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면경 하권
[게송]
이때 세존께서 보리수를 떠나시니 비사문왕과 함께 있던 백만억 야차의 무리가 동시에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의 얼굴빛은 매우 미묘하고
중생보다 뛰어나고 견줄 이 없네.
이토록 장엄하고 특별한 몸이
오래지 않아서 멸도하신다네.
그러자 제석천왕이 다시 백천억 삼십삼천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의 얼굴 모습 바르고 원만하며
맵시와 빛깔이 해보다 달보다 뛰어나시네.
모든 사람과 하늘의 응공(應供)이신데
우리는 두 번 다시 뵐 수 없다네.
수염마천왕이 백만억 수염마천(須焰摩天)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 가운데 정진으로는 가장 굳세고 용맹하신 분
위력으로 모든 마군을 파괴하셨네.
감자(甘蔗) 종족 가운데 석씨 사자님
이제 무상에 휩쓸리려 하시네.
산도솔타천(刪兜率陀天)이 다시 백만억 산도솔타천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무리 뵈어도 싫증나지 않으니 약왕(藥王) 같으시고
세상에 나타나심은 밝은 등불과 같네.
이와 같은 지혜의 눈 이제 멸도하시면
세간은 다시 온통 암흑천지가 되리라.
이때 화락천왕(化樂天王)이 다시 백만억 화락천의 무리와 함께 동시에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편안하게 걸으시되 흔들리지 않으니 사자보다 뛰어나고
얼굴 모습 원만함은 달보다 뛰어나네.
다시는 이 땅을 밟지 않으시리니
발바닥의 천폭상(千輻相)의 자취 다시는 뵐 수 없겠구나.
그런데 이때 마왕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은 너무나도 기쁘고 안온하고 즐거워졌다.
그리하여 타화자재천의 무리들과 재빨리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든 나쁜 중생 이미 조복 받으셨으니
세상에는 더 이상 모질고 사나운 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 하러 세상에 더 머무시렵니까?
여래께서는 그저 속히 열반에 드시옵소서.
그러자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마왕의 이와 같은 말에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못된 마왕아, 너무나도 나쁜 중생아, 모든 부처님 여래는 가장 뛰어난 보배이신데 너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게냐? 세존을 빨리 열반에 드시게 하려 하느냐?”
그리고서 대범천왕은 다시 백만억 모든 범천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현재와 미래에
범천의 세계와 다른 하늘에서는
지금까지 부처님 같은 몸을 뵌 적이 없었네.
깨끗하고 만족하며 단정하고 엄숙한 얼굴도.
이때 비마질다(毘摩質多)아수라왕이 다시 백만억 아수라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 색신(色身)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고
가없고 다할 수 없네.
아수라와 다른 갈래를 이롭게 하셨는데
이제 멸도하시면 세간은 텅 비리라.
사가라(娑伽羅)용왕이 백만억 모든 용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라발 코끼리가 천 마리 넘게 덤벼들어도
여래의 관절 한 마디 힘도 당해내지 못하네.
이와 같이 큰 힘 지녀 굳세고 용맹한 분이
지금 무상(無常)에 휩쓸리시려 하네.
비류륵차(毘留勒叉)천왕이 백만억 구반다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대각(大覺) 묘련화에 귀의합니다.
저 깨끗한 계율의 못에서 나신 이여
무상하여 영원한 것 없음을 나타내시려
이제 곧 사라지셔서 영원히 적멸하시려네.
비류박차(毘留博叉)천왕이 백만억 모든 용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님 얼굴은 보름달과 같으며
눈부시게 빛나시니 밝은 해 같으시네.
이처럼 세상에 오래 머물지 않음은
무상에 휩쓸리는 이치를 보이시기 위함이네.
비사문(毗沙門)천왕이 백만억 야차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 몸의 금빛은 가장 뛰어나고 묘하니
서른두 가지 상호로 스스로를 꾸미셨네.
오래지 않아 청정한 대모니(大牟尼)께서
무상의 힘에 파괴되신다네.
제두뢰타(提頭賴吒)천왕이 백만억 용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님 색신(色身)은 참으로 만나기 어려우니
삼계 가운데선 견줄 데 없네.
이와 같은 분 오래지 않아 멸도하시리니
무상에 얽히셨기 때문이네.
큰 야차의 장수 반지가(般脂迦)가 백만억 야차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 음성 범천보다 더욱 뛰어나시고
가릉빈가의 지저귐보다 더 아름다우시네.
여래께서 머지않아 열반에 드신다니
다시는 감로의 법문을 들을 수 없겠구나.
야차 대장 반차라(般遮羅)가 백천억 야차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존님의 금빛 찬란한 몸은
공덕으로 장엄하셨으니 보름달 같네.
미간 백호는 매우 특별한 모습
제가 이제 마지막으로 절을 올리겠습니다.
