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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천왕반야바라밀경 제4권
6. 평등품(平等品)
그때 승천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머리를 숙여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와 같이 법성이 평등하다고 하신 것은 무엇이 평등이며, 어떤 법이 평등한 까닭에 평등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승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모든 법을 평등하게 보면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자성이 고요함을 평등이라고 이름하고,
일체 번뇌는 허망한 분별이라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자성이 고요함을 평등이라 하며,
이름과 모양의 망령된 생각[名相妄想]은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자성이 고요함을 평등이라 이름하고,
모든 전도됨을 멸하여 반연하여 일어나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며,
능히 반연하는[能緣] 마음이 멸하여 무명(無明)ㆍ유(有)ㆍ애(愛)가 곧 모두 고요하며[寂靜], 어리석은 애(愛)가 멸한 까닭에 나와 내 것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름하여 평등이라 하고,
나와 내 것이 멸하여 명색(名色)이 고요함을 평등이라 하고,
명색이 멸한 까닭에 치우친 생각[邊見]이 생기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며,
항상하다거나 단멸한다는 견해가 멸하는 까닭에 몸이라는 견해[身見]가 고요함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대왕이여, 집착하는 자와 집착하는 대상과 일체 번뇌와 선법을 막는 것은 신견을 의지해서 생기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은 신견을 멸하여 모든 번뇌[使]가 다 고요하여지며 바라는 것도 쉬게 되나니,
비유하면 큰 나무라도 뿌리를 뽑으면 가지가 말라죽듯이,
또는 사람이 머리가 없으면 명근(命根)이 곧 끊어지는 것과 같이,
일체 번뇌도 이와 같아,서, 만약 신견을 끊으면 나머지 번뇌[使]는 저절로 없어지게 되느니라.
대왕이여, 만약 사람이 모든 법에 내[我]가 없음을 관(觀)하면 집착하는 자[取]과 집착할 만한 것[可取]이 다 고요해진다.”
승천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나란 견해가 생겨서 진실한 이치를 막는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승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5음(陰)으로 이루어진 몸에 망령되이 내가 있다고 집착하면 나란 견해가 생겨나는 것이다.
진실한 법은 자성이 평등하여 능과 소[能所:主客]가 없는데 나란 견해에 집착하여 서로 어긋나게 되는 까닭에 막는다[障]고 하는 것이니라.
대왕이여, 이와 같이 아견이란 안에도 있지 않고 밖에도 있지 않고, 안과 밖에도 모두 있지 않느니라.
만약 머무는 바가 없다면 고요하다 할 것이고 이것이 평등이요,
아견을 멀리 여의고 평등함을 통달하면 진실한 공관(空觀)이라 하느니라.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을 관하면, 자성이 고요하여[寂靜]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취하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아견(我見)을 멀리 여읨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대왕이여, 나란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진실함도 없어서 허망한 분별이며, 법이 허망한 데서 생긴다는 것도 또한 허망이니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이와 같은 법을 관하여 허망함을 멀리 여의니 이런 까닭에 고요하고 평등하다고 하느니라.
대왕이여, 집착하는 자와 집착할 만한 대상을 태움[燃]이라 이름하고 여의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며, 혹장(惑障)을 태움이라 하고 여의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선교방편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여실하게 알고, 모든 번뇌를 멸하여 선한 법을 증장하고 번뇌를 끊어 없애어 생기는 것도 보지 않고 멸할 것도 보지 않는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바라밀을 닦아 마장(魔障)을 멀리 여의어 닦을 것을 보지 않고 여의는 것도 보지 않는 것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보살은 항상 보리를 돕는 법을 인연하여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보리를 돕는 법에서는 성문과 연각의 다른 모양을 보지 않는 것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살바야(薩婆若)를 인연하여 마음에 쉬지 않고, 항상 공의 행[空行]을 닦아 대비의 힘으로 중생을 버리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은 방편이 구족하게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곧 마음에 자재함을 인연하고 마음에 모양이 없음을 인연하여 보리를 닦아서 모양이 없음과 보리가 다름을 보지 않음을 평등이라 하느니라.
또한 마음에 원함이 없음[無願]을 인연하여 삼계(三界)를 버리지 않고, 무원과 삼계가 다름을 보지 않음을 또한 평등이라 하느니라.
몸이 부정함을 관하여 마음이 청정함에 머물고,
행(行)이 무상(無常)함을 관하여 마음은 생사에 머물되 싫어하여 여의지 않으며,
중생의 고통을 관하여 열반의 즐거움에 머물며,
법에 내[我]가 없음을 관하여 모든 중생에게 대비심을 일으키느니라.
