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목숨 같은 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야곱의 사다리 같은 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천천만만 군대의 창칼 같은 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나, 삼손을 찾아다오
나는 금빛의 명패를 단 나실인
포도주와 독주가 금지된 자
나는 성별된 자
부정한 것을 먹지 못했네
나는 바쳐진 자
시체를 볼 수 없었네
나는 야훼의 종
머리칼을 자를 수 없네.
나는 야훼께 포획된 자
자유란 없네.
견딜 수 없었네.
내 몸을 찢으려고 미친 듯 콸콸거리는
뜨거운 피의 난동을 견딜 수 없었네.
훌쩍 떠나고 싶었네, 때때로
으하하하 웃고 싶었네, 때때로
사흘밤낮을 엉엉 울고 싶었네, 때때로
발가벗고 이리저리 뛰고 싶었네, 때때로
미친놈처럼 으아아 소리 지르고 싶었네, 때때로
자유롭고 싶었네.
샤론의 타는 장미보다 더 고운 여인의
짙은 향기를 외면할 수 없네.
칭칭 감아 숨을 막는
이 거추장스런 천만가닥의 머리칼을
이제 더는 견딜 수 없네.
나는 첫 아내를 빼앗겼지. 사자의 입을 찢은 팔뚝으로
삼백 마리 여우를 잡아 꼬리에 회를 붙이고 불을 붙였지
그들의 곡식과 감람원을 불바다로 만들었지.
나귀의 턱뼈로 천명을 쳐 죽이고 시체로 산더미를 만들었지.
나는 긴 머리칼의 신들린 자, 아무도 나를 이길 수 없네
나는 미친 사랑에 빠졌네.
소렐골짜기 같이
끝없이 깊은 여자
뱀 같이 미끄러운 여자
뱀같이 감는 여자
황홀하게 핥는 여자
숨이 끊어질듯
까무러치다
활화산 같이 타오르는
한 여자, 여자, 여자를 사랑했네.
그녀의 향기에 눈멀고
그녀의 눈빛에 귀 먹었네
모든 새들은 그녀의 몸에서 피어나고
샤론의 꽃들은 그녀의 음모(陰毛)에서 노래했네.
그녀의 귓속 같은 아침에 잠들고
그녀의 젖꼭지 같은 밤에 깨어났네.
그녀의 깊은 곳에서 자유 했고
그녀와 떨어짐으로 불안했네.
나는 그녀에게 포획 되었네
나는 포획되므로 존재하는 자
자유를 잃음으로 자유로워지는 자
내 이름은 삼손이라네.
결코 비밀을 말하지 말게. 제발 여자에게 힘의 근원을 말하지 말게.
비밀을 말하는 순간 원수에게 포획되었지. 긴 머리칼을 잘렸지
눈알이 뽑혔지. 볼품없는 고기 덩어리가 되었지. 삼 겹의 포승줄에
묶여 재주부리는 곰이 되었지.
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목숨 같은 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야곱의 사다리 같은 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천천만만 군대의 창칼 같은 내 머리칼을 찾아다오
나, 삼손을 찾아다오
나는 포획되므로 존재하는 자
나를 포획해다오.
※ 출전: 구약성경 사사기 13장-16절, 영화 『삼손과 들릴라』로 널리 알려 짐.
삼손은 머리카락을 팽생 자를 수 없는 나실인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인 사사였다. 삼손의 운명이자 힘의 근원은 머리카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