이때 큰 야차의 장수 마니발타라(摩尼跋陀羅)가 백천억 야차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서른두 가지 뛰어난 특징과
여든 가지 미세한 모습으로 스스로 장엄하셨으나
무상(無常)이라는 금강주(金剛主)에게 당하셔서
큰 성인 모니존은 꺾이고 부서지는구나.
큰 야차 장수 부나발타(富那跋陀)가 백만억 야차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난 세상의 모든 부처님과
오는 세상의 모든 세존과
큰 힘 지닌 석씨(釋氏) 사자왕께서
무상(無常)이라는 사자에게 해를 당하시네.
큰 야차 장수 마사리지가(摩俟利地迦)가 백만억 야차의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지금 최후로 모니(牟尼)님 뵈오니
두 번 다시는 뵐 수 없게 되었네.
마지막으로 천폭륜(千輻輪) 발에 절을 올리니
이 발이 닿으면 언덕과 구렁텅이가 평지로 변하였다네.
큰 야차 장수 거타라가(佉陀羅迦)가 백만억 야차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아, 무상(無常)이란 모습은 참으로 흉하구나.
세상 모든 중생을 파괴하는구나.
이와 같은 중생의 위없는 보배께서도
영원히 머물지 못하고 적멸에 드시는구나.
큰 야차 장수 금비라(金毘羅)가 백만억 야차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지금 불수(佛樹)에 귀의합니다.
지계(持戒)의 대지에 나셨으나
무상이란 도끼에 찍혀
오래지 않아 큰 모니께서 쓰러지신다네.
큰 야차 장수 사다길리(娑多姞利)가 백만억 야차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미간의 백호상
달처럼 눈부시게 환히 빛나고
푸른 연꽃처럼 맑은 그 눈은 희유하였는데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었구나.
지신천(地神天)이 백만억 야차 무리와 함께 큰 소리로 슬피 울었다.
그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지금 굳세고 용맹한 분께 절하니
사람 가운데 가장 뛰어나신 이
두 발 가진 이 중에 으뜸가신 분
대모니께 귀의합니다.
보리수천(菩提樹天)이 구슬피 울면서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곳에서 마왕을 격파하시고
그의 권속까지 항복 받으셨지.
대모니님 오래지 않아
무상의 마(魔)에게 없어지시네.
기림신(祇林神)이 구슬피 울면서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신비롭던 기타 숲 텅 빌 것이고
죽림(竹林) 또한 그러하겠지.
무상이란 구렁은 너무나 깊어
여래 입멸하신 뒤 나타나지 않으시리.
금강밀적(金剛密迹)이 백만억 야차 무리와 함께 구슬피 울면서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처럼 가장 뛰어난 성(城)과
풍요롭던 땅
석가 종성을 버리고
어느 곳을 향하시렵니까.
람비니(藍毘尼) 숲의 신이 구슬피 울면서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정반국의 임금님 먼저 돌아가시고
마야부인 또한 멸도하셨네.
여래께서 지금 열반에 들려 하시니
이와 같이 적멸하면 뵙지 못하리.
이때 가비라(迦毘羅)성의 신이 한달음에 부처님 계신 곳에 도착하여 슬피 우니 눈물이 비오듯 했고, 땅에 뒹굴면서,
“여래의 열반이 어찌하여 이렇게 빠르십니까? 세존의 열반은 어찌 이다지 빠르십니까? 세간의 눈이 없어지는구나”라고 말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람비니 정원은 부처님께서 나신 곳
이 가비라성에서 어른으로 자라나셨네.
그 빛은 천 개의 태양을 합친 것보다 더 밝았는데
이제 마지막으로 뵈면 다시는 뵙지 못하겠구나.
이때 보리수신(菩提樹神)이 모든 하늘의 아수라ㆍ가루라ㆍ긴타라ㆍ마후라가와 함께 허공에서 크게 울부짖으며 구슬프게 말하였다.
“부처님은 중생들에게 가장 뛰어난 보배이신데 오래지 않아 돌아가신다.”
그러자 세존께서 범음(梵音)을 내시어 모든 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마후라가의 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울지도 말고 다른 말을 하지도 말라.
근심과 고뇌를 일으켜 손으로 가슴을 치고 마음으로 하여금 헷갈리거나 번민하게 하지 말라.
인연이 화합하여 세간에 생긴 것은 다 유위법이니 어찌 오래 머물 수 있겠느냐?
만약 무상한 법으로 하여금 떼를 써서 괴멸하지 않게 하려 한다면 옳지 못한 처사이니라.”
이때 세존께서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고 이롭게 하시어 모든 하늘과 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마후라가 등에게 환희심을 내게 하시자 모든 하늘과 아수라 더 나아가 마후라가들은 오른쪽으로 세존을 돌고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