항상 중생을 위하여 부정하다는 약(藥)을 설하되 탐욕의 병을 보지 않으며,
항상 대자(大慈)를 설하되 성냄과 분함을 보지 않고,
항상 인연을 설하나 어리석음 등이 모인 병을 보지 않으며,
무상의 약을 설하되 같은 병[等病]과 무상이 다름을 보지 않으니,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방편의 힘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일체법에서 마음에 자재를 인연하고,
욕심을 여의는 법을 인연하여 성문을 교화하고,
성냄을 여의는 법을 인연하여 벽지불을 교화하며,
어리석음을 여의는 법을 인연하여 보살을 교화하느니라.
일체 색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모습[色] 얻기를 원하나 얻을 수 없는 까닭으로,
마음에 온갖 소리를 인연하여 여래의 미묘한 음성을 얻기 원하고,
마음이 온갖 향을 인연하여 여래의 청정한 계의 향[戒香]을 얻기 원하며,
또한 마음에 온갖 맛을 인연하여 여래의 맛 가운데 제일의 대장부상(大丈夫相)을 얻기 원하고,
마음에 모든 촉감을 인연하여 여래의 부드러운 손바닥을 얻기 원하며,
마음에 모든 법을 인연하여 여래의 고요한[寂靜] 마음을 얻기 원하느니라.
또한 마음에 보시를 인연하여 좋은 상호(相好)의 모습을 성취하기를 원하며,
마음에 지계[尸羅]를 인연하여 청정한 불국토를 얻기 원하며,
마음에 인욕을 인연하여 여래의 큰 범음(梵音)의 소리와 청정하고 빛나는 몸[淨光明身]을 얻기 원하며,
마음에 정진을 인연하여 중생을 제도하고 마음에 선정을 인연하여 모든 큰 신통을 성취하기길 원하며,
마음에 반야를 인연하여 일체의 견해와 번뇌를 끊기 원하느니라.
마음에 대자(大慈)를 인연하여 평등 무애하게 모든 중생이 다 안락함을 얻기 원하고,
마음에 대비(大悲)를 인연하여 정법을 수호하길 원하며,
마음에 대희(大喜)를 인연하여 중생을 즐겁게 하는 설법을 얻기 원하고,
마음에 대사(大捨)를 인연하여 중생의 번뇌의 얽매임을 보지 않느니라.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방편의 힘으로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두 가지 일[事]을 보지 않는 것을 평등한 행이라 한다.
마음이 4섭법(攝法)을 인연하여 중생을 교화하고, 질투하는 허물[過]을 인연하여 재물[資財]을 버리며,
파계의 허물을 인연하여 청정한 계에 머물고,
성냄의 허물을 인연하여 인욕을 얻으며,
게으름의 허물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힘을 이루고,
산란함의 허물을 인연하여 여래의 고요한 선정을 얻고,
거친 지혜[麤智]의 허물을 인연하여 여래의 무애지혜를 이루느니라.
마음에 성문과 벽지불을 인연하여 위없는 대승을 이루며,
마음에 악취를 인연하여 일체 중생을 생사에서 제도하고 구해내며,
마음에 모든 하늘을 인연하여 일체법이 다 허물어짐을 알며,
모든 중생을 인연하여 견실함이 없는 것을 아느니라.
마음에 염불함을 인연하여 도를 돕는 선정을 성취하여 얻으며,
마음에 법이 생겨남을 인연하여 모든 비밀장을 통달함을 얻으며,
마음에 사문의 도리를 생각[念僧]함을 인연하여 물러나지 아니함을 얻느니라.
마음에 버림을 생각함을 인연하여 애착이 없어지고,
마음에 계를 생각함을 인연하여 청정한 계를 얻으며,
마음에 하늘을 생각함을 인연하여 모든 하늘이 찬탄하는 불도를 이루느니라.
마음에 스스로의 몸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몸을 얻고,
마음에 자기의 입을 인연하여 부처님의 입[佛口]을 얻으며,
마음에 자기 뜻을 인연하여 여래의 평등한 마음을 얻고,
마음에 유위(有爲)를 인연하여 부처님의 지혜를 이루고,
마음에 무위(無爲)를 인연하여 적정함을 얻느니라.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한 마음 한 행이 살바야를 향하지 않고 헛되이 지남이 없으며,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모든 법을 두루 인연하되 집착하지 않는 것을 우파교사라(優波憍舍羅:善巧方便)라고 이름하며,
이는 모든 법을 관찰하되 보리에 향하여 나아가지 않음이 없느니라.
