阿鞞叉婆婆阿㝹阿祇梨梵 牟尼波陁鞞私婆呵。
그때에 천장 대범이 이 주문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바라옵나니 세존이시여, 이 다라니에 대하여 기쁨이 일어나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대범아, 나는 이 주문에 대하여 환희를 일으키게 하겠노라.”
그때 그 모임에 있던 대중들도 또한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시원하게 이 다라니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대목건련(大目犍連)과 미륵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불퇴전지심다라니(不退轉地心陀羅尼)를 받아 지녀서 참되고 착한 찰리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고 이롭게 하라.
법륜을 굴리게 하기 위해서이며,
명칭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이며,
위엄 있고 공덕이 되게 하기 위해서이며,
모든 삿된 견해를 멸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바른 견해를 건립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법안(法眼)을 수호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성숙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대승을 견고하게 하여 물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며,
6바라밀을 원만히 구족하게 하기 위함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때에 천장 대범(天藏大梵)이
지혜와 복을 구족하신 세존께 여쭈었으니
근기가 영리한 중생은
선정을 닦고 외워 익혔네.
용맹하고 강하며 권유하고 행동하는
지혜 있는 찰리왕은
어떻게 번뇌 소멸했으며
어떻게 불퇴지(不退地)에 머물렀는가?
세존은 그 질문에 대답하시니
중죄를 범하여 악취 떨어진 사람은
비록 생각이 분명하고 영리하여도
빨리 아비지옥 향한다 하셨네.
이 열 가지 악한 수레는
슬기롭지 못한 이가 수행하여서
착한 근본 끊어버리고
빨리 지옥으로 떨어지네.
선정만이 번뇌를 끊고
많이 들은 지혜로는 번뇌 끊지 못하네.
만약 고통 바다 해탈하고 싶으면
마땅히 선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리.
지혜 있는 사람은 언제나 정진하면서
나의 바른 법 지키고 보호하며
가사 입은 이 공경하기 때문에
번뇌의 바다 건널 수 있으리.
선방[空林:叢林]은 즐거움을 주는 곳
5역죄(逆罪)도 영원히 여읠 수 있고
계율 지켜 선정 닦아야
번뇌의 넓은 바다 건널 수 있네.
만약 3승(乘)을 믿게 된다면
불꽃처럼 불법을 융성하게 하고
물든 옷 입은 이를 공경한다면
큰 공덕의 바다에 들어갈 수 있으리.
항복하기 어려운 마음 잘 다스려
비구들의 죄 들춰내지 않으며
성인의 씨앗으로 욕심을 적게 하는 법 닦아야
지혜와 복을 구족한 부처님의 경지 획득하리라.
악한 비구 멀리 여의고
성현을 공경하고 친근히 하며
스님께 보시한 물건 먹지 않아야
하루 속히 보리도에 이르게 되리.
삼계(三界)에서 묘한 약 얻고
삼보(三寶)로써 세간을 벗어나니
편안하고 즐겁고자 한다면
삼보를 공양해야 하리라.
전다라와 찰리가
삼보에게 죄를 짓고
악한 비구와 한패가 되면
속히 지옥으로 떨어진다네.
이와 같은 10악륜의 죄
음녀(婬女) 한 사람과 통정(通情)한 것과 같고
이와 같이 하여 음녀 열 사람과 통정한 죄는
술집 한 채로 지은 죄와 같다네.
이와 같은 열 채의 술집에서 지은 죄
도살장 한 곳에서 지은 죄와 같고
이와 같은 열 곳의 도살장에서 지은 죄
찰리왕 한 사람이 지은 죄와 맞먹는다네.
그러나 참으로 착한 찰리왕은
바른 법 닦는 이를 공양했으며
3승(乘)을 드높이 일으켰으니
당연히 많은 공덕 획득하였네.
일곱 가지 보배 두루 다 갖추어
염부제(閻浮提)에 가득 채우고
모든 부처님께 시주하여 사용케 하여도
그 복은 오히려 한정이 있네.
나아가 온 천하에
승방(僧房) 세우고 공양을 올려
저들 비록 큰 복을 얻는다 해도
바른 법 보호함만 못하리.
가령 모든 부처님 위해
온 나라에 가득히 탑묘 세우면
저들이 비록 큰 복덕 얻기는 하나
바른 법 보호함만 못하리.
아라한과 모든 보살을
속박에서 풀어주고 공양하여도
나의 법 나타나게 하여
믿은 복덕이 저것보다 배나 많으리.
억천 겁을 선정 닦아
모든 부처 보호하지 않아도
바른 법 덮어서 숨기지 않으면
모든 부처님께서는 보호하고 염려하시네.
만약 참되고 착한 찰리왕은
열 가지 악한 수레 멀리 여의고
부처님 법 지키고 보호하며
가사 입은 사람을 잘 보살피네.
바른 법 비방하고 헐뜯지 않으며
내가 말한 3승의 법을
듣고 나서 공양 올리고
법의 그릇 보호하고 잘 지키는 분이시네.
비유하면 다섯 개의 해 한꺼번에 나타나
저 넓은 바다를 말리는 것처럼
만약 나의 법 잘 보호한다면
번뇌의 매듭 말라 버리리.
비유하면 풍재(風災) 일어나
모든 산 꺾어 없애듯
만약 바른 법 보호한다면
모든 번뇌 또한 사라져 없어지리라.
비유하면 수재(水災) 일어나
대지(大地) 적셔 무너뜨리듯
만약 바른 법 보호하면
모든 번뇌 소멸하여 없애리.
세상의 여의보주가
사람들의 소원을 만족시키듯
만약 3승법을 설하면
원하는 대로 모두 다 얻게 되리라.
비유하면 덕병(德甁) 얻어서
가난함을 없애 주듯이
이와 같이 번뇌 깨뜨려
하루 속히 보리를 얻게 되리라.
마치 보름달이
밝게 비추어 허공을 가득 채우듯
지혜를 증득한 이는
바른 법 보호하여 만족하게 하리라.
허공은 소유함이 없어서
물건도 없고 모양도 없듯이
바른 법을 보호하는 사람은
지혜가 생겨서 의혹이 없어지리라.
마치 해 비추는 곳에
모든 어둠 사라지듯이
바른 법을 수호하는 사람도
이 세상을 언제나 밝게 비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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