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입제불경계지광명장엄경 제1권
[비유2, 도리천의 제석천주의 큰 법고]
묘길상이여, 또 저 도리천의 제석천주와 같다.
즉 그는 복의 힘을 성취했기 때문에 큰 법고(法鼓)가 있어서, 묘한 법음(法音)을 내면서 저 허공의 광대하고 훌륭한 궁전에 사는데,
그 모든 천자들의 시력이 가는 데까지 바라보아도 다 볼 수 없을 만큼 크다.
묘길상이여, 저 큰 법고(法鼓)는 혹 도리천의 모든 천자들이 유희에 빠지고 5욕을 즐기면서 방일한 마음으로 선법당(善法堂)에 들어가 법음에 노래하기를 즐기지 않거나,
혹은 때로 제석천주가 5욕으로 즐겨 방일하면서 법좌에 앉아 대중을 위해 설법하지 않으면,
그 크기가 시력이 미치지 않을 만큼 큰 법고는 허공에서 스스로 소리를 내어 모든 천자들을 깨우쳐 준다.
‘여러분,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 등은 다 무상(無常)한 법이니,
당신들은 지금 방일하지 말고 이 궁전을 빨리 잃지 말도록 하십시오.
모든 행은 다 고통이요, 모든 행은 다 공이며, 모든 법에는 나[我]가 없습니다.
부디 방일하지 마십시오.
이 고통 무더기가 멸하면 다른 세계에 가서 다시 납니다.
여러분은 부디 부지런히 정법을 노래하고 법의 동산에서 유희하면서 법의 진실을 구하고 바른 법을 즐기시오.
그리하여 바른 법 가운데서 생각을 따라 결심하면 이 천상의 5욕의 즐거움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묘길상이여, 저 큰 법고는 분별도 없고 분별을 떠남도 없으며,
눈의 경계를 초월하고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언어의 길을 뛰어넘고 마음[心]과 뜻[意]과 알음알이[識]를 떠난 것이다.
그 큰 법고가 내는 법음(法音)은 저 하늘 대중으로 하여금 항상 듣고 깨달아 정신이 놀라고 어지럽게 하면,
그들은 곧 선법당으로 들어가 정법을 노래하고 법의 동산에 유희하면서 법의 진실을 구하고 정법을 좋아하여 정법 가운데서 생각을 따라 결심하여 천상에서 죽어서는 보다 좋은 곳에서 생을 받느니라.
또 저 제석천주는 선법당에 들어가 법좌에 앉아서는 모든 하늘 대중들을 위해 법요를 연설한다.
만일 그때 아수라(阿修羅)들과 싸우다가 혹 하늘 대중들이 지면,
저 큰 법고는 스스로 소리를 내어 아수라들은 두려워하고 당황하여 다 달아나느니라.
그러나 묘길상이여, 그 법고는 나라는 생각도 없이 아무 말 없이 스스로 사라지느니라.
큰 법고란 바라봄도 없이 진실에 머물면서 마음도 없고 생각도 없고, 모양도 없고 빛깔도 없으며, 성품도 없고 또한 둘도 없으며, 눈의 경계를 초월한 것이다.
묘길상이여, 저 도리천의 모든 천자들의 과거의 선의 업보로 큰 법고가 있어서,
묘한 법음을 내어 저 하늘 대중들의 일체의 요란과 수번뇌(隨煩惱) 등을 다 고요히 그치게 한다.
저 큰 법고는 항상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이 없고 생각도 없으며,
모양도 없고 빛깔도 없으며,
소리도 없고 성품도 없으며,
또한 둘도 없는 것이다.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도 그와 같아서, 봄도 없고 관찰함도 없으면서 그러나 항상 있다.
그리고 나라는 상이 없고 마음이 없으며,
생각[思]도 없고 상(相)도 없으며,
빛깔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성품도 없고 눈의 경계를 초월하였다.
다만 중생들의 과거의 선의 업보(業報)를 따르고 그 신해를 따라 법음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법음을 듣고 깨치게 하기 때문에
모든 중생들의 일체의 요란과 수번뇌 등을 다 고요히 그치게 하느니라.
저 법음의 소리는, 곧 여래의 음성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묘길상이여, 이 법음의 소리는 실제가 없는 것이다.
여래께서는 다만 일체 세간을 위해 방편으로 시설하여 모든 중생들의 과거의 선의 업보를 따라 법음의 소리를 내시는 것이며,
저 중생들의 각각의 의욕을 따라 이해하게 하여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다 안락을 얻게 하시고, 모든 방일한 자들을 다 깨우쳐 주시는 것이다.
묘길상이여, 일체 중생들은 그 법음을 듣고는 다 장차 여래의 신상 얻기를 원하고, 저 새로 발심한 보살 및 우부(愚夫)와 이생(異生:범부)들은 다만 여래의 선법의 출생만이 반연이 되어 그들은 다 여래의 법음을 듣게 되었다.
묘길상이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말씀하신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매우 깊은 법의 이치를 이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