대왕이여, 비유하면 삼천대천세계의 대지에 생긴 모든 만물을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인연된 경계는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는 데 이익 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온갖 물질[色]이 4대(大)를 인연하지 않고서 이루어진 것이 없듯이,
이와 같이 보살이 인연한 경계는 한 법도 보리를 향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이 모든 행을 닦는 것은 다 밖의 인연으로 인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니,
간탐과 질투하는 사람으로 인하여 보살이 보시바라밀을 성취하고 은혜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하여 보살이 지계[尸]바라밀을 성취하며,
악한 성질의 성내는 중생으로 인하여 보살이 인욕바라밀을 성취하고 게으른 자로 인하여 보살이 정진[毘梨耶]바라밀을 성취하며,
산란한 사람으로 인하여 보살이 선정바라밀을 성취하고 모든 어리석고 둔함으로 인하여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보살을 괴롭히더라도 보살은 이로 인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보살이 만약 보리를 향하여 선한 법을 수행하는 자를 본다면 자기 몸을 생각하고 아들과 같은 마음을 낼 것이며,
보살마하살은 만약 사람들이 찬탄하여도 기뻐하지 않고 헐뜯어도 성내지 않으며,
고통받는 중생을 보면 대비심을 낼 것이니라.
만약 즐거워함을 본다면 크게 기뻐할[大喜] 것이요,
교화하기 어려운 흉포한 중생을 인연하면 보살은 사마타(奢摩他)의 마음을 낼 것이니라.
믿고 행하는 자를 인연하면 보살은 은혜를 아는 지혜를 얻을 것이고,
만약 악한 인연이 강하고 선한 인연이 약한 중생을 보면 보살은 옹호할 마음을 일으킬 것이며,
보살이 만약 인력(因力)이 강한 자를 보면 가지가지 방편으로 그가 가르침을 받게 할 것이니라.
보살이 만약 지혜가 열려 이치를 깨달아 뜻을 아는 중생을 보면 이 사람을 위하여 매우 깊은 법을 설하며,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보살은 차례로 설법하고,
문자에 집착한 사람에게는 그 글귀의 의미를 설하며,
만약 이미 먼저 사마타를 배운 자에게는 보살은 비파사나(毘婆舍那)를 설한다.
만약 먼저 비파사나를 배운 자가 있으면 마땅히 그를 위하여 모든 삼매를 설하며,
만약 지계에 집착한 이가 있으면 지옥을 설하고,
지계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설하지 않을 것이니라.
만약 듣는 것에 집착한 자에게는 생각하고 닦는 것을 설하고,
삼매에 집착하는 자에게는 반야를 설하며,
만약 아란야(阿蘭若)를 즐겨하면 마땅히 마음에 멀리 여의는 법을 설할 것이니라.
만약 부처님의 공덕 듣는 것을 즐기는 이가 있으면 성지(聖智)를 설하며,
탐욕하는 자에게는 그것이 깨끗하지 않다는 법을,
성내는 사람에게는 자비의 법을,
어리석은 자에게는 인연에서 생기는 법을,
균등하게 쌓아온 자에게는 여러 가지 법을 설하되,
혹은 부정(不淨)함을 설하고 혹은 자비를 설하며 혹은 인연을 설하여 중생을 고르게 교화[調化]하여 청정한 지계ㆍ선정ㆍ지혜를 설한다.
마땅히 불승(佛乘)에 들어와서 교화를 받는 자에게는 차례로 모든 바라밀을 설하고,
마땅히 억누르고 꺾으며 교화를 받아야 할 자는 먼저 그 기를 꺾은 후에 설법하며,
갖가지 말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는 마땅히 인연의 비유로 설하여 그들이 이해하게 할 것이니라.
마땅히 깊은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는 반야바라밀과 방편의 힘과 남도 없고 나도 없고 모든 법의 모양도 없음을 설하며,
집착하고 있는 중생에게는 공의 법을 설하고,
각관(覺觀)이 많은 중생에게는 모양이 없는 것을,
유위(有爲)에 즐겁게 집착한 자에게 서원이 없는 것을 설하느니라.
음(陰:蘊)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허깨비와 같다는 것을,
계(界)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없다는 것을,
입(入)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꿈과 같다는 것을,
욕계(欲界)에 집착한 중생에게는 치성(熾盛)함을 설할 것이다.
만약 색계(色界)에 집착한 이에게는 행의 고통[行苦]을 설하고,
무색계(無色界)에 집착한 이에게는 행의 무상함을 설하며,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에게는 성스러운 종족[聖種]을 칭찬하고,
교화하기 쉬운 중생에게는 모든 선정과 한량없는 마음을 설한다.
만약 하늘에 태어난다는 말을 듣고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즐거움[樂]을 설하고,
성문의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모든 진리[諦]를 설하고,
벽지불의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인연법을 설하며,
보살의 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청정한 마음과 대비의 법을 설하느니라.
보살의 법을 수행하면 마땅히 공덕과 지혜를 설하고,
아비발치(阿鞞跋致:불퇴전)의 모든 보살들에게는 마땅히 청정불국토를 설하며,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에게는 마땅히 도량을 장엄하는 것을 설하고,
부처님의 설법으로 교화를 받아야 할 자에게는 서로 이어서 차례로 설할 것이니라.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청정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방편의 힘으로 모든 자재를 얻어 이익 되게 설법하며 헛되이 지남이 없다.”
이 보살의 자재한 법문을 설할 때 대중 가운데 삼만의 하늘과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오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었다.
그리고 세존이 흔연히 미소 지으시니 모든 부처님의 법이 그러한 것이다.
혹은 미소 지을 때 면문(面門)에서 곧 청ㆍ황ㆍ적ㆍ백ㆍ자(紫)ㆍ파리색(頗梨色)으로 빛나는 여러 가지 큰 광명을 놓아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를 두루 비추어 위로 아가니타(阿迦尼吒:색구경천)에까지 이르렀다가 도로 부처님 처소에 돌아와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부처님의 이마로 따라 들어갔다.
그때 대지(大智) 사리불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머리를 숙여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큰 인연이 없으면 이런 희유하고 상서로운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시는데,
세존께서는 지금 이런 광명을 놓으시어 시방의 무량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어떤 인연입니까?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설하여 주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승천왕은 과거 한량없고 끝이 없는 아승기겁에 여러 부처님의 처소에서 많은 바라밀을 수행하여 모든 보살을 위하여, 이와 같은 바라밀을 호지(護持)하여 미래세에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겁을 지나 위없는 보리의 자량(資糧)을 성취할 것이며, 그런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
이 부처님의 이름은 공덕장엄(功德莊嚴)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ㆍ세존이시며, 나라 이름은 엄정(嚴淨)이고, 겁의 이름은 청정(淸淨)이라 할 것이다.
그 땅은 풍요하고 백성이 안락하고 순수한 보살들이며 그 나라는 다 칠보로 장엄하였으니, 말하자면 금ㆍ은ㆍ유리ㆍ파리(頗梨:水晶)ㆍ마노ㆍ자거ㆍ진주 등이니라.
이러한 칠보로 꾸며서 그 땅을 이루었으며, 평탄하기가 손바닥과 같고, 향과 꽃과 부드러운 풀로 장엄하게 꾸미고, 모든 산이나 언덕ㆍ흙무더기나 가시가 없으며, 온갖 당기ㆍ번기ㆍ일산 등으로 장엄하였고,
성의 이름은 난복(難伏)이며 칠보 그물을 펼쳐 그 위에 덮었고, 누각에는 방울을 달았으며, 밤낮 여섯 때 동안 모든 하늘이 공중에서 하늘의 음악을 울리며 온갖 하늘의 향과 하늘의 아름다운 꽃을 흩뜨릴 것이니, 그 땅의 백성은 즐거움과 기뻐함이 타화천보다 더 뛰어날 것이니라.
사람과 하늘은 막힘없이 왕래하고 3악도(惡道)도 없으며,
그 땅의 중생은 오직 부처님의 지혜만 구할 뿐 이승(二乘)이란 이름도 없고,
그 부처님 세존께서는 모든 높은 수행을 하는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청정한 법을 설하시며,
한량없고 끝없는 보살이 권속을 파계하거나 삿되게 행하여 집착하지 않으며,
눈먼 이나 애꾸눈이나 귀머거리나 벙어리나 곱추나 벌거벗은 모양이나 모든 육체[根]에 부족함이 있는 자가 없고,
모두 다 스물여덟 가지 상(相)을 구족하여 그 몸을 장엄할 것이니라.
그 부처님의 수명은 팔 소겁(小劫)이며 사람과 하늘의 무리는 중간에 일찍 죽는 자가 없다.
선남자여, 그 부처님 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한량없는 공덕이 있어서, 만약 설법하시고자 하면 먼저 광명을 놓아서 국토를 비춤에 그 모든 보살은 이 빛을 만나는 것으로 세존께서 장차 설법하실 것을 알고 모두 마땅히 나아가서 듣고자 하느니라.
그러면 모든 하늘은 세존을 위하여 백 유순(由旬)의 높이에 사자좌를 펴고 여러 가지로 장엄하게 꾸미고 한량없이 공양하며,
세존께서는 자리에 오르시어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심에 그 모든 보살은 근기가 총명하고 영리하여 한 번 들으면 깨달아 이해하며 나와 내 것이 없게 된다.
음식과 양식은 생각만 하면 곧 얻을 것이니라.”
이와 같이 승천왕에게 수기(授記) 법문을 설할 때, 대중 가운데 오만의 하늘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다 미래에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였다.
승천왕은 부처님 세존께서 그를 위하여 수기하심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며, 미증유함을 얻어 허공에 칠 다라수(多羅樹) 정도의 높이로 뛰었으며,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든 하늘의 악기는 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으며,
온갖 하늘 꽃이 뿌려져서 부처님과 승천왕에게 공양하니,
이때 승천왕이 공중에서 내려와 얼굴을 숙